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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만희탐정사무소
작가 : 강귤
작품등록일 : 2016.8.22

사설탐정 심만희!
그의 완벽한 두뇌로 선배의 의문에 죽음을 파헤친다!!!
온갖 수수께끼 투성이인 사건!
곧 그가 해결한다!!

 
(월화)만희탐정사무소 10회
작성일 : 16-09-20 19:20     조회 : 517     추천 : 0     분량 : 6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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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②

 

 

 아파트 계단을 오르는 만희의 발걸음이 무척이나 무겁다. 4층에 있는 집에 들어가서야 만희는 긴 한숨을 내쉬며 조금이나마 편안함을 느낀다. 방에 들어 온 만희는 책상에 놓인 노트북을 열고 전원을 켠다. 부팅이 된 순간 만희는 아무 생각 없이 휴대폰과 연결을 해 휴대폰에 저장해 놓은 작대기 그림을 차례대로 나열해 본다.

 

 ‘결혼까지 생각했었어, 나이스 형은. 아주 젊은 여자였고. 애들을 가르치는 선생님이라고 했어.’

 

 만수에게 들은 얘기를 머릿속으로 하나, 둘씩 정리를 해나가던 만희는 무심결에 나열한 사진을 보며 또다시 깊은 생각에 잠긴다.

 

 ‘하... 이건 또 뭐야... ... 도대체 무슨 메시지인 거야.’

 

 죽기 직전에 남기는 다잉 메시지처럼 만희는 작대기 그림을 어떠한 메시지로 추정하고 있었다. 한참을 노트북 모니터를 쳐다만 보던 만희는 책상서랍을 열고 그 안에 있는 노트와 펜을 꺼낸다. 노트북 옆으로 노트를 펼치고 차례대로 작대기 그림을 따라 그리기 시작한다.

 

 ‘이렇게 따라 그리면서 생각을 하면 뭔가 나올지도 몰라!’

 

 만희는 집중하면서 차례대로 놓인 사진들을 똑같이 노트에 그리며 수수께끼를 풀려고 노력한다.

 

 ‘분명 범인이 보낸 메시지일 거야!’

 

 정성스레 선을 그어가며 적어가던 만희는 어느새 3개의 사진을 똑같이 다 그려놓고 노트를 바라본다.

 

 “그래프 같네...?”

 

 의도치 않게 수학적으로 바라보게 되던 만희는 습관처럼 자신이 그린 그림 옆에 숫자를 적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 필기의 속도는 점점 빨라지기 시작했고 만희의 눈빛은 불타오르는 것처럼 보이더니 어느 순간 펜을 내려놓고 눈을 감으면서 천천히 고개를 숙이며 조심스레 입을 연다.

 

 “됐다... ...”

 

 

 ③

 

 

 남향이 좋은 건 알람을 맞추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좋다. 해가 어느 정도 뜨면 커튼이나 블라인드를 치지 않는 이상 햇살이 창문 너머로 들어와 코를 간질이며 어서 일어나라고 말을 걸기 때문이다. 퉁퉁 부은 눈을 비비며 큼지막이 하품을 하고선 거실로 나간 만희는 커피를 마시며 TV를 보는 엄마와 눈이 마주친다.

 

 “밥 먹을래?”

 “아니. 씻고 나가봐야 돼.”

 “넌 어딜 그렇게 싸돌아다니는 거니?”

 

 엄마의 말에 손을 몇 번 흔들고선 만희는 욕실로 들어가 찬물로 시원하게 몸을 씻는다. 찬물로 씻어서 그런지 더욱 더 상쾌한 느낌이 든다. 얼굴에 붓기도 빠진 게 거울에 비친 만희의 얼굴에 미소가 보인다.

 

 “자! 가볼까?!”

 

 욕실에서 나온 만희는 방으로 들어가 옷을 갈아입고 다시 거실로 나간다.

 

 “언제 들어 올 거니?”

 

 엄마의 말에 만희가 대답한다.

 

 “늦게 되면 연락할게요.”

 “점심시간인데 밥은 먹고 나가지 원~”

 

 엄마의 혼잣말이 만희의 귀에 들어오자 만희가 웃으며 엄마에게 말을 한다.

 

 “아들 밥은 먹고 다니니깐 너무 걱정하지 마요.”

 

 신발을 신고선 엄마에게 윙크를 보내고 만희는 밖을 나선다. 유난히 더운 이번 여름은 벌써부터 겨울은 또 얼마나 추울까 걱정하게 된다. 만희는 차를 타고선 마을을 빠져나와 시내 중심가에 있는 시청으로 향한다. 몇 분 지나지 않아 도착한 시청 주차장에는 이미 자동차들로 가득했고 만희는 하는 수 없이 비좁은 골목으로 들어가 마땅한 곳에 주차를 한 후 차에서 내린다.

