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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너에게만 뛴다!
작가 : 소통녀
작품등록일 : 2018.12.15

기업 사장인 시후는 어느날 11년전 죽은 첫 사랑과 똑같이 생긴 여자가 술 취해 벤치에 자고 있는 것을 발견한다. 옆에서 집사가 말림에도 불구하고 무작정 그녀를 집으로 데려오는데.. 그녀는 과연 누구일까?

 
흔적
작성일 : 18-12-16 00:27     조회 : 219     추천 : 0     분량 : 9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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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사모님.. 밖에 김비서라는 분이 와 있습니다.”

 

 “들어오라 하세요.”

 

 정애는 몹시 기다렸다는 듯 김비서가 서재로 들어오자마자 재촉했다.

 

 “그래 알아낸 정보가 뭔가요?”

 

 차수지씨 아버지이름은 차근태 입니다. 차근태씨 에게는 딸이 하나밖에 없었던 것이 확실합니다. 딸은 13살 때 시골에서 잃어버렸고 아내는 지난번 말씀드린 대로 딸을 잃은 그 다음 해에 충격으로 죽었다고 합니다. 차근태씨는 아내가 죽고난후 거의 인생을 자포자기 하고 살았다고 합니다. 딸도 죽었다고 생각했는지 아내와 같이 딸을 납골당에 두고 거의 매주 보러 다녔다고 합니다.

 그러다 우연히... 아직 그 경로는 알아내지 못했습니다만.. 실종되었던 딸이 18세가 되었을 때 아버지 앞에 갑자기 나타났다고 합니다.

 그 실종 된 딸이 차수지씨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주위 사람들을 좀 조사했는데.. ”

 

 김비서가 잠시 말을 멈춘 후 뭔가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 거렸다.

 

 “그 수지라는 딸이 그 당시 기억 상실증 인가 걸려서 처음에는 아버지를 알아보지 못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곧 기억을 되찾았는지 아빠와 딸 사이가 아주 좋아졌다고...

 

 그러다 7년전 차근태씨가 뺑소니로 갑자기 죽었고 그 뒤 차수지씨 혼자 남았다고 합니다.“

 

 ‘18세에 다시 아버지 앞에 나타났다고? 태이가 죽은 나이랑 같은 나이인데...그냥 우연의 일치일까? 기억상실증??왜 이렇게 알면 알수록 찜찜하지?’

 

 “수지 할머니라는 사람은 알아보셨습니까?”

 

 "네?... 아..아직.. 거기까지는....“

 

 “제가 그만 하라고 할 때까지 철저히 알아보세요.”

 

 “네. 알겠습니다.”

 

 정애는 다시 두통이 생긴 듯 관자놀이를 꾹 하고 눌렀다.

 

 ‘이 찜찜한 느낌은 뭐지? 왜 이렇게 불안한 거지? 내가 정말 쓸데없이 예민한 건가?’

 

 “콜록 콜록. 콜록 콜록”

 

 남편의 기침소리가 들렸다. “이 사람 또 담배 피우는 거 아냐?” 신경이 예민해진 정애는 기침소리가 지겨운 듯 귀를 막았다.

 

 

 따뜻한 햇살이 그녀의 머리카락에 닿아 쏟아졌다. 병실로 들어온 아침 햇살에 눈이 부신 듯 수지는 눈을 살짝 찌푸리며 잠에서 깼다.

 

 ‘오늘 날씨가 엄청 화창하네.. 바닷가에 가기 딱 좋은 날씨야.’

 

 몸을 반쯤 일으켜 시후가 누워 있던 간이침대로 눈을 돌렸다.

 

 ‘아침부터 어디 갔지? 화장실에 갔나?’

 

 10분이 흘렀다.

 

 휴대폰을 꺼내들어 전화를 하려고 하는 순간 병실 문이 스르륵 열렸다.

 

 시후가 빼꼼 고개를 들이밀며 씽긋 미소 지었다. 보고 있는 수지의 마음도 따뜻해지는 그런 미소로.

 

 “어디 갔다 왔어요? 막 전화 하려고 했어요.”

