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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내가 처음 죽던 날. 이후
작가 : 그슨대
작품등록일 : 2018.11.20

"나는 죽었는데, 한 시간 동안은 살아 있을 수 있다고...?"
귀신의 한을 푸는 이야기가 시작된다!

 
3. 사랑 (3)
작성일 : 18-12-19 16:58     조회 : 223     추천 : 0     분량 : 4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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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게...”

 

  버들이는 다시 한참 뜸을 들였어.

 

  “자기가 귀신이래...”

  “동성애자보다 더 나쁘네?” 친구는 놀랍게도 담담한 표정이었어.

  “뭐야, 별로 안 놀라네?”

  “야, 너무 허무맹랑해서 안 놀란다. 너 솔직히 말해봐. 차이고 나서 지금 나한테 소설 쓰는 거지? 얼마나 심하게 차였으면 그런데?”

  “하긴 당연히 안 믿겠지. 직접 보면 알 거다. 누나, 현신해요 이제...”

  나는 현신했어. 근데 내가 그 둘이 얘기하고 있는 동안 계속 천장에서 빙빙 날아서 맴돌고 있었거든? 근데 내가 실수로 그걸 또 잊어먹고 공중에서 현신을 했어. 그럼 어떻게 되었겠어? 또 대참사가 일어났지. 둘은 커피를 마시고 있었는데, 하필이면 그 상에 또 떨어져서 몽땅 다 엎었어. 이거 어디서 본 상황 같지 않니?

  친구는 놀라기보다는 어리둥절했어. 그러다가 말했어.

  “귀신 아닌 거 확정이네. 귀신이 이렇게 허당일 리가 없잖아.”

  윽. 귀신 자존심이 제대로 구겨졌지. 그래도 나는 이 와중에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버들이 옆에 앉았지.

  “안녕? 나 그동안 몇 번 본 적은 있지? 뭐, 너는 내가 귀신이라는 것을 지금은 믿지 않겠지?”

  “당연하죠.” 친구는 배짱으로 나오고 있었어. 우리가 장난을 치고 있다고 생각했는지, 그냥 거기에 장단 맞춰주는 것 같더라고.

  “갑자기 허공에서 나타났는데도?”

  “나타난 게 아니라 뚝 떨어진 거죠. 그리고 제가 잠시 한눈팔고 있었나 보죠 뭐.”

  “하하 그래...”

  나는 잠깐 말을 끊고 친구가 잠시 다른 곳을 둘러보는 사이에 말했어.

  “이래도?”

  친구는 나를 보더니 놀란 기색이 역력했어. 왜냐면 나는 공포영화에서 흔히 나오는 귀신의 모습으로 변해 있었거든. 어떻게 변했냐고?

  하얀 소복을 입고, 장발의 검은 머리카락은 땅에 닿을 정도로 늘어져 있었지. 눈은 딱 봐도 귀신답게 붉게 충혈 되어 있었고 손톱은 대나무도 자를 만큼 길어졌어. 물론, 귀신의 기본자세처럼 팔도 늘어뜨리고 있었고. 참고로 하얀 소복에는 피도 좀 묻게 했지.

  이것이 바로 현신했을 때 생기는 귀신의 두 개의 능력 중 하나야. 사람들이 생각하는 귀신의 모습으로 변할 수 있다는 것. 심령사진에 자주 찍히는 현신한 귀신의 모습이지. 하나 더 알려주자면, 심령사진은 우연히 찍히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귀신들이 장난을 쳐서 의도적으로 찍히는 경우가 더 많아. 귀신은 장난을 좋아하거든. 나만 해도 지금 버들이의 친구에게 장난으로 이러고 있잖아? 물론 사람은 장난이라 생각 안 하겠지만.

  “무...물론...조금 무섭긴 하지만, 이런 건 분장으로...물론 순식간에 한다는 게 이상하긴 하지만.” 친구는 용케 기절하진 않고 버티고 있었어. 그래서 나는 이와 유사한 나머지 능력을 쓰기로 했지.

  “아, 그래?”

  나는 이렇게 대답한 후, 눈에서 피를(!) 뿜기 시작했어. 아, 뿜은 건 아니고, 눈물 흘리는 정도? 피눈물처럼. 그리고 나는 2연타로 손톱에서 피를 내뿜어 걔 커피에 타줬어.

  진짜 피냐고? 응, 맞아. 물론 아프진 않고, 능력이야. 자신의 피와 특정한 신체 부위를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거.

