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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401 기동조사반
작가 : 칠미리
작품등록일 : 2018.11.4

주택가 골목에서 일어난 한밤의 폭행사건. 변호사 서유림이 사건을 맡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유력한 용의자는 현장에서 체포된 사설탐정. 그것도 하필이면 서유림의 첫사랑 엄기동이라니……. “정황에 가려진 진실이 있어. 난 범인이 아니라고!!” 사건의 규모는 감당하기 힘들 만큼 커지게 되고, 그 뒤에 감춰진 검은 세력들이 하나 둘 베일을 벗기 시작하는데……. 변호사와 사설탐정의 콜라보를 그린 좌충우돌 본격 수사 성장물. 과연 이들은 아름다운 러브라인의 결실을…… 아니, 사건의 전말을 파헤쳐 낼 수 있을 것인가.

 
[20화] 기회
작성일 : 18-12-17 12:57     조회 : 249     추천 : 0     분량 : 6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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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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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서운 한파 속에서 트레이닝복 차림에 두툼한 야상점퍼를 걸치고 당당히 차에서 내리는 엄기동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잘 빗어 넘긴 풍성한 곱슬머리 아래로 진한 선글라스를 착용한 그는 야상점퍼 등짝에 박혀있는 익살스러운 캐릭터만큼이나 자신감 넘치는 표정을 짓고 있다. 아무래도 오늘의 이 촌스러운 스타일이 상당히 마음에 드는 모양이다.

 그렇게 한껏 멋을 부린 엄기동이 또 한 번 구치소를 방문하고 있다. 이번에는 면회자 신분으로 말이다.

 시건방진 태도로 의자에 앉아 면회실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있는 사이, 얼마 지나지 않아 유리벽 너머로 문이 열리며 어두운 얼굴을 한 수감자가 모습을 드러냈다.

 

 “아이고, 왜 이렇게 야위셨어. 나 기억 하지?”

 “……??!!”

 

 이 뜻밖의 인물과 또 다시 대면할 거라고는 전혀 생각지도 못했는지 조두식의 얼굴에는 놀라움과 당혹감이 깃들어 있었다.

 

 “다, 당신이 여길 어떻게…….”

 “그렇게 놀랄 것 없어. 혹시나 심경에 작은 변화라도 생긴 건 아닐까, 궁금해서 들러본 거니까. 어때, 최태성에 대한 마음은 아직까지 변함없나?”

 “무,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군. 그게, 그게 누군데?”

 

 서툴기만 한 거짓말에 엄기동은 묘한 웃음을 지어 보인다. 그 모습에 강한 경계심을 드러내던 조두식이 시선을 회피했다. 아마도 모르쇠로 일관하려는 모양이다. 엄기동이 작은 소리로 코웃음을 치며 다시 입을 열었다.

 

 “아니, 사람이 그럴 때가 있잖아. 분명히 이건 아니야. 뭔가 막 억울하고, 바로 잡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한데 바보같이 선뜻 나서지를 못할 때 말이야.”

 “하고 싶은 말이 뭐야?”

 “기회가 왔을 때 잡으라는 말이야. 날이면 날마다 오는 게 아니거든.”

 “사람이 죄를 지었으면 죗값을 받는 게 당연해. 그게 바로 갱생의 기회니까.”

 “갱생이라……. 당신 바보야?”

 

 딴청만 부리던 조두식의 시선이 정면을 향했다. 하지만 사납게 노려보기만 할 뿐 아무런 대꾸가 없다. 엄기동의 잔소리가 이어졌다.

 

 “뭔가 착각을 하고 있나본데……, 당신이 아무리 이래봤자 아무도 고마워해주지 않아. 당신은 그냥 그놈 손에 놀아나고 있는 거라고, 알아? 정작 갱생이 필요한 건 최태성이잖아. 그러니까 그놈한테도 기회를 주란 말이야. 갱생의 기회를……. 사람이 가치 있는 일을 할 줄 알아야지. 안 그래?”

