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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카이샤하스 제국 1권 ; 아이린 황비 폐하
작가 : Hella
작품등록일 : 2018.12.10

카이샤하스 제국의 황태자, 카우라 카이샤하스.
안하무인 독불장군인 그는 사실 남몰래 사랑하던 기억속 소녀가 있었다.

자그마한 문제가 있다면, 아버지가 데려온 새어머니가 그 소녀였다는거...?

아니, 저기요, 아버지. 계급장 다 떼고 얘기해 봅시다.
당장이라도 아버지 멱살잡고 패륜을 저지르고 싶었지만, 그녀는 그를 기억하지 못했다.

아버지와 결혼해버린 첫사랑에 한껏 비뚤어졌지만, 어느새에 그는 자신의 아픔을 받아들이며 성장해나간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게 뭔지 알아요?

이건 온갖 음모와 권모술수가 판치는 카이샤하스 제국 황궁에 여러분을 꼬셔서 데려가기위한 달콤한 첫걸음이에요.....ㅎ

정치물과 전쟁물에 로맨스 두방울 뿌려 봤습니다. 심심해보여서 브로맨스도 한스푼 넣었고요, 오만사람들을 다 끌어모아 얽어놓는 바람에 등장인물 많습니다.

난 코난같은 독자가 있었으면 좋겠는데..... 사실 읽어주는것만도 고맙습니다. 제가 꿈이 좀 커요ㅎ

언제나 행복한 하루 되시고요, 즐겁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사랑합니다.

 
1막;궁전_5화
작성일 : 18-12-16 01:18     조회 : 231     추천 : 0     분량 : 6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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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렌스는 작은 회의실에 앉아 있었다. 사실, 회의실이라고 하기보다 휴게실이라고 하는 것이 맞았다. 도톰한 천들이 덮인 가죽 소파들과 낮은 티 테이블이 놓인 방은 벽에도 이것저것 자잘한 장식이 많았다.

 

  형형색색의 그릇들로 진열된 장식장까지 놓여있는 방은, 주에 한 번 황자들이 국정 회의 선행학습을 하는 본궁 동편 회의실과 전혀 다른 분위기였다. 본래는 황자들이 '국정회의 놀이'를 하는 정식 회의실에서 진행해야 옳았지만 로렌스는 대리석 장식이 된 방을 선호하지 않았다. 차가운 느낌을 준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카이샤하스 제국에서 그 누구보다도 근엄한 얼굴을 하고 다니는 로렌스가 할 말은 아니었지만, 어느 누구도 황제의 결정에 토를 달지 않았다. 황제의 최측근들은 그가 별다른 이유 없이 그러는 것이 아니라, '대리석 장식은 너무 차가워 보여요'라고 말했던 아이린의 슬픈 미소를 기억하기 때문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로렌스는 진지한 얼굴로 낮은 티 테이블을 노려보며 깊은 생각에 잠겨 있었다. 그가 앉은 1인용 소파 옆엔 같은 색의 천으로 장식된 2인용 가죽소파가 놓여 있었는데, 그 곳엔 20대 후반정도로 보이는 젊은 남자가 한 명 앉아 있었다. 그는 다름 아닌 로렌스의 이복 남동생인 테앙이었다.

 

  테앙은 황제를 도와 국정을 돌보는 국왕의 직책을 맡고 있었다. 새카만 흑발을 가진 테앙의 눈 밑엔 평소 고된 업무량을 입증이라도 하듯 다크써클이 진하게 내려앉아 있었다.

 

  테앙은 소파 손잡이에 반쯤 기대앉아서 깊은 고민에 빠진 이복형을 구경하고 있었다. 로렌스는 굉장히 심각해 보였는데, 함부로 그의 고민을 방해했다간 그 근엄하고 진지한 얼굴로 방해자의 뒤통수를 있는 힘껏 후려갈길 것 같은 무시무시한 표정이었다.

