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판타지/SF
타락의 군주
작가 : 그림자꾼
작품등록일 : 2018.11.28

한 때 용사였던 자, 한 때 성직자였던 자. 끝 없는 절망에 빠져 타락한 군주가 된다!

[ 영혼을 가진 자는 마음을 가지고 있으며, 마음을 가진 자는 타락하기 쉽다. 그대는 그 어떠한 일에도 타락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

...선한 자는 악한 자가 될 수 있으며, 악한 자가 선한 자가 될 수 있다.

 
도플갱어
작성일 : 18-12-17 05:04     조회 : 216     추천 : 0     분량 : 5269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젠장!”

 

 토마는 엘리와 마물을 감싸 안고 검으로 땅을 내려찍었다.

 

 순간 땅에서 룬어가 새겨지더니 그들의 몸을 빛으로 감쌌다.

 

 일종의 결계였다.

 

 룬 안에 있는 자들의 기척, 모습을 감춰주는 마법이었다. 다만, 소리는 막지 못한다.

 

 “수도사님! 제발...! 제발 엘린을 살려주세요!”

 

 “조용히 하십시오! 제발 부탁입니다!”

 

 “약속해주세요! 이 아이에게 해를 끼치지 않겠다고!”

 

 토마는 힐끔 숲 속을 쳐다봤다.

 

 “역시 이곳에서 소리가 들렸어!”

 

 점차 다가온다.

 

 그들이라면 토마의 마법을 꿰뚫어볼 수 없겠지만, 문제가 되는 건 소리가 새어나간다면 마법을 썼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토마는 다급히 말했다.

 

 “알겠습니다!”

 

 “약속이에요!”

 

 “네! 알았으니 조용히 좀...!”

 

 “신께 맹세해주세요!”

 

 빌어먹을...! 이 수녀님은 너무 똑똑해서 문제다!

 

 “알겠습니다! 주신, 아르타르크님께 맹세합니다! 저 수도사 토마는 이 아이에게 해를 가하지 않겠습니다!”

 

 “...좋아요.”

 

 엘리는 도플갱어를 감싸 안았다.

 

 미세하게 떨리고 있던 마물은 그런 엘리의 품에 안도감을 느껴서인지 떠는 것을 멈추고 반대로 엘리를 감싸 안았다.

 

 “...얼라? 여기에 아무도 없잖아?”

 

 수도사들은 숲 속을 쳐다봤다.

 

 아무도 없다.

 

 다만, 과일이 담긴 바구니가 떨어져 있다.

 

 “뭐야 이건...?”

 

 “설마 엘리 수녀님이 주워온 거 아니야?”

 

 토마와 엘리는 숨을 삼켰다.

 

 바로 앞에 수도사들이 있는 것이다.

 

 “...일단 다른 곳으로 가보자.”

 

 수도사들이 떠났다.

 

  엘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엘리를 감싸 보호했다. 그는 자신의 아이를 죽이려는 토마를 마치 사악한 악마처럼 노려본다.

 

 그는 이를 악물며 관자놀이를 짚었다.

 

 신께 맹세한 이상, 마물을 건들 수 없다.

 

 ‘아아, 신이시여. 어째서 저에게 이런 시련을 주셨습니까?’

 

 토마는 난생처음으로 신을 원망했다.

 

 

 

 * * *

 

 

 

 그 날 이후, 엘리 수녀는 토마를 멀리했다. 토마 역시 엘리에게 다가가기 힘들었다. 그로서는 마물에 대한 궁금증이 남아 있었지만, 수도원에서는 말 할 수 없었다. 아무래도 보는 눈이 많기 때문이다. 마물 이야기가 자칫 잘못 세어나간다면 큰일이다. 그렇게 일주일 정도 엘리와 거리를 벌리고,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해 그녀를 감시했다. 엘리를 지켜보고 있던 토마는 할 수 없이 항복을 선언하기로 했다. 그녀에게 말을 걸고 마물에 관해 물어보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먼저 말을 걸어온 건 엘리 쪽이었다.

 

 “...도와주세요.”