 “말조심해.”

 “당신 최태성 밑에서도 별 볼일 없었던 거 아니야? 그래서 누가 따로 불러서 일시키고 밥 한번 사주니까 괜히 신뢰받는 것 같고, 응? 무지하게 좋았을 거야. 내말이 틀려?”

 “그 입 다물라고!”

 

 엄기동의 계속되는 빈정거림에 조두식이 반응을 보이며 발끈했다. 마치 정곡을 찔리기라도 한 것처럼. 그러거나 말거나 엄기동의 입은 쉴 줄을 모른다.

 

 “태성에서 무슨 조건을 제시했는지 몰라도, 그래. 당신도 그만한 대가는 치러야겠지. 그런데 이것만 알아둬. 걔네들……, 약속 절대 안 지켜.”

 “…….”

 “그럼 과연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나일까, 아니면 최태성일까?”

 

 불안해하던 조두식의 눈동자가 희미하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뭐라도 단단히 결심한 듯 조두식은 강한 어조로 이렇게 얘기했다.

 

 “나도 경고 하나 하겠는데, 다시는 찾아오지 마. 한번만 더 찾아오면…… 그땐 내가 너 죽여 버릴 거니까. 명심해.”

 

 안에 갇혀서 꼼짝달싹도 못 하는 주제에 건달이랍시고 입만 살아서 말하는 꼴이 여간 안쓰러운 게 아니었다. 하지만 그런 당당함도 얼마못가 사그라지고 만다. 입꼬리를 올린 엄기동이 “당신 어머니 말인데…….”라는 말로 그의 마음을 헤집어 놓았기 때문이다.

 

 “당신이 어떤 상황인지 아직 모르시더라고.”

 “이 새끼가…….”

 “해외파견? 하하하하, 잘도 둘러댔더군. 나 어이가 없어서……. 아아, 너무 그렇게 쳐다보지는 마. 나 그렇게 눈치 없는 놈 아니니깐. 그나저나 큰일이야. 어디가 많이 편찮으신 모양이던데. 잡수시는 것도 영 부실해보였고 말이야. 그 낡은 집에서 불이나 잘 때고 주무시는지 원.”

 “……뭐라고?”

 

 충격이라도 받았는지 조두식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리고는 유리벽에 손바닥을 대고 다소 격양된 목소리를 내고 있었다.

 

 “똑바로 말해봐. 어디가 어떻게 편찮으시다는 거야?”

 “그래도 어머니 걱정은 되나보지?”

 “빨리 말 안 해?”

 

 한참을 뜸을 들이던 엄기동이 숙연한 분위기에서 입을 열었다.

 

 “유감스럽게도 바이러스에 감염되셨어.”

 “바, 바이러스? 왜, 어쩌시다가?”

 “그게……. 감염된 경로를 정확히 파악하기란 불가능하대. 하지만 코와 목을 통해 호흡기 전체에 감염된 것만은 확실해. 급성 질환이지.”

 

 조두식은 망연자실하고 말았다.

 

 “그럴 리가 없어. 우리 엄마가 왜, 왜 그런 급성질환에…….”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게 노인네들 건강이야. 언제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거든. 그 와중에도 아들걱정뿐이라니……. 너무 안 되셨지.”

 “크흐윽! 어머니…….”

 

 병든 노모를 옆에서 보필하지 못한 자신을 질책이라도 하는 건지, 조두식은 얼굴도 들지 못한 채 몹시 괴로워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래서 지금 어쩌고 계시는데?”

 “이 병에 한번 걸리면 정신이 아득해지면서 사람이 의욕을 한순간에 잃게 돼.”

 “그, 그 정도란 말이야?”

