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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너에게만 뛴다!
작가 : 소통녀
작품등록일 : 2018.12.15

기업 사장인 시후는 어느날 11년전 죽은 첫 사랑과 똑같이 생긴 여자가 술 취해 벤치에 자고 있는 것을 발견한다. 옆에서 집사가 말림에도 불구하고 무작정 그녀를 집으로 데려오는데.. 그녀는 과연 누구일까?

 
너무 사랑해
작성일 : 18-12-16 00:30     조회 : 223     추천 : 0     분량 : 4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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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들어오세요.”

 

 수지가 소심하게 현관문을 열었다.

 

 '지난번 왔을 때는 그 나마 소연이가 있어서 덜 민망했는데... 잠시 옷 갈아입으려고 따라 온 거지만 단 둘이 같이 한 공간에 있다니.... '

 

 수지는 계속 손을 얼굴에 갖다 댔다. 얼굴이 화끈 거려서이다. 그녀의 볼이 핑크 빛으로 물들었다.

 

 시후도 추운 곳에서 따뜻한 곳으로 들어와서인지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오빠..소파에서 잠시 쉬고 있으세요. 저 금방 옷 갈아입고 올게요.”

 

 “응.”

 

 눈을 마주치지 않고 시후는 바닥만 뚫어지게 바라보며 대답했다.

 긴장한 표정이 그대로 전해졌다.

 

 수지는 갈아입을 옷을 챙겨서 후다닥 화장실로 들어갔다. 화장실로 그녀가 사라지고 난후 그제야 시후는 눈을 들어 방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휴...

 

 멍청하지만 귀엽게 생긴 정체모를 인형이 예전과 똑같이 그대로 시후를 바라보고 있다.

 

 “안녕.. 잘 있었어?”

 

 인형의 콧잔등을 툭 치며 말했다.

 

 “넌 좋겠다. 맨날 수지 옆에서 잘 수 있었어.”

 

 질투할 대상도 못 되는 인형에게 질투하는 자신이 우스운 듯 그는 피식하고 입 꼬리를 위로 올렸다.

 

 딸깍. 화장실 문 열리는 소리.

 

 시후가 놀라 갑자기 헛기침을 했다.

 

 빍은 핑크색 후드 티에 편하게 보이는 남색 면바지를 갈아입고 나온 수지가 너무 귀여워 보였다.

 

 ‘아... 귀여워.’

 

 핑크색옷을 입고 있어서인지 그녀의 볼이 좀 전 보다 더 발그스레했다.

 

 “오빠는 옷 안 젖었어요?”

 

 “응.. 난 괜찮은 것 같은데.” 옷을 이리저리 살피며 씩 하고 웃었다.

 

 괜찮을 리가 없다. 차가 그렇게 쌩 하고 지나갔으니..

 

 “어디 한번 봐요?..... 많이 젖었네... 어떡하지..갈아입을 옷도 없는데. 내 옷을 줄 수도 없고..”

 

 “풋...괜찮아. 다리 한쪽 들어가면 딱 맞을걸... 집이 따뜻해서 금방 마를 것 같으니 걱정하지 마.”

 

 “날씨가 갑자기 추워져 보일러를 약하게 틀어 놓고 나갔는데... 그렇게 하길 잘 한 것 같아요.”

 

 수지가 생긋 웃으며 시후를 바라봤다.

 

 그녀의 미소를 보는 순간 시후의 가슴이 미친 듯이 쿵쿵 거렸다.

 

 “그럼 오빠 옷 조금 마르고 나면 나갈까요?”

 

 "그럴까?" 그의 목소리가 미세하게 떨렸다.

 

 “오빠.. 차 마실래요? 뭐 좋아하세요?”

 

 국화차, 생강차, 유자차, 대추차...

 

 평소 차를 즐겨 마시는 시후처럼 수지도 차를 즐겨 마신다.

 

 “국화차 마실게.”

 

 “네”

 

 수지는 차를 준비하러 가기 전 부드러운 발라드 음악을 틀었다.

 

 너무 고요한 곳에 둘의 숨소리만 들리는 어색함을 깨기 위함이다.

 

 포트에 물을 받아 끓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약간의 과일도 준비하려는 듯 냉장고를 열어 감을 꺼낸 후 깎기 시작했다.

 

 뒤 돌아서서 다과를 준비하는 수지에게서 시후는 눈을 땔 수가 없었다.

 

 그녀의 동작 하나 하나가 그를 유혹 하는 듯 했다.

 

 시후의 눈빛이 욕망에 이끌려 타오르기 시작했다.

 

 “수지야...” 시후가 어느새 수지의 뒤에 와 서 있다.

 

 그의 거친 숨결을 느끼자 수지의 가슴도 콩닥 거리기 시작했다.

 

 “수지야..." 다시 그녀를 부르는 소리가 목이 잠긴 듯 아주 탁하게 흘러 나왔다.

