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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King's Road
작가 : Xien
작품등록일 : 2018.11.2

왕도(王道)란 무엇인가? 왕이 될 자는 누가 선택하는 것이고 누가 그 길을 것는 것인가?

강대국 리엔왕국에서 소리없는 왕권 쟁탈전이 벌어진다.
과연 왕이 되는 자는 누구인가?

 
25화
작성일 : 18-12-17 20:03     조회 : 312     추천 : 0     분량 : 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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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일… 이라니요?”

 

  “체칠리아가 마법의 힘을 얻은 것 말이다. 그 여자가 우리 마을에 왔을 때 촌장을 비롯한 여러 마을 사람들은 그녀를 마을에 들이는 것을 반대했어. 딱 보기에도 뭔가 구린 구석이 느껴졌지. 우린 그녀에게 마을을 속히 떠나줄 것을 요구했고, 그녀는 딱히 그에 대한 대답은 하지 않았지만 더 이상 대로변에 나타나지 않았어. 우린 그때 그녀가 떠난 줄 알았단다. 아…. 그때 우리가 너무 안일했어. 우리가 안심하고 있었을 때 그 어린 것에게 다가갔을 줄이야! 체칠리아 말이야. 어느 날 마을 어린애들 입에서 체칠리아가 요상한 힘을 쓴다는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단다. 난 그 이야기를 듣고 부리나케 그 아이의 집으로 찾아갔지. 그랬더니 그 소문이 사실이지 뭐냐. 나는 그녀의 부모에게 이일이 절대 마을 밖으로 새어나가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지. 나도 그때는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정확한 이유를 알 수 없었지만 막연히 그런 느낌이 들었어. 하지만 말은 천리 길을 간다고 하듯이 소문은 금방 마을 밖 도시로 퍼졌고, 가을이 지나기 전에 귀족이란 작자들이 찾아왔단다. 체칠리아를 입양시키라는 말도 안 되는 요구를 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그 말도 안 되는 요구를 우리 같이 힘없는 사람들은 거절할 수가 없었다. 웃으면서 제 딴에는 좋은 말로 포장을 했지만 사실 거의 협박이나 다름없었어.”

 

  이미 체칠리아에게 들은 내용이었지만 벨 할아버지에게서 들으니 더욱 충격적으로 느껴졌다.

 

  “그 뒤에 체칠리아의 부모님은 화재로 돌아가셨다고 들었어요.”

 

  스케리브의 말에 벨 할아버지는 콧방귀를 뀌었다.

 

  “어림없는 소리! 다른 사람들은 그렇다고 해도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단다. 그래, 그날이 아주 생생하게 떠오르는구나. 추적추적 가을비가 내리던 날이었지. 온종일 내리는 비에 난 바다에도 나가지 못하고 집안에서 창밖만 바라보고 있었단다. 그러다 마침 페넬리아에게 바느질감을 맡긴 것이 생각이나 집을 나섰단다. 아, 페넬리아가 체칠리아의 어머니야. 페넬리아네 집은 마을 어귀에 있기 때문에 난 큰 대로변을 따라 한참을 걸어야했지. 그런데 생전 처음 보는 마차가 길가에 여러 대가 서있지 뭐겠니? 한눈에 봐도 고급스러운 그런 비싸 보이는 마차였단다. 뭐, 난 그때까지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지. 그저 ‘어디 고귀하신 귀족 나으리가 빗길에 잠시 쉬어가나보군.’이라고 생각했으니까. 페넬리아네 집에 가서 바느질감을 찾고 잠시 그 집에 앉아 차를 마시며 이야기 몇 마디 나누고 해가 저물 때쯤 페넬리아의 집에서 나설 때였어. 아까 대로변에서 본 마차 중 한 대가 저기 멀리 세워져 있는 것이 보였지. 그리고 어떤 남자가 무언가를 탐색하듯 이곳저곳을 살피더군. 난 그때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 아! 그때 내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챘으면 좋았을 것을…. 그리고 그날 밤 페넬리아의 집에 화재가 난거야. 마을 사람들은 안타깝지만 늘상 있었던 그런 사고로 여겼지만, 난 그 소식을 듣고 순간 그 마차와 수상한 사람의 모습이 섬광같이 머릿속에 떠올랐지. 어부의 감은 무시하지 못하는 법이거든. 항상 목숨을 내놓고 바다에 나가니 육감이 발달한다는 말이지. 난 내 감을 아직도 믿는단다. 결코 그날의 화재와 수상한 마차와 사람들은 무언가 연관이 있을 거야.”

