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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이보다 완벽한 남자는 없습니다.
작가 : 푸른밀담
작품등록일 : 2018.12.15

여자를 믿지 않는 그가 한여자만을 위한 완벽한 남자가 되어가는 얼렁뚱땅 로맨스가 시작된다

 
벚꽃유영 #06
작성일 : 18-12-19 00:44     조회 : 240     추천 : 0     분량 : 5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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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혁은 곁눈질로 그녀를 살폈다.

 아무리 봐도 그와 눈을 마주치지 않기로 작정을 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187센치 정도인 성혁과 20센치 넘게 키 차이가 나서 가뜩이나 내려다보아야 하는데 그녀가 고개를 더 숙이고 있으니 내리뜬 긴 속눈썹이 더 뚜렷이 보였고 나이보다 맑고 큰 눈동자는 보이지도 않았다.

 ‘참 신경 쓰이게 하는 여자야’

 그녀의 회사는 최근에 핫하게 뜨고 있는 동네에 있었다. 그래서인지 작은 맛집이나 개성 있는 커피숍이 많았다.

 화창한 봄 날씨여서인지 한적한 곳에 있는 테라스를 오픈한 커피숍으로 향했다.

 소박한듯 하지만 무채색을 메인으로 빨간색으로 포인트 컬러를 주었고 센스 있게 몇 가지 소품들을 꾸며,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커피숍은 그녀를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골인 커피숍에 들어서자 주인이 그녀를 반기며, 성혁을 보고는 넋을 놓고 얼굴을 붉혔다.

 그리고는 서하와 그를 번갈아 쳐다보았다.

 보아하니 그녀와 그가 무슨 사이인지 무척이나 궁금한 눈치였다.

 서하는 '하기야 예전 회사 근처에 왔던 재윤오빠와 커피숍을 왔을 때도 저랬다.'라는 생각을 하며 피식 웃었다.

 ‘그래요. 참 잘생겼으니 구경하세요. 나랑 엮지는 마시고요’

 “……안녕하세요. 서하씨.”

 “네 안녕하세요. 사장님.”

 “어떤 걸 드시겠어요?”

 무심코 그에게 물으며 눈이 마주쳤다. 당황해서 얼굴을 돌렸다.

 그가 빤히 쳐다보는 시선이 느껴졌다.

 ‘바보같이 그사이에 또 잊어버렸어. 저 얼굴을 안 보는 게 상책이야.’

 “아메리카노 한잔과 윤서하씨가 늘 드시던 거로 주십시오”

 어느새 인가. 그가 결재하고 ‘갑시다’라는 말과 함께 성큼성큼 앞서가더니 테라스 자리에 앉았다.

 회사에 다니면서 신입 때부터 종종 들리던 커피숍이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날씨가 쌀쌀해 테라스에 앉는 건 엄두도 내지 못했다.

 생각해보니 여유 있게 차를 마시러 온 게 언제였더라 하는 생각을 했다.

 이곳 테라스 자리를 좋아하는 서하는 성혁만 아니었다면 봄날 벚꽃 날리는 이곳 테라스에서 잠시나마 행복했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어느새 봄바람이 불자 테라스 옆 흐드러지게 핀 벚꽃 가지에서 우수수 벚꽃 잎이 떨어졌다.

 무심코 손을 내밀어 꽃잎을 받으며 옅게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붉은색이 예쁘게 물든 장미 차를 천천히 찻잔에 따랐다. 바람에 흩날리던 꽃잎이 찻잔 속에 떨어져 유영하는 것을 내려다보았다. 붉은 차에 옅은 분홍색 꽃잎이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하였다.

 말 없는 그의 시선이 부담스러워 그녀가 먼저 침묵을 깨트렸다.

 “어떤 부분이 우려되시나요? 프로젝트에서 대해서 말씀하시고 싶은 게 있으시면 먼저 말씀 하십시오.”

 “난 일 이야기 하러 온 거 아닌데.”

 무심히 말하는 성혁이 얄미워 서하는 뽀로통해져 말을 했다.

 “전 일 이야기를 하러 사장님과 여기 온 겁니다. 이런 식에 장난은 하지 말아주세요.”

 

 뽀얀 얼굴로 날리는 벚꽃 잎을 손으로 받으며 미소를 짓는 그녀가 소녀처럼 순수해 보였다.

 하지만 성혁에게는 눈도 마주치지 않으면서 벽을 쌓고 있는 그녀를 보자 한숨이 나왔다.

 아이러니 하게도 이 상황에 말을 하지 않고 그녀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 생각보다 편안하고 좋았다.

 이런 여유를 부려 본 것이 언제였는지 기억속에는 없었다.

