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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너에게만 뛴다!
작가 : 소통녀
작품등록일 : 2018.12.15

기업 사장인 시후는 어느날 11년전 죽은 첫 사랑과 똑같이 생긴 여자가 술 취해 벤치에 자고 있는 것을 발견한다. 옆에서 집사가 말림에도 불구하고 무작정 그녀를 집으로 데려오는데.. 그녀는 과연 누구일까?

 
설마???
작성일 : 18-12-16 00:35     조회 : 212     추천 : 0     분량 : 26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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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바깥 볼일을 마친 정애가 현관문을 열고 들어섰다.

 

 “시후는요? 벌서 갔나요?”

 

 태섭은 꼭 정신을 잃은 사람처럼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여보.. 무슨 생각해요? 제 말 안 들리나요?”

 

 주위를 둘러보았다. 테이블 위에 낡은 앨범이 있는걸 발견했다.

 

 정애는 태섭이가 옛날 사진을 꺼내보는 것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 앨범 속에는 본인 이정애가 기억하고 싶지 않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왜 이렇게 늦었어? 오늘 새 아기 인사 하러 오는 걸 몰랐던 것도 아닐 텐데.”

 

 태섭이가 정애를 쏘아보듯 바라보며 말을 꺼냈다. 기분이 상한 듯 얼굴이 어두워 보였다.

 

 “빨리 오려고 했죠.. 근데 오래 만에 정미가 전화 온 거 있죠.. 정미 알죠? 제 친구....기집애가 맛있는 거 사준다고 해서.. 호호호.“

 

 정애는 태섭이의 눈치를 살폈다.

 

 “당신이 친구가 어디 있다고 그래? 다들 당신이 쓰고 있는 감투에 친구인척 하는 거지.”

 

 태섭은 더 이상 그녀와 얼굴을 마주 보기 싫다는 듯 휠체어를 밀며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정애의 얼굴이 모욕감으로 일그러졌다.

 

 “뭘 쳐다보고 있어요? 테이블에 늘려 있는 것들 빨리 안 치우고 뭐 하세요.”

 

 정애는 옆에 서 있는 메이드에게 괜한 화풀이를 했다.

 

 “네, 사모님.”

 

 메이드는 눈치를 보며 후다닥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직도 화가 가라앉지 않는지 부엌에 가서 찬물을 벌컥 벌컥 마셨다.

 

 ‘내가 지금까지 누구 때문에 이렇게 참고 살았는데.’

 

 “당신 한명만 믿고 이렇게 살았는데.. 나에게 이제 대 놓고 모욕감을 주다니..”

 

 정애는 분하고 괘심한 듯 이 를 뽀드득 갈았다.

 

 “이게 다 그애 때문이야. 그 애가 내 눈 앞에 다시 나타난 것 자체가 흉조야.”

 

 평화롭기만 하던 그녀의 삶이 이상하게 꼬일 것 같은 불안감이 엄습했다. 꼭 꼭 숨겨왔던, 떠 올리기 싫은 예전 과거가 떠오르는 듯 그녀는 불쾌한 표정을 지었다.

 

 

 ###

 “여보, 시후 아빠. 제 친구 정애예요. 전에 한번 본 적이 있죠?

 

 우리 결혼식 때 왔었는데.. 혹시 기억나요?“

 

 미정이가 퇴근하고 온 태섭에게 환하게 웃으며 정애를 소개한다.

 

 “아.. 정애씨.. 기억납니다. 우인들 중에 가장 아름다워서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아, 별 말씀을요. 칭찬 감사합니다. 호호호.”

 

 정애는 부끄럽다는 듯 몸을 꼬며 간드러지게 웃었다.

 

 “시후는 어디 있어?” 태섭이가 미정을 바라보며 물었다.

 

 “시후야.. 아빠 왔어. 얼른 나와서 인사 하렴.”

 

 “아빠!” 어린 시후가 아빠를 부르며 달려 나와 그의 품속에 쏙 안겼다

 

 태섭이가 환하게 웃으며 아들을 맞이했다.

 

 “우리 왕자님..오늘 하루 잘 놀았어요.”

