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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Another I
작가 : 임완
작품등록일 : 2018.11.21

평소와 다름없는 하루가 예정되어 있을 터였다.

자그마한 이질감에 대한 궁금증, 점점 커져가는 두려움.

네가 지금 보고 있는 모습, 옛날의 모습 그대로라고 할 수 있을까?

어디까지 넌 알아낼 수 있을까?

 
20. 연(7)
작성일 : 18-12-17 11:01     조회 : 285     추천 : 0     분량 : 4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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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6교시 체육시간이 끝나고 난, 땀에 젖은 몸을 씻기 위해 공용 샤워장으로 갔다.

 

 굳이 샤워를 하지 않아도 되지만 그 날의 기억 때문일까? 땀을 흘리면 내 몸에 끈적끈적한 액체가 묻어있다는 느낌이 역하고 소름 돋게 느껴진다. 어서 이 기분 나쁨을 지우고 싶다.

 

 탈의실에서 옷을 벗고 샤워장으로 들어갔다. 아니나 다를까 샤워장에는 혼자였다. 평소처럼 샤워기를 틀었고 그저 멍하니 쏟아지는 물을 맞기 시작했다. 차가운 물이 내 몸의 열기를 앗아간다. 이 기분이 너무 좋다. 찌뿌둥한 머리가 깨끗해지는 듯했기 때문이다.

 

 어?

 

 점점 멍해진다. 또 시작이 되었나보다. 조금씩 시야가 흐릿해지고, 눈앞이 금방 새카맣게 변했다.

 

 이번에는 또 어떤 기억이 사라질까?

 

 만약 사라진다면 그날의 기억이 사라졌으면 좋겠다.

 

 정신을 잃었을 때에, 절대로 드라마처럼 눈을 감기 전의 기억 다음이 바로 깨어났을 때의 기억이 아니다. 항상 지금처럼 시간의 흐름을 느끼며 여러 생각이 맴돈다.

 

 이번에는 얼마나 이럴까?

 

 큰일이네. 벗고 있는데 차가운 물을 계속 맞으면 감기 걸리겠다.

 

 언제나처럼 그렇게 혼자만의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 때였다. 눈앞의 어둠이 조금씩 걷히기 시작했다.

 

 어? 오늘은 일찍 일어나네?

 

 어둠이 걷혔다.

 

 뭐야? 이게.

 

 난 내 눈앞에서 일어나는 광경을 믿을 수가 없었다. 내 눈앞에서 내가 샤워기에서 떨어지는 물을 맞으며 멍하니 서있었기 때문이다.

 

 “이게 무슨...”

 

 ......!

 

 목소리가 나온다?

 

 “이게 뭐야? 왜... 왜 목소리가 나오는 거지?”

 

 실로 당황스러웠다. 항상 정신을 잃었을 땐 혼자서 생각은 했지만 말을 할 수는 없었다. 그런데 왜 갑자기 목소리가 나오는 지 영문을 알 수가 없다.

 

 ?!

 

 이상한 점, 하나 더 발견했다. 내 몸이 있다. 정확히는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난 고개를 들어서 정면에 보이는 샤워하는 내 모습을 보았다.

 

 “내 몸은... 저기 있는데?”

 

 지금의 비현실적인 상황을 난 도저히 파악을 할 수가 없었다.

 

 “아니, 잠깐만.”

 

 한 가지 짚이는 점이 있다. 내가 보고 있는 광경, 눈앞의 네모난 창문, 주변의 익숙하지만 어색한 광경... 믿을 수가 없지만 이건 분명

 

 “... 거울?”

 

 일반적인 사람들은 짐작은커녕, 어쩌면 이질감을 느끼는 것조차 못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난 일반적이지가 않다.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거울 속의 ‘나’와 이야기를 나누었기 때문이다.

 

 “연연! 연연!”

 

 난 거울 속의 ‘나’를 찾기 위해 이름을 불렀다. 내 이름을 부르며 나와 똑같은 사람을 찾는다니... 이 상황이 어이가 없고 그저 황당할 다름이었다.