 한가롭게 즐거운 표정으로 대화를 나누며, 거리풍경을 즐기는 걸음으로 길을 오고 가는 사람들. 표정만 좋다면 한결 그의 마음이 가벼웠을 서하가 앞에 있는 것도….

 그리고 작지만 아담하고 귀여운 카페 테라스까지 생소하면서도 느낌이 나쁘지 않은 경험이어서 지금에 시간이 조금이라도 더 지속되기를 바라게 되었다.

 하지만 장난을 치지 말라며 단번에 자르는 그녀는 그를 다시 사업가 진성혁으로 돌아오게 했다.

 그는 워커홀릭 이었다.

 그녀가 나타나면서 지금까지 보지 못한 행동을 하니 근 7년 동안 자신을 보좌한 김 실장마저 그의 행동에 놀라워했다.

 누구도 그가 일 외에 장난을 치며 이야기를 할 것이라고 상상도 못 할 일이었다.

 그녀가 원하는 데로 그는 일 이야기를 시작했다.

 “좋습니다. 우리회사에서 IOT 제품은 아주 중요한 프로젝트입니다. 사내 디자인연구소가 없는 것도 아닌데 밖으로 이 일을 맡긴 건 좀 더 참신한 아이디어와 디자인을 원했기 때문입니다. 그걸 다름 아닌 윤 팀장님께 맡겼으니 회사의 중요 사업의 미래를 책임지라는 것과 다름이 없죠. 그러니 책임감을 느끼고 진행해 주길 바랍니다.”

 “그 정도로 중요한 일이라면 더 유명하고 좋은 회사들이 많았을 텐데요. 저희 회사를 비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디자인업체들이 다들 그리 크지는 않지만 왜 저희 회사를 택하신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윤 팀장님은 자신에 실력을 믿지 않나 봅니다. 디자인업계에서 참신한 디자인으로 평판이 좋더군요. 특히 최근 들어 해외 어워드에서 윤 팀장님이 진행한 디자인으로 대상을 받기도 했고 말입니다. 그 외에도 많은 해외 어워드를 통해 실력을 검증하고 있고 무엇보다 디자인한 제품으로 여러 업체의 매출액도 올랐으니 우리도 기대를 해보는 겁니다.”

 “그렇다고 하시면 최선을 다해 노력해 보겠습니다. 더 하실 말씀은 없으신 가요?”

 “…………”

 “더 없으시면 먼저 일어나 보겠습니다. 아시는 대로 일이 많아서요”

 “원래 업체 클라이언트에게 아이 컨텍도 하지 않고 일을 합니까?”

 “……………”

 그녀가 놀라며 성혁을 마주했다. 어두운 얼굴은 그대로였다.

 어두운 얼굴이 걸려 그녀와 가벼운 이야기를 나누려던 것이 그녀의 말 한마디에 오기가 발동해 손톱 밑에 가시처럼 그녀를 곤란하게 하는 자신이 한심해졌다.

 일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부터 성혁 마음속에 사랑꾼은 세상 못마땅한 듯 피켓을 들고 성형의 행동에 시위중이었다.

 그러면서도 성혁은 엇나가는 말만 하고 있었다.

 “윤 팀장님의 비즈니스 스타일이 의심스러워지는데요”

 “죄송합니다.”

 그는 일할 때와는 달리 인내심에 한계를 느꼈다. 그녀의 사무적인 반응이 싫었다.

 단지 그가 원한 것은 그녀가 환하게 눈을 접고 웃던 벚꽃처럼 빛나게 화사한 웃음이었다. 그 모습이 각인이 되어 마음속을 자꾸 헤집고 들어와서 보고 싶은 것과는 본질적으로 달랐다.

 그녀를 웃게 할 수 있으면 무엇이든 하겠다는 말도 안 되는 생각이 불쑥 튀어 올라 그가 미간을 찌푸렸지만, 그 웃음에 대한 그의 생각은 단 한 단어였다.

 ‘....... 그리웠다.’

 

 “아. 그만둡시다. 뭐가 문제입니까?”

 “………………”

 “갑자기 눈도 피하면서 내 앞에서 도망갈 궁리만 하고 있으니 하는 말입니다.”

 “…. 그냥 일로만 대해 주셨으면 합니다. 사적인…… 그리니까……. 그때 차에서 있었던 일은...... 바쁘실 테니 나중에 김 실장님 통해 말씀 해 주세요.”

 “왜 약혼 이야기는 빼는 겁니까. 그 어떤 것보다 그 일 때문에 나와 상대하고 싶지 않은 거 같은데”

 흠칫 그녀가 한참 말을 잊지 못했다.

 왜 이렇게 마음이 스산한지. 그는 혼란스러움에 눈썹을 꿈틀대며 머리를 흩트렸다.