 

 “왔으려나?”

 

 휴대폰으로 시간을 확인 한 후 만희는 서귀수학학원을 향해 걷기 시작한다. 눈앞에 학원건물이 보이자 만희의 발걸음이 조금씩 빨라지기 시작한다. 건물 안으로 들어간 만희는 계단을 한 번에 두, 세 칸씩 오른다. 5층에 도착한 만희는 목소리를 가다듬고 조용히 문을 연다.

 

 “계세요~”

 

 만희의 말에 한 선생이 다가온다.

 

 “무슨 일로...?”

 “다름이 아니라 혹시 이주현 선생님 계십니까?”

 “쌤 아직 출근 전인데요?”

 “몇 시에 출근 하시죠?”

 “원래는 12시 반까지 오시는데 오늘은 남자친구분과 데이트가 있다며 조금 늦을 거라고 하네요? 수업엔 지장 없도록 2시까지 온다고는 했는데.”

 “남자친구요?”

 “네. 근데 누구시죠?”

 

 선생의 말에 만희는 멋쩍은 웃음을 보이며 대답한다.

 

 “아, 네~ 아는 사람인데 뭐 좀 물어보려고 왔어요.”

 “전화번호 모르세요?”

 

 의아한 표정으로 묻는 선생을 보며 만희의 멋쩍은 웃음은 계속된다.

 

 “하하. 그게 아니라 전화통화로는 말하기가 좀 그래서요... 하하!”

 “아, 네...”

 

 의아한 표정에서 의심스런 표정으로 변한 선생을 보며 만희가 황급히 자리를 떠나려 한다.

 

 “그럼 제가 전화 한번 해보죠. 수고하세요~”

 

 빠르게 학원을 빠져나온 만희는 건물 1층으로 내려가 담배를 피운다.

 

 “후~ 2시에 온다고? 원래는 12시 반에 출근이고?”

 

 고개를 끄덕이며 만희는 담배를 힘껏 빨아드린다.

 담배를 다 태우고 만희가 향한 곳은 경찰서. 경찰서에 도착한 만희는 힘찬 발걸음으로 강력1반을 찾아 나선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형사들이 만희에게 시선집중을 한다.

 

 “혹시 방철향 형사님 안계십니까?”

 

 천연덕스럽게 만희가 말을 하자 한 형사가 무뚝뚝한 말투로 대답한다.

 

 “잠깐 자리 비웠어요. 누구라고 전해드릴까요?”

 “하하, 아닙니다. 제가 통화를 해보죠.”

 

 머리를 긁적이며 나가는 만희를 보며 형사가 혼잣말을 한다.

 

 “바본가...?”

 

 고개를 갸우뚱거리고 형사는 다시 자기 할 일을 한다. 밖으로 나온 만희는 나무그늘 밑 벤치에 앉아 하늘을 쳐다본다. 오늘도 역시나 하늘은 예쁘게도 파란색을 띄우지만 찬란하게 빛나는 노란 태양이 마치 화라도 난 듯 분노를 하고 있다.

 

 “제주도가 나랑 잘 안 맞나? 계속 찾게 되네?”

 

 주머니 속 담배를 꺼낸 만희는 손가락으로 필터를 몇 번 툭툭 치고선 그대로 입에 갖다 댄다.

 

 “칙.”

 

 라이터에 불을 키고선 담배에 가까이 대자 만희의 입은 자동적으로 힘을 주기 시작한다.

 

 “후~”

 

 날씨가 맑아서 그런지 하얀 연기가 마치 하얀 구름처럼 선명하게 보인다. 그렇게 연기가 허공에 사라지는 걸 바라보며 담배를 거의 다 태울 때쯤 한 대에 차량이 경찰서로 들어온다. 만희는 담배를 끄고선 자리에서 일어나 천천히 앞으로 걸어간다. 주차를 한 차량에서 내린 사람은 다름 아닌 철향이었다. 만희는 점점 빨라지는 발걸음으로 철향에게 다가간다.

 

 “아! 깜짝이야! 뭐야, 느닷없이.”

 

 어느새 다가 온 만희를 보며 철향이 놀라해 한다. 만희는 심각한 표정으로 철향을 바라보며 말을 한다.

 

 “범인을 찾은 거 같아. 아직 증거가 없지만.”

 “엥?”

 

 철향의 얼굴이 점점 펴지면서 만희를 비웃기 시작한다. 그러자 만희의 표정이 더욱 굳어져간다.