 

  테앙은 조용히 로렌스를 바라보다가, 저 쪽 방 한 구석에서 대기하고 있는 루시카 공작과 벤치스 대공작을 흘끗거렸다. 황제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저렇게 고심하고 있는데 함부로 방해할 수 없다는 것이 그들의 동일한 생각이었다. 그들은 그렇게 한참을 기다렸고, 시녀가 갖다 주었던 과일 주스를 한 컵 다 마신 테앙이 결국 참다못해 로렌스를 불렀다.

 

  "형."

 

  굉장히 조심스러운 부름이었다. 로렌스가 고개를 들고 테앙과 눈을 맞추었다.

 

  "응?"

  "방해해서 미안한데, 공작들이 왔어."

 

  테앙이 손가락을 들어 방 한쪽 구석을 가리켰다. 로렌스는-도대체 언제부터 거기 서있었는지조차 모르겠지만- 자신이 정신을 차리길 목이 빠지게 기다리던 공작들이 시야에 들어오자 한껏 구기고 있었던 미간을 급히 폈다.

 

  "오, 왔군."

  "카샤스의 축복을. 대공작 로안, 황제 폐하께 인사 올립니다."

 

  금발 머리칼에 사슴 같은 눈망울을 가진 남자가 웃으며 다가와 인사했다. 인사를 마친 그는 걱정스러운 낯빛으로 표정을 싹 바꾸더니 꽤나 다정하게 이야기했다.

 

  "근심이 많으신 것 같습니다. 좀 쉬시는 것이 어떠신지요."

  "아닐세, 괜찮네."

 

  로렌스가 자리를 권하고, 로안이 자리에 앉았다. 레이가 온화하게 웃으며 로렌스에게 살짝 상체를 숙였다.

 

  "카샤스의 성총을. 공작 레이, 황제 폐하께 인사 올립니다."

 

  로렌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레이에게도 자리를 권했다. 레이까지 자리에 앉자, 테앙이 로렌스에게 물었다.

 

  "형이 방금까지 고민하던 게 이번 전쟁에 관한 것이었으면 좋았겠는데 말이야."

 

  테앙의 말에 로렌스가 멈칫했다. 테앙과 칼같이 마주친 그의 눈빛이 사시나무 떨리듯 흔들렸다. 완벽하게 잊고 있었다는 표정이었다.

 

  "형 표정을 보니 그런 건 아니었나보구나."

  "크, 흠."

 

  로렌스가 애써 무마하려 헛기침했다. 불 보듯 뻔했다. 또 아이린에 관한 고민이었겠지. 아이린이 싫어하는 음식이든, 좋아하는 음식이든, 선물로 쥐어 줬다가 부담스럽다고 퇴짜 맞은 장신구가 됐든, 그 무엇이 되었든 결론적으로 아이린과 연관되어있었을 것이다.

 

  테앙의 형은, 간단히 말하자면 아이린에게 '정신이 나가' 있었다. 뭘 먹으면 아이린도 갖다 줘, 뭘 입으면 아이린도 맞춰줘. 잠을 자도, 아침에 일어나도 황제는 끊임없이 아이린을 찾았다.

 

  도대체 아이린에게 무슨 마법 같은 힘이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아이린은 아이린이요, 국정은 국정. 정신 좀 차리라고 할까. 하지만 테앙은 로렌스의 민망해하는 낯빛을 보고는 한 번 쯤 모르는 척 해 주기로 마음먹고 말을 이었다.

 

  "그나저나, 정말 전쟁 할 생각이야?"

  "그건 아직 잘 몰라."

 

  이제야 정신 좀 차린 것 같아 보이는 눈빛을 되찾은 황제가 고개를 저었다. 막중한 책임감을 가져야 하는 1인자의 태도치고 상당히 물러터진 대답이었다. 테앙이 한쪽 눈썹을 치켜떴다.

 

  "그럼 안 해?"

  "글쎄, [데스큐]의 산적들이 우리 제국 국경을 넘나든다는 얘기가 있어서 고민 중이야. 가만히 두면 민심 흉흉해 지는데, 평화 협정이 걸려."