 

 “...”

 

 말을 걸어온 건 기쁘지만, 도와달라는 말의 의미는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아마 마물에 대한 거겠지!

 

 성직자로서 마물에게 도움을 주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이대로 거절하다간 다시 말 할 타이밍을 놓치지 모른다.

 

 토마가 묵묵히 있자, 엘리는 불안한 눈길로 토마를 올려다보았다.

 

 “저기... 무리인 건 알아요! 저를 걱정하시는 것도 알고요! 하지만... 그 애만큼은... 어떻게 해주고 싶어요! 가엽잖아요! 불쌍하잖아요! 부탁할게요!”

 

 그녀의 간절한 애원에 토마는 신음했다.

 

 “...끄응. 무엇을 원하십니까?”

 

 일단 말이라도 들어봐야 했다. 이대로 침묵을 유지한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엘리는 토마의 말에 표정이 밝아지며 외쳤다.

 

 “집을 만들어주세요!”

 

 

 

 * * * * * *

 

 

 

 분위기라는 것이 참으로 묘하다. 사람이 생각하기도 전에 분위기에 이끌려 충동적으로 행동하게 되니 말이다. 토마도 그러한 자신이 참으로 어리숙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 내가 이게 무슨 꼴이람?”

 

 명색에 용사였던 그가 지금은 삽질하고 톱질을 하고 못을 박고 있다. 성직자라는 작자가 마물을 위한 집을 만든다...?

 

 주신께서 노여워하시지 않을까 걱정이다.

 

 ‘이러한 막노동, 얼마만이지? 어쩌면 노예 시절 이후로 처음일지도···?’

 

 토마는 옆을 힐끔 쳐다봤다.

 

 엘리 수녀 역시 힘겹게 자재를 나르며 토마를 도와주려고 노력 중이다. 그녀를 보니 이제 와서 거절하는 것도 꺼려진다.

 

 ‘하아... 나도 모르겠다. 그래! 일단은 만들어주자. 그리고 둘을 때어놓는 거야!’

 

 그렇게 이른 아침부터 늦은 저녁까지 힘들 게 만들어 완성된 게 엉성하게 만들어진 한 채의 집.

 

 형태도 그럭저럭 볼만하다.

 

 다만...

 

 “...크기가 작네요. 강아지 집 같아요. 사람이 들어가기엔 좀 작을지도···.”

 

 엘리가 토마의 눈치를 보며 슬며시 꺼낸 말이다.

 

 열심히 만들었음에도 저런 평가를 하니 토마로서도 마음이 영 좋지 못했다. 그가 보기에도 정말 작은 집이었다. 말 그대로 ‘형태’만 갖춘 거처럼 보인다. 폭풍이라도 몰아치게 된다면 무너져 내려 오히려 안에 있던 사람이 다칠 거 같기도 했다.

 

 “저는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리고 저 작은 도플갱어 따위...”

 

 “엘린이라는 이름이 있어요!”

 

 “...엘린이 들어가기에 적합합니다.”

 

 말 그대로 도플갱어, 엘린이 겨우 들어갈 정도의 크기였다.

 

 엘리는 판자로 만든 집에 다가가 손을 노크하는 식으로 툭툭 쳤다.

 

 집에서 아무런 반응이 없자 엘린은 기합을 놓으며 발로 찼다.

 

 “에잇!”

 

 쿵 하는 소리가 들리지만 무너지지 않는다.

 

 “단단하네요. 생각보다 괜찮을지도...”

 

 토마는 목에 힘을 주었다.

 

 당연하지! 이 몸이 만든 집이다!

 

 “당연하지요! 아무리 제가 손재주가 없다지만 여자의 힘에 무너지면 그 또한 충격...”

 

 그때, 집이 삐꺽거리는 소리가 들려오더니 폭삭 무너져내렸다.

 

 “...”

 

 “...”

 

 두 사람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다만, 엘리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만약 저곳에 도플갱어인 엘린이 들어갔다 무너졌을 때를 생각했을 것이리라···!

 

 “세, 세상에...! 무, 무너졌잖아요!”