 

 “내 말 좀 들어봐.”

 “야! 말 같지 않은 소리 하지 마. 범인을 찾았는데 증거가 없어? 캬~ 기가 막히다. 그런 건 금방이라도 아무나 할 수 있어!”

 

 철향은 만희에게 성난 표정을 보이며 얘기를 한다. 만희가 다시 입을 열려고 하자 철향이 바로 가로막는다.

 

 “심만희! 그만 해! 경찰을 너무 우습게보지 마. 너 진짜 잡혀가는 수가 있어.”

 

 철향의 다그침에 만희는 아쉬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철향의 어깨에 손을 잠시 얹고선 바로 뒤돌아서 주차장으로 내려간다.

 

 “쯧쯧쯧. 수학에 미친 천재인줄로만 알았는데, 그냥 미친놈이었어. 쯧.”

 

 돌아서 가는 만희를 보며 철향은 혀를 차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그리고 철향도 뒤돌아 경찰서 안으로 들어간다.

 

 

 ④

 

 

 하염없이 기다린 보람이 있다. 만희는 학원에서 나오는 주현을 보고 차에서 내려 주현에게 다가가 말을 건다.

 

 “이주현씨.”

 

 주현은 목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주현의 모습을 보며 또한번 만희가 가슴속으로 외친다.

 

 ‘정희야...!’

 

 말없이 자신을 보는 만희가 이상한지 고개를 왼쪽으로 살짝 꺾으며 주현이 말한다.

 

 “뭐죠?”

 “주현씨, 할 말이 있어서 그러는데...”

 

 놀라는 표정 하나 없는 주현을 보며 만희가 계속해서 말을 이어간다.

 

 “커피나 한잔 마시면서 얘기하고 싶은데... 괜찮으세요?”

 

 살짝 고민을 하는 모습을 보이던 주현은 눈을 한번 깜빡이며 고개를 끄덕인다.

 

 “가시죠.”

 

 만희의 에스코트 하에 도착한 곳은 근처에 있는 작은 커피숍. 만희와 주현은 아이스커피를 앞에 놓고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

 

 ‘정말... 닮았어...’

 

 주현을 가만히 바라보던 만희의 마음은 신기할 나름이었다. 어떻게 이렇게나 닮을 수 있는지, 만희는 이 신비한 여자를 앞에 두고 다시한번 정신을 바짝 차린다.

 

 “저번에 주원호...”

 “저기요.”

 “네?”

 

 갑자기 말을 끊는 주현은 아이스커피를 가볍게 마시고 만희에게 말을 한다.

 

 “주원호 얘기 좀 그만하면 안 될까요? 안 그래도 오늘 낮에도 그 이름 실컷 들었거든요.”

 “낮에요? 낮이라면... 남자친구랑...있지 않았나요?”

 “아무튼 그 사람 이야기는 꺼내지 않는 걸로 하죠.”

 

 주현의 말에 만희는 순간 이 여자의 남자친구가 몹시 궁금해진다. 하지만 중요한 사항을 물어보는 게 먼저라 만희는 궁금증을 잠시 묻어두고 조심스레 입을 연다.

 

 “혹시 그럼 나이스 아니... 혹시 부아랑이라는 남자를 아십니까?”

 

 만희의 입에서 나온 이름을 듣는 순간 주현의 표정이 미세하게 변한다. 아주 미세한 변화이지만 만희는 바로 눈치를 채고 다시한번 재차 묻기 시작한다.

 

 “부아랑이라고 중국집을 운영하던 사람인데... 혹시 아는 사람이세요?”

 “들어봤어요.”

 

 주현의 대답에 만희의 자세가 살짝 움직인다.

 

 “들어...봤다니... 무슨 말씀이시죠?”

 

 주현은 한숨을 쉬며 커피를 한 모금 마신다. 주현의 대답을 기다리던 만희도 목이 타는지 커피를 들이킨다. 커피 잔을 내려놓으며 주현이 만희의 눈을 쳐다보며 말을 한다.

 

 “그때 저보고 뉴스 얘기하셨잖아요.”

 

 순간 지난날이 떠오르던 만희는 주현을 보며 고개를 끄덕인다.

 

 “탐정님 말씀이 맞는 거 같아서 뉴스를 좀 챙겨보기 시작했어요. 아무래도 세상 돌아가는 것 정도는 알아야 할 거 같아서.”

 “뉴스를 통해 들은 이름이라는 겁니까?”

 “네. 묻지 마 살인사건에 대한 기사를 봤어요.”

 

 만희는 주현의 눈을 매섭게 쳐다보며 다시 묻는다.

