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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타락의 군주
작가 : 그림자꾼
작품등록일 : 2018.11.28

한 때 용사였던 자, 한 때 성직자였던 자. 끝 없는 절망에 빠져 타락한 군주가 된다!

[ 영혼을 가진 자는 마음을 가지고 있으며, 마음을 가진 자는 타락하기 쉽다. 그대는 그 어떠한 일에도 타락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

...선한 자는 악한 자가 될 수 있으며, 악한 자가 선한 자가 될 수 있다.

 
도플갱어
작성일 : 18-12-17 05:05     조회 : 227     추천 : 0     분량 : 3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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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영광이라고 해야 할까, 너무 부담스럽다고 해야할까...! 몇 번이나 즉위식 또는 성궁의 난간에서 바라본 인물이 이렇게 가까이에 있다는 것이 믿어지지가 않았다.

 

 ‘꿈은 아니겠지? 아아, 지금 내 심정을 잘 모르겠어!’

 

 법황은 몇달전 수도원에 다녀갔다고 들었다.

 

 아마 용사인 토마와 친분이 있기 때문이리라. 그때의 파론은 왕도 라니아에 볼일이 있어 그를 만나지 못했다.

 

 그때의 아쉬움이 지금에서야 설렘으로 바뀌어있었다.

 

 ‘이거 어떡하지? 나 같은 놈이 이런 분을 만나다니! 도대체 어떻게 대해야... 그전에 무엇 때문에 나를 만나자고 한 거지?’

 

 의아해하면서도 불안감이 엄습해왔다.

 

 요즘 들어 수도원의 분위기가 안 좋기 때문이다. 혹, 그것에 대한 시찰에서 뭔가 지적할 게 나왔던 걸까?

 

 파론은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랬다면 성기사가 파견하여 경고와 핀잔을 주었을 것이다. 이렇게 번거롭게 법황이 직접 나설 리가 없었다.

 

 “다름 아니라 수도원의 상황이 어떻게 되는지 궁금해서 물으려고 불렀습니다.”

 

 “수도원이요?”

 

 아하! 그렇군. 용사님이 계시는 곳이니 걱정이 되어 이렇게 부른 건가?

 

 당연했다.

 

 오랜 친분이 있는 동료이니, 그만큼 아끼시는 거겠지!

 

 파론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 좋습니다! 법황 폐하 덕분에 아주 잘 되고 있습니다!”

 

 파론은 여러 번 고개를 끄덕였다.

 

 셀롬은 찻잔을 들어 올리며 한 모금 마셨다. 그는 미소를 지우지 않은 채 눈을 가늘게 뜨며 물었다.

 

 “잘 되고 있다고요? 하...! 그렇군요. 세금이 그렇게 밀린 게 잘 된 것인지...?”

 

 멈칫!

 

 파론은 놀란 눈으로 셀룸을 쳐다봤다.

 

 “게다가 제가 조사한 바로는 누군가가 기부금에 손을 댔다고 하던데 말입니다.”

 

 파론의 눈동자가 흔들리며 식은땀이 흘리는 걸 손등으로 닦아냈다.

 

 “아, 법황 폐하. 그것이...”

 

 “그것도 상습적으로 손을 댔다는 말이 많더군요.”

 

 마른 침을 삼킨 파론은 두근거리는 마음을 애써 진정시켰다.

 

 “그, 그것이 자주 있는 일은 아닙니다. 그리고 그... 제가...”

 

 “누구인지 아십니까?”

 

 파론은 놀란 눈으로 셀룸을 쳐다봤다.

 

 “누구인지 아시냐고 물었습니다.”

 

 “아니, 그, 그게 제가...”

 

 파론의 눈이 조심스럽게 옆으로 향했다.

 

 백색의 판금 갑옷을 입은 성기사가 문을 잠그고 있었다.

 

 “수도원은 말입니다.”

 

 파론은 움찔 놀라며 셀롬을 쳐다봤다.

 

 셀롬은 더는 미소 짓고 있지 않았다.

 

 파란 눈동자로 파론을 노려보고 있었다. 굳어진 표정으로 그를 뚫어지라 쳐다본다.

 

 “신을 모시는 신성한 곳입니다. 그곳에서 어떤 자가 신께 바치는 기부금에 손을 댔다? 천벌을 받을 일이지요!”

 

 “그... 그것이...”

 

 “얼마 전 조사를 해봤습니다. 설립된 수도원의 수와 그곳에서 지내고 있는 아이들의 수, 그리고 전쟁으로 인해 부모를 잃고 버린 받은 불쌍한 고아들을요. 참으로 참담하더군요. 그들 모두가 굶주려 죽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도원은 성황법국에서 제대로 된 지원을 주지 못해 수도사와 수녀들이 굶고, 아이들을 먹여 살릴 여력이 없어 어쩔 수 없이 버리는 경우가 있지요. 고아들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왜 그렇게 되는 줄 아십니까?”

 

 셀롬은 파론을 노려봤다.

 

 진득한 살기가 담긴 눈빛에 파론은 아무 말도 못한 채 굳어져 버렸다.

 

 그의 음성이 파론를 압박했다.

 

 “배불리 먹겠다고 기부금을 내지 않는 자, 가난하다는 핑계로 돈을 내지 않는 자, 몸이 불편하다고 일하지 않는 자, 기부금에 손을 댄 자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

 

 “그들은 타락한 자입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남을 갈아먹는 해충들이지요! 그놈들을 찾아서 벌을 해야 합니다. 어떻게요? 간단합니다. 악의 찬 마음을 정화하는 데에는...”

 

 셀롬은 들고 있던 찻잔을 놓았다.