 

 “언제 깼어?”

 

 시후는 침대에 앉아있는 그녀 곁으로 가까이 다가와 쭈뼛쭈뼛 거렸다.

 

 "무슨 할말있어요?"

 

 “음....오는 내내 무슨 말을 할까 고민했는데.. 최고로 괜찮은 말을 하면서 주려고 했는데...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아 딱 하나만 떠오르지 않아.“

 

 시후가 뒤에 감췄던 꽃 다발을 꺼내 불쑥 그녀에게 건넸다. 어색하고 부끄러운 미소를 지으며.

 

 자줏빛과 노란빛이 어울려 화사하게 핀 국화로 만들어진 꽃다발이었다.

 

 “고마워. 수지야. 날 다시 웃게 해 줘서.. 고마워.. 다시 건강한 모습으로 내 옆에 있어줘서.”

 

 시후가 고백하듯 나지막이 말했다.

 

 '....그리고 고마워... 다시 사랑하게 해줘서.’

 

 짙은 국화 향기가 코를 찔렀다. “고마워요. 너무 예뻐요.” 수지의 코끝이 찡해져 왔다.

 

 “어디서 이렇게 예쁜 꽃을 사 왔어요?”수지는 울지 않으려는 듯 눈을 찡긋 감았다 뜨고는 생긋 웃으며 말했다.

 

 “이른 아침이라 파는 곳을 못 찾아 영감에게 부탁했어. 당신 준다고 하니 특별히 더 신경 썼다고 영감이 꼭 전해달래.”

 

 “풋.” 장난기 가득한 아저씨 얼굴을 떠 올리니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시후는 꽃향기를 맡는 그녀를 바라보다 바짝 곁으로 다가와 침대에 걸터앉았다.

 

 그러고는 그녀의 얼굴을 빤히 바라봤다. 그녀의 모습 하나하나를 가슴에 새기려는 듯.

 

 "왜요? 얼굴에 뭐 뭍었어요?"

 

 화장기없는 얼굴이 갑자기 신경쓰이는 듯 수지는 자신의 뺨을 감샀다. 그리곤 어색함을 없애려는 듯 배시시 웃었다. 그녀의 귀가 빨개졌다.

 

 “너의 미소가 날 행복하게 해.” 고백하듯 그가 말했다.

 

 수지의 얼굴이 자신도 모르게 화끈거렸다. 그의 낯 간지러운 고백에 심장이 콩닥 콩닥 거렸다.

 

 수지를 바라보는 그의 밝은 갈색 눈동자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쿵 쿵 쿵 쿵.. " 세차게 뛰는 그의 심장 소리가 그녀를 더 떨리게 만들었다.

 

 시후는 손을 뻗어 수지의 손에 쥐어진 꽃을 받아 옆에 살며시 내려놓았다.

 

 그런 후 이제 자유로워진 그녀의 작은 양손을 자신의 큰 두 손으로 감쌌다. 그의 따듯한 체온이 전해졌다.

 

 시후는 햇빛에 비쳐 밝게 빛나는 그녀의 머리카락에 끌리듯 가볍게 키스 했다

 

 그런 후 키스는 조금씩 조금씩 아래로 내려왔다.

 

 그녀의 머리카락에서 그녀의 이마 그녀의 코...그런 후 잠시 키스가 멈췄다. 그녀의 도톰하고 붉은 입술 주위에서....

 

 그녀의 입술 주위를 한참 맴돌던 그의 시선은 이내 그녀의 입술에 꽂혔고 시후는 자신의 뜨거운 입술을 그녀에게 살짝 포갰다.

 

 “쪽.” 촉촉하고 달콤했다.

 

 "음..." 가벼운 신음소리가 그에게서 흘러나왔다.

 

 자신을 바라보는 그의 눈빛이 너무 뜨거워 수지는 눈을 어디다 둬야할지 몰라 망설였다. 볼이 화끈 거렸다.

 

 “큭 너무 귀여워..”

 

 빨개진 수지의 볼을 보며 그가 씽긋 웃으며 말했다.