 

 “네.”

 

 “뭐하고 놀았어요?”

 

 “엄마랑 술래잡기 하고 놀았어요.”

 

 “그랬어요?”

 

 “당신 오늘도 하루 종일 시후랑 놀아주느라 힘들었겠어.” 태섭이가 미정이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말했다.

 

 “괜찮아요.. 당신은 나가서 열심히 일 하잖아요.”

 

 태섭은 생긋 웃는 미정이를 바라봤다. 그의 얼굴에 환한 웃음꽃이 피었다. 행복해 보였다.

 

 이 모습을 정애는 말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질투에 눈이 먼 듯 그 눈빛이 희 번뜩 했다. 얼마나 매서운지 섬뜩하기 까지 했다.

 

 “흠...저도 이만 가 볼게요.” 정애가 생긋 웃으며 핸드백을 챙겼다.

 

 “저녁이라도 먹고 가지.” 미정이가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아니야.. 조만간 또 놀러올게... 태섭씨.. 다음에 또 뵐게요. 시후야 안녕.”

 

 정애가 아주 부드럽게 말하고는 둘을 바라보며 환하게 웃었다.

 

 어린 시후의 눈에 정애는 좋은 사람으로 비친 듯 엄마 뒤에서 그녀에게 손을 흔들어 줬다.

 

 정애가 다시 시후에게 생긋 웃으며 말했다.

 

 “다음에 또 봐요.”

 

 그 말이 미정의 삶에 불행의 시작이 될 줄 그 때는 아무도 몰랐다.

 

 정애는 섬뜩한 미소를 지었다.

 

 

 “여보.. 그때 봤던 내 친구 정애 있죠?

 오늘 전화가 왔는데... 갑자기 주인이 집을 빼 달라고 해 있을 곳이 없대요.

 새로운 집 구할 때까지 우리 집에 일주일정도 머물 수 있을지 물어 보길래 오라고 했는데 괜찮겠죠? 저는 같이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

 

 미정이가 배시시 웃으며 태섭을 바라봤다.

 

 자매 없이 자라 외로운 미정이는 요즘 정애가 옆에 있어 너무 좋다. 정애가 친 자매처럼 그녀에게 아주 잘 대해 주기 때문이다.

 같이 맛있는 것도 먹고 쇼핑도 가고.. 가끔 남편과 싸운 후 속상해 그의 흉을 볼때면 정애는 언제나 자신의 편을 들며 다독여 준다.

 

 태섭은 그 말에 눈을 반짝였다. 하루 종일 자신이 퇴근하기만 기다리는 미정이가 때로는 부담이 되기도 하고 한편으론 미안한 마음도 많았는데 잘 된것이다.

 

 “잘 됐네.. 친구가 있으면 당신도 덜 외로울 테고... 나 신경 쓰지 말고 그렇게 해.”

 

 “여보.. 고마워요. 당신이 불편해서 거절할까봐 얼마나 마음을 졸였다고요.”

 

 미정이는 정말 행복해 보였다.

 

 그렇게 해서 정애는 친구인 미정이 집에 들어와서 살게 되었다.

 

 약속했던 일주일은 금방 지났다. 정애의 눈치를 보니 아직 집을 못 구한 듯 해 보여 미정이가 먼저 더 머물러도 좋다고 말했다.

 

 미정이는 정애랑 보내는 시간이 정말 좋다. 자신의 벗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 해 태섭이 운영하는 회사는 점점 더 커져가고 있었다. 직원도 늘어가고 집으로 가져오는 돈도 늘어났다.

 하지만 사랑하는 남편의 얼굴을 보는 시간은 점점 줄어 들고 있었다.

 

 가끔씩 집에 빨리 올 때는 몸이 좋지 않아서가 전부.

 

 그 외에는 거의 새벽에 모두 잠들고 나서 술 냄새를 풀풀 풍기며 들어오는 남편을 바라보는 미정이의 마음은 점점 공허해져만 갔다.

 

 하지만 괜찮다. 옆에 정애가 있기 때문이다. 그녀의 마음을 공감해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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