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게임판타지
저 전직하면 안될까요
작가 : 김트리
작품등록일 : 2018.11.7

"아빠..."

얼마 걷지도 않았는데도 거친 숨을 몰아쉬던 그레이스가 아버지를 불렀다.

"왜그러니? 그레이스?"

"있잖아요. 아빠. 혹시... 혹시말이예요. 내가 죽으면 아빠는 어떻게 할거에요?"

그레이스에게 '죽음'은 이제 받아들여야 할 당연한 운명같은 존재였다.

죽는건 무섭지 않다.

......

"그레이스, 그거 아니? 세상에는말이야. 정말 많은 언어가 있고, 정말 다양한 단어가 있단다. 하지만 그 어떤 언어에도 존재하지 않는 단어가 있단다. "

"그 어떤 언어에도 존재하지 않는 단어...?"

"그래. 그건 바로 자식을 먼저 보낸 부모들을 부르는 호칭이란다.
세상 그 어떤 단어도, 그 어떤 소리도 자식을 잃은 부모의 심정을 표현할 수 없었단다.
그 슬픔의 깊이를 말로 표현한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일이었겠지."

메인 크리퍼는 자신의 앞에 있는 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무서워하지 말거라. 이 아빠가 널 보고있을테니. 아빠가 말 했지? 이건 끝이 아니라 시작일거라고..."

이야기를 마친 그레이스의 아버지는 터벅터벅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

그레이스의 옆에 있던 그레이스의 모자가 바람을 타고 멀리멀리 날아갔다.

그리고 날아가는 모자를 향해 손을 뻗은 그레이스는 자신의 손가락이 끝에서부터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걸 깨달았다.

그레이스는 오벨리스크가 있는 방향으로 몸을 돌렸다.

"다녀오겠습니다."

사라져가는 손을 흔들며 그레이스는 환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내면을 보는 눈
작성일 : 18-12-18 19:56     조회 : 323     추천 : 0     분량 : 3751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

 

 

 "제 이야기는 여기까지 입니다. 그럼 이제 그레이스양이 답해주실 차례군요."

 

 조심스럽게 차 한모금을 들이킨 노인이 그레이스의 눈을 바라보았다.

 

 깊고 잔잔한 호수처럼 노인의 눈은 평화로운 빛을 간직하고 있었지만, 그레이스는 그 깊은 호수의 밑바닥에 숨어 있는 맹수의 눈빛을 알고 있었다.

 

 "아카네 여신을 만나셨습니까?

 

 노인의 반복된 질문

 

 그레이스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사실대로 말하는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노인의 질문의 의도가 명확하지 않은 이 시점에서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털어놓기에는 어딘가 꺼림직했다.

 

 혹시라도 위험하다고 판단 되면 아까 전 폰틴처럼 몸이 두동강 나서 죽을지도 모른다.

 

 게다가 만났다고 하는것보다 만나지 않았다고 하는게 이야기도 더 빨리 끝날듯 싶은 생각이 들었다.

 

 

 

 "아뇨."

 

 그레이스가 호흡을 짧게 가다듬고는 간략하게 대답했다.

 

 거짓말을 할 수록 말과 표정은 신중해야 하는 법

 

 그레이스는 최대한 말을 아끼기로 결심했다.

 

 

 "그렇습니까?"

 

 짧게 말을 받은 노인이 자리에서 일어나 다시 안쪽에 있는 작은 방으로 향했다.

 

 그리고 그런 노인의 행동에 그레이스의 이마에는 식은땀이 송이송이 맺히고 있었다.

 

 

 '어떡해~ 거짓말한거 티났나?'

 

 그레이스가 한 말은 딱 두글자였다.

 

 누구한테 거짓말한게 들킬 만한 문장도 아니었으며, 음이 떨리거나 하지도 않았기에 들킬 일은 없었지만 그럼에도 그레이스는 괜스레 걱정이 되었다.

 

 

 

 

 

 5분 정도 시간이 지났을까

 

 그레이스는 발끝부터 찌릿찌릿 저려오는 감각에 겹쳐 놓은 양 발을 비비적 거렸다.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안쪽의 작은 방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낸 노인의 손에는 하얀 그릇 2개가 들려 있었다.

 

 보통 생각하는 밥공기보다는 큰 사이즈의 그릇

 

 노인은 그레이스의 앞에 하나를 내려놓았다.

 

 "이건...."

 

 그레이스는 그릇 안쪽을 보고는 침을 꼴깍 삼켰다.

 

 그곳에는 알록달록하게 수놓은 각종 채소들과 먹음직스럽게 익은 동그란 계란이 그 예쁜 자태를 뽑내고 있었다.

 

 거기다가 화룡점정을 찍은 붉은 고추장은 그레이스의 침샘을 자극하고 있었다.

 

 

 "입에 맞으셨으면 좋겠군요. 동쪽에 있는 제 고향의 전통 음식입니다.