 

  벨 할아버지의 말을 들은 스케리브는 저도 모르게 소름이 온몸에 돋았다.

 

  “그렇다면…. 누군가 고의로 체칠리아의 부모님 집에 불을 질렀다는 말인가요?”

 

  “그래, 내 생각이 바로 그거란다. 체칠리아도 그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계속 자신의 부모의 행방을 수소문하고 있지. 화재현장 어디에서도 체칠리아의 부모의 시신을 발견할 수 없었거든.”

 

  스케리브는 한동안 충격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다. 한 어린아이의 힘을 취하기 위해 그녀의 부모를 살해한 일이라니…. 불현 듯 자신의 아버지가 해준 말이 기억났다.

 

  ‘레널드. 너는 절대 권력에 지배당하지 말거라. 권력에 사람이 지배당하면 그 사람은 그 어떤 끔찍한 일도 서슴치않고 저지르게 될 것이다.’

 

  벨 할아버지의 이야기의 정황상 체칠리아의 힘을 독점하기 위해 그녀의 부모를 그녀를 입양한 귀족이 죽였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뒤에선 그녀의 부모를 죽이고 앞에서는 그녀의 부모행세를 하다니, 생각만 해도 몸서리쳐졌다.

 

  “보통 귀족들처럼 이름 있는 가문들의 사람들의 마차에는 그 가문의 표식이 있어요. 벨 할아버지. 혹시 마차에서 어떤 표식을 보지 못하셨나요?”

 

  벨 할아버지는 힘없이 고개를 저었다.

 

  “불행하게도. 난 그때 대수롭지 않게 그 마차를 보았기 때문에 거기에 어떤 문양이 있었는지 기억하지 못한단다. 그저 흑단처럼 아주 새까맣고 그 테두리에 금박을 입힌 화려한 마차라는 것 밖에는 생각이 나질 않아.”

 

  그 말에 스케리브도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하긴 벨 할아버지가 그 문양을 똑똑히 기억했다면 지금까지 체칠리아가 자신의 부모를 애타게 찾고 있지도 않았을 것이다. 스케리브와 벨 할아버지 사이에서 무거운 침묵이 어느 정도 지난 후 벨 할아버지는 언제 그랬냐는 듯 유쾌하게 이곳 델마리노에서의 생활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스케리브도 체칠리아의 우울한 과거의 이야기를 애써 잊으려 벨 할아버지의 이야기에 웃고 떠들었지만 마음 한 켠에서 그 이야기는 지워질 줄 몰랐다. 그날은 늦도록 마리아 식구들과 이야기를 나눴고 달이 한참 기울고 나서야 잠자리에 들었다.

 

  다음날 스케리브는 해가 뜬지 한참이 지나서야 침대에서 일어났다. 부스스한 머리를 매만지며 1층으로 내려가니 벨 할아버지가 창문을 열어놓고 휘파람을 불며 컵을 닦고 있었다.

 

  “오, 일어났구나. 아침이라기엔 좀 늦은 감이 있다만, 좋은 아침이구나.”

 

  “하아암. 네. 좋은 아침이에요.”

 

  “며느리가 집을 비워 마땅히 차려줄 음식이 없는데 어쩌나….”

 

  “괜찮아요. 그냥 빵에 물 한잔만 주세요.”

 

  스케리브의 말에 벨 할아버지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주방으로 가 어제 먹고 남은 차가운 빵 한 덩이와 물 한 잔을 가져왔다. 스케리브는 맛있게 빵을 먹으며 창밖을 바라보았다. 어제 마틴이 이야기 한 대로 바람이 부는지 나뭇가지가 이리저리 흔들리는 것이 보였다. 저 멀리 하늘에는 먹구름도 보이는 것 같았다.

 

  “오늘 배가 뜰 수 있을까요?”

