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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BL] 경계에 서다
작가 : 퍼플캣
작품등록일 : 2018.11.1

친구와 연인 사이, 경계에 서 있었던 두 소년이 10년 후 다시 만났다.
우린 과연 우정일까? 사랑일까?

 
23. 잠 못 이루는 밤
작성일 : 18-12-20 13:55     조회 : 254     추천 : 0     분량 : 30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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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더 못 먹어.”

 “나도.”

 

 선준과 지우가 마지막 접시를 비우고 헉헉거리며 말했다. 세어보진 않았지만 두 사람이 비운 접시만 10접시였다. 영민이 냉소를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영수증을 들고 두 사람을 보았다.

 

 “둘 다 미련해.”

 

 계산대로 걸음을 옮기는 영민을 따라 세 사람도 자리에서 일어섰다.

 

 “잘 먹었다. 영민아.”

 

 계산하는 영민을 보며 뒤에 선 선준이 헤실 웃었다.

 

 “다음에는 네가 사.”

 “그래. 다음에는 이 형아가 쏠게.”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 참. 너희 잠은 어디서 자려고?”

 

 빵빵해진 배를 문지르며 뷔페에서 나온 지우가 뒤에 걸어오는 선준을 향해 몸을 돌려 물었다.

 

 “아. 오랜만에 다 같이 찜질방 가자.”

 

 들뜬 지우의 말에 주현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주현은 등의 화상 자국을 보이고 싶지 않았다. 주현의 생각을 눈치챈 선준이 미안함에 서둘러 손사래를 쳤다.

 

 “우리 이미 막차 표 끊어놨어.”

 

 예매했다고 거짓말을 한 선준이었다. 놀란 주현이 동그란 눈으로 선준을 보았고, 선준이 주현을 보고 한쪽 눈을 찡긋했다.

 

 “진짜? 그럼 찜질방은 다음에 가야겠네.”

 

 선준의 말에 지우가 몹시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고, 영민은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입을 굳게 닫았다.

 

 “오늘 만나서 즐거웠고, 수능 대박 나서 대학교에서 만나자.”

 

 지우가 웃으며 선준과 주현을 보고 인사를 건넸다.

 

 “그래. 조심히들 가.”

 

 “응. 너희도 조심히 가.”

 

 선준이 친구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하고 뒤돌아섰다. 친구들과 헤어지자 긴장이 풀린 주현이 선준을 보며 배시시 웃었다.

 

 “우리도 갈까?”

 “응.”

 

 숙소를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 다음 날 가려는 놀이동산 가까이에 있는 비즈니스호텔이었다. 호텔 방은 싱글 침대 두 개와 그 가운데 작은 탁자만으로도 방안이 꽉 찼다. 사진보다 더 좁은 방에 어이가 없어 헛웃음이 나는 선준이었다. 선준의 생각과 같았는지 주현도 가방을 내려놓으며 푸흡 웃었다.

 

 “방 크기만 보면 더블 침대 하나같아. 조금 더 큰 방으로 할 걸 그랬나?”

 “누울 수만 있으면 어디든 괜찮아.”

 

 새벽부터 준비해 종일 따라다니느라 피곤했는지 주현이 침대에 올라가 누우며 말했다.

 

 “피곤하지?”

 “조금...”

 “그럼 나 먼저 씻을게.”

 “응. 씻고 와.”

 

 주현의 대답에 선준이 먼저 욕실로 들어갔다. 선준은 오늘 친구들과 만나 노는 것도 즐거웠지만 내일 주현과 함께 놀이공원에 갈 생각에 설레었다.

 

 ‘이러면 데이트 같잖아...’

 

 무서운 놀이기구를 타면서 자신의 팔을 잡을 주현을 상상하니 입가에 미소가 피었다. 약간의 고소공포증이 마음에 걸렸지만 버틸 수 있을 것 같은 선준이었다. 행복한 상상과 함께 선준이 샤워를 마치고 밖으로 나가자 주현이 곤히 잠들어있었다. 워낙 활발한 친구들이어서 함께 어울리느라 힘들었을 만도 했다.

 

 선준이 잠든 주현의 머리카락을 넘겼다. 간지러웠는지 주현이 얼굴을 움직였다. 빨갛고 도톰한 주현의 입술이 눈에 들어왔고, 선준은 자신도 모르게 손가락을 뻗어 그의 입술을 가볍게 만졌다. 손끝으로 느껴지는 부드러운 감촉에 직접 입을 맞추고 싶어졌다.

