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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러블리, 바가지 (부제: 초지대교에서 만나요.)
작가 : 국화언니
작품등록일 : 2018.12.13

박하지; 유독 진상 고객들만 보면 치가 떨린다.
서비스는, 서비스를 받아 마땅한 인성의 소유자들에게만 행하는 게 당연하다.
그래서 오늘도 싸웠다. 비록 그들이 갑이고, 그들에게 고개숙여 '고객님' 소리를 해야 하지만, 그게 뭐.
그래서 더 악착같이 싸웠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진상고객들을 개조시기는 게 하지의 목표다. 지금은 비록,
작은 바다, 대명항에서 새우를 튀기고 있을지언정.

강도연; 성질머리가 보통이 아닌 여자와 얽힌 건, 인생 최대의 실수였다. 어린 동생 이연이가 자꾸 그 여자를 닮아 가는 것도 점점 두려워 진다. 안되겠다. 이연이를 위해서라도 저 여자의 성질머리를 고쳐놔야겠다. 불가능은 없다, UDT 대원 출신이자 세상 두려울 것 없는 해경특공대 명예를 걸고 반드시. 자꾸 말려들지만, 자꾸 유치해 지지만, 정신만 똑바로 차리면 불가능은 없다. 그게 도연의 새로운 목표다.

 
8.새하얗게 반짝이는 흰 봉투를
작성일 : 18-12-16 20:34     조회 : 237     추천 : 1     분량 : 60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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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주일 전, 절 찾는 라디오를 마침 딱 듣게 된 것도, 사연을 듣자 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콜라녀입니다. 압구정 8시 오케이'라는 짧은 문자 사연을 보내게 된 것도 어쩌면 다행스러운 일 이었다.

 

 뭐 어쨌든 하지의 1차적인 목표는 달성한 셈이었으니까.

 

 이번 역은 압구정, 압구정역입니다- 하는 지하철 안내 방송 소리가 하지의 귀를 때렸다.

 

 만나면 무슨 말로 기선 제압을 해줄까 고민하던 하지가 얼른 핸드폰을 주머니 속에 넣고 문 앞에 섰다.

 

 지하철 문이 열리자 하지와 함께 수많은 사람들이 쏟아져 내렸다.

 

 그 틈에 섞여 냉큼 내린 하지가 개찰구로 향하는 계단 옆 거울 앞에 섰다.

 

 어깨는 더 펴고, 콧대는 더 높게. 의도한 건 아니었지만 일부러 꺼내 신은 하이힐 소리가 유난히 또각거려 더 마음에 들었다. 가뜩이나 짧은 치마 아래로 쭉 뻗은 다리는 제가 봐도 홀릴만큼 아름다워 하지는 흡족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결코 꿀리거나 기 죽을 일 없는 외모의 하지였지만 오늘만큼은 더 기세등등하게, 하지는 콜라의 현장으로 총총총 발걸음을 옮겼다.

 

 **

 

 도연이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꺼내 시간을 확인했다. 

 

 저녁 8시 하고도 20분을 넘어서고 있었다. 혹시 몰라 약속 시간 보다 30분 쯤 일찍 왔으니 거의 한 시간을 꼬박 서서 기다리고 있는 중이었다.

 

 군복 입고 가는 일 없을 거라며 큰 소리 뻥뻥 치고 나왔지만 오늘도 여전히 도연의 차림은 잘 갖춰 입은 군복이었다.

 

 이 옷 만큼 제 신분을, 당당함과 정의로움과 그리고 떳떳함을 드러내 줄 수 있는 옷은 없었으므로, 뭐 굳이 핑계를 대자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인 셈이었다.

 

 '아 오빠 군복 입는 거 짱 싫은데, 사복 그 따위로 입을 거면 그냥 군복 입어. 그게 젤 나.'

 

 언젠가 비수가 되어 꽂혀 버린 이연이의 충고가 그 선택을 뒷받침 하는 데 큰 일조를 하기도 했고.

 

 떳떳하고 당당한 군복 차림으로 고개를 쭉 빼고 아무리 둘러봐도 그때 그 콜라녀의 모습은 코빼기도 비치지 않았다. 

 

 분명 8시에 만나자고 한 것 같은데 제 기억이 잘못된 건지 아니면 급하게 오케이라고 회신을 보낸 게 실은 콜라녀가 아니라 그저 누군가의 장난인 건지 헷갈리기 시작했다.

 

 그도 아니면 그 때 그 여자가 콜라물을 뒤집어쓴 게 여기가 아니라 반대편 출구였나?