 

 충격을 받은 건 토마도 마찬가지였다.

 

 ‘아무리 내가 손재주가 없다지만 여자의 손에 무너지다니!’

 

 토마는 말을 돌리기 위해 헛기침을 하며 엘리를 쳐다봤다.

 

 “제가 왜 집을 만들어야 합니까? 마물 따위의 집을 만드는 데 수도사가 나서다니···. 신께서 노여워하실 겁니다!”

 

 “만들다가 실패해 놓고 그런 소리를 하셔도...”

 

 “...”

 

 그렇게 몇 날 며칠을 엘린의 집을 만들기 위해 애를 썼다지만, 만들어지는 족족 부서지기 일쑤, 오히려 위험하기 짝이 없었다. 어떨 때는 정말로 엘린이 부서진 집에 깔려 울음을 터트릴 때도 있었다.

 

 그럴 때면 엘리 수녀의 시선을 받아 토마는 오기가 생겨버렸다.

 

 토마는 한숨을 내쉬며 성황법국의 수도인 라니아에 들러 장을 볼 때였다.

 

 그의 바로 옆에서는 새로 집을 짓는 토목꾼들이 힘들게 일을 하는 모습이 보였다.

 

 “...한 번, 배워볼까?”

 

 수도 라니아로 내려가 토목 장인들에게 톱질과 망치질을 배우고, 건축에 사용되는 뼈대를 세우는 방식부터 하나, 하나 익혀나갔다.

 

 숲 속 공터에서 톱질하고 판자를 나른다. 못을 박고, 옆에서 엘리와 엘린이 조금씩이나마 물건을 옮겨주며 도와준다.

 

 피곤해 낮잠을 자면 어느새 둘은 곁에서 잠들어 있었다.

 

 그렇게 시간을 들여 노력한 결과···!

 

 “...완성되었군.”

 

 ...결국 마물에게 집을 만들어줬다.

 

 그것도 나름 장인 정신을 발휘해 만든 집이었다.

 

 다른 이들이 본다면 아이들이 좋아할 벗한 아기자기한 오두막이지만, 도플갱어인 엘린과 엘리 수녀 둘이 들어가 놀기에도 적합한 크기였다.

 

 ‘이걸 만드는데 도대체 몇 개월이 걸린 거야? 그나저나···. 응! 내가 만들었다기엔 너무 잘 만들었군!’

 

 토마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다가 굳어졌다.

 

 `...정말 내가 뭘 하고 있는 짓이냐?! 둘이 놀 공간까지 만들다니! 둘을 때어놓으려고 했던 게 아니었어?!`

 

 토마가 이마를 짚고 신음을 할 때였다. 그의 옷깃을 엘린이 잡아끌었다.

 

 토마는 눈살을 찌푸려 엘린을 쳐다봤을 때, 그녀는 무표정한 얼굴로 토마를 올려다보며 입을 열었다.

 

 “아저씨, 고마워!”

 

 “...”

 

 그리곤 엘린은 오두막에 들어가 버린다.

 

 “고맙다고 하는데요?”

 

 엘리 수녀가 방긋 웃으며 엘린을 따라 오두막 안으로 들어갔다. 토마는 한 말을 잃었다.

 

 단 한 마디, ‘고마워.’

 

 그 말에 토마는 엘린이 마물이라는 것에 경계하던 벽에 금이 간 걸 깨닫지 못했다. 결국, 그는 두 모녀(?)를 갈라놓는 것에 포기하고 말았다. 대신 엘리 수녀와 약속을 했다.

 

 첫 째는 이 일을 그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고 비밀로 할 것!

 

 “알고 있어요! 엘린은 제 아이예요! 그러니 제가 지켜요!”

 

 ...어느새 부모가 된 마음을 가진 엘리였다. 엘린도 그녀를 어머니처럼 따르는 거 같지만 말이다.

 

 두 번째는 절대 혼자서 엘린을 만나지 않을 것. 그것은 여태껏 해온 일이지만 혹시 토마 몰래 만나러 갈지도 몰랐기에 주의가 필요했다.