  그런데도 친구는 거칠게 숨만 내뱉고 쓰러질 정도는 아니더라고. 그리고 친구의 눈빛에서 나는 일말의 의구심을 읽어냈지. 귀신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으니까, 이건 다 조작이고 연극일 것이다 하는. 그래서 나는 친구에게 마지막 결정구를 날리기로 했지.

  “아~어쩔 수 없네. 이래도 안 믿으니. 그러면 나 잠깐 화장실 좀 갖다 올 테니까, 악수 한 번만 할래?”

  “뜬금없이 웬 악수...?”

 라면서도 친구는 기어이 악수를 해주더라고. 그 순간 ‘툭’하는 불길한 소리가 들렸어. 무슨 소리인지 궁금하지?

  “어이쿠, 악수를 이렇게 세게 하면 어떡해...또 손모가지 끊어졌잖아...”

  친구는 곧바로 자신의 손을 확인했고, 들려 있는 게 피를 뚝뚝 흘리는 내 손목인 것을 보고 그대로 까무러쳤지. 놀라서 기절한 정도가 아니라 말 그대로 까무러쳤어.

  이제 귀신같은 게 제대로 설명이 되려나...현신할 때 생기는 이 능력들로 인해 우리는 자주 인간들을 놀라게 하지. 그래서 가끔 귀신 목격담이나 심령사진에 이런 귀신들이 찍히는 거야. 눈에서 피를 뚝뚝 흘리는 귀신이라든가, 다리가 없고 혀를 삐죽 내밀고 “내 다리 내놔아아~” 이 지랄하는 귀신이라든가, 손목 없는 귀신이라든가. 가끔은 목이(!) 잘린 채 나타나는 귀신도 있어. 조종할 수 있는 게 다리랑 손목이랑 목이거든. 나도 목을 자를 수 있냐고? 응. 근데 아무도 안 볼 때 한 번 해보니까, 아무것도 안 보여서 불편하더라. 그래서 별로 하고 싶지는 않아.

  근데 가만 보면 이런 능력들이 별 실효성은 없잖아? 초능력도 아니고. 그래서 귀신들은 귀신 생활에 지쳐서 이런 능력들은 주로 인간들을 놀라게 할 때나 이용하지. 그냥 장난이야. 그러니까 나중에 다리 없는 귀신이 놀라게 하더라도 쫄지 마, 알았지?

  아, 그나저나 까무러친 친구는 어떡하지?

 

  “하아...왜 귀신을 나한테 보여준 거니? 나 공포영화도 잘 보고 심령사진 같은 것도 흥미 있게 보는 스타일인데, 진짜로 보니까 진짜 무섭다.” 이건 다음 날 친구가 한 말.

  “미안하다...하지만 고민 상담할 사람이 없었어. 아마 모든 사람이 미쳤다고 하겠지. 사실 너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을 거고. 그래서 증명을 했어야 했는데, 부모님한테 좋아하는 여자가 귀신이라 말할 수는 없잖아.” 이건 버들이가 한 말.

  “그...그렇긴 하다.”

  친구는 잠깐 말을 뗀 다음에 말했어.

  “하긴, 네가 6살 때부터 친구였던 나 말고는 누구한테 귀신을 보여주겠니.”

  그러고 나서 한참 동안 침묵. 아, 난 지금 어디에 있는 거냐고? 이제 버들이는 언제든 나를 볼 수 있잖아? 그래서 자리를 피해서 대화만 엿듣고 있었지.

  “그저께 말이야, 그 누나가 찾아와서 자기가 귀신이라는 것을 밝힌 거지?”

  “응...”

  “근데 그때 15일 동안 나를 봤으니 이제 귀신을 볼 거라 말했다고?”

  “응...그래서 귀신인 늘푸른산 누나도 볼 수 있고. 막 날아다니는 게 보여. 아, 지금은 없으니 안심해.”

  “그리고 귀신이랑 얘기하면 불행이 찾아온다 이 말이야? 그래서 그동안 너에게 찾아온 불행이 그런 거였냐?”

  “응...선배들한테 군기 잡히고, 은행 강도한테 찔리고...”

  “아니, 내 말은 그런 게 아니라. 철학과인데 영어책 잘못 가져오고, 까나리를 간장인 줄 알고 만두에다 까나리 찍어 먹고, 쭈쭈바 아이스크림을 터진 거 고른 거 말이야.”

  “아, 그런가? 어쩐지 요새 운이 없더라니...”

  “뭐, 근데 그런 거야 있을 수 있는 일이고...그래서 결론은 ‘이런 데도 사귈래?’ 이런 거냐? 그래서 너는 그게 고민인 거고.”