 

 고개를 갸웃하며 10분 쯤 더 서 있던 도연이 이내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이러고 멍청하게 서 있을 게 아니라 많아 봐야 6개뿐인 출구를 샅샅히 뒤져볼 생각이었다. 

 

 잠깐이었지만 그 날 본 그 여자의 인상이 꽤나 선명했으므로 다시 만난다면 한번에 알아 볼 자신이 있었다.

 

 "이봐요."

 

 약속 장소를 빠져나와 잰 걸을음 옮기려던 도연이 익숙한 목소리에 흠칫 놀라 얼른 뒤를 돌아봤다. 

 

 그 여자였다. 

 

 예쁘장한 얼굴에 어울리지 않는 욕지거리를 구수하게 뿜어내던, 그때 그 압구정 콜라녀.

 

 "이봐요. 그 쪽, 맞죠? 콜라."

 

 "아, 아, 예. 안녕하십니까."

 

 "근데 어딜 가시는 거예요? 설마 또 그냥 도망가시려던 건 아니죠?"

 

 "아, 아니 그게 아니라 하도 안 오셔서 혹시 제가 장소를 착각한 게 아닌가 싶어 다, 다른 출구에도 가보려던 참이었습니다."

 

 그 어떤 위험하고 강한 적 앞에서도 쫄지 않을 자신이 넘쳐나던 도연이었는데, 오늘따라 왜 이렇게 말이 더듬어지는 건지 알 수 없어 도연의 이마엔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히기 시작했다.

 

 "하도 안 오긴 뭘 하도 안 와요? 나는 지난 몇 주를 가슴 졸이며 기다렸는데, 댁은 그것도 조금 못 기다려서 도망을 가버려요?"

 

 "다시 말씀드리지만 제가 도망을 가 버린게 아니라.."

 

 "아 됐구요. 어디 자리 옮기고 할 거 없이 여기서 바로 해결 보면 되죠?"

 

 하지의 말 뜻을 알아차린 도연이 품에서 부시럭 거리며 눈처럼 새하얀 봉투 하나를 꺼냈다. 

 

 "아, 예. 펴, 편하신 대로 하십시오."

 

 그런 도연을 싸늘한 눈으로 마주보던 하지가 티나지 않게 마른침을 꿀꺽 삼켰다. 행여 해코지를 당하진 않을까 나름 긴장이 되기도 했지만 이렇게 가까이서 군복을 갖춰 입은 남자를 본 건 처음이기도 해서였다.

 

 군인이라면 기껏해야 덥수룩한 머리에 시건방지게 얹어 놓은 군모, 칠렐레 팔렐레하게 대충 걸친 군복, 낡고 꼬질꼬질한 군화를 끈도 제대로 매지 않고 신고 나온, 버스나 지하철에서 종종 보이던 예비군들의 모습이거나 휴가를 나와 동네를 활보하던 어리고 앳된 병사들이 고작이었는데, 이렇게 단정하면서도 연륜이 묻어나고, 또 군인으로서의 강인함이 팍팍 풍겨져 나오는 도연의 모습은 새로운 충격 그 자체였다.

 

 정갈하게 각 맞춰 접어 올린 소매 밑으로 굵은 힘줄이 선명한 그의 팔을 뚫어지게 바라보던 하지의 시선이 그 새하얀 봉투 끝에 가 멎었다.

 

 거친 훈련과 뜨거운 태양을 오롯이 맞아 굳은살이 여기 저기 배긴 도연의 까만 손과 새하얀 봉투가 묘하게 잘 어울렸다. 

 

 툭툭 털어도 먼지 하나 나올 것 같지 않았지만 도연은 새하얀 봉투를 한 번 더 제 손으로 툭툭 털어 하지의 앞에 쑥 내밀었다.

 

 "지금 뭐하시는 거예요?"

 

 누군가에게 돈 봉투를 건네는 건 처음이라 가뜩이나 민망한 도연의 손길이 차가운 하지의 말투에 꽁꽁 얼어 붙었다.

 

 "아니, 그.. 세탁비를.. 준비해 왔.."

 

 따뜻하다 못해 땀이 삐질거리는 날씨에 꽁꽁 얼어붙은 건 도연의 손 만은 아닌 모양이었다. 민망함에 더듬더듬 열리는 입술도 꽁꽁 얼어버린 손과 다를 바 없어 도연은 뒷말을 채 끝맺지도 못했다.