 

 "음..." 반쯤 잠긴 짙은 신음소리가 다시 그에게서 흘러 나왔다. 욕망으로 가득찬 그의 눈빛이 그녀의 입술 주위를 맴돌았다.

 

 수지는 긴장되어 떨리는 입술 끝을 살짝 깨물었다.

 

 

 

 “차수지씨....오늘 퇴원하실 거죠?”

 

 갑자기 간호사가 문을 열며 들어왔다.

 

 

 “풋”..수지가 미소를 터트렸다. 절묘한 타임에 간호사가 들어와 못내 아쉬워하는 시후의 표정이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수지와 시후는 서로를 바라보며 잠시 키득키득 거렸다.

 

 “빨리 챙겨 바다 보러 가자. 맛있는 거 먹게.”

 

 수지가 좋아요 라고 말하듯 고개를 끄덕였다.

 

 

 “어디 바다 가고 싶어?”

 

 시후의 질문에 그녀는 망설여졌다. 사실 동해 바다를 보고 싶었지만 두 시간 가까이 운전해서 가자고 하려니 은근슬쩍 미안해지는 마음이 들어서였다.

 

 “어디에 가고 싶기에 망설이는 거야? 어디든 상관없으니 말해봐. 달나라 만 아니면 되.” 말하는 시후 자신도 썰렁한지 피식 하고 웃었다. 그에게는 수지와 같이 시간을 보내는 것이 가장 중요했기에 다른 요소들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사실 동해 바다가 보고 싶어요. 한 번도 가 본적 없지만.. 에메랄드 빛 바다가 아름답다고 들었어요.”

 

 아무 문제 안 된다는 듯 그가 씽긋 웃으며 말했다.

 

 “그럼 빨리 출발할까?”

 

 “잠시 만요. 원무과에 잠시 다녀올게요.”

 

 “갈 필요 없어.”

 

 시후가 어깨를 으쓱했다. “내가 해결했어.”

 

 “네??” 수지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시후에게 신세 지고 싶지 않아서이다.

 

 “마음은 고맙지만 받을 수 없어요. 얼마 나왔어요? 갚아 드릴게요.”

 

 “너무 그렇게 정색하지 마. 지난번 말도 없이 집으로 납치해온 거에 대한 보상 이라고 생각해줘.. 혹시나 그래도 마음이 불편하다면 앞으로 천천히 내 옆에서 갚으면 되. 나 좋으려고 그런거야. 뭐라도 너에게 도움 되면.. 내가 좋아서...“

 

 시후는 하던 말을 멈추고 뾰로통한 수지의 얼굴을 바라봤다.

 

 “삐진 얼굴도 이렇게 예쁘면 어떡해. 그렇게 쳐다보니 설레잖아.” 시후가 씽긋 웃었다.

 

 ‘이 남자가 이렇게 능글맞았나?’ 수지는 그의 새로운 모습에 당황스럽기까지 했다.

 

 “이렇게 내 옆에 있어주는 것만 해도 나한테 큰 보답이야. 앞으론 내가 너에게 빚질 일이 더 많아질 테니 걱정 마.” 시후는 어찌해야 몰라 망설이는 수지를 살짝 끌어안았다. 그리고는 그녀의 등을 토닥거렸다. 마치 걱정 마... 괜찮아... 라고 말하듯.

 

 그의 따뜻하고 커다란 품에 안겨 수지는 오래 만에 편안함과 안락함을 느꼈다. 그녀는 알 수 있었다. 그에게서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 느낌이 얼마나 좋은지. 내 편이 생긴다는 것은 정말 멋진 일이다. 잔잔한 행복이 그녀의 가슴에 밀려왔다.

 

 “고마워요, 병원비.”

 

 시후는 자신의 품으로 그녀를 더 꽉 끌어당겼다. 이젠 절대 잃지 않겠다는 듯. 그리곤 그녀의 머리를 아주 소중히 쓰다듬었다.

 

 ###

 두 시간은 정말 빨리 지나갔다.