  “응...사실 늘푸른산 누나도 귀신인 상태로 나 많이 좋아했다는데...”

  “없었던 일로 하면 어떻게 되는데? 저주 내린대?”

  “아, 아니 그게 아니라...사실...없었던 일로 해도 되고 아무런 부담이나 미련 가지지 말래, 자기한테...애초에 인간이 죽은 사람을 사랑하는 게 이상한 거라고, 매우 정상적인 거래. 그리고 귀신을 보게 된 거는 자기가 무당 데려와서 치유해 주겠다고 했어. 그러면 불행도 없어질 거고...”

  친구는 잠깐 동안 말없이 오렌지주스만 꿀꺽꿀꺽 마셨어. 어제 일로 목이 꽤 탔나 봐. 하긴 까무러칠 정도였으니 말이야. 장난이었지만 괜히 미안했어. 다행히 아무런 이상 없는 것 같더라고.

  “내 생각엔 말이다.” 한참 동안 침묵을 지키던 친구가 말했어.

  “내가 보기에는 너에게 찾아오는 건 불행이 아니고 그냥 시련 같아. 귀신하고 대화한 사람이니 평범한 사람이니 그냥 으레 겪을 수 있는 시련. 모든 사람이 공통적으로 겪을 수 있고 사실 크게 문제 되는 것도 아니지.”

  “칼 맞았는데?” 버들이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물었어.

  “그래, 그건 그렇다 치자. 하지만 어떻게 보면 그것도 네가 좋아하는 누나를 지키다 그런 거잖아? 왜 그런 것들이 모두 다 귀신하고 대화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거야? 사실은. 네가 겪은 시련을 향해서 너는 그냥 핑계거리를 대고 싶었던 거 아니야? 나는 귀신하고 대화했어, 그러면 불행이 복불복으로 찾아온대, 그리고 아주 작은 보편적인 나쁜 일도 이게 다 귀신 때문이야! 라고 핑계 대기에 바빠지겠지.”

  어라? 이 녀석, 하는 말이 제법 괜찮다? 14년 지기 친구라 그런가? 버들이는 인정하는 건지 말없이 주스만 마시고 있었어.

  “너는 그냥 핑계거리가 필요했을 뿐이야. 설령 그게 다 귀신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쳐도, 그 불행의 원인은 귀신을 탓할 게 아니라 그것에 맞설 생각을 했어야 했어.”

  “귀신을 탓한 건 아니고...”

  “그리고.”

  친구는 틈을 주지 않고 말허리를 잘랐어.

  “그 누나에 대한 미련은 남아 있겠지? 귀신이라는 것 때문에 망설이고 있는 거잖아. 귀신만 아니면 완벽했던 거잖아. 서로 좋아하고.”

  “그래, 그렇긴 하지.”

  “그럼 뭘 망설여? 심지어 네가 먼저 고백했다며. 귀신이라는 이유 한 가지로만 싫어한다면 커플들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거다. 내가 약간은 바라고 있는 거지만 말이야.”

  친구는 웃으면서 계속 말했어.

  “네가 계속 좋아했다면 앞으로도 계속 좋아해줘. 솔직히 귀신이라는 게 꺼림칙하긴 하겠지만 귀신이 사람하고 똑같다면. 또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한 책임감도 있잖아...무당도 불러준다 하고 꺼지라면 꺼진다고 하고. 하지만 너는 꺼지지 않겠지? 여전히 미련이 잔뜩 남은 것 같구만, 뭘. 네가 정말로 그 누나를 좋아한다면, 귀신이라는 거 신경 쓰지 말고 잘해 줘. 남는 한이 있어서 귀신이 되었다는데, 얼마나 원통하겠냐? 그러다가 운명적으로 네가 발로 차서 너를 만난 것 같으니까, 서로 좋아하면서 지내.”

  “정작 연애는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놈이 충고는 잘하네.”

  “아이 씨. 잠깐, 그건 너도 마찬가지...”

  “아무튼 고맙다.” 버들이가 자리에서 일어난 후 말했어.

  “다시 늘푸른산 누나한테 가봐야겠어.”

  버들이의 눈빛에는 전에 없었던 희망적인 눈빛으로 이글거리고 있었어. 덩달아 멀리서 그 둘을 지켜보고 있던 내 얼굴빛도 밝아졌지.

  기분이 어땠냐고? 정말 행복했어.^^

 

  “미친...지가 불러놨으니 계산은 지가 할 것이지...”

  친구를 두고 도망간 버들이를 보며 친구가 한 말.

 

 
작가의 말
 

 감사합니다. <사랑> 편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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