 

 “야! 연연! 어디 있어!”

 

 온 힘을 다해 불러보았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어디에서도 들리지 않았다. 그보다도 아무런 미세한 소리조차 안 들렸다.

 

 “어?”

 

 그러고 보니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아! 아!! 아!!!”

 

 분명 들려야할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아무래도 내가 있는 곳은 적어도 정상적인 곳은 아닌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내가 있는 이곳이 어디인지부터 밝혀내는 것이 중요하다. 상황파악을 위하여 난 탈의실로 향하였다.

 

 탈의실에 들어간 난 이곳은 거울 속의 세상이라는 걸 확신했다. 왼쪽에 있던 출구가 오른쪽에, 오른쪽에 있던 옷장이 왼쪽에 있다. 익숙하면서도 어색한... 마치 몰래카메라를 하는 세트장 같았다.

 

 ... 실제 세트장이었으면 좋겠다.

 

 옷을 갈아입던 내내 집으로 어떻게 돌아갈 지에 대한 생각뿐이었다.

 

 “응?”

 

 탈의실 출구로 가던 난 잠시 주춤했다.

 

 “여기가 원래 이랬나...”

 

 이상하게 여긴 것도 잠시, 다시 발을 움직여 탈의실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 난 경악했다.

 

 “이게... 뭐야...”

 

 내가 본 광경은 한 단어로 정리가 된다. 까맣다. 정말 온 세상이 까맸다. 해가 저물고 난 뒤에 찾아오는 어둠과는 다르다. 마치 검은 색 페인트를 통째로 끼얹은 듯 한 까만색 자체였다. 정말 아무것도 없다.

 

 “걸을 수는 있는 걸까?”

 

 난 엎드려서 손으로 새카만 바닥을 만져보았다. 만져진다. 그리고 울퉁불퉁하다. 아무래도 보이지만 않을 뿐, 원래의 세상과는 같은 거 같다.

 

 그렇다면 모습이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의 기준은 무엇일까?

 

 보이지 않는 바닥을 밟으며, 보이지 않는 목적지를 향하여 걸어갔다.

 

 털썩-

 

 “아!”

 

 무언가에 걸려 넘어졌다. 서 있는 곳에서 샤워장을 바라보았을 때의 위치를 생각하면 아무래도 중앙 현관인 거 같다. 주위를 더듬으며 계단으로 조금씩 움직였다.

 

 “너 어디 아프니?”

 

 소리가 나는 곳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선생님으로 보이는 여자가 한 명 있었다.

 

 “네?”

 

 “많이 힘들어 보이는데, 도와줄까?”

 

 고개를 돌렸다.

 

 “아니에요. 혼자 갈 수 있어요. 감사합니다.”

 

 난 다시 손으로 벽을 짚고, 발을 약간 바닥에 끌며 걸어갔다. 그때였다.

 

 “야.”

 

 고개를 돌렸다. 방금 본 여자가 아직 그 자리에 서있었다.

 

 “너, 안보이구나?”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여자는 아까와는 다른 눈을 하고 있다.

 

 마치 먹이를 노리는 하이에나처럼.

 

 “네?”

 

 “안 보여서, 까맣게 보여서, 못 걷는 거지?”

 

 여자의 눈빛은 명백히 의심하는 눈빛이다. 순간 걸리면 죽을 것만 같은 오싹한 한기가 내 몸을 감싸 돌았다.

 

 “아니요. 눈이 문제가 아니라, 급하게 뛰다가 현관의 턱에 걸려서 발목이 삐었어요.”

 

 “흐음... 그래?”

 

 표정을 보아하니 전혀 안 믿는 거 같다. 최대한 빨리 이 장소를 벗어나야 한다.

 

 “저 이제 동아리 시간이라 빨리 가봐야 돼서...”

 

 난 바로 기억에 의존하며 계단을 빠르게 올라갔다.