 

 자신의 바로 뒤에 서 있는 시후의 떨림에 수지의 몸도 미세하게 떨렸다.

 

 그의 팔이 그녀의 허리를 살며시 감았다.

 

 그리고 가볍게 그녀의 머리카락에 뽀뽀를 했다.

 

 그녀의 등에서 그의 따뜻함이 전해졌다.

 

 포근했다.

 

 이렇게 시간이 멈춘다 해도 너무나도 행복하고 짜릿한 순간이다.

 

 “사랑해..수지야..."

 

 “이렇게 보고 있어도 보고 싶고 이렇게 안고 있어도 너무 안고 싶어...정말 큰일이다..”

 

 “...오빠...”

 

 수지도 그렇다고 말하고 싶었다.

 

 자신도 지금 얼마나 참고 있는지. 얼마나 자신을 무너뜨리고 싶은지

 

 시후가 그녀를 정면으로 돌려 세웠다.

 

 수지의 얼굴이 홍당무처럼 발갛게 변해 있었다.

 

 그녀의 얼굴을 본 시후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듯이 그녀의 머리를 그의 큰 두 손으로 감싸 안았다. 그리고 그녀의 입술을 범하듯 거칠게 키스를 퍼 붓기 시작했다.

 

 너무나도 원했지만.. 하지만 욕망을 꾹 꾹 누르느라 너무 힘이 들었다는 듯 그의 거친 키스는 멈추질 않았다.

 

 너무 아찔해 수지는 정신을 잃을 것만 같았다. 다리에 힘이 다 풀려 그가 잡고 있지 않다면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을 것만 같았다.

 

 한 동안 야수처럼 거칠게 쏟아 붓든 그의 키스가 이번에는 아주 부드러워졌다. 그의 입술이 그녀의 입술 세포 하나하나를 탐색하듯 움직였다. 그녀에게서 미세한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살며시 입술을 벌렸다. 그를 받아들이고 싶었다.

 

 뜨겁고 촉촉한 키스가 아주 오래 지속되었다. 영원히 멈출 것 같지 않게..

 

 수지는 짜릿함에 취해 정신이 몽롱해졌다.

 

 ###

 사모님, 김비서 오셨습니다.

 

 “들어오라 하세요.”

 

 정애는 잠을 제대로 못 잤는지 피곤한 기색이 얼굴에 역력했다.

 

 신경이 예민한 듯 목소리가 평상시보다 더 날카로웠다.

 

 “K병원에 다녀왔습니다.

 

 11년 전 일이라 기억하고 있는 분들이 많지 않아 애를 먹고 있는데

 다행히 그때 일을 그나마 자세히 기억하는 간호사 한분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래요? 뭐라 하던가요? 그 애가 병원으로 실려 왔을 때 특이한 점이 있었다고 하던가요?"

 

 “차수지씨가 11년 전, 그러니깐 고등학생신분으로 병원에 실려 왔을 때 코마상태였다고 합니다. 근데 몇 시간째 코마 상태여서 병원에서 경찰에게 연락을 했었고 보호자를 찾기 위해 소지품을 뒤 졌다고 합니다. 그때 수지씨가 입고 있던 옷 호주머니에서 전화번호가 나왔고

 

 그 전화번호로 전화하니 차근태씨라는 분이 오셔서 자신의 딸이라고 했답니다.

 

 일주일 정도 후 수지씨가 코마 상태에서 의식을 깼을 때 보호자를 전혀 기억을 못 해서 경찰이 다시 다녀갔다고 합니다.

 그때 차근태씨가 수지씨와 어릴 때부터 같이 찍은 사진을 병원에 들고 와 증명을 했다고 합니다. 수지씨의 기억을 돌리려고 많이 애를 썼는데 노력이 통했는지 기억을 찾아서 퇴원을 했다고 합니다.

 

 “수지씨가 차근태라는 남자를 아버지로 잘 따랐다고 합니다, 진짜 아버지라고 믿었던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해서 그 남자가 태이 어릴 적 사진을 갖고 있었지....

 차근태라는 남자랑 기남씨 사이에 무슨 관계가 있는 게 분명한데. 둘이는 서로를 어떻게 알았던 걸까? 왜 그 남자는 태이를 자신의 딸이라고 말한 걸까? 기남씨가 죽은걸 알고 있었단 말인데..‘

 

 정애는 며칠전 병원에 다녀온 기억을 떠 올렸다.

 

 “선생님. 11년 동안 기억 상실증에 걸렸다가 갑자기 기억이 돌아오기라도 하나요?”

 

 “네.. 꼭 불가능하다고는 말씀 못 드립니다. 인간의 뇌란 너무 신비로와서 일정 기간을 잊어 먹기고 또 다시 회복하기도 한답니다. 아마 과거와 비슷한 어떤 자극을 받는다면 회복 속도가 더 빨라질 수도 있고요. 영원히 돌아오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주위에 누가 기억 상실증에 걸린 분이라도 있습니까? 갑자기 왜?“

 

 “아닙니다. 선생님.. 우리 그이한테 제가 찾아 왔다는 건 비밀입니다. 사적인거 물어보면 바쁜 분 시간 뺏는다고 그 이가 싫어 하거든요. 호호호.”