 

 먼 길을 가장 빨리 가는 법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라는 말이 이해가 되었다.

 

 수지는 옆에서 운전하는 그를 내내 흘끗 흘끗 쳐다봤다.

 

 가을이지만 햇살이 너무 따사로와 마치 여름 날씨 같았다.

 

 열어둔 창문으로 들어온 시원한 바람에 그의 부드러운 머리카락이 살짝 살짝 휘날렸다.

 

 “아...” 그 모습이 너무 설레 수지는 자신도 모르게 감탄사를 내 뱉으며 행복에 겨운 듯 히죽히죽 거렸다.

 

 ‘근데...가만...꼭 예전에 이런 일이 있었던 것 같은 느낌은 뭐지?’

 

 수지가 고개를 갸웃 거렸다.

 

 “왜... 무슨 생각해?"

 

 고개를 갸웃 거리는 수지를 본 것이다.

 

 “아니에요.. 처음 오는 길인데 꼭 시후씨랑 예전에 한번 와 본 것 같아서요.”

 

 “매일 밤 나랑 데이트 하는 꿈 꾼거 아니야? 흠...꿈에서 나랑 도대체 뭘 하는 거지?“ 음흉한 눈빛으로 바라보다 그녀의 새초롬한 표정을 보는게 재미있다는 듯 큭큭대며 웃었다.

 

 “아니거든요.. 이제 능글 함이 거의 마아가린 수준인데요.”

 

 수지는 얼굴을 홱 하니 창문 밖으로 돌린 후 살짝 살짝 들어오는 찬바람을 쐿다.. 따뜻한 햇빛 때문인지 얼굴이 화끈 거려서이다.

 

 시후가 콧노래를 흥을 흥을 거렸다.

 

 ###

 “수지야.. 다 왔어. 여기야!”

 

 짙은 에메랄드 빛 바다에 매료된 듯 수지는 팔을 펼치고 큰 숨을 들이쉬었다.

 

 “하... 바다냄새..” 한참동안 그녀는 그렇게 바다냄새를 맡았다.

 

 시후의 눈동자가 흔들리고 있었다.

 

 ‘하는 행동도 어쩜 저렇게 닮았을까?’

 

 그 자리에 얼어붙은 듯 꼼짝 않고 수지를 바라봤다..

 

 한참 바다 향을 맡던 수지가 그의 시선을 알아차린 듯 돌아보며 환하게 웃었다.

 

 시후도 그녀에게 같이 웃어줬다. 슬픈 눈빛은 감추지 못한체.

 

 ‘태이야... 예전에 우리가 같이 왔던 바다야. 기억해? 널 잊은 게 아니야. 어떻게 내가 잊을수 있겠니? 하지만....태이야......너를 조금 덜...그리워 해도 될까?.....너가 아닌 다른 사람 때문에 내가 행복해도 될까?.....이런 나를 용서 해주겠니? 태이야... 미안해.’

 

 갑자기 그의 마음 한쪽이 시려왔다. 눈물이 핑 돌았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골똘히 하는 거예요?”

 

 시후는 고개를 돌렸다. 그의 눈에 어느새 맺힌 눈물을 그녀가 볼까봐 신경이 쓰이는 듯.

 

 수지는 이미 보았다. 하지만 그녀는 못 본 척 하고 싶었다.

 

 “시후씨랑 동해 하늘을 밟고 싶어요.”

 

 시후가 고개를 갸웃 거렸다.

 

 무슨 말인지 갸우뚱 하는 시후의 표정을 보고 뭐가 그리 우스운지 수지는 까르르 거렸다. 그녀의 웃는 모습에 시후도 덩달아 웃음이 나왔다.

 

 어느 날 파도처럼 그의 가슴에 불쑥 밀려온 그녀가 몇 번의 퇴적과 침식 작용을 일으켜

 

 홀연히 떠날 줄 알았는데

 

 이제 그의 가슴에 사랑이라는 두 글자로 이렇게 마음 깊이 박힐 줄....

 

 새로운 사랑 때문에 웃게 될 줄 시후는 한 번도 상상하지 못했다.