 

 “......”

 

 올라가는 동안 뒤에서 그 여자가 혼잣말을 하는 듯 했지만 잘 들리지는 않았다.

 

 계단을 타고 360°를 돌았으니 아마 여기가 2층일 것이다.

 

 “후... 이제 어떻게 하지?”

 

 이대로 자연스럽게 음악실로 가서 동아리 시간을 보내기에는 방금 보았던 여자에게처럼 의심을 살 가능성이 있다. 다른 사람과의 접촉은 최대한 삼가는 것이 좋다. 그렇지만 정보를 얻기 위해선 돌아다니는 수밖에 없다.

 

 지금 내가 먼저 해결해야할 점은 이 새카맣게 보이는 시야다. 아까의 여자의 말을 들어보니 아무래도 그 여자의 눈에는 정상적으로 보이는 거 같다.

 

 그 여자는 내가 앞이 새카맣게 보인다는 것을 어느 정도 짐작하였다. 그렇다는 건 나 같은 사람, 즉 저쪽의 사람이 넘어오는 것은 처음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그리고 그 여자의 눈빛은 적어도 환영하는 눈빛은 아니었고, 긍정과 부정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자면 부정에 가까운 눈빛이었다.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일 테니 피하는 것이 내 신상에도 좋을 것이다.

 

 그러고 보니 아까 전의 샤워장에 있을 때는 보는 것에 문제가 없었다.

 

 샤워장과 이곳의 차이점...

 

 장소와 관련하여 생각을 해보았을 땐...

 

 거울...?

 

 샤워장에는 특성상 거울이 많다. 하지만 바깥은 거울이 샤워장처럼 도배되어 있지 않다. 아까 탈의실에서의 까만 부분이 생각났다. 만약 가정을 세워본다면

 

 “거울이 비추는 범위만 내 눈에 보인다?”

 

 지금으로선 이 가정이 가장 적절할 것이다. 이 가정의 결과를 한번 눈으로 확인을 하고 싶다. 적절한 장소를 생각해보니 안 보이는 상태에서 찾아가기 편한 곳, 그러면서도 거울이 무조건 존재하는 곳이라 하면 화장실이 떠오른다. 나는 곧바로 2층 구석에 있는 화장실을 향해 조심하며 벽을 짚으며 걸어갔다.

 

 턱-

 

 한참을 벽을 짚고 걸어갈 때, 드디어 발이 부딪혔다. 난 바로 화장실 문을 열었다.

 

 “역시...”

 

 부분적이긴 하지만 화장실이 보인다. 보이는 부분은 예상대로 거울에 비춰지는 범위가 맞다. 다만 내 예상보다 비춰지는 범위는 꽤나 넓었다. 아마 거울이 정면만 비추는 것이 아닌, 옆으로 비스듬히 보아도 보이기 때문에 범위가 넓은 거 같다.

 

 머릿속을 정리하고 있을 때, 내 눈에 세면대 위에 있는 한 물건이 들어왔다. 그것은 손거울이었다.

 

 손거울이라... 그렇지!

 

 순간적으로 아이디어를 떠올려 냈다. 만약 거울로 비추어 지는 곳만 보인다면 안 보이는 곳은 거울로 비추면 보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다. 조심히 뒤집어져 있는 손거울을 향해 손을 뻗었다. 잡고 조심히 뒤집자 거울의 방향에 따라 시야가 밝아졌다.

 

 “이거다!”

 

 이것만 있으면 걷는 데에는 크게 문제가 없을 것이다. 마치 밤길에서 손전등을 켜고 걷는 것과 비슷하다. 그럼 슬슬 돌아갈 단서를 찾기 위해 화장실 문을 열고 나섰다.

 

 그 순간이었다.

 

 퍽-

 

 뒤통수에서 느껴지는 커다란 통증과 동시에 어떠한 소리도 나오지 않은 체, 온몸에 힘이 빠져나갔다. 그리고 내 눈은 감겼다.

 

 털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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