 “응. 처음엔 재채기만 좀 하시더니 급기야 콧물에 코막힘까지, 열도 좀 있으신 것 같았고……. 그나마 다행인 게 기침은 안하시더라고. 잠은 편하게 주무실 거야. 그래도 조심해야 돼. 이 감기라는 게, 이게 절대로 우습게 볼 게 아니거든. 특히나 노인네들은 합병증까지 올 수 있는 거라고, 이게.”

 “으흐흑!! 감기라니, 왜 그런 몹쓸 병에………… 뭐?”

 

 슬퍼하던 것도 잠시, 조두식은 어느새 얼빠진 얼굴을 하고 있었다. 반면 엄기동은 장난기 가득한 웃음을 머금고 있다. 아무래도 이 남자를 골려먹는 재미에 단단히 빠져있는 모양이다.

 

 “다행히 지금은 건강하시니까 너무 그렇게 걱정하지 않아도 돼. 볼래?”

 

 야상점퍼 안주머니에서 주섬주섬 꺼낸 몇 장의 사진 속에는 연로하신 노모의 모습이 담겨져 있었다. 검게 그을린 피부와 깊게 페인 주름에도 해맑게 웃고 있는 노모의 얼굴은 조두식의 마음을 후벼 파기에 충분했다. 그렁그렁하게 맺힌 눈물은 어느새 뺨을 타고 주르륵 흘러내린다. 깊은 탄식을 토해내며 다음 사진으로 시선을 옮겼다. 그런데,

 사진 속 노모 옆에는 손가락으로 V를 그리며 친분을 과시하고 있는 엄기동이 있었다. 다음 사진, 그 다음 사진에도 그의 장난스러운 모습은 계속 됐다. 입을 뾰족 내밀며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연출하는가 하면, 생전 떼보지 않은 아궁이에 불을 지피느라 소란을 떨고 있었고, 노모가 차려준 것으로 보이는 초라한 밥상에서 게걸스럽게 밥을 먹고 있는……, 누가 보더라도 작위적인 티가 극명하게 드러나 있는 사진들이었다.

 

 “당신 어머니, 내가 당신 친구라니까 무척이나 좋아하셨어. 날 붙잡고 이런저런 걸 물으시더군. 아직도 자식 걱정에 마음 편할 날이 없으신가봐.”

 “…….”

 “그런데도 당신은 그놈들한테 계속 놀아나고만 있을 거야? 그런 어머니를 두고? 이제라도 정신 차려. 당신은 당신 죗값만 치르라고. 그렇다고 가벼운 죄는 아니지만……. 내가 유능한 변호사 한 명 알고 있거든. 협조만 해준다면 충분히 정상참작이 될 수 있어. 빨리 나와서 효도해야지. 안 그래?”

 

 더없이 훌륭한 마무리다, 라고 생각했는지 엄기동은 내심 기대하는 눈빛으로 조두식의 반응을 기다렸다. 그러자,

 

 “나 아니야.”

 

 뜻밖의 대답에 엄기동이 눈썹을 치켜들었다.

 

 “……뭐라고?”

 “내가 그런 게 아니라고.”

 “그게 무슨 말이야? 내가 다 봤는데.”

 “난 그냥, 그러니까…….”

 

 아직까지도 깊은 갈등을 하고 있는지 조두식은 안절부절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있었다. 정해진 면회시간도 거의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다. 작은 단서 하나라도 놓치고 싶지 않았던 엄기동이지만 더 이상 캐묻는 건 무리일 것 같았다. 조두식을 주시하던 눈에서 힘이 풀렸다.

 

 “그래, 내가 시간이 없어서 오늘은 그냥 돌아가겠는데……, 다음에 올 때까지 생각 잘하고 있어. 그때가 진짜 마지막 기회니까.”

 

 고개를 숙인 채 어깨를 움츠리고 있는 조두식을 뒤로하고 엄기동은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 코끝을 매만지며 씁쓸히 돌아서려는데 “저, 저기…….”라는 우물거리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전부터 궁금했는데, 당신……, 뭐 하는 사람이야?”