 “그건 지금 다른 사람들이 몰랐으면 좋겠습니다. 5년 전에 이미 끝난 일이고 이젠 아무 상관 없는 일이잖아요”

 “상관 있다면……”

 그와 눈이 마주치자, 고통이 가득한 눈빛이어서 그는 의아했다.

 “죄송하지만 전 잊고 싶습니다. 사장님을 만나서 자꾸 그때 일을 떠올리는 것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하지만 일은 일이니까요. 지금 하는 일은 잘 마무리하고 싶습니다.”

 “사장님께서 일로써만 저를 대해 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하청업체 담당자인 제가 사장님을 만날 일이 몇 번이나 있을까요? 그냥 발표 때 외에는 없으리라 생각이 듭니다.

 다른 사람이 안다면 사장님께도 누가 될 테고 그냥 프로젝트 마무리될 때까지만 잊어주셨으면 합니다.”

 “난 있었던 일을 없었던 일로 생각할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약혼까지 했던 여자를 아무렇지 않게 대할 수 있는 남자가 몇 명이나 될 것 같습니까?”

 서하의 마음이 삐뚤어지기 시작했다.

 그녀의 어깨 넘어로 성혁을 넋 놓고 바라보던 곰들조차 입을 쭉 내밀고 서하와 같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정작 약혼했을 때는 신경도 안 써놓고 지금 와서 왜 저래’

 속으로 되내이는 말에 곰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약혼이란 허울뿐이었지 우리 약혼 기간 동안 마주친 횟수는 10번도 안 돼요.”

 “만난 횟수까지 기억하다니 기분이 나쁘진 않군요.”

 그가 우아한 동작으로 차를 마시는 모습이 화보 같아 자신 앞에서 억지를 부리는 말들은 순간 저만치 날아가 버리고 그를 감상하고 있었다.

 역시나 위험한 외모라는 생각을 하고는 그녀가 코 등을 찡그리자 작은 주름이 지어졌다.

 성혁은 에너지 소모와 같은 대화를 좋아하지 않았지만 서하와 하는 도돌이표 같은 지금의 실없는 농담과 같은 대화가 싫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머리 아픈 스트레스가 사라지는 것 같았다.

 그녀는 불편해하는 눈치였지만 앞으로 가끔은 이렇게 그녀를 자신 앞에 앉혀놓고 이런 시간을 자주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나라고 생각하는 서하를 읽어내고는 성혁이 눈을 접으며, 빙그레 웃었다.

 소년처럼 아무 근심 없이 그가 웃는 걸 보고는 서하는 넋을 놓았다.

 저 사람도 저렇게 예쁘게 웃을 수 있다는 것이 생소했다.

 지금 이런 생각 할 때가 아닌데 서하는 그의 얼굴이 생각에 방해가 되어 일하다 정신을 놓을 때보다 더 위험하단 생각을 하고는 주제에서 벗어나지 않으려 노력했다.

 하지만 그 노력과는 별개로 성혁의 말들은 그녀의 주위를 흐트러트려 그의 말들을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힘들었다.

 “여기는 단골인가 봅니다. 윤서하씨와 잘 어울리는군요. “

 ‘지금 님이 더 화보 같거든요. 테라스에 그려놓은 그림 같으십니다.’

 워낙 최근 명성을 얻고 있는 가로수길, 경리단길처럼 골목상권이라 여자들이 많이 지나다니는 곳이었다. 지나가는 여자들은 하나같이 그를 넋을 놓고 보거나 일행과 수군거리며, 얼굴을 붉혔고 결론적으로는 앞에 앉아있는 나를 따가운 시선으로 무슨 관계인지 가름하는 눈길들 때문에 얼굴이 따가울 정도였다.

 ”신입사원 때부터 알던 카페에요. 저희 회사 직원들이 여기 커피를 좋아해요.“

 “......사장님이 더 어울리는 것 같은데요. 그런데 저 시선 안 느껴지세요. 저만 불편한 건가요?“

 이 시선을 받고도 아무렇지 않은 성혁이 대단해, 그녀가 가리키는 길거리의 숱한 여자들의 시선을 아무렇지 않게 훑고는 서하를 나직이 바라보았다.

 ”뭐, 늘 받는 시선이라 다 신경 쓰고 살수도 없지 않습니까.“

 그래, 잘난 사람이라 인정을 하면서도 무엇인가 기분이 나빠지는 것인지.

 성혁과 대화하다 보니 5년 전 생각으로 우울했던 마음은 그의 말에 발끈하고 넋을 놓고 감상하고 다시 우울했다를 반복하면서 자신이 어떤 상태였는지도 잊을 정도였다.

 서하는 그렇게 벚꽃 잎 날리는 소담한 커피숍 테라스에서 화보 같은 진성혁을 앞에 두고 혼자 드라마를 보듯 여러 감정에 휩싸이는 대화를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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