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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너에게만 뛴다!
작가 : 소통녀
작품등록일 : 2018.12.15

기업 사장인 시후는 어느날 11년전 죽은 첫 사랑과 똑같이 생긴 여자가 술 취해 벤치에 자고 있는 것을 발견한다. 옆에서 집사가 말림에도 불구하고 무작정 그녀를 집으로 데려오는데.. 그녀는 과연 누구일까?

 
삼각관계
작성일 : 18-12-15 13:23     조회 : 217     추천 : 0     분량 : 4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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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똑 똑”

 

 “도련님”

 

 영감이 다급하게 문을 두드렸다.

 

 시후는 미간을 찌푸렸다.

 

 “무슨 일인가?”

 

 “사모님이 오셨습니다. 수지 아가씨가 와 계신걸 알고 오셨습니다. 두 분 다 잠시 나와 보셔야겠습니다.“

 

  ‘사모님??.. 그럼 시후씨 엄마????’

 

 수지의 눈이 동그래졌다.

 

 

 “어쩐 일이시죠?”

 

 시후는 차가운 눈빛으로 새 엄마를 바라봤다.

 

 “아프다는 말이 들리던데 몸은 좀 괜찮으냐?

 너랑 같이 저녁 먹으려고 왔단다. 마침 그 아가씨도 있다고 해서.."

 

 “저랑 둘이서 한번도 식사 한 적 없으시면서 웬일이십니까?” 시후가 비꼬듯이 말했다.

 

 “이제 부터라도 자주 같이 먹자구나.”

 

 “...아~안녕하세요, 아가씨!.. 처음 보네요.”

 

 먼발치에 서 있는 수지를 발견하고 그녀가 먼저 인사를 했다.

 

 화려한 실크 블라우스에 짙은 롱 치마 그리고 올림머리에 어울리는 루비 귀고리...

 나이는 있어보였지만 아직도 물씬 여자의 향기가 느껴지는 분, 우아해 보이지만 