 고추장과 계란을 밥에 골고루 비벼 드시면 더 맛있게 드실 수 있을 겁니다."

 

 노인이 그레이스를 보고는 부연설명을 했다.

 

 아마 그레이스가 이 음식을 처음 접해 보았다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하지만 그레이스가 이 음식을 모를리가 없었다.

 

 

 - 비빔밥

 

 

 노인의 고향음식이라는 음식은 분명 비빔밥이었다.

 

 

 

 

 "그럼 앞으로는 어쩔 계획이십니까?"

 

 자리에 앉은 노인이 그레이스에게 물었다.

 

 "어쩌다니요?"

 

 능숙한 손놀림으로 열심히 밥을 비비고 있던 그레이스가 되물었다.

 

 "스타티니티에 있다는건 모험을 시작하신지 얼마 지나지 않으신 모험가시란 소린데,

 앞으로 모험 계획. 예를들면 전직 같은거 말이죠. 하고 싶은 직업에 따라 목적지가 달라지니 말이죠."

 

 노인의 말을 들은 그레이스가 생각은 더듬었다.

 

 "아!"

 

 그리고는 오늘 지도를 살피면서 여관과 마찬가지로 하나도 보지 못했던 필수 건물이 떠올랐다.

 

 각 직업으로 전직시켜 주는 전직교관들 그리고 그 교관들이 지키는 전직소

 

 그 중요한 NPC들과 건물들이 이곳에는 없었다.

 

 아니 그보다 애초에 이 게임에 무슨 직업들이 있는지도 그레이스는 알 수 없었다.

 

 

 

 "혹시 아직 못정하신 겁니까?"

 

 당황한듯한 그레이스의 효과음을 들은 노인이 물었다.

 

 "전직....."

 

 지금 당장 전직하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1주일 정도 뒤에는 어찌됐든 전직을 해서 현실세계로 나갈 생각이었다.

 

 현실 세계로 나갈 수 있을지, 무사히 돌아갈 수 있는건지

 

 그런 걱정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지만, 아빠가 보낸 반 쯤 깨진 메시지가 그레이스에게 용기를 주었다.

 

 

 

 현실 세계로 돌아간다면, 아빠한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벌써부터 산더미처럼 많았다.

 

 폴짝폴짝 제자리에서 점프를 한 것.

 

 벌컥벌컥 생수병으로 병나발을 분 것

 

 깡충깡충 뛰어다니는 토끼를 쓰다듬은 것

 

 남들이 생각하기에 별 것 아닌 경험이 그레이스에겐 세상을 다 가진듯한 행복이었다.

 

 아빠한테 전부 자랑하고 나면 이어서 더 플레이하고 싶다고도 꼭 말하고 싶었다.

 

 

 

 "할아버지 이도류! 이도류 쓰는 근접 직업이 뭐예요?"

 

 이왕 전직을 할거면 가장 익숙하면서 재밌게 즐겼든 클레스로 전직하고 싶었다.

 

 'Overmind' 에서 이도류을 사용하는 직업은 '검투사' 라는 클레스였지만 그거야 게임이 이름 붙이기 나름이니 말이다.

 

 

 욕심이거나 특혜일지도 모르겠지만 아빠한테 부탁해서 곧바로 그 뒤 내용을 이어서 플레이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역시 아무 직업이나 막 고를 수는 없었다.

 

 

 "이도류라... 그렇다면 역시 도적 아니겠습니까?"

 

 노인이 잠시 생각을 하더니 약간은 자신 없는 듯한 말투로 대답했다.

 

 "아뇨. 할아버지, 그런 쪼그만 단도 말구요. 할아버지 허리에 찬 것 같은 장검을 두자루 휘두르는 직업이요"

 

 "장검을 두 자루 휘두르는 직업이라...."

 

 노인은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음.... 제가 아는 한 범주 안에서는 떠오르는 직업이 없군요.

 필요하다면 두 자루를 들 수야 있겠지만, 그에 특화된 기술이나 검술이 없으면 그건 오히려 패널티가 되겠지요."

 

 노인의 말을 들은 그레이스는 실망감을 숨길 수가 없었다.

 

 당연히 있으리라 생각했던게 없을 때의 실망감이란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이었다.

 

 

 

 

 "이야기를 꺼내고 답변을 못드려 죄송하군요.

 하지만 그 물음에 저보다 더 잘 답해줄 사람을 알고 있습니다."

 

 그렇게 말한 노인이 주머니에서 꾸깃꾸깃한 종이 한장을 꺼내 무언가를 적더니 그레이스에게 건넸다.

 

 종이를 받아 든 그레이스의 눈에 보인것은 어딘가의 위치가 표시 된 지도였다.

 

 그리고 지도의 뒤에는 싸인으로 보이는 날림글자가 쓰여 있었다.

 

 

 "동쪽길을 쭉 따라 가다보면 < 초록 정원 : 리베라 > 라는 마을이 나올 겁니다.

