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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영혼치기
작가 : 골드보이
작품등록일 : 2018.11.4

부딪히면 몸이 바뀌는 세상. 남의 몸을 욕망하는 사람들. 그리고 영혼치기.

 
30. 진우
작성일 : 18-12-18 20:08     조회 : 232     추천 : 1     분량 : 43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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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우는 갑자기 가벼워진 몸에 적응하려 애쓰며 현정을 따라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갔다. 쿨럭쿨럭, 익호의 몸을 하게 된 수창이 가끔씩 기침을 했다.

 

 “수창아, 괜찮아?”

 

 현정이 걱정스레 물었다.

 

 “제가 업고 내려갈까요?”

 

 진우가 덧붙였다.

 

 “괜찮아요. 리터너들은 정신력으로 몸의 한계를 어느 정도는 극복할 수 있거든요.”

 

 진우는 익호의 몸속에 들어가 있을 때 걷는 것조차 힘들었는데 확실히 수창은 그 정도까지 힘겨워 하지는 않는 것 같았다.

 

 

 

 “타요, 좀 지저분하지만.”

 

 현정이 뒷좌석에 있던 쇼핑백과 책을 한쪽으로 치우고 수창이 앉는 걸 도와주었다. 그 사이 진우는 조수석에 앉았다.

 

 “수창아, 어디로 가면 돼?”

 

 현정이 운전석에 올라타며 물었다.

 

 “여기서 가까워요. 주소 불러드릴게요.”

 

 현정은 내비게이션에 수창이 불러주는 주소를 입력했다. 차가 출발했고 세 사람은 긴장해서인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십분 후, 그들은 자그마한 5층 건물 앞에 도착했다.

 

 “여기 지하에 밴드 녹음실이 있는데, 제 작업실로도 쓰고 있어요.”

 

 수창이 차에서 내리며 말했다.

 

 “별장 위치를 알아내는데 얼마나 걸릴까요?”

 

 진우가 물었다.

 

 “두 시간이면 충분할 거예요. 집중하면 더 빨리 끝날 수도 있구요.”

 “그럼 두 시간 후에 이쪽으로 올까요?”

 “네. 제가 일 끝나고 진우 형한테 연락드릴게요. 형이라고 불러도 되죠?”

 “그럼요. 근데 제가 핸드폰이 없는데...”

 “걱정 마세요. 저한테 하나 더 있어요. 업무용이랄까. 작업실 안에 있으니까 잠깐 내려와서 가져가세요.”

 

 진우와 현정은 수창을 따라 계단을 내려갔다.

 

 

 

 작업실은 완전한 암실이었다. 수창이 익숙한 듯 벽에 있는 스위치를 켜자 희미한 백열등이 들어왔다. 벽 쪽으로는 드럼과 전자피아노, 기타, 베이스 등이 놓여있었고, 유리벽으로 된 방은 조정실인 듯 안에 콘솔이 있었다. 수창은 콘솔 룸으로 들어가 핸드폰을 꺼내왔다.

 

 “여기요. 패턴 안 걸어놨으니까 마음껏 쓰세요.”

 

 수창이 진우에게 핸드폰을 건넸다.

 

 “고마워요, 수창씨.”

 

 진우가 핸드폰을 받아들며 말했다.

 

 “끝나는 대로 연락드릴게요. 아, 제 번호는 거기 1번으로 저장돼 있긴 한데, 작업할 때는 제가 전화를 못 받거든요.”

 “네, 연락기다리고 있을게요.”

 “그래, 수창아. 힘내.”

 

 현정이 수창의 어깨를 두드렸다. 수창이 잔뜩 주름진 얼굴로 빙긋 웃었다. 그 모습을 본 진우는 한 사람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건 결국 외모가 아닌 내면이라는 걸 새삼 깨달았다.

 

 

 

 진우와 현정은 수창을 작업실에 남겨두고 밖으로 나와 차에 올라탔다.

 

 “진우씨는 제 오피스텔에 가 있는 게 나을 것 같아요.”

 “저도 병원에 같이 갈게요.”

 “아까 그 덩치 큰 놈이 병원에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그러니까 더 같이 가야죠.”

 “네?”

