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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왕비님의 알바일지
작가 : 박티티
작품등록일 : 2018.12.7

만년 배우 지망생 희우는 오늘도 오디션에서 탈락하고 낙담한다. 그러던 와중 왕비역을 구한다는 알바 공고에 지원했다가 덜컥 합격하는데, 뭐? 진짜 마왕이 왕비를 구하는 거였다고? 1년의 계약기간동안 마왕성에서 벌어지는 왕비님의 흔한 알바일지

 
#9-치열한 기싸움의 장이 될 것입니다.
작성일 : 18-12-19 17:00     조회 : 230     추천 : 0     분량 : 4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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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로시네를 만나기 위해 떠나기 전 마왕 내외가 할 일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귀족들의 알현이었다. 원래대로라면 즉위식 다음날에 바로 가졌어야 할 자리이지만, 결계 복구때문에 며칠 뒤로 미뤄졌다고 한다.

 

 아침에 찾아온 아로닌은 미리 오늘 있을 알현식에 대해서 설명을 해주었는데, 본래는 마왕과 마왕비에게 귀족들이 정식으로 인사를 올리고 간단하게 몇마디 나누는 자리이지만 아마 오늘은 치열한 기싸움의 장이 될 것입니다-라고 한다. 듣기만해도 기 빨리는 느낌이지만 피할 수는 없으니 만반의 준비를 하는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런 자리에 나아가는 왕비가 할 준비란 단 하나였다. 오늘도 열과 성을 다해 예술혼을 불태우는 로나는 진지한 모습으로 왕비의 입술에 정성스레 색을 입히고 있다.

 ​

 "피부가 고우셔서 무슨 색을 발라도 잘 어울리시네요."

 ​

 며칠간 왕비 노릇을 하며 얻은 것이란 왜 부자들이 거만해지는지 알 것 같다는 깨달음이다. 주변의 측근들이 이렇게 하루도 빠지지 않고 달콤한 꽃노래를 불러대는데 안 그러면 오히려 비정상이 아닐까. 오늘따라 더 힘을 줘서 꾸민 탓에 드레스가 눈부시게 번쩍거리고 큼지막한 장신구때문에 목과 귀도 묵직하지만, 아로닌의 말을 생각하면 이런 것들을 마다하기도 그렇다.

 ​

 "귀족들은 크게 두 부류로 나뉘어 있습니다. 전하를 지지하는 자들과 노이르 공을 지지하는 자들이지요. 노이르 공과 그의 지지자들은 대놓고 함부로 행동하지는 않겠지만 호의적으로 굴지도 않을 것입니다. 거기에 너무 놀라시거나 기죽는 모습은 보이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왕비님께서는 어찌됐든 이 왕성의 안주인임을 잊지 마시고, 항상 당당하게 행동하십시오. 긴 대화를 나누는 자리는 아니니 혹시 누군가 말을 걸면 간단하게 대답하시면 됩니다."

 ​

 몸과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방을 나서는 기분은 마치 전장터에 출전하는 장군이라도 된 것 같다. 희우가 알현실 옆 작은 방에 도착하자 곧이어 디노도 모습을 나타낸다.

 ​

 "아로닌이 과외 잘 해줬죠?"

 ​

 희우가 고개를 끄덕이자 디노가 씨익 웃으며 손을 내민다. 이제 에스코트 받는 것도 꽤 익숙해진 지금, 희우는 자연스레 그의 손을 잡고 알현실로 들어간다. 무대의 막이 오르는 듯한 묘한 떨림이 느껴졌지만 다행히도 곧 가라앉는다. 그래, 이건 다 연극인걸. 그렇게 생각하니 부담감도 줄어들고 마음도 편안해져서, 희우는 평정심을 쉽게 되찾았다.

 ​

 "마왕님 내외께서 드십니다!"