 

  “아직은 괜찮다만, 여기서 더 날씨가 나빠진다면 배가 못 뜰 것 같구나. 하지만 오후까지 기다려봐야 알 수 있을 것 같군. 바다날씨란 여자의 마음보다도 더 변덕스럽거든.”

 

  그 사이 스케리브는 빵을 깨끗이 먹어치웠다.

 

  “마리아는요?”

 

  “학교에 갔지.”

 

  벨 할아버지가 스케리브 앞에 놓인 그릇과 컵을 가지고 주방으로 들어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체칠리아가 여관 안으로 들어왔다.

 

  “이제서야 일어 난거야?”

 

  “응. 너무 피곤했어.”

 

  “씻고 나갈 준비해. 방금 항구에 도리스 왕국에서 온 배가 도착했어. 아마 조금 이따가 도리스 왕국으로 돌아가는 배편의 표를 팔기 시작할거야.”

 

  체칠리아의 말에 스케리브는 간단히 씻고 나갈 채비를 마치고 체칠리아와 함께 항구로 향했다. 항구에 가까워질수록 짭짤한 바닷바람이 머리를 마구 헝클어트렸다. 공기가 축축한 것을 보니 조만간 빗방울이 떨어질 것 같았다. 항구의 규모는 스케리브의 생각보다 컸다. 날씨 탓인지 항구에는 조업을 나가지 못한 배들로 꽉꽉 들어차 더욱 복잡해보였다. 항구 주변에는 오늘 오전에 잡아온 해산물을 사고파는 사람들로 시끌벅적했고, 그 주변 나무나 건물에는 갈매기들이 앉아서 울어댔다. 난생 처음 보는 항구의 풍경에 스케리브는 체칠리아의 빠른 걸음을 부지런히 쫓아가면서도 이리저리 고개를 돌리며 주변을 구경했다.

 

  “우와!”

 

  주변을 둘러보던 스케리브는 저 멀리 정박해있는 거대한 선박에 저도 모르게 감탄사를 내뱉었다. 그 규모는 작은 영지의 성만큼이나 컸고, 웅장했다. 도무지 저 커다란 배가 물 위에 뜰 것이라고는 상상도 가지 않았다.

 

  “저 배가 우리가 탈 배야. 꽤 크지?”

 

  체칠리아의 말에 스케리브는 고개를 연신 끄덕였다. 선박 주변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이제 막 델마리노에 도착한 것으로 보이는 사람들, 표를 사려고 온 사람들, 선원으로 보이는 복장을 한 사람들, 그 사이사이 간식거리를 파는 상인들도 보였다.

 

  “도리스 왕국 편도 2명이요. 오늘 저녁에 배편이 있나요?”

 

  체칠리아의 말에 직원은 고개를 저었다.

 

  “날씨 때문에 결항됐어요. 내일 저녁에 출발할거에요.”

 

  매표소에서 표를 구입하고 나오는 체칠리아를 따라가며 스케리브가 물었다.

 

  “오늘 출발할 수 있대?”

 

  “아니. 일단 내일 출발할 거라는데, 날씨를 봐야지. 여유가 생겼으니 필요한 생필품을 좀 더 사놔야겠어.”

 

  체칠리아는 빠른 걸음으로 항구를 빠져나왔다. 시장은 항구 옆에 위치해 있었지만 체칠리아는 아까의 말과는 다르게 시장을 지나쳤다.

 

  “체칠리아! 우리 생필품 산다며.”

 

  스케리브가 체칠리아를 불렀지만 그녀는 고개를 작게 흔들 뿐 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영문을 모르는 스케리브는 어쩔 수 없이 체칠리아를 따라 걸음을 옮겼다. 체칠리아의 발길은 점점 더 외진 곳으로 향했다. 이제 간간히 보이던 마을 풍경도 보이지 않았고, 주변엔 온통 황량한 들판만 펼쳐져 있었다. 이제 하늘엔 구름이 잔뜩 껴 회색빛이었고, 바람에 나무 가지가 부딪히는 소리만 들려왔다. 얼마 후 체칠리아는 걸음을 멈췄다. 그녀의 눈빛은 매섭게 빛났고 형언할 수 없는 긴장감이 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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