 

 “어째서죠···?”

 

 “당연하지요. 위험하기 때문입니다!”

 

 “엘린은 착한 아이예요!”

 

 “그전에 마물입니다!”

 

 “그전에 연약한 아이예요!”

 

 “그전에 마물이라니까요!”

 

 “그전에...!”

 

 “그만하죠!”

 

 이렇게 두 번째 약속까지 받아냈다.

 

 토마는 엘리와 엘린이 노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다.

 

 수도원에서 제정문제와 함께 점차 변해가는 수도사와 수녀들의 모습에 겉으로 티를 내지 않았지만, 그는 스트레스가 쌓이고 있었다. 그런 그에게 있어 두 아이가 노는 모습은 마음이 정화되는 느낌을 받았다.

 

 마치 그 둘만큼은 더러움이 없는 순수하고 깨끗한 자매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쿨럭... 쿨럭...”

 

 토마는 기침을 하고는 약을 꺼냈다. 약을 입속에 넣자 통증이 가라앉으면서도 묘하게 머리가 몽롱해졌다.

 

 만약 자신이 사라지면 어떻게 될까? 그렇게 되면 저 둘은?

 

 그건 알 수 없다. 지금으로써는 그들을 지키는 건 자신뿐이었다. 그는 그들의 보호자일 뿐이다.

 

 “...최대한 오래 산다.”

 

 저 두 사람이 자신이 없어도 행복하게 살 수 있을 때까지...!

 

  버틸 것이다. 억지로라도 버틸 것이다!

 

 토마는 주문처럼 속으로 중얼거렸다.

 

 하지만 그의 굳건한 마음과 달리, 그의 몸은 점차 죽어가고 있었다.

 

 

 

 * * *

 

 

 

 파론은 떨리는 몸을 주체하지 못했다.

 

 긴장한 나머지 혀가 바짝바짝 말라버려 차를 한 잔 마시려고 해도 손가락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찻잔을 놓치고 만다.

 

 파론은 그런 자신의 미숙한 점에 화가 났지만, 그렇다고 겉으로 표를 낼 수 없었다.

 

 그는 결국 차 마시기를 포기했다.

 

 그의 손이 다시 원상태로 돌아갈 때, 맞은편 소파에 앉은 인물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왜 그러시는지···? 혹, 차가 입맛에 맞지 않으십니까?”

 

 그 말에 파론은 굳어져 버렸다.

 

 입에 대지도 않은 차 맛을 알 정도로 그는 초인적인 능력은 갖추고 있지 않다. 다만, 눈앞의 자신보다 아득히 높은 상대에게는 그에 따른 분위기를 읽는 법 정도는 안다.

 

 그는 급히 양손을 획획 저었다.

 

 “아, 아닙니다! 그럴 리가요! 아주 맛있는 차입니다! 다만 제, 제가 긴장한 터라. 죄송합니다. 법황 폐하.”

 

 파론의 앞에 있던 인물, 셀롬 갓슈란체.

 

 성황법국의 지배자이자, 대륙의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이었다.

 

 왕과 황제마저 예의상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다고 알려진 인물이 하찮은 변방의 성직자 나부랭이와 대면하고 있었다.

 

 ‘왜, 왜 이런 분이 나와의 만남을...?!’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10 엇갈림 2018 / 12 / 17 235 0 6800   
9 도플갱어 2018 / 12 / 17 227 0 3841   
8 도플갱어 2018 / 12 / 17 217 0 5269   
7 도플갱어 2018 / 12 / 2 213 0 6508   
6 변질 2018 / 12 / 2 215 0 8229   
5 변질 2018 / 11 / 30 208 0 7170   
4 변방의 어느 수도원 2018 / 11 / 29 208 0 8578   
3 변방의 어느 수도원 2018 / 11 / 29 213 0 6885   
2 변방의 어느 수도원 2018 / 11 / 28 196 0 6694   
1 제 1장 타락의 장 - <프롤로그> 2018 / 11 / 28 380 0 517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마신 유희
그림자꾼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