 

 "이봐요. 제가 지금 돈 몇 푼 받자고 여기까지 다시 나왔겠어요? 사과가 먼저 아니냐구요. 그 쪽 때문에, 아니지, 그 쪽 동생 때문에 마른 하늘에 콜라 뒤집어 써, 새 옷은 다 버려, 사기까지 당해, 지난 몇 주 동안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알아요? 그래도 양심은 있구나 했어요. 난 못 찾을 줄 알았거든요. 사연 그까짓 거 무시해 버리면 그만이니까. 그런데도 선뜻 보상을 한다고 나서주길래 아 양심이 있는 사람이구나 했는데, 얼굴 보자 마자 사과는 한 마디도 없이 돈 봉투나 내밀고. 그 봉투에 얼마가 들었는지는 모르겠는데요, 내 시간, 내 옷, 내 정신적 피해는 댁이 내민 그 알량한 몇 푼에 비할바가 아니거든요!!!!!!!!!"

 

 조곤조곤 얘기하던 하지의 언성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덤덤히 서 있던 도연의 얼굴에도 당황함이 감돌기 시작했다. 아차 싶은 눈빛부터 이걸 어쩌지 하는 낭패스런 얼굴이 감추어지지도 않은 채 그대로 내비쳐지고 있었다.

 

 보아하니 다행히 건식의 말처럼 나쁜 꿍꿍이를 가지고 나온 범죄자는 아닌듯 하고, 어리바리하게 쑥맥처럼 제 욕을 빠짐없이 듣고 있는 걸 보니 그동안 쌓인 체증이 쑤욱 하고 내려가는 것 같았다.

 

 아무리 욕을 먹는다 한 들 그 날 하지가 느낀 분노의 10분의 1도 안되긴 할 테지만.

 

 "그리고 그 꼬맹이요."

 

 "예?"

 

 "그 쪽 동생이요. 나한테 콜라 들이붓고 도망갔던 초딩. 걘 어딨어요? 나는 지금 그 쪽 말고 그 쪽 동생한테 사과 받아야 할 것 같은데."

 

 "아 저 그게, 당연히 동생을 데리고 나왔어야 하는 건데, 그저 빨리 만나뵙고 싶은 마음에 시간계산을 잘 못했습니다. 아시다시피 초등학생이라 내일 등교도 해야 하고, 그리고 지금 시간이 이른 시간도 아니고 또 하필이면 아이가 감기에 걸리는 바람에 불가피하게 저 혼자 나오게 되었습니다."

 

 "정말 재미있는 남매시네."

 

 "죄송합니다. 아이가 아프지만 않아도 무조건 데리고 나오려고 했는데, 이번 사건에 대해 전혀 모르시는 부모님께 아픈 아이를 데리고 나가겠다고 설득하지도 못했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그럼 지금 그 쪽이 나온 건, 말하자면 돈 봉투나 휙 전해주고 양심의 가책을 훌훌 털어버리시겠다.... 뭐 그런 뜻이신거죠? 이봐요. 가서 댁 동생한테 똑똑히 전해요. 인생이 그렇게 호락호락한 게 아니거든. 지금이야 어리다는 이유로 다들 오냐오냐 해주고, 잘못해도 설렁설렁 넘어가 주니 세상 무서운 줄 모르고 지 오빠 뒤에 숨어서 사과 한마디 제대로 할 줄도 모르나 본데, 애 그렇게 키우는 거 아니에요. 인생 똑바로 배우라고, 반드시 가서 전해요. 알았어요?"

 

 이렇게까지 화를 내려던 건 아니었다.

 

  그냥 적당히, 몇 주 기다린거에 비하면 세발의 피니까 한 삼십분 쯤 기다리게 해주고, 꼬맹이 사과를 너그럽게 받아주고, 혹시 정말정말 괜찮은 사람들이라면 보답으로 콜라라도 한 잔 대접하고, 그렇게 훈훈하게 마무리 할 생각이었다. 그리고 라디오에 후기 형식의 사연도 꼭 보내고.

 

 새바다 초등학교 꼬맹이가 참 기특하더라고.

 

 그런데 밑도 끝도 없이 내미는 봉투부터, 정작 사과를 해야 할 꼬맹이는 코빼기도 안비치고, 30분 기다렸다고 그냥 토끼려다 딱 걸리고.

 

 볼 장 다 봤다.

 

 꼿꼿하게 서서 팔짱을 낀 채 제 할말을 똑부러지게 해대던 하지가 후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줘요, 봉투. 그리고 그 쪽도 그 쪽 동생도 인생 그 따위로 살지 마요."

 

 도연의 손에 여전히 무안하게 들려있는 새하얀 봉투를 하지가 휙 낚아챘다.

 

 다시는 보지 말죠. 도도하게 마지막 한 마디를 내뱉고 차갑게 돌아서서 다시 또각또각 요란히도 걸어갈 생각이었다.

 

 재빠르고 억센 그의 손 안에 얇은 하지의 손목이 꽉 틀어잡히기 전 까지는.