 

 조두식의 얼굴에 실낱같은 기대가 묻어 있었다. 오늘의 수고가 결코 헛되지 않음을 암시하는, 아주 긍정적인 반응이 분명하다. 엄기동이 입가를 씨익, 하고 올리며 개구쟁이 같은 얼굴을 드러냈다.

 

 “민간조사원, 탐정이야.”

 .

 .

 .

 본격적인 겨울이 왔음을 알리는 강추위가 연북동에도 불어 닥쳤다. 평소 같았으면 12시가 되기도 전에 점심식사를 하러 나오는 사람들로 식당가가 붐볐을 테지만 이날만큼은 음식을 배달하는 오토바이 몇 대만이 분주히 바람을 가를 뿐, 골목은 대체로 한산한 편이었다.

 그런 한산함은 목조건물 401호에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아니, 어쩌면 강추위와는 상관없이 계속해서 이런 분위기에 길들여져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전화벨도 울리지 않는 그런 고요함 속에서 서유림은 불안한 마음을 떨쳐내려는 듯 법률사무소 문을 쉴 새 없이 들락거리고 있었다. 근심이 가득한 얼굴이었다.

 

 ‘내가 지금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거지. 이렇게 시간만 잡아먹고 있어도 괜찮은 걸까, 정말?’

 

 큰소리치며 개업한 법률사무소에는 찾아오는 발길이 인색하기만 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가하게 ‘타도 최태성!’이나 외치고 있다니, 머지않아 생계에 위협을 받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녀는 이번 일에 자신이 왜 끼어들게 됐는지 그 이유가 갑자기 궁금해졌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명분이 없었다. 뒤늦게 합류한 조용한 조차 복직에 대한 뚜렷한 목표가 있는데 말이다. 단지 분위기에 휩쓸려 15년 만에 만난 친구(좀 더 그럴싸한 관계를 갖다 붙이자면 건물주)의 농간에 놀아나고 있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에 불안감은 더욱 증폭됐다. 그녀의 이런 근심걱정은 주위에 있는 사람에게까지 고스란히 전달되고도 남았다.

 

 “저기, 변호사님. 그만 좀 왔다 갔다 하시면 안 될까요? 신경이 쓰여서 도무지 집중을 할 수가 없잖아요.”

 

 응접실 소파에 앉아 낄낄거리며 만화책이나 탐독하던 주제에 박문수는 무슨 대단한 일이라도 하고 있는 양 서유림에게 주의를 준다. 건방진 녀석 같으니라고…….

 

 “지금 한가하게 만화책이 눈에 들어와? 일이 들어와야지, 일이…….”

 “에이, 어떻게 사람이 맨 날 바빠요? 일에도 다 때가 있는 법인데…….”

 “자꾸 그렇게 한가한 소리만 해댈래? 그러고 있다가는 언제 길바닥에 나앉게 될지 모른단 말이야.”

 “그렇게 안절부절 마음을 잡지 못하면 될 일도 안 된다고요. 오히려 소양을 넓힐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지. 그러지 마시고 저처럼 책이라도 읽으면서 마음의 여유를…….”

 

 애당초 ‘여유’ 따위로 그녀를 현혹시키기란 불가능했다. 여태껏 법률사무소를 찾아온 의뢰인은 단 한명도 없었기 때문이다. 되지도 않는 충고에 서유림은 미간을 순식간에 찌푸렸다.

 그 모습에 말을 하다 만 박문수가 쫄래쫄래 책장 앞으로 가서는 얌전히 책을 꽂아 넣는다. 이제야 분위기 파악 좀 하네, 라는 것은 섣부른 생각이었다. 곧바로 다른 책을 꺼내 든 박문수가 과자봉지까지 챙기며 조사반 사무실 안으로 쪼르르 들어가 버렸기 때문이다. 그 모습에 바짝 약이 오를 때였다.