 

  로렌스의 말에 다들 동의한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도 요즘 서쪽 후작, 백작 령들에서 산을 넘어오는 산적들 때문에 기사단원이 경상을 입거나 평민들이 곡물을 약탈당하는 등 자잘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

 

  [데스큐]는 카이샤하스 제국 서쪽에 붙은 작은 종속국이었다. 카이샤하스 제국과 국경을 마주한 종속국은 전부 해서 다섯 개였는데, [데스큐]는 그 중 가장 문제가 많은 나라였다.

 

  앞에선 다들 쉬쉬하지만 뒤에선 '야만스러운 <하데>족'으로 불리는 존재들로 이루어진 국가, [데스큐]는 어느 나라에서건 골칫덩이로 치부되었다.

 

  카이샤하스 제국 건국 이래로 [데스큐]의 정복에 관한 언쟁은 꺼지지 않는 불씨와 같았다. 욕망과 분노에 쉽게 사로잡히는 하데 족을 제국민으로 흡수한다면 카이샤하스 제국 원주민들에게 끼칠 악영향이 너무나 컸다. 하지만 전부 몰살해버리기엔 너무나 비 인류적이라는 것이 몇몇 귀족들의 주장이었다.

 

  가장 좋은 방법은 그들끼리 모여서 그들만의 국가를 이루고 살게 하는 것. 그것이 문제덩어리 종속국 [데스큐]를 몇 천 년 간 가만히 놔두게 만든 유일한 이유였다. 따라서 카이샤하스 제국은 그들이 스스로 왕을 죽이고 쿠데타를 일으키건, 칼을 들고 종교 전쟁을 하건, 몽둥이를 들고 땅따먹기를 하건 [데스큐] 국가 내에서 일어나는 일들엔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이 국가라는 범위에서 벗어나 카이샤하스 제국민을 건드린다?

 

  그렇다면 얘기가 달랐다.

 

  로렌스가 평소 짓는 근엄한 표정을 되찾고 턱 끝을 만지작거렸다.

 

  "그런데 꾸준히 올라오는 보고를 보면 침입을 그만 둘 생각이 없는 것 같단 말이지. 국경이 낮은 산에 걸쳐져 있는데, 전쟁을 하게 되면 산 너머 평지까지 국경을 넓히는 게 나을 것 같아."

  "그으래?"

 

  테앙은 별 관심 없다는 투로 시녀가 다시 채워 준 과일주스 컵을 원을 그리며 흔들었다. 테앙의 걸쭉한 주스가 컵 안에서 출렁이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던 로렌스가 시녀를 멈춰 세웠다.

 

  "저 생과일주스, 황비에게도 갖다 주게."

  "예, 폐하."

 

  로렌스가 하는 짓을 조용히 바라본 테앙이 혀를 찼다.

 

  "형, 그래가지고 전쟁 하겠어?"

 

  테앙의 물음에 로렌스가 눈썹을 찌푸렸다.

 

  "뭐가?"

  "형수한테 죽고 못 살면서 어떻게 전쟁을 고민한다는 거야?"

 

  그거야. 로렌스는 구겼던 인상을 펴고 '그 정도는 이미 다 생각해 놨지'라는 식으로 설명했다.

 

  "서쪽에 있는 성에 두려고. 혹시나 전쟁을 하게 되면 에즈호 성에 둘 거야. 국경과 조금 거리가 있지만 본성보단 서쪽 국경에 가깝고, 친오빠도 거기에 있으니."

 

  로렌스의 말에 생과일주스를 마시려던 테앙이 컥컥거리다 눈물고인 눈으로 로렌스를 바라보았다.

 

  "형, 진짜 왜 그래?"

  "……뭘."

  "형 지금까지 형수들한테 그런 적 없었잖아."

  "당연하지."

  "당연하긴 뭐가 당연해?"

  "지금까지 아이린을 제외한 네 형수들을 사랑한 적이 없었으니까."

 

  로렌스의 단호한 눈빛에 테앙이 입을 다물었다. 그 둘 중 레이의 표정을 살피는 사람은 테앙 뿐이었다. 레이는 평소와 다름없는 평온한 표정이었다. 어디까지나 집안과 선발을 통한 혼인이었다지만, 결혼을 한 적이 없는 테앙은 어떻게 저런 말을 전 부인의 친오빠 앞에서 함부로 할 수 있는지 이해할 수 없어서 괜히 혼자 가시방석이었다.

