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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이보다 완벽한 남자는 없습니다.
작가 : 푸른밀담
작품등록일 : 2018.12.15

여자를 믿지 않는 그가 한여자만을 위한 완벽한 남자가 되어가는 얼렁뚱땅 로맨스가 시작된다

 
그녀와 그의 입장차이(3) #05
작성일 : 18-12-19 00:43     조회 : 243     추천 : 0     분량 : 4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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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혁이 앞에 설 때까지 내 아래턱은 땅에 떨어져 있었던 듯하다.

 서하는 순간 복도와 주위 사무실을 두리번거리며 빠르게 스캔하고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서야 작은 목소리로 그에게 다그치듯 말했다.

 “지금 따지러 온 거예요? 여기까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살짝 찡그린 그녀에 얼굴을 보고 성혁은 그만 웃을 뻔했다.

 이 여자와 대화하다 보면 순간 평정심을 잃고 웃게 만드는 말재주가 있나 보다.

 장난기 가득하게 실눈을 뜨고 그녀 눈높이 앞으로 숙였다.

 “ 왜요 그러면 안 됩니까? 그게 얼마짜리 따질 내용인데……”

 한쪽 입술을 끌어올리고 한쪽으로 고개를 기울였다.

 그녀는 놀란 눈으로 뚫어지게 쳐다보다 가까워지는 그를 피해 몸을 뒤로 빼면서 옆으로 눈동자를 피한다.

 성혁은 물러나지 않고 일시 정지와 같은 자세로 있으니 뽀송뽀송한 섬유유연제 향과 달콤한 화장품 향 그리고 더 아찔하게 만드는 것은 그녀의 체향 이었다.

 그는 당황하며 상체를 얼른 올리고 그녀를 내려다보았다.

 “그래서 어떻게 해드리면 여기서 나가 주시겠어요?”

 “내가 나가야 합니까? 윤서하씨는 손님 대접을 이렇게 하나 보죠?"

 "대접받고 대접 할 관계는 아니잖아요."

 "대접은 빼더라도 이렇게 보나 저렇게 보나 할 말 많은 관계잖아요? 내 차 보닛에 사무실 차린 것도 있고 우린 약혼도 해봤던…. 읍……”

 그녀가 그의 입에서 ‘약혼’이란 말이 나오자 그의 입을 막으며 울상이 되어 사람들의 눈을 피해 그를 회의실로 끌었다.

 그 작은 몸에 어떻게 그런 힘이 나오는지 성혁은 순간 그녀에게 끌려갔다.

 “이봐요 진성혁 씨. 우리가 그 약혼으로 좋은 인연도 아니었는데 이렇게 다짜고짜 남의 사무실에 오는 건 아니잖아요.”

 “흠….”

 “흠?”

 어이없어하며 무슨 말을 하려는데 복도를 들어오던 김 실장이 디자인업체 대표와 회의실 문을 열고 들어섰다.

 서하는 머리가 하얘지고 어떻게 이걸 해결해야 하지 싶었다.

 

 저 김 실장이란 사람은 왜 우리 대표와 함께 오는지 회사를 관둬야 하나 그 찰나의 순간에 별의별 생각이 스치고 지나가서 정신이 하나도 없이 아득했다.

 내 표정 관리가 안 되는 건 어쩔 수 없지만, 필요 없이 잘생긴 저 얼굴은 왜 저렇게 여유가 있는 건지 너무 얄미웠다.

 내 표정과는 정반대인 대표는 함박웃음으로 그에게 친절함을 온몸으로 드러내고 있었다.

 “안녕하세요. 사장님 처음 뵙겠습니다. DTIO디자인 대표 이윤석입니다. 벌써 담당자인 윤서하 팀장을 만나셨습니까? 일이 잘되려나 봅니다. 허허허”

 “처음 뵙겠습니다. 진성혁입니다. 생각보다 담당 팀장님이 젊으시네요.”

 그림 같은 미소를 짓고는 비즈니스가 몸에 밴 우아한 동작으로 대표와 악수를 했다.

 “네…. 우리 윤 팀장이 워낙 일 똑 부러지게 하고 유능한 디자이너라 승진이 빨랐습니다. J&H 홀딩스 사업처럼 중요한 일에 도움이 될 인재입니다. 잘 해낼 겁니다.”

 “그래야죠. 이번 일이 잘돼야 다음도 있는 거니까요. 저는 확실하게 일 처리 하는 걸 좋아합니다. 기대해 보죠.”

 성혁이 서하를 보고는 의미심장한 미소를 그리며, 그녀에게 악수를 청했다.

 안절부절못하는 그녀가 손을 내미는 것을 보더니 그의 입 꼬리가 더욱 올라갔다.