 

 선준이 고개를 숙여 주현에게 점점 다가갔다. 규칙적으로 내쉬는 숨소리가 크게 느껴졌고, 지레 겁먹은 선준이 황급히 얼굴을 뗐다. 심장이 터질 것 같이 쿵쿵 뛰는 박동이 귓가를 어지럽혔다.

 

 선준은 주현을 향한 자신의 마음이 다른 친구들과는 다르다는 건 이미 알고 있었다. 그리고 그 마음이 일방통행이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선준은 주현과 자신이 본능적으로 같은 곳을 보지만 나아갈 방향을 잡지 못한 채 길을 잃고 헤매고 있는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렇다고 지운과 재찬처럼 겉으로 드러나게 사귈 수도 없었다. 자신을 향한, 주현을 향한 시선이 두려워 선준은 용기를 낼 수 없었다. 어쩌면 선준은 자신의 두려움을 주현을 위해서라고 핑계를 대며 현실을 회피하고 있는 건지도 몰랐다.

 

 좋은 꿈을 꾸는지 주현이 아기처럼 배시시 웃었다.

 

 “현실도 꿈이라면 좋을 텐데... 다른 사람 눈치 볼 것도 없고, 벽에 부딪혀 좌절하는 아픔도 없는 그런 늘 해피엔딩의 동화 같은 꿈 말이야.”

 

 순간 선준의 휴대전화 진동이 울렸고, 주현이가 깰까 봐 급히 밖으로 나와 전화를 받았다.

 

 [양선준. 기차는 잘 탔어?]

 

 전화를 건 사람은 영민이었다.

 

 “어? 어...”

 [...거짓말하네. 너 아직 서울이지?]

 

 낮은 목소리로 채근하듯 말하는 영민의 목소리에 머리를 맞은 것처럼 잠시 멍해진 선준이었다. 선준은 거짓말에는 영 소질이 없었다.

 

 “...어떻게 알았어?”

 [십년지기의 감을 무시하지 마. 그건 그렇고, 너 그 애 좋아하지?]

 

 선준은 돌아온 영민의 물음에 순간 입이 얼어붙었다. 영민은 주현의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것도 직설적으로 좋아하냐고 묻고 있었다.

 

 ‘또 거짓말을 해야 하나? 영민이가 알면 놀라겠지? 하지만 주현일 좋아하는 건 사실이잖아.’

 

 영민에게 자신의 마음을 속이고 싶지는 않은 선준이었다.

 

 “...응...”

 

 뜸 들인 선준의 대답에 수화기 너머 영민이 조용해졌다. 이미 던져진 돌이었다. 돌아올 영민의 반응에 선준의 심장이 요동쳤다.

 

 [......선준아. 나 소희가 너한테 고백한 거 알고 있었어. 네가 날 생각해서 거절한 것도 알고 있어. ...고마워.]

 “...”

 

 갑작스러운 영민의 말에 무슨 대답을 해야 할지 떠오르지 않는 선준이었다.

 

 [남자 학교에 남자 기숙사고 당연히 조금 더 각별한 친구가 생길 수는 있어. 지금은 그게 특별한 감정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 하지만 거기서 더 나가지 마. 난 동성애를 혐오하진 않지만 내 친구가 힘든 싸움을 하는 걸 보고 싶지는 않다. 그러니까...]

 

 선준은 자신을 걱정하는 영민의 진심 어린 말에 가슴이 조여드는 것처럼 욱신거렸다. 공감을 기대했던 건 아니지만 영민과 지우에게는 자신의 마음을 말할 수 없다는 것이 서글퍼졌다.

 

 “응. 그럴게. 걱정해줘서 고마워.”

 

 진실 되지 않은 기계적인 대답이 입 밖으로 술술 나왔다. 우선은 영민을 안심을 시켜주는 말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그래. 선준아. 내일 조심히 내려가고, 수능 끝나고 보자.]

 “응. 잘 자. 영민아.”

 

 선준은 담담하게 인사를 건네고 통화를 끝냈다. 화면이 꺼진 휴대전화를 주머니에 넣고, 손바닥으로 얼굴을 쓸어내렸다. 새삼 지운과 재찬이 대단하게 느껴진 선준이었다.

 

 ‘남자와 남자가 사랑하는 것을 누가 긍정적으로 받아들일까? 나 또한 이렇게 걱정뿐인데...’

 

 미간에 팬 주름의 깊이만큼 선준의 고민도 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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