 

  지금껏 황제와 국왕의 대화를 가만히 듣고만 있던 로안이 다시 본론을 짚었다.

 

  "황제 폐하, 전쟁 준비를 지시하시겠습니까?"

 

  로안의 말에 잠시 생각하는 표정이 된 로렌스가 손가락을 까딱했다.

 

  "서두를 필요는 없네. 저쪽 나라가 아직 확실하게 치고 들어온 게 아니기 때문에 괜히 우리가 서둘러 준비해서 화를 부를 필요는 없지. 그저 무기나 자원, 병사 구축이나 해 놓게. 천천히 준비해."

 

  "예, 황제 폐하."

 

  로안이 고개를 살짝 숙였다. 로안이 펜으로 자신이 준비해 온 양피지에 무엇인가를 열심히 적어나가는 것을 잠시 지켜본 레이가 책자 하나를 꺼내들어 느긋이 읽어 내렸다.

 

  "아시다시피, 내일 모레 정상회담이 있기 때문에-"

  "뭐라고……?"

 

  로렌스가 멍하니 묻자 레이가 놀라 얼어붙었다. 레이가 답지 않게 놀라서 동그랗게 뜬 눈으로 로렌스를 바라보았다.

 

  "……모르셨습니까?"

 

  로렌스의 금빛 눈동자가 사시나무 떨리듯 흔들리자 레이는 말문이 막혀서 가만히 그를 마주보았다. 로렌스는 결국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미안하네. 계속 하게."

 

  레이는 잠시 정신을 가다듬는 시간을 가졌다. 4월 초면 매 해 있는 회담이었다. 각 종속국들의 큰 축제가 있는 기간들을 고려하여 몇 천 년 전부터 원칙처럼 정해져 있는 날이나 마찬가지였다. 도대체 정신을 어디다 팔고 다니는 거야. 레이가 목을 가다듬고 로렌스에게서 차마 떨어지지 않는 시선을 애써 책자로 내렸다.

 

  "내일 모레 정상회담을 위해 오늘 저녁까지 각 종속국 국왕들이 도착할 예정이니 오늘 하데족에 관한 건을 마무리하여 이후 회담에서 논하면 될 것 같습니다. 손님방과 접대 요리, 시중 들 궁인들까지 준비를 마쳐 놓았고 궁에 당도하는 왕들을 맞아 주실 국왕 폐하께서 조금 바쁘실 것 같군요."

 

  레이가 테앙에게 싱긋 웃어보였다. 테앙은 잠시 앓는 소리를 내는가 싶더니 힘없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언제는 안 바빴던 것처럼 말하네."

 

  레이는 측은한 표정으로 테앙의 말을 못들은 척 했다. 대제국 [카이샤하스]는 그 규모에 비례하여 어마어마한 인구수와 그 어마어마한 인구를 관리·지배하는 엄청난 수의 귀족이 있었다. 아무리 전체 제국민의 수에 비례한 귀족의 수가 0.01%라고 해도 본 숫자가 크면 결과 값이 작을 수는 없는 것이 자연의 섭리였다. 그 많은 귀족을 관리하는 게 바로 지금 이 자리에 모인 네 명의 일이었다.

 

  그 말인 즉, 여기 있는 네 명중 한 명인 로 모씨가 아 모씨에게 정신이 나가서 다른 세 명이 죽어나고 있다는 뜻이기도 했다. 레이는 그저 테앙을 안타까워 마지않는 눈빛으로 책자의 양피지를 넘겼다.

 

  "내년 초에 작위 승계가 있는 후작 가와 백작 가 명단은 추후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슬슬 명단이 나와야 마땅하나, 후계수업이 완료되었다는 보고가 전에 후계자를 지정했다고 보고한 가문들의 반 밖에 되지 않아서 말입니다."

 

  레이가 양피지 한 장을 넘기더니 말을 이었다.

