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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이보다 완벽한 남자는 없습니다.
작가 : 푸른밀담
작품등록일 : 2018.12.15

여자를 믿지 않는 그가 한여자만을 위한 완벽한 남자가 되어가는 얼렁뚱땅 로맨스가 시작된다

 
그녀와 그의 입장차이(1) #03
작성일 : 18-12-17 02:42     조회 : 238     추천 : 0     분량 : 48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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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성혁의 차 보닛 사건이 있었지만 창피한 것은 창피한 것이고 생리적인 배고픔은 창피한 줄도 모르고 아우성을 쳤다.

 밀려드는 일 때문에 밤샘을 하며 하루를 꼬박 굶은 서하는 간단히 우동 한 그릇을 주문한 후 턱을 괴고는 멍하니 창 밖을 바라보고 생각에 잠겼다.

 서하는 5년 전 생각에 얼굴이 화끈거렸다.

 성혁과의 마지막은 다른 곳도 아닌 그의 사무실에서 아버지에게 따귀 맞는 걸 들켰던 것이어서 더욱 싫었다.

 5년이나 지났지만 창피함은 가시지 않아 자신도 모르게 정신을 차리려 마른 세수를 하였지만 붉어진 얼굴은 여전했다.

 5년전이나 5년 후나 창피함은 자신에 몫이고 당당하고 멋진 모습은 성혁이어야 하는 것이 왠지 불만스러웠다.

 

 천성적으로 복잡한 생각은 딱 질색인 그녀인데 최근 들어 이만큼 머리 복잡하고 우울했던 적이 있나 싶을 정도로 마음이 혼란한 그때 지은에게서 전화가 왔다.

 생기를 잃었던 얼굴에 엷은 미소가 번지며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목소리가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귀신 같네.”

 단번에 자신에 상태를 눈치챈 것이 싫으면서도 지금에 심정을 알아주는 이가 있는 것이 아이러니 하게도 위안이 되었다.

 “나 하소연하려고 전화했더니…… 무슨 일이야?”

 “아무 일도 아니란다.”

 서하가 웃으면서 너스레를 떨었지만 소용이 없었다.

 “너 목소리 들으면 딱 답 나오는데 누굴 속이려고 얼른 말해봐.”

 “나 예전에 약혼했던 거 기억나?”

 “그게 언제적 일이었니? 난 그 일이 있기는 했었는지도 가물가물한데 새삼스럽게 그때 이야기야.”

 “나도 내가 약혼 했던게 실제 있었던 일인지 꿈인지 싶은데 말이야. 정말 있었던 일이더라고.”

 “왜이렇게 불안하게 청승을 떠실까요? 윤서하씨 안 어울려!”

 “ ………오늘. 우연히 진성혁 씨와 마주쳤어.”

 “그. 그. 냉혈약혼자!” 지은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바로 평소 목소리로 돌아왔다.

 “미안”

 “아니야…… 정말 ‘머피에 법칙’인가 봐. 5년만에 만나서도 하필 부끄러운 모습만 보이게 되는지 내가 너무 싫다.”

 깊은 한숨만 나왔다. 성혁 앞에서는 항상 자신은 바보같이 될까? 보여주기 싫은 모습일 때 그것도 5년이 지난 지금 만나게 된 건지…… 매번 부끄러운 모습만 보여서 더 싫었다.

 “어디서 본건데.”

 “……….. 급한 디자인 수정 건 때문에…… 그 사람 차인 줄도 모르고 보닛에 올려놓고 디자인 시안 스케치했어.”

 “뭐……! 미치겠다.”

 “……………….”

 “어떻게 하면 이 넓은 서울바닥에 그 시간에 그 곳에서 그렇게 만나냐?”

 “내가 생각해도 하필 그 시간에 그 사람 차람. 비서란 사람이 얼마나 길길이 날뛰던지 그 사람 차인줄도 모르고 자존심에 차에 흠집 생겼으면 배상한다고 해서 연락 오게 생겼어.”

 그녀는 곤란할 때 하는 나쁜 버릇인 손톱을 물어뜯으며, 인상을 구겼다.

 “그 놈에 자존심. 왜 그랬어…… 그냥 자존심 버리고 좋게 해결하는 수 밖에……

 내가 하소연하려다 혹 붙였네. 아이고 머리야~~~

 조만간 술 한잔하자. 오늘 위로 주를 사고 싶지만 나 오늘 야근이야 흑……”

 “나도 술 마실 기분 아니다. 얼마 있으면 봉사모임 있잖아. 재윤 오빠랑 같이 보자.”