 

 멍 때리던 시후는 활짝 웃는 수지 손에 이끌려 얼떨떨한 표정으로 그녀에게 이끌려 갔다.

 

 

 해변에 돗자리를 깔고 난 후 수지는 신고 있던 신발과 양말을 벗고는 하늘을 향해 다리를 뻗었다.

 

 “시후씨도 어서 와서 양말 벗고 누워요.”

 

 나란히 누운 둘이는 맨발로 하늘을 향해 다리를 뻗었다.

 

 “하늘을 밟고 우리 어디까지 갈까요?”

 

 수줍은 발가락들끼리 서로 마주보며 인사했다.

 

 따뜻한 햇살과 솔솔 부는 바람이 코와 얼굴을 간질간질 건드렸다. 둘이는 행복에 취한 듯 그렇게 한참을 하늘을 이불삼아 누웠다. 잔잔하게 이는 파도소리는 너무나도 부드러운 클래식 음악 같았다.

 

 시후가 수지를 향해 바라보며 누웠다.

 

 보고 있어도 보고 싶은 듯 그녀를 빤히 바라봤다.

 

 그의 숨결을 느낀 수지도 시후를 향해 누웠다. 볼이 발그레한 체.

 

 시후는 흐트러진 그녀의 밝은 갈색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매만지다 정돈해 주 듯 그녀의 귀 뒤로 머리카락을 살짝 넘겼다.

 

 그녀의 도톰한 귓불이 눈에 들어왔다.

 

 머리카락을 쓰다듬던 그의 손가락은 망설이듯 조심스럽게 그녀의 귓불 주위를 만지작만지작 거렸다.

 

 “그만 만져요. 닳겠어요.”

 

 수지가 그를 향해 쌩긋 웃었다.

 

 “그런 미소로 웃지 마. 자꾸 더 만지고 싶잖아.”

 

 욕망에 가득 찬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는 시후의 눈썹이 살짝 떨렸다.

 

 “그럼 어떻게 해요? 찡그릴까요? 이렇게?”

 

 수지가 콧구멍을 벌렁 벌렁거리며 미간에 주름을 만들었다.

 

 “헉.. 아니.. 그렇게 하지마. 깜짝 놀랐잖아.”

 

 수지는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지으며 놀란 시후의 얼굴을 보고 깔깔 거렸다.

 

 깔깔 대는 그녀를 바라보며 시후도 웃음을 터트렸다.

 

 ‘나 이렇게 행복해도 될까? 설마 이 행복이 사라지는 건 아니겠지?’

 

 시후의 눈빛이 불안한 듯 흔들렸다. 혹시 그녀를 잃을까봐 두려운 듯 그녀를 그의 품에 꼭 가두듯이 꽉 안았다.

 

 “윽...숨 막혀요. 시후씨."

 

 못 들은 척 다시 꽉 껴안고는 그녀를 향해 살짝 미소짓는 그가 행복해 보였다....아주 많이...

 

 “근데... 물어볼 말이 있어요...”

 

 수지가 몸을 반쯤 일으켜 시후를 바라봤다.

 

 “응? 무슨 말?”

 

 그 순간 그의 짙은 눈썹, 밝은 갈색 눈동자, 날카로운 콧대, 턱 선이 수지의 눈을 사로잡았다.

 

 그와 닿을 듯 말 듯 한 거리로 빤히 마주보고 있으니 가슴이 콩닥 콩닥 거렸다.

 

 그녀의 귀가 빨개졌다.

 

 “왜? 무슨 할 말 있어?”

 

 시후는 능청을 떨며 수지에게 질문을 했다.

 

 “왜 처음부터 저한테 반말 했어요? 원래 시후씨는 자신보다 어린사람한테는 다 반말 하는 거예요?”

 

 잠시 생각하는 듯 침묵을 지키다 입을 열었다.

 

 “그건..... 처음 널 만났을 때 예전부터 꼭 알고 지낸 사람처럼 여겨져서 오히려 높임말 하는 게 더 어색했어.”