 그곳에 있는 '라제스' 에게 찾아가 이걸 보여 주면 그가 더 많은 정보를 줄 겁니다."

 

 

 종이를 건넨 노인은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대화를 계속 이어가는 그 사이에 대체 언제 식사를 마친건지 노인의 그릇은 이미 깨끗하게 비워진 상태였다.

 

 그레이스는 아직 비빔밥을 입에 넣어보지도 못했는데 말이다.

 

 

 

 "피곤하실텐데, 오늘 이 집에서 푹 쉬다 가시길.

 필요하다면 며칠 더 머무셔도 상관 없습니다.

 아~ 그리고 음식은 냉장고에 더 있으니 마음껏 드셔도 됩니다."

 

 노인이 주머니에 있던 방 열쇠를 그레이스의 앞에 내려놓았다.

 

 열쇠고리도 없는 초라한 열쇠였다.

 

 "에? 할아버지 어디 가시는거예요?"

 

 현관을 향해 걸음을 옮기고 있는 노인을 보며 그레이스가 물었다.

 

 "이 노인네가 방에 있으면 편히 주무시지 못하지 않겠습니까. "

 

 그렇게 말한 노인이 그레이스를 향해 가벼운 미소를 지어 보냈다.

 

 인자하고 따스한 그런 미소였다.

 

 "그대의 모험에 티안님의 축복이 함께 하기를..."

 

 한걸음 다가온 노인이 그레이스에게 악수를 청해왔다.

 

 그레이스는 노인의 손을 양 손으로 꼭 감싸 쥐었다.

 

 

 

 ---------------------------------------------------------------

 

 < 정의의 신 '티안'의 기사 '반-아스트라스'의 가호가 느껴집니다. >

 

 - 정의의 신 '티안'을 섬기는 이들에게 우호도가 상승합니다.

 

 - 행운이 영구적으로 10 상승합니다.

 

 - 반-아스트라스와의 우호 관계가 파기되기까지 지속됩니다.

 

 ----------------------------------------------------------------

 

 

 

 

 맞잡은 손을 놓은 노인은 그대로 현관문을 열었다.

 

 "부디 악신에게 먹히지 마십시오....."

 

 그레이스의 귀를 관통한 노인의 낮고 무거운 한마디

 

 그레이스는 놀란 고양이 눈으로 현관문을 바라보았다.

 

 

 ......

 

 

 노인은 이미 그곳에 없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34 미궁의 강자를 만났습니다. 2018 / 12 / 31 324 0 3592   
33 문답무용 2018 / 12 / 30 320 0 3842   
32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 2018 / 12 / 28 323 0 5354   
31 발자국을 따라서... 2018 / 12 / 27 327 0 4107   
30 귀여운 강아지를 만났습니다. 2018 / 12 / 26 320 0 5483   
29 팔라리스의 황소 2018 / 12 / 24 338 0 5269   
28 이악치악! 2018 / 12 / 21 325 0 4590   
27 무기를 구하고 싶어요! 2018 / 12 / 20 341 0 4627   
26 여신의 그림자를 쫒는 자 2018 / 12 / 19 346 0 4378   
25 내면을 보는 눈 2018 / 12 / 18 324 0 3751   
24 신탁을 쫒는 자 2018 / 12 / 12 315 0 4941   
23 월하의 춤추는 창과 검 2018 / 12 / 10 330 0 4202   
22 수수께끼의 노인을 만났습니다. 2018 / 12 / 7 310 0 3548   
21 피곤해졌습니다. 2018 / 12 / 6 347 0 3624   
20 벌과 상 사이 2018 / 12 / 5 339 0 2941   
19 해방의 날 2018 / 12 / 4 332 0 4028   
18 흑기사와 파랑의 마법사 2018 / 12 / 3 333 0 4339   
17 화났습니다. 2018 / 11 / 30 340 0 3151   
16 갇혀버렸습니다. 2018 / 11 / 29 345 0 3600   
15 첫 퀘스트 완료 했습니다? 2018 / 11 / 28 332 0 4146   
14 주문은 여신입니까? 2018 / 11 / 27 338 0 3157   
13 오해받았습니다. 2018 / 11 / 26 338 0 3802   
12 똑! 똑! 계세요? 2018 / 11 / 25 312 0 3897   
11 밟아버렸습니다. 2018 / 11 / 24 333 0 3577   
10 반지를 부탁받았습니다. 2018 / 11 / 23 349 1 4704   
9 거절했습니다. 2018 / 11 / 22 353 0 3198   
8 여신님을 만났습니다. 2018 / 11 / 21 345 1 6483   
7 첫 퀘스트 받았습니다. 2018 / 11 / 20 314 0 3849   
6 소심했습니다. 2018 / 11 / 19 320 1 4051   
5 시작했습니다. 2018 / 11 / 11 318 1 5103   
 1  2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메즈- 꿈의 속삭
김트리
채널 스트림(Ch. S
김트리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