 “아 맞다 봉사활동을 잊고 있었네. 재윤 오라버니도 오랜만에 보고 좋고만. 헤헤… 서하야 힘내. 너 예전 기억 하기 싫은거 아는데 머리 아프게 생각한다고 달라질 것 없을 때는 더 고민하지 않는 것이 정신 건강에 좋다.”

 “고맙다 친구야. 하소연 못 들어줘서 미안하다. 수고해.”

 “됐네. 너도 수고해.”

 

 “재윤 오빠와 통화한지도 오래됐구나”

 지은이와 통화를 하면서 문득 떠오른 재윤 오빠와 최근에 연락이 뜸했다는 생각에 통화해볼까 하다 그만두었다.

 서하는 재윤이 어떻게 지내나 궁금해졌다.

 올해 팀장 직함을 달면서 더욱 바빠져 연락이 뜸했다는 것 조차 알지 못 할 정도였다.

 졸업하고 재윤이 여자친구가 있을 때도 일주일에 두세 번은 통화했고 한 달에 두 번은 만났지만, 올해 팀장이 되고 나서 그와 만난 것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지은에게 목소리만으로도 들켜버렸는데 재윤에게 평소와 다르다는 걸 들키지 않을 리가 없었다.

 자신에겐 친 오빠와도 같았지만, 오늘 같은 바보 같은 사건을 알리고 싶지는 않았다.

 ‘오늘은 날이 아니니 내일 꼭 연락을 해봐야겠다.’

 서하는 사무실로 향하면서 마음을 추슬렀다.

 

 이제는 더는 부잣집 딸도 아니었고 지금은 사라진 아버지를 대신해 집안에 가장이 되었다.

 그때를 기점으로 그녀의 가족은 해체되었다. 그나마 하나 있던 여동생과 남동생을 지켜야 한다는 것이 그녀의 사명이 되었다. 그것이 엄마를 대신해 자신에 가족인 동생들을 위한 그녀의 자리라 생각하고 지내왔다.

 예전에 기억으로 감상에 젖을 여유는 사치라 생각하고 5년을 죽을 힘을 다해 살아왔다.

 ‘이젠 그냥 윤서하야. 그런 기억은 잊자!’

 서하는 더 이상에 잡념은 버리고 사무실로 바삐 발길을 돌렸다.

 

 성혁은 차에 올라타서 그녀의 생각으로 가득했다.

 생각지 않던 곳에서의 만남 때문이리라 생각했지만 마음속에 언제 봉인되었는지도 모르는 사랑꾼이 긴 잠을 깨고 기지개를 켜며 준비운동을 시작하고 있었다.

 운전하던 김 실장이 백미러로 성혁의 안색을 살피며 운을 띄웠다.

 “사장님. 좀 전 그 여자분 말입니다. 예전에 사장님과 약혼 하셨던 그 분과 닮은 것 같지 않습니까?”

 약혼하고도 몇 번 마주친 적이 없고 멀리서 본 것이 다인 김 실장이 기억 못 해주길 바랐던 성혁은 피해가지 못한다는 생각에 머리가 아파 왔다.

 체념한 듯 냉기가 뚝뚝 떨어지는 목소리로 낮게 말했다.

 “그 사람이야.”

 “네……?” 설마 하는 표정이었으나 성혁의 목소리에 더 질문할 수가 없었다.

 

 사무실에 돌아와 계약이 무사히 체결된 것을 안도하면서도 오늘 온종일 삐걱대던 일들이 그녀를 만난 후 조용해진 것에 의아했다.

 그리고는 5년 전 그녀의 기억을 떠올렸다.

 그녀와 마주치고 난 이후 문득문득 그녀가 떠올랐다.

 자신에 차 보닛 너머로 보였던 투명할 정도로 깨끗하고 유난히 하얀 피부에 웃을 때면 반달로 휘는 그 어떤 누구보다 매력 있고 눈부신 웃음, 아주 높지는 않지만 예쁘게 똑 떨어진 콧날 아래 도톰한 붉은 입술, 틀어 올린 머리 때문에 들어난 가늘고 긴 목덜미가 유난히 눈에 띄었다. 그리고 열심히 스케치에 열중하던 모습이 자꾸 겹쳐 떠올랐다.

 예전보다 세련되어진 옷차림과 연필로 머리를 틀어 올리지 않았다는 것 외에는 그녀는 변함이 없었다.

 ‘지금까지 어떻게 지내 온 걸까?

 약혼하고 매번 만날 때마다 왜 그녀는 지금에 모습과 다른 사람이었던 걸까?’

 그녀의 아버지가 도산하고 파혼이 자연스레 진행되어 그 후의 근황은 알 수 없었다.

 아니 알 필요도 알려고도 하지 않은 채 그녀라는 존재는 그의 삶에서 퇴장했었으니까….