 “그놈이 현정씨는 봤지만, 전 못 봤잖아요.”

 

 진우는 수창을 흉내 내어 빙긋 웃었다.

 

 “그래도...”

 “현정씨 혼자서는 위험해요.”

 “그래요, 그럼 같이 가요.”

 

 두 사람은 함께 현정의 차에 올랐다. 현정이 시동을 걸자 라디오가 켜졌다. 교통방송이었다.

 

 “라디오 끌까요?”

 

 현정이 라디오의 볼륨을 줄이며 물었다.

 

 “아뇨. 뉴스라도 듣죠.”

 “그래요.”

 

 현정이 라디오 채널을 돌리려하는데, 진우가 그녀의 손등을 감싸며 말했다.

 

 “얼른 출발시켜요. 제가 할게요.”

 

 현정이 그를 보고 살짝 미소를 짓더니 액셀을 밟았다. 저건 틀림없이 현정 내면의 미소일 거라고, 진우는 생각했다.

 

 

 

 “고마워요, 현정씨.”

 

 차가 빨간 신호에 걸렸을 때, 진우가 현정에게 말했다. 현정이 핸들을 잡은 채로 진우를 보았다.

 

 “지금은 그런 거 생각하지 말자구요. 우리들 몸 찾고 나서 진우씨가 저한테 맛있는 거 사주는 걸로 해요. 알았죠? 더 이상 고맙다는 말은 금지하는 걸로. 아, 미안하다는 말도요.”

 “알았어요. 정말 고마워요.”

 

 금세 고맙다는 말을 하는 진우에게 현정이 장난스럽게 눈을 흘기다가 심각해진 얼굴로 말했다.

 

 “놈이 아직도 병원에 있을까요?”

 “글쎄요. 놈은 없을지 몰라도 일당은 있다고 생각해야겠죠?”

 “이럴 줄 알았음 모자라도 쓰고 나올 걸 그랬어요.”

 “미안해요. 제가 생각했어야 하는데...”

 “또! 미안하다고 한다.”

 

 현정의 타박에 잠시 두 사람이 웃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함께 웃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니, 진우는 그저 감사할 뿐이었다.

 

 “어쨌든 부딪혀 봐야죠. 거의 다 왔네요.”

 

 병원 주차장으로 들어가는데 라디오에서 뉴스속보가 흘러나왔다.

 

 - 뉴스 속봅니다. 오늘 저녁 여덟시 반 경 김익호 미르그룹 회장이 입원해있던 비산 병원에서 신원을 알 수 없는 여인에게 납치되었다고 합니다. 김익호 회장은 췌장암으로 건강이 매우 악화된 상태로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할 경우 사망할 수도 있는 상태입니다. 김익호 회장을 납치하는 장면을 목격하셨거나 김익호 회장을 보신 분은 경찰이나 저희 방송국, 또는 미르그룹 비서실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비서실 연락처는 02 - 3287 - 066*이며 미르그룹 홈페이지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진우는 굳은 얼굴로 현정을 보았다. 현정도 놀란 얼굴로 진우를 보았다. 현정은 재빨리 핸들을 꺾어 주차구역에 차를 세웠다. 끼익, 하는 소리를 내며 차가 멈췄다.

 

 “방금... 납치당했다고 한 거예요?”

 

 현정은 여전히 믿을 수 없다는 얼굴이었다.

 

 “맞아요.”

 

 익호는 경찰과 언론에 ‘김익호 회장’이 납치당했다고 터뜨렸다. 진우는 익호의 큰 그림을 파악하려 노력하며 짧게 대답했다.

 

 “경찰이 CCTV를 확인할 텐데, 그 상황이 납치로 보일까요?”

 “제가 현정씨한테 완전히 몸을 의지하고 있었으니까, 4층이나 1층의 화면만 보면 그렇게 보일지도 모르죠. 그렇지만 김익호 회장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어차피 그게 아닐 거예요.”

 “그게 아니라면...”

 “제가 경찰에 신고하지 못하게, 그리고 김익호 회장이 영혼치기를 했다는 사실을 언론에 폭로하지 못하게 선수를 친 거죠.”