 ​

 시종의 커다란 목소리와 함께 입장한다. 아, 이게 다 몇명이람. 단상 아래에 양 옆으로 나뉘어 길게 앉은 귀족들은 어림잡아도 서른명은 될 것 같다. 그런 귀족들을 둘러보니 희우는 그제서야 왜 로나가 이렇게 빡세게(?) 자신의 치장에 열을 올렸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귀족들, 특히 여자들은 다들 보란듯이 한껏 꾸민 모습이었고, 그런 모습을 보니 평소 멋부리는데에 취미가 없는 희우마저도 나 역시도 질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거기다 다들 어쩜 이렇게 하나같이 잘생기고 예쁜 미남 미녀들인지. 마족은 진짜 다 잘난 사람들밖에 없구나. 하긴 디노가 그랬었다. 마족은 늙은 것보단 젊은 것을 좋아하고, 못생긴 것보다는 예쁜 것을 좋아해서 다들 외모도 뛰어나다고. 희우는 쌩얼로는 밖에 얼씬도 말아야겠다는 다짐과 함께 자리에 앉았다.

 ​

 "신 페일라의 후손 아로닌, 마왕님과 왕비님께 인사를 올립니다."

 ​

 재상인 아로닌이 가장 먼저 앞에 나선다. 인사의 순서는 마계 서열과 작위대로 이뤄진다고 했는데, 아로닌이 제일 처음인것을 보면 그가 마계의 서열 2위라는 뜻이다. 생각보다 더 대단한 사람(?)이었네. 희우는 새삼스레 아로닌을 다시보게 되었다. 하긴 디노가 왕자였을때 스승이라고도 했으니 보통 인물은 아니겠지.

 ​

 "재상이 늘 수고가 많은건 잘 알고 있지. 고맙게 생각하고 있어요."

 "신은 할일을 다했을 뿐입니다."

 ​

 겸허한 자세로 칭찬을 받아들이며 훈훈하게 첫 알현이 마무리된다. 긴 얘기 안한다더니 정말이었다. 이런 속도라면 생각보다 빨리 끝나겠는걸. 희우는 나름 희망(?)을 얻고 다음 차례를 기다린다. 하지만 문제는 두번쨰부터 시작된다. 묵직한 발걸음과 억센 표정. 그는 이미 희우도 본 적이 있었다. 각진 얼굴과 떡 벌어진 어깨에서 풍겨나오는 강함이 인상적인 그는 다름아닌,

 ​

 "신 노이르 드 엔스카르트, 두분께 인사를 올립니다."

 ​

 노이르 공. 디노의 작은아버지이자 가장 위험한 적이라는 그 남자가 두번째 차례였다. 두꺼운 눈썹 아래에서 빛나는 예리한 검은 눈빛과 마주치자 희우는 저도 모르게 다시 긴장하기 시작한다. 디노 역시 방금 전 아로닌을 볼 때보다 한층 굳은 얼굴이었지만, 그래도 평정을 잃지 않고 덤덤하게 인사를 받았다.

 ​

 "반갑습니다, 노이르 공. 즉위식 때 보이지 않아서 어디 몸이라도 아프신 것인가 생각했어요."

 "이렇게 아름다우신 왕비님이 옆에 계신데 제가 눈에 들어오실리가 있겠습니까?"

 ​

 얼핏 듣기에는 희우를 칭찬하는 것 같지만 말에는 가시가 가득 돋혀있다. 디노는 거기에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고 조용히 노이르를 노려본다. 그러나 노이르의 말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

 "그나저나 전하... 이상하군요."

 "무엇이 말입니까?"

 "즉위식 때 분명 마왕의 증표로서 드래곤의 검과 알로시네의 방패를 보이셨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말입니다."

 ​

 갑자기 노이르가 방패 얘기를 꺼내자 희우의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그것은 디노와 아로닌 역시 마찬가지였다. 날카로운 신경이 온통 노이르에게 집중되며 그의 말에 귀를 기울인다.