 

 찻잔은 그대로 바닥에 떨어져 깨지고 안에 있던 차가 흘러나와 테이블을 더럽혔다.

 

 “이단 재판이 최고지요. 그들은 그때야 잘못을 뉘우치고 ‘죄송합니다, 잘못했습니다!’라는 말을 내뱉습니다. 하, 참으로 어리석지 않습니까? 고통을 줘야지 자신의 죄를 사죄하다니?”

 

 파론은 이단 재판이 어떤 것인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기부금을 빼돌린 전적이 있다. 그것을 토마가 눈감아주어 어떻게든 넘어갔지만···. 눈앞의 법황에게는 입을 함부로 열다간 위험해지질 것이다.

 

 자신뿐만 아니라 눈을 감아준 토마마저 말이다!

 

 “궁금합니다.”

 

 움찔!

 

 파론은 마른침을 삼키며 셀롬을 쳐다봤다.

 

 그의 눈이 초승달처럼 휘어지며 환하게 웃었다.

 

 “누가 기부금을 훔쳤습니까? 처벌 내려야 하니 알려주십시오.”

 

 파론은 몸이 떨렸다.

 

 거짓을 말해야 할까? 진실을 말해야 할까? 자신은 무엇을 해야 할까?

 

 모른다고 잡아뗄까? 아니면 자기가 했다고 말을 할까, 하지만 그렇게 되면 벌을 받을지도...! 아니, 심한 고문을 받거나 죽을지도... 다른 수도사님과 수녀님들에게 해가 될지도...?!

 

 파론의 머리에는 수만 가지의 생각들로 혼잡해졌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결정을 내리지 못한 그를 보며 셀롬은 미소를 짓고 말했다.

 

 “혹... 토마 용사님이 하신 겁니까?”

 

 파론의 떨림이 멈췄다.

 

 놀란 눈으로 셀룸을 쳐다봤다.

 

 “역시 토마 수도사님이 기부금과 세금을 빼돌린 겁니까? 네? 그런 것이지요? 파론 수도사님. 말씀하세요. 저에게 그렇게 말씀해주시면 됩니다.”

 

 도대체... 법황 폐하는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지? 지금 옛 동료이자 친우인 토마님이 세금과 기부금을 빼돌린 게 아니냐고 물은 거야? 아니, 그럴리가...! 설마 잘못 들은 거겠지!

 

 하지만 셀룸은 뭔가를 요구하는 눈빛으로 파론을 쳐다봤다.

 

 그것은 단순한 장난이나 농담 따위가 아니다. 무언가를 갈구하는 욕망에 찬 타락한 눈빛이었다.

 

 그것을 본 파론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아니요. 아닙니다.”

 

 그는 셀롬을 노려보며 말했다.

 

 “제가 훔쳤습니다. 기부금을 말이죠.”

 

 “...”

 

 “왜 토마 수도사님께 죄를 뒤집어씌우려고 하는 것입니까?”

 

 셀룸은 인상을 와락 찡그렸다.

 

 “... 단순한 장난이라고 하기에도 도를 넘었군요. 법황 폐하께서 뭘 원하시는지는 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런 셀룸의 얼굴을 확인한 파론이 이를 악물고 말했다.

 

 “토마 수도사님을 곤란하게 만드시려고 하시는 건 알겠군요. 도대체 무엇을 생각하고 계십니까? 법황 폐하는 토마 수도사님의 친우이자 옛 동료이지 않습니까? 그런 분을 어찌 모함하시는 겁니까! 어찌 법황 폐하나 되시는 분이 그런 말을...! 혹, 정말로 소문처럼 타락해지신 겁니까?”

 

 “타락?”

 

 셀롬의 말에 파론이 말했다.

 

 “네! 성직자 사이에서는 이야기가 파다합니다! 법황폐하께서는 사리사욕에 미쳐있다, 자신을 위해 다른 이는 배려 따위 하지 않는다. 주신님의 말씀을 잊고 자신이 신인 줄 알고 권위를 남용하고 있다!”

 

 “...말이 심하군요. 파론 수도사님.”

 

 셀롬은 소파에 등을 기대며 미소를 지었다.

 

 “감히 세상의 지배자인 저에게 이렇게 말씀하셔도 되는 겁니까?”

 

 “...세상의 지배자라니. 도대체 무슨...? 어이가 없군요. 아무리 성황법국의 주인이시라지만, 폐하께서는 세상을 지배하고 계시지 않으십니다.”

 

 “...”

 

 “이것만은 말씀드리겠습니다. 토마 수도사님은 깨끗한 분이십니다. 선이자, 백이란 말입니다! 그런 분을 더는 욕보이지 마십시오!”

 

 파론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만 가보겠습니다.”

 

 파론은 문에 다가갔다. 입구에서 성기사가 파론을 쳐다봤다.

 

 “비키십시오!”

 

 “...”

 

 셀롬이 빙그레 웃자, 성기사는 고개를 끄덕이며 검을 뽑아 그의 머리에 손잡이로 후려쳐버렸다.

 

 쓰러진 파론을 본 셀롬은 그에게 다가갔다.

 

 “아아, 이거···. 기르던 개가 멍멍하고 짖는군요. 귀가 아파서 못 들어주겠습니다. 이럴 때면... 교육이 필요하지요.”

 

 “으...으아...”

 

 파론은 신음을 하며 떨리는 얼굴로 셀롬을 노려봤다. 셀롬은 그를 비웃기라도 하는 듯 밝은 미소를 지었다.

 

 “파론 수도사님. 당신이 말한 백과 선, 이것들이 당신을 얼마나 지켜주는지 지켜보겠습니다.”

 

 성기사는 파론의 머리카락을 움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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