 

 “그럼 원래 모르는 사람...이라고요?”

 “네.”

 

 자신 있게 대답을 하는 주현을 보며 만희는 커피 잔을 들고 입에 갖다 댄다.

 

 “그런데 그걸 왜 저에게 묻는 거죠?”

 

 커피를 마시고 만희가 대답한다.

 

 “어떤 거요?”

 “왜 부아랑이라는 사람을 아냐고 묻는 거냐고요.”

 

 만희는 눈을 희미하게 뜨며 주현을 쳐다본다. 반대로 주현은 일체 표정변화 없이 희미하게 뜬 만희의 눈을 바라본다. 대략 1분 동안을 알 수없는 심리전을 하 듯 서로를 쳐다만 보던 둘은 주현의 말로 다시 대화가 시작된다.

 

 “그런 얘긴 하지 말고, 오늘 저 어떤 거 같아요?”

 “네?”

 

 예상치 못한 주현의 말에 만희가 당황해 한다.

 

 “저 어떤 거 같냐구요~ 오늘 남자친구가 사준 옷을 입었거든요.”

 “아~ 옷요?”

 

 미소를 머금고 만희는 주현의 옷을 살펴본다. 평범한 티셔츠에 구멍 뚫린 청바지를 입은 모습은 만희에겐 그리 특별하지 않았다. 단지 시스루 느낌이 나는 티셔츠가 살짝 눈을 건드리긴 했지만 만희는 지금 그게 급한 게 아니다. 어서 빨리 묻고 싶은 말을 하고 싶은 심정뿐이다.

 

 “탐정님은 옷이 맘에 안 드시나 봐요?”

 “아니에요, 잘 어울리네요. 남자친구가 센스가 있는 거 같네요.”

 

 맘에도 없는 얘길 하며 만희는 자연스레 주현에게 궁금한 점을 묻는다.

 

 “그런데 혹시 이 계산법을 아시나요?”

 

 만희는 주현에게 휴대폰을 건넨다. 주현은 만희의 휴대폰을 보며 고개를 살짝 흔든다.

 

 “수학선생님이라 아실 거 같은데.”

 “아~”

 

 주현의 리액션에 만희의 눈빛이 날카롭게 변한다. 주현은 휴대폰 화면을 계속 보더니만 실실 웃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아시나 봐요?”

 

 주현이 고개를 들고 만희를 쳐다보며 대답한다.

 

 “수학이랑 관련이 있다는 말에 바로 알았죠~”

 

 살짝 미소를 지으며 말을 하는 주현을 보며 만희는 노트와 펜을 꺼내며 주현에게 건넨다.

 

 “뭐죠?”

 “이 세 문제, 한번 풀어보실래요?”

 “제가 왜요?”

 

 눈이 커진 주현은 만희를 빤히 쳐다본다.

 

 “정답이 궁금해서 그래요. 수학에 젬병이라.”

 

 주현은 커피 잔 위에 테두리를 손가락을 만져가며 만희의 부탁을 거절한다.

 

 “인터넷에 물어보시죠. 그럼 네티즌들이 금방 풀어줄 거예요.”

 

 만희는 눈썹을 올리며 노트와 펜을 다시 들여 놓는다. 주현은 만희의 휴대폰을 만희 커피 잔 옆에 갖다 놓고 자리에서 일어선다.

 

 “빨리 들어가 봐야겠어요. 오늘 아버지가 빨리 퇴근하시는 날이라 집에 가서 저녁식사 차려드려야 하거든요.”

 “효녀네요.”

 “뭐...이 정도는 다 하는 거 아닌가?”

 

 만희도 자리에서 일어난다.

 

 “제가 태워다 드리죠.”

 “버스 타고 갈게요.”

 “빨리 들어가 봐야한다면서요.”

 “고맙습니다만 그냥 버스타고 갈게요.”

 

 주현의 계속되는 거절에 만희가 속으로 아쉬워한다.

 

 ‘아직 물어볼게 많이 남아 있는데!’

 

 만희는 카운터로 걸어가 계산을 하고 커피숍을 빠져 나온다. 미리 밖으로 나와 있던 주현은 만희가 나오는 걸 보고 인사를 건넨다.

 

 “커피 잘 마셨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그땐 제가 한잔 사드리죠.”

 “그래요. 조심히 가세요.”

 “그럼.”

 

 돌아서 가는 주현을 바라보며 만희의 얼굴이 점점 밝아진다. 주현은 자신의 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한 번도 뒤를 돌아보지 않았고 만희는 주현이 사라지고 난 뒤에도 몇 분 동안 그 자리에 가만히 서있다. 더더욱 환한 미소를 보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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