 

 “저……, 서유림 변호사님 좀 만나 뵈러 왔는데요.”

 

 첫 개시를 알리는 맑고 고운 음색이 서유림 귓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토록 기다리고 기다리던 의뢰인이 등장한 것이다. 마음속으로 쾌재를 부르던 것도 잠시, 서유림은 의연하게 손님 맞을 준비를 한다.

 최대한 자연스럽게 행동해야 돼. 절대로 좋아 죽는 표정을 지어서는 안 돼.

 

 “네, 안녕하세요. 제가 서유림입니다. 맞아요. 여기가 제 사무실이랍니다. 오호호호! 자, 자! 이렇게 서계시지만 마시고…… 우선 안으로 들어가실까요?”

 

 생각과 행동이 철저하게 불일치되고 있는 서유림이 남루한 차림의 중년남성을 방으로 안내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헤어 캡을 쓴 초로의 여성이 문 앞에서 기웃거리고 있었다.

 

 “여근가? 저기, 실례 쪼까 허겄소. 나 상담 좀 받을라고 왔는디……, 응? 아, 최 씨도 와있었네?”

 “네. 저도 방금……. 그런데 파마를 또 하셨어요?”

 “잉. 말도 마러. 머리카락에 힘이 없응께, 이것이 뽀글뽀글 잘 안 말아져. 그려서 이번에는 아주 독한 놈으로다가 뿌려달라고 혔제. 근디 여그는 뭐시 요로코롬 조용하당가?”

 “그러게요. 아, 슈퍼마켓 사장님한테 전화 해볼까요? 오고 싶어 하던 눈치시던데.”

 “아녀, 놔둬. 이따 바깥양반이랑 교대하고 오겄제. 거기 아들내미도 속 많이 썩히나 보드라고.”

 

 의뢰인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는 건 누가 봐도 좋은 일이지만, 이상하게도 서유림의 얼굴은 점점 굳어만 간다.

 뭐지, 이 알 수 없는 분위기는? 하지만 어딘가 친근하게 느껴져. 혹시…… 여기서 반상회라도 벌일 참인가? 아니, 도대체 왜?

 서유림의 생각이 복잡해질 때였다.

 

 “그나저나 젊은 샥시가 워찌케 이런 기특한 생각을 다 했디야?”

 “네? 뭐, 뭐가요?”

 “웜메, 시방 쑥스러워서 이러는 건감?”

 

 아니요, 정말 몰라서 그래요. 밑도 끝도 없는 칭찬에 서유림은 그저 어리둥절하기만 했다. 그런 그녀에게 남루한 차림의 중년남성이 믿기 힘든 얘기를 꺼낸다.

 

 “많이 배우신 분이 이러기도 쉽지 않은데…… 참 대단하세요. 아, 저희 같은 사람이 법이라는 걸 알기나 하겠어요? 그냥 당하면 당하는가보다, 뭐 이러고 그냥 사는 거지. 어찌됐거나 정말 좋은 일 하시는 거예요. 무료로 법률상담까지 해주시고……. 복 받으실 겁니다, 예. 하하, 하하하하!!”

 “무, 무료 법률상담이요? 아니, 도대체 누가……”

 

 서유림의 얼굴에 당황하는 기색이 돌자 의뢰인들은 영문도 모른 채 두 눈만 깜빡거리고 있었다. 이런 상황을 알 리 없는 주민 한 명…… 아니, 세 명이 더 들이닥치자 조용하던 실내는 금세 시끌벅적해지기 시작한다.

 모든 법률사무소의 분위기가 딱딱하기만 할 거라는 편견은 버려야 할 것이다. 여기 서유림 법률사무소처럼 인심 좋은 시골미용실 풍경을 담아내고 있는 곳이 분명 어딘가에 또 존재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것이 주인장의 의지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고 해도 말이다.

 
작가의 말
 

 그랬다고 합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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