 ​

 "전하께서는 그 증표들을 항시 지니셔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검은 마공간에 두실테니 그렇다치지만, 방패는 어찌하고 계신겁니까?"

 "......"

 ​

 우려하던 일이 결국 벌어지고 말았다. 뭐라고 대답할 것인가. 아로닌은 알로시네의 방패가 희우에게 있을 것이라 말했지만, 또한 그것을 증명할 방법이 없다고도 말했었다. 그렇지만 노이르가 알현식에서 바로 이렇게 나올줄은 아로닌 역시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그러나 디노는 놀란 기색없이 차분하게 대답한다.

 ​

 "다른 곳도 아닌 마왕성에서 굳이 그럴 필요가 없을텐데요."

 "증표들은 마왕의 힘과 자격을 상징하는 것들이며, 또한 위험에서 전하를 보호하기 위한 것들이기도 합니다. 제대로 갖추지 않으시면 전하의 위엄과 안전에 큰 손상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

 연달아 이어지는 팩트폭행에 뭐라 할 말이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대로 가만히 있을수도 없다. 어쩌면 좋지? 내가 그 브로치만 잃어버리지 않았어도, 아니, 흡수만 안했어도 이런 일은 없었을텐데. 일부러 저지른 것도, 알고 한 것도 아니지만 희우는 왠지 모든 것이 다 자기 탓만 같아서 덜컥 겁이 난다. 어떻게 하지? 어떻게 해야돼? 바람이 부는 것도 아닌데 알현실의 공기가 싸늘해지는 것이 피부로 느껴진다. 안 돼. 이대로 당하고 있을수는 없어. 너무 놀라거나 흥분하지 말라던 아로닌의 당부가 있었지만 지금 이렇게 가만히 앉아만 있어서도 안될 것 같다. 희우는 긴 망설임과 고민 끝에 결국 입을 열었다.

 ​

 "방패는 여기 있습니다."

 ​

 갑작스런 왕비의 행동에 모든 이들의 이목이 희우에게 집중된다. 세상에, 주연이 된다는건 이런 기분이려나? 그러나 지금 희우의 겉모습에서는 조금도 그런 떨림이나 긴장이 엿보이지 않는다. 턱을 당기고 살짝 치켜뜬 눈동자와 또박또박하니 말을 읊는 붉은 입술, 곧게 뻗은 목과 꼿꼿이 허리를 세우고 앉은 모습에서는 자연스러운 당당함만이 있을 뿐이다. 희우는 자신을 보는 디노와 아로닌의 눈빛에서 당황스러움을 찾아냈지만 못본척 외면하고 다시 입을 열었다.

 ​

 "알로시네의 방패는 제게 귀속되었습니다. 히로칸이 공격했을 때 제가 방패로서 전하를 보호해 드렸지요."

 "귀속이라니... 그게 무슨 소립니까?"

 "알로시네가 만든 물건에는 귀속되는 속성이 있습니다. 혹시 모르고 계셨습니까?"

 ​

 얌전히 던지는 반격에 노이르가 아무런 답도 하지 않는다. 희우는 싱긋 미소짓더니 천천히 상체를 움직여 디노에게 가까이 가져가 그의 손등에 자신의 손을 얹는다. 그런 희우의 모습은 더할나위없이 다정한 반려의 모습으로 보이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지켜보는 이들에게 차마 넘볼 수 없는 유대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희우는 여유로운 목소리로 말을 이어간다.

 ​

 "저는 전하의 운명의 상대이자 영원의 반려. 언제든 전하의 곁에 머무르며 전하를 지켜드릴 것인데 무엇이 문제가 되겠습니까? 노이르 공께서는 그리 생각하지 않으시나요?"

 ​

 일목요연한 왕비의 말에 노이르는 물론 그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했다.

 ​

 알현식은 그렇게 다음 순서로 넘어가며 순탄하게 진행된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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