 “그래도 경찰에 신고하는 건 가능하지 않을까요? 바뀐 사람이 김익호 회장이라는 것만 증명하면 되니까.”

 “그게 그렇게 쉽지는 않을 것 같아요. 그놈들이 지문도 다 지워놨거든요.”

 “그럼 DNA 검사라도 해야죠!”

 “경찰이 그렇게까지 적극적으로 나설까요? 자칫하다간 시간만 잡아먹는 일이 될지도 몰라요.”

 

 현정은 분한 듯 입을 일자로 꼭 다물었다.

 

 이건 김익호 회장이 진우에게 던지는 미끼였다. 독이 든 바늘이 숨겨졌다는 걸 알면서도 물지 않을 수 없는 미끼. 만약 진우가 미르그룹 비서실로 연락을 한다면 익호가 있는 곳으로 갈 수 있을 것이다. 남은 48시간의 시간동안 진우를 가둬둘 속셈이겠지. 그럼에도 진우는 익호가 있는 별장으로 가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의 몸을 되찾을 수 없으니까.

 

 “어쩌죠?”

 

 현정이 걱정스런 얼굴로 물었다.

 

 “얼른 병원에 들어가 봐요. 저는 수창씨한테 가봐야 할 것 같아요. 자칫하다가는 위험할 상황에 처할 수도 있으니까요.”

 “경찰이 발견하면 수창이를 데려갈 수도 있겠네요.”

 “맞아요. 미안해요, 같이 가주지 못해서요.”

 “전 괜찮을 거예요. 아, 참.”

 

 현정이 자신의 지갑에서 만원짜리 두 장을 꺼내 진우에게 주었다.

 

 “미안해요. 현정씨한테 자꾸 신세만 지고...”

 

 쉿, 현정이 검지를 뻗어 진우의 입술을 살며시 눌렀다. 진우가 그 손을 가만히 잡았다. 그리고 현정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췄다. 두 사람 사이에 잠시 어색한 기류가 흘렀다. 진우는 자신의 볼이 붉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참, 무슨 일 있음 저한테 연락주세요. 현정씨 전화번호 좀 불러봐요.”

 

 진우는 어색함을 떨쳐내듯 주머니에서 수창이 준 핸드폰을 꺼내며 말했다. 현정이 또박또박 자신의 번호 - 윤전의 핸드폰 번호 - 를 불렀고, 진우는 그 번호로 현정에게 전화를 걸었다.

 

 “됐어요. 진우씨도 무슨 일 생기면 저한테 바로 연락주세요.”

 “정말 조심해야 돼요.”

 “알았어요. 진우씨도요.”

 

 두 사람은 차에서 내려 각기 다른 방향으로 향했다. 현정은 병원 안으로 들어가고, 진우는 병원 정문을 빠져나갔다.

 

 도로변으로 나온 진우는 빈 택시를 타고 수창의 작업실로 향했다. 그리고 수창에게 전화를 걸었다. 작업을 할 때는 전화를 꺼놓는다고 했지만 혹시나 해서였다. 역시 전화는 꺼져 있었다.

 

 작업실 앞에 내린 진우는 계단을 단숨에 내려가 철문을 두드렸다. 하지만 안에서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몸 주인의 기억을 스캔하는 일은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일이니 빛도 소리도 새어 들어오지 않는 곳에서 하는 거겠지.

 

 작업실 앞에서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진우는 계단에 쪼그리고 앉았다. 그리고 현정에게 전화를 걸었다. 별일 없이 자신의 몸을 찾았는지 궁금했다. 그런데 신호만 갈뿐 전화를 받지 않았다. 뭔가 안 좋은 일이 일어난 것 같다는 예감에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역시 혼자 보내지 말 걸 그랬어.

 

 진우는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려 애쓰며 다시 전화를 걸었다. 한참 동안 신호가 가고, 기계음이 들릴 때 즈음 전화가 연결됐다.

 

 “현정씨?”

 

 진우가 다급하게 외쳤다.

 

 “넌 누구지?”

 

 수화기 너머에서 들려온 건 현정의 목소리가 아니었다. 그것은 인간의 목소리라기보다 파충류의 그것이라고 하는 편이 더 어울릴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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