 

 "저기요, 잠시만요."

 

 시종일관 미안한 표정만 잔뜩 지은 채 눈치만 보며 서 있던 도연이 휙 뒤돌아서는 하지의 손목을 붙잡았다.

 

 이대로 아무 말도 못하고 어버버 하다 헤어져 버리면 진짜 후회할 것 같아서. 적어도 이연이는 그런 애가 아니라는 걸 말해주고 싶어서.

 

 "뭐, 뭐죠?"

 

 계산에 없던 상황이 벌어지자 이번엔 하지의 입에서 긴장한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겁도 없고 깡도 있고 누가 뭐라 해도 자신이 꿀릴 것 없는 상황이란 걸 알고는 있지만 막상 제 머리보다 한참이나 위에 있는 그의 얼굴 하며, 태평양처럼 넓은 어깨 하며, 그의 입장에선 살짝 그러쥐었을 뿐이겠지만 조금만 조절을 잘 못하면 제 손목이 부서질 것 만 같은 힘 앞에서 하지는 쪼그라 들 뿐이었다.

 

 "말씀 다 하셨으면 저도 한 마디만 해도 되겠습니까?"

 

 "네? 아, 네, 뭐. 그러시든지. 근데 이건 좀 놓고요."

 

 "아, 죄송합니다."

 

 하지의 말에 도연이 손에서 하지의 손목을 풀어주었다. 잠깐 잡혀 있었을 뿐인데도 뼛속까지 시큰거리는 게 아무래도 내일 엑스레이를 찍어 봐야 하나 고민스러웠다.

 

 "일단 제 생각이 짧았습니다. 먼저 뵙자 마자 사과를 드렸어야 했는데 그 부분을 놓쳤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제 동생과 저로 인해 마음 고생하셨을 시간들을 돈으로 다 갚아드릴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성의껏 준비한 세탁비입니다. 부디 너그러운 마음으로 받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그런데, 제 동생은 생각하시는 것 만큼 막돼먹은 아이가 아닙니다."

 

 "어머, 제가 언제 막돼먹었다고 했어요?"

 

 "오늘도 따라 나오겠다는 걸 저희 어머니가 뜯어 말리셨습니다. 이제 겨우 열세살, 초등학교 6학년 어린 아이이고 오빠인 제가 있더라도 서울까지 이 시간에 선뜻 보낼 수 있는 부모는 그리 많지 않겠지요. 더구나 감기에 걸려 아픈 아이를요. 어떤 말씀을 드려도 변명이라는 것 잘 압니다. 정말 죄송하고 부끄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 동생의 사과에 대해서는 여의치 않다면 전화 통화로라도 반드시 받게 해 드리겠습니다. 본인도 그걸 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날 여유로운 낮시간을 다시 빌어서라도 꼭 사과 드리고 싶다고 했습니다. 이 자리에 함께 나오지 못해 무척 죄송해하고 있는 걸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저는 비겁한 인간이 아닙니다. 그까짓 30분? 전 3시간이라도 기다릴 수 있습니다. 혹시 장소가 엇갈려 다른 장소에서 기다리고 계신게 아닐까 싶어 노파심에 확인하려던 것 뿐이었습니다. 더는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이거, 제 진짜 핸드폰 번호입니다. 편하신 시간에 전화 주십시오. 제 동생 사과 꼭 받아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혹시 세탁비가 모자라시면 그 또한 연락 주십시오. 바로 해결해 드리겠습니다. 저는 대한민국해군 특수전전단 11연대 소속 중사 강도연입니다. 귀한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편히 돌아가십시오. 그럼 이만."

 

 휙.

 

 바람이 느껴질 만큼 빠르게, 그리고 차갑게 도연이 돌아섰다.

 

 하지의 손에 꾹꾹 눌러 쓴 자신의 핸드폰 번호를 쥐어주고선 미련도 없이 멀어져갔다.

 

 "어어, 잠깐만!"

 

 더 할 말이 있는 것도, 들을 말이 있는 것도 아니었지만 차갑게 돌아서는 도연을 저도 모르게 부르던 하지가 피식, 실소를 내뱉었다.

 

 망했다. 내가 먼저 도도하게 돌아 서려 했는데.

 

 어느새 사라져 버린 강도연의 뒷모습을 찾던 하지가 손에 쥐어진 종이 쪽지를 꾹꾹 접어 가방 속에 넣고 이내 발걸음을 옮겼다.

 

 아마 더는 만날 일도, 이 번호로 전화를 할 일도 없을 것이다.

 

 하지의 가방 속에서 도연의 새하얀 흰봉투가 반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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