 

  "조금 걸리는 것이 있다면, 키튼하첼 성의 벨시아 후작 가에서 '후계자는 정해졌으나 그가 작위를 받을 생각이 없는 것 같으니 이번 해 승계 예약을 취소하고 현 후작에게 불사약을 좀 더 내려달라'는 서신을 보내왔습니다. 한 번도 이런 식의 승계 번복 서신이 올라온 경우가 없었는데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인지 황궁 차원에서 조사를-."

 

  레이가 잠시 책자에서 눈을 떼고 로렌스를 바라보았다가 말을 멈추었다. 생과일주스에 떠다니는 작은 씨앗들을 세어보던 테앙이 시선을 들어 레이를 바라보았다. 왜 말을 멈추냐는 식이었다. 무엇인가를 열심히 쓰며 고개를 숙이고 있던 로안도 레이를 돌아보았다. 하지만 레이는 국왕과 대공작의 반응에도 말을 잇지 않았다. 레이가 부드럽게 웃으며 로렌스를 불렀다.

 

  "황제 폐하?"

  "……응? 어, 그래. 레이. 무슨 일이지?"

  "제가 한 말 들으셨습니까?"

  "……말? 무슨 말?"

  "제국 작위 후계 실황 보고 말입니다."

 

  레이가 자신이 펼쳐들고 있던 책자를 살짝 들어보였다. 로렌스가 멍하니 레이의 책자를 바라보다가 아! 하며 입을 열었다.

 

  "벨시아 후작가가 후계자에게 작위를 승계한다고 한 말 말인가?"

  "……."

 

  레이가 온화한 표정 그대로 말이 없자 로렌스가 테앙을 돌아보았다. 고개를 갸웃해 보이는 모습이, '내가 뭐 잘못했어?'하고 묻는 표정이다. 테앙은 주스를 든 그대로 멍하니 로렌스를 바라보고 있었다.

 

  "형, 도대체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테앙의 물음에 로렌스가 멈칫했다. 로렌스의 눈빛이 흔들리는 것을 알아본 테앙이 과일주스를 내려놓으며 레이와 로안에게 일렀다.

 

  "국정 회의는 내일 다시 하도록 하죠."

  "예, 국왕 폐하. 내일 다시 뵙겠습니다."

 

  황제와 국왕, 그리고 자신까지 일정을 조정해야 한다는 생각에 한껏 침울해진 로안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당황하는 건 멍 때리던 로렌스다.

 

  "어? 아, 아닐세. 왜 내일로 미루는 건가-?"

  "황제 폐하."

 

  레이가 로렌스의 눈을 맞추며 웃어보였다.

 

  "좀 쉬시는 편이 좋으실 것 같습니다."

  "지, 짐은 피곤하거나 하지 않다네."

  "그렇다면 생각을 정리하시는 편이 어떠신가요. 추천 드리기엔, 황비님과 시간을 보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만."

  "그……."

 

  레이의 부드러운 눈빛에 로렌스가 곧 입을 다물었다. 레이가 책자를 덮었고, 로안과 함께 인사를 하곤 회의실을 나섰다. 로안과 레이가 나가고서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로렌스를 테앙이 발로 툭 쳤다.

 

  "형. 대체 무슨 생각 해?"

 

 테앙을 돌아본 로렌스가 멍하니 테앙을 바라보다 근심하는 표정이 되며 쉽사리 입을 열지 못했다.

 

  "그게……."

  "나한테도 말 안 할 거야? 그럼 들어 줄 사람이 없을 텐데~"

 

  테앙이 약 올리는 말투로 깐족거렸다. 하지만 로렌스에겐 전혀 타격이 없었다. 평소에도 그랬으니까. 하지만 테앙은 이렇게 놀려대고 기다리다보면 언젠가 자신의 형이 저 육중해 보이는 입을 열 때가 온다는 것을 알았다. 테앙은 아무렇지 않은 척 주스를 들어 다시 우물거리며 마셨다.

 

  "……."

  "뭐야, 형수랑 싸우기라도 한 거야?"

 

  테앙의 말에 로렌스가 고개를 저었다. 테앙이 과일주스를 마시며 눈썹을 올렸다. '그럼 대체 뭔데?' 테앙의 표정에 쓰인 물음에 로렌스가 무척이나 고민하더니 입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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