 김 실장이 결재할 서류를 한 가득 들고 들어왔다.

 서류들을 검토하고 사인하며 성혁은 무심히 말을 했다.

 “윤서하에 대해서 전부 알아와. 회사는 알고 있으니 나머지…… “

 책상 위에 올려진 명함을 눈으로 가리키며, 성혁이 말하자 김 비서는 흠칫 말도 못 하고 성혁을 보았다.

 “지금 와서 왜 이런 지시를 하나 싶나?”

 성혁이 고개를 들고 김 실장의 생각을 선수 쳐 말하자 김 실장은 머리를 긁적이고 당황해 말을 못 했다.

 “그냥 해”

 “사장님. 지나간 인연인데 묻어두시죠. 그때 사장님 표정이 심상치 않았다는 건 알지만 그래도 예전에 인연도 있고 하니 좋은 마음으로 연락하지 마시고 넘어가 주시는 게 어떨까요?

 “김 실장.”

 “네?”

 “후배 김진운 말고 지금은 내 비서인 김 실장에 대답이 필요해”

 “네! 알겠습니다.”

 군기가 바짝 든 군인처럼 더 오래 머무르면 불똥이 튈 거란 생각에 최대한 빠르게 결재된 서류를 챙겨 사라졌다.

 

 유능한 김 실장는 짧은 시간 안에 그녀의 정보를 그에게 내밀었다. 보고서를 꼼꼼하게 살피던 성혁은 보고서를 내려놓고 창 밖을 바라보았다.

 사무실 밖 상해 마천루를 버금가게 하는 풍경은 눈에 들어오지도 않고 생각에 잠겼다.

 윤기훈 사장이 비자금을 가지고 해외로 도주한 것은 공공연한 소문이라 알고 있었다.

 하지만 걸핏하면 가족 운운하던 그가 이렇게 가족을 내팽개치고 달아날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그리고 그 시점쯤 윤기훈 사장의 아내이자 서하의 엄마가 돌아가셨다.

 기훈이 도산하고 6개월 후 졸업과 동시에 작은 디자인 회사에 들어간 그녀가 가장 노릇을 하며 눈 돌릴 틈도 없이 회사 일에 디자인 아르바이트까지 하며 생계를 꾸렸다고 하니 왠지 썩 마음이 좋지는 않아 입안이 썼다.

 처음 그녀를 만났을 때 그리고 얼마 전 스케치하던 모습을 생각하니 그녀가 일을 할 때는 생기 있게 눈을 빛내며 그런 모습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자 마음이 소란스러워 졌다.

 딱 하나 그 모습을 다시 보고 싶었다.

 

 그는 인터폰으로 김 실장을 호출했다.

 “이쪽 회사에 담당자는 윤서하로 지금 진행 중인 IOT(인공지능) 스피커 디자인 건 의뢰해”

 “………………..”

 “내부에는 제품디자이너는 없기도 하고 차별화되는 디자인을 위해 외부에 참신한 디자인업체를 찾고 있었지 않나?”

 김 실장은 서하의 명함을 얼떨결에 건네 받아 들고는 찹찹한 표정을 지었다.

 “이렇게까지 꼭 하셔 야겠습니까?”

 ‘내가 뭘 어떻게 했길래 이래? 김 실장 이건 요즘 사사건건 시비인 거야.’

 성혁은 팔짱을 끼고 김 실장을 쏘아보았다.

 “내가 실력도 안 되는 사람한테 일을 맡길 것으로 생각하나? 김 실장이 준 보고서에도 윤서하 커리어가 그걸 말해주던데.”

 내가 무슨 감정으로 그런다고 난 지극히 일하기 합당하다 싶은 사람에게 일을 맡기는 거라고 자신과 타협했다.

 마음속 깊이 잠자고 있던 사랑 꾼이 빼꼼히 얼굴을 내밀고 ‘그래 맞아. 이건 윤서하에게 맡기는 게 맞다’라며 하트 화살을 열심히 쏘아대고 있었다.

 한숨을 푹 쉬는 김 실장은 알겠다는 말과 함께 아주 진지하게 성혁을 달래듯 말했다.

 “그래도 한때는 사장님에 약혼자였지 않습니까. 너무 힘들게는 하지 마십시오.”

 “김실장. 디자인 의뢰야. 잔말 말고 연락해.”

 성혁은 눈썹을 꿈틀거리고는 다시 서류로 시선을 돌리고 일에 몰두했다.

 김 실장은 명함을 들여다보며 이걸 어떻게 연락하나 싶어 답답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울상을 지었다.

 윤서하라는 그 여자가 참 안 되었다는 생각을 하고는 사장실을 나왔고 성혁은 진운의 뒷모습을 보고 픽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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