 

 “누구? 태이씨요?”

 

 그렇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아직 태이씨 많이 그리워해요?” 수지는 좀 전에 본 시후의 눈물을 떠 올리며 말을 꺼냈다.

 

 이미 답을 알고 있었지만 확인 해 보고 싶은 것이다.

 

 “음, 그게............”

 

 “구지 대답 안 해도 괜찮아요. 아직 그리워하는 거 알아요. 그리고 그 마음 이해해요. 제가 안 그립게.....어쩌면 잊을 수 있게 도와 줄게요.“

 

 이번엔 수지가 시후를 꼭 껴안았다. 마치 그의 상처를 위로하듯.

 

 ‘그래.. 이제 더 이상 태이라는 여자를 질투하지 말자. 지금 시후씨 옆에는 내가 있잖아.’

 

 수지는 더 이상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사람을 질투해 상처 받는 일 따위는 만들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꼬르륵”

 

 누군가의 배꼽시계가 울렸다.

 

 “배고프지? 이제 일어나서 맛있는 거 먹으러 갈까?"

 

 입 꼬리를 위로 살짝 올리며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

 “누구 계십니까?”

 

 영감은 대문을 두드렸다. 마당에 묶여 있던 중간 크기의 강아지 한 마리가 그를 반기는 듯 꼬리를 흔들었다.

 

 “고 녀석 참 귀엽게 생겼네... 그래, 너희 주인은 어디에 있니?” 영감이 강아지에게 질문을 했다.

 

 알아들을 리가 없는 강아지가 심기가 불편 했는지 갑자기 막 짖기 시작했다. 빨리 썩 꺼지라는 듯.

 

 “누구요?” 어떤 할머니가 방문을 스륵 하고 열었다.

 

 “안녕하세요. 아주머니. 저는 서울에서 온 김진태라고 합니다. 옆집에 볼일이 있어서 잠시 들렸습니다. 옆집에 차근태씨 어머니가 살고 계신다고 해서 물어볼게 있어서 왔습니다. 근데.. 안계시네요. 어디 가셨습니까?“

 

 할머니가 마당으로 나오셔서 평상에 앉으셨다.

 

 “얼마 전에도 옆집 순자 집에 대해 물어보러 서울에서 왔다 하드만.. 요즘 낯선 사람이 왜 이리 자주 오는지 모르겠소.“

 

 ‘며칠 전에 누가 또 왔다고? 사모님이 보낸 사람인가?’ 영감의 눈빛이 흔들렸다.

 

 “혹시 지금 밭일 하러 가셨습니까?”

 

 “무슨 소리 하는가? 순자댁은 지난달에 하늘 나라로 떠났는데..

 

 “네.. 돌아가셨다고요? 그런 말 수지 아가씨한테 못 들었는데..

 그럼 손녀딸이 장례식장에 오지 않았습니까? 돌아가신 걸 전혀 모르는 눈치이든데요.“

 

 “무슨 손녀딸? 초등학교 때 이곳에 놀러왔다 실종된 손녀딸? 그 애는 벌써 죽었지.

 옆집 순자가 그 손녀딸을 잃고 얼마나 심장이 상했는데.. 며느리는 딸 찾아 헤매다가 충격으로 1년 만에 죽었지. 아들도 그 상처로 거의 발을 끊고.....말년을 참 외롭게 보낸 불상한 사람이지. 동네 사람들끼리 간단하게 장례식을 해 줬다오.“

 

 할머니가 안 됐다는 듯 혀를 찼다.

 

 “손녀딸이 18살 되던 해 다시 찾지 않았습니까? 저는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만...”

 

 “무슨 헛소리요. 죽은 손녀가 어떻게 돌아와. 쓸데없는 소리 그만 하고 가시게.”

 

 할머니는 갑자기 찾아와 쓸데없는 질문을 하는 영감이 영 마음에 들지 않는 듯 혀를 차며 평상에서 일어나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어떻게 된 거지?’ 영감은 뭔가 불안한 듯 고개를 갸웃 거렸다.

 

 

 “오늘 정말 고마워요.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정말 즐거웠어요.”