 서하는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얼굴이 홍당무처럼 빨개져서는 평소와 다르게 허둥대고 있었다.

 `아 난 망했다.

 그 대단한 프로젝트가 하필 진성혁 회사냐고. 심지어 그 담당 팀장이 나라네. 난 누구? 여긴 어디?'

 넋을 반쯤 내려놓고 있자 후임인 미주 씨가 옆구리를 쿡쿡 찔렀다. 그녀는 최대한 바짝 정신을 차리려 노력했다. 일하며 갈고 닦은 미소로 대답했다.

 “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최선으로는 힘들죠. J&H홀딩스 주인이라 생각하고 일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정말 그럴 뻔했던 적도 있기도 하고”

 그녀에게만 들릴 정도로 작은 말에 그녀가 사색이 되며, 주위를 살폈다.

  “비싼 따질 내용은 다음에……”

 놀라 숨을 들이키는 그녀를 성혁은 스쳐 지나가 대표의 사무실로 이동 중이었다.

 

 서하는 주머니 속 휴대전화를 빠르게 찾아 전화했다.

 통화 연결 음이 울릴 때마다 몇 분이 지나는 것 같아 버릇처럼 손톱을 물어뜯었다.

 걸어가던 성혁이 뒤를 돌아보자 통화를 하며, 손톱을 물어뜯는 서하를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

 그녀가 곤란한 상황일 때 하던 행동인 걸 그도 알고 있었다

 끝나지 않을 거 같았던 연결 음에 인상을 쓰던 서하는 전화를 받자마자 말을 이었다.

 “나 망했어!”

 “깜짝이야.“

 지은이 놀라는 것도 신경 쓰지 않고 서하는 주절주절 정신을 놓고 말을 하고 있었다.

 지은은 4시가 가까워지는 시계를 보았다. 졸업 후 일을 시작하고부터 서하는 늦은 오후 시간이 되면 일에 지쳐 주저리주저리 횡설수설하는 직업병 아닌 직업병 증상을 보였다.

 “ 지금 너 정신줄 놓을 시간인 건 아는데 무슨 일인데 알아듣게 말해봐. 육하원칙으로.”

 숨을 깊게 몰아 쉬고는 정신을 차리려는 듯 천천히 말을 했다.

 “ 대형프로젝트 맡았다는 거 진성혁 회사였어. 구 냉혈약혼자. 그런데 오늘 우리 사무실에 그 사람 온 거 보고 저번 보닛 사건 따지는 줄 알고 나 진상 부렸다”

 “으악~ 듣는 그것만으로도 끔찍하다. 정말 악연인가 봐. 그 일 할 수 있겠냐?”

 “나 회사 관둬야 할까 봐”

 서하는 망연자실한 목소리로 바람 빠진 풍선 인형처럼 회의실 의자에 묻히듯 주저앉았다.

 울고 싶었다.

 그런데 무슨 대기업 사장이 이런 프로젝트 하나에 왜 행차를 하고 그러는 거야?

 원래 그런가? 몰라 이 일 하면서도 자주 보게 되는 거 아니야 불안한 느낌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떨쳐버리려 스프링처럼 의자에서 튕겨 벌떡 일어났다.

 “안 되겠어. 어떻게든 이번 일 딴 사람이랑 바꾸든지 해야지”

 “이미 네가 프로젝트 책임자로 인사까지 했다면서 너희 대표가 바꿔주겠어. 신뢰 떨어지게……”

 “그렇지 그런 거지. 내가 회사 관두는 거 밖에는 답이 없는 거지”

 세상에 미련을 다 내려놓은 듯이 다시 풀이 죽어 서하가 회의 의자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냥 뻔뻔하게 나는 아무것도 몰라요. 공은 공 사는 사로 밀어붙여. 너 그거 특기잖아.”

 아군이 적군인 건지. 이게 욕인지. 칭찬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지은의 말에 순간 솔깃했다.

 ‘공은 공 사는 사’

 “지은아~! 고마워. 일은 일인 거야. 일만 하면 되는 거잖아. 역시 넌 멋진 커리우먼이야”

 지은이 못 말린다는 목소리로 말했다.

 “됐거든. 본인 디자인도 뺏기는 못난 친구에게 최대에 찬사인 거 같다. 우리 팀장이 딴 부서로 옮기기만을 바란다오~”

 “구 냉혈약혼자 잘 타도해봐. 그럼~~바이”

 

 지은과 통화를 끊고 서하는 회의실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다.

 두 손에 빡 힘을 주고는 회의실을 나서려는데 회의실을 두리번거리던 김 실장이 서하를 발견하고는 회의실 문을 열고 인사를 했다.