 

 “허허허. 언제든지 괜찮습니다. 궁금한 거 있으시면 또 들리세요.“

 

 “이거 정말 귀한 산삼이에요. 저희 가족 건강을 챙겨주시느라 항상 감사드립니다.”

 

 정애가 살포시 웃으며 산삼을 탁자위에 올려놓았다.

 

 “그리고 그이가 기침이 심한데도 담배를 못 끊으니 다음에 집으로 오실 때는 따끔하게 한 소리 해 주세요.”

 

 “허허허 매번 이렇게 귀한 것을... 감사합니다. 잘 먹겠습니다. 조만간 집으로 한번 들려 제가 잘 말씀드리겠습니다.“

 

 

 “사모님.. 보고 다 끝났는데.. 전 그만 나가봐도 되겠습니까?”

 

 김비서를 앞에 두고 정애가 깊은 생각에 빠졌든 것이다.

 

 “아.... 그래요. 수고했어요.”

 

 정애가 나가도 좋다는 손짓을 했다.

 

 “언제 기억이 돌아올지 모르니 불안해서 미치겠어.. 태이 그것이 그때 일을 얼마나 알고 있는지 모르겠지만......화근의 씨는 빨리 자르는 게 좋겠지. 괜히 정에 이끌려 우물주물거리다 큰 화가 나에게 올수 있으니.”

 

 정애는 뭔가를 결심한 듯 눈을 이리저리 굴렸다.

 

 

 “수지야.. 사랑해.”

 

 시후가 그녀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사랑해라는 말이 그녀의 마음 깊은 곳 까지 파고 들었다.

 

 아무 대답 없이 그가 한 말을 다시 가슴속에 새겼다. 행복함이 밀려들어왔다. ‘나 이렇게 행복해도 될까?’ 행복하다 못해 가슴이 찡했다.

 

 나도 사랑해요 라고 말하고 싶지만 지금은 온전히 그가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만 온 몸 가득 느끼고 싶었다.

 

 그와 미친 듯이 나눈 키스의 전율이 아직 남아 수지는 살짝 몸을 떨었다.

 

 시후도 그녀를 놓아 주기 싫은 듯 다시 그녀를 품 안에 안았다.

 

 그리곤 가볍게 그녀의 이마와 코에 잔잔한 키스를 남겼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녀의 촉촉한 입술에...

 

 다시 아쉬움이 남아 있는지 한 번 더 입술에 키스를 했다. 이번에는 조금 더 길게..

 

 자신도 모르게 수지의 입 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사랑 받는 느낌이 얼마나 황홀한지...그의 가벼운 키스에도 몸에 전율이 느껴졌다.

 

 “아버지한테 인사드리러 가자.”

 

 시후의 갑작스러운 말에 수지가 당황한 듯 잠시 멈칫했다. 하지만 이내 알겠다는 의미로 고개를 끄덕였다.

 

 “너 보면 너무 좋아하실 거야. 깜짝 놀라시기도 하겠지만.” 시후가 씽긋 웃었다. 수지는 그 웃음의 의미를 알 수 있었다.

 

 자신을 분명히 태이로 착각할 것임에 틀림없었기 때문이다.

 

 “오늘 저녁에 가는 건 어때?”

 

 하루라도 빨리 수지와 같이 잠들고 수지와 잠에서 깨고 싶어 몸이 달은 듯 시후는 시간을 더 늦추고 싶지 않았다.

 

 

 이렇게 빨리.... 잠시 망설였다. 인사를 드리러 간다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 알기에.. 너무 급한 느낌도 들었다. 입고 갈 옷도 없는데.. 옷장 속에 알맞은 옷이 있는지 걱정이 되어 눈을 이래저래 굴렸다.

 

 “휴.....”

 

 시후는 한 숨을 내 쉬는 그녀의 불편한 마음을 읽은 듯 등을 부드럽게 토닥토닥 거렸다.

 

 “내가 정말 잘 할게. 너랑 같이 행복을 꾸려 갈수 있는 기회를 줘.”

 

 수지는 용기를 내어 보기로 했다.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 해주는 그 사람을 위해.

 

 “이제 옷 사러 갈까? 오늘 최고로 멋지게 꾸며서 가자. 물론 안 꾸며도 우리 수지는 예쁘지만.”

 

 이 남자 뭐야? 독심술이라도 있나? 내가 입고 갈 옷 걱정하는 거 어떻게 알았지.

 

 아님 평상시 내 옷 차림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거야?

 

 빤히 자신을 바라보는 수지의 생각을 읽은 듯 시후는 찡긋 윙크하며 말했다.

 

 “그냥 내가 예쁜 옷 선물로 사주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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