 

 수지가 시후를 향해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씽긋 웃었다.

 

 가로등 불빛아래에 서 있는 그녀는 너무 아름다웠다. 지금 이 순간 시후의 눈에는 한국에 최고로 예쁘다는 여자 연예인보다 수지가 훨씬 더 아름다워 보였다.

 

 시후는 그녀를 보내기 너무 싫었다.

 

 가능하다면 그녀와 밤을 지새우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계속 그녀의 손을 만지작만지작 거렸다.

 

 “하루24시간이 너무 짧은 거 아냐?”

 

 시후가 툴툴 대듯이 말했다.

 

 아무 대답 없이 그의 툴툴대는 얼굴을 바라보는 수지의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이제 들어갈게요. 조심해서 잘 들어가요, 시후씨..”

 

 “잠깐만, 수지야. 나 부탁이 있어. 이제 나한테 시후씨라고 부르지 말고 그냥 오빠라고 불러주면 안될까?”

 

 수지는 잠시 뭔가를 생각 하는 듯 하다 쿨 하게 승낙했다.

 

 “그래요. 알겠어요. 잘 가요, 오빠.”

 

 오빠라는 말을 들은 시후의 얼굴이 환하게 바뀌었다. 입에 귀가 걸리는 듯 했다.

 

 “그렇게 좋아요?”

 

 시후가 그렇다는 의미로 고개를 끄덕였다.

 

 “잘 자. 수지야.”

 

 말은 가라고 하지만 그녀의 손을 잡고 있는 팔에 힘은 여전히 세게 들어있다.

 

 ....놓아주기 싫어....

 

 

 

 그녀의 머리를 감싸 안고는 이마에 쪽 하고 뽀뽀를 했다. 그녀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이 뜨거웠다.

 

 “그래서 사람들이 결혼을 하는구나? 이렇게 헤어지기 싫어서.”

 

 시후는 다시 그녀를 포옹했다.

 

 “이러다가 오늘 오빠 집에 못 가겠어요.”

 

 “그럼 나도 같이 수지 집에 가서 잘까? 밤눈이 어두워 밤에 운전하는 거 힘든데.”

 

 수지가 큭큭 대며 시후를 빤히 바라봤다. 능글맞은 시후가 귀여웠다.

 

 “안되거든요. 내일 만나요. 대신 내일 일찍 만나요.“

 

 “내일 또 만 날건데 그냥 내일까지 같이 있음 안 될까?

 

 수지가 그를 차로 밀었다. 빨리 가라는 듯.

 

 “자꾸 그렇게 말하면 저 화 낼거에요.”

 

 “알았어. 알았어. 농담이야.”

 

 시후가 그녀를 돌아보며 장난기 가득한 표정으로 씨익 하고 웃었다.

 

 그리고는 그녀를 다시 품에 품었다.

 

 “잠시만.... 조금만 더 충전하고 갈게.. 내일 다시 만날 때까지 방전되지 않게.”

 

 그런 후 다시 그녀의 이마에 가볍게 키스했다.

 

 수지의 마음속에 이상하게 약간 서운함이 밀려왔다.

 

 그가 가볍게 라도 입술에 키스 해 주기 기대했기 때문이다.

 

 “풋.” 수지는 자신의 이중적인 마음에 웃음이 나왔다.

 

 시후는 그녀에게 키스하고 싶은 마음을 꾹 누르고 있었다.

 

 그렇지 않으면 정말 보내주기 싫은 마음 때문에 길에서 밤을 샐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수지가 집에 들어가는 걸 확인 후 시후는 다시 운전대를 잡았다. 집에 오는 내내 절로 콧노래가 나왔다.

 

 장시간 운전했지만 전혀 피곤하지 않았다.

 

 시후는 그러다 문득 그녀와 결혼 하는 것을 상상하기 시작했다.

 

 행복함이 쓰나미처럼 밀려왔다. 그는 혼자 배시시 바보처럼 웃었다. 누군가 봤다면 2프로 부족한 사람으로 생각 할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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