 그녀는 얼떨결에 따라 인사를 하는데 ‘불안하게 저 사람은 왜 날 찾아.’

 조금은 경계하는 그녀의 안색을 봐서인지 김 실장은 두 손바닥을 들어 보이고는 말했다.

 “다름이 아니라 저번에는 죄송했습니다.”

 시큰둥하게 체념하고는 사과를 받았다.

 “아니에요. 제가 실수한걸요.”

 “그걸로 사장님이 괴롭히지 않도록 제가 최대한 노력해 보겠습니다.”

 이건 또 무슨 소리지.

 “사장님이 뭐라고 말 하셨길래요?”

 눈을 가늘게 뜨고 김 실장에게 한발 다가가 다그쳐 물으니, 나에 행동에 당황한 김 실장이 더듬더듬 말을 이었다.

 “딱히 말씀하신 것은 없지만 예전 인연도 있으신데 사장님이 이번 일로 힘들게 하는 일은 최대한 막아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에서 말씀 드리는 겁니다. 딴 뜻은 없습니다. 오해하지 마십시오”

 ‘아, 날 기억하는구나.’ 5년전의 나를 기억하는 것만으로도 싫었다.

 정말 내 인생에서 지우고 싶었던 가장 나답지 않게 살았던 그때가 이상하게 5년 만에 진성혁을 만나게 되면서 계속 생각나는 상황이 만들어져 피하고 싶었다.

 “걱정하지 마세요. 일은 일이니까요. 사적인 이야기나 염려는 하지 않아 주셨으면 합니다.”

 나는 무표정한 얼굴로 김 실장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바쁘다는 핑계를 대고 사무실 자리로 돌아왔다.

 30분 정도가 흐른 뒤에 진성혁이 사무실에서 나오자 이 대표가 그녀를 찾았다.

 이 대표와 나는 일은 담당자들 간에 연락으로 조만간 자리를 만들어 협의하겠다는 말을 건넸다.

 김 실장과의 대화 후 나에 표정은 5년 전 그때와 같았다.

 눈도 마주치지 않고 형식적인 말만 하니 시선이 따가웠다.

 그러고 싶지 않았지만, 나의 방어기전은 진성혁을 대하는 것이 부담스러웠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가장 아픈 곳을 들어내어 헤집는 것 같았다.

 그래서일까 더 피하고 싶었다. 그때는 싫었지만 할 수밖에 없던 영혼 없는 행동들을 자신도 모르게 되풀이하고 있었다. 이미 그녀의 상념은 그때 그 시점,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생기 있던 회의실에서의 그녀가 잠깐 사이에 예전과 같은 표정과 행동을 하는 것을 알아차리고 성혁은 당황스러웠다.

 몸만 자신에 앞에 있고 무표정한 그녀를 보니 거슬렸다.

 ‘30분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자꾸 나아가는 생각에 그녀를 뚫어지라 쳐다보았지만, 눈도 마주치지 않으려는 그녀를 뒤로하고 가는 것이 영 꺼림칙하여 어떻게든 자신과 눈을 맞추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대표님. 계약에 관련된 건 저희 쪽 사람을 보내겠습니다. 그리고 좀 전 말씀 드렸듯이 회사에서 진행하는 중요한 프로젝트라서 담당 팀장님과 좀 더 이야기를 나누었으면 합니다.”

 “네 그러시지요. 알겠습니다.”

 이 대표는 최대한 예의 바르게 잘하고 오라고 눈짓으로 말하고는 최대한 공손하게 그에게 인사를 했고 진 사장이 자리를 옮기자는 말과 함께 회사를 나서자 나는 마지못해 따라나 섰다.

 따라나서는 것이 힘겨웠다. 어깨는 더 무거웠고 어깨에 곰들은 진성혁만큼이나 기세 등등 해졌는지 만성 어깨 통증이 더 심해지는 거 같았다.

 김 실장이 뒤따르니 흉흉한 기운으로 성혁이 고저 없이 말했다.

 “김 실장은 차에서 기다리지”

 뒤늦게 눈치 챈 김 실장은 알겠다는 말과 함께 인사를 하고 빠르게 사라졌다.

 

 그가 가까운 커피숍으로 가자는 말에 서하가 신입사원부터 단골인 근처 커피숍으로 향했다.

 서하는 최대한 그를 의식하려 하지 않았지만, 그와 나란히 걸으면서 살짝 스친 팔만으로도 온몸에 신경이 곤두섰다.

 가까운 거리라고 생각했지만 걷는 한걸음 한걸음이 더디다는 생각을 하며 둘만 있는 것이 너무나 어색했다.

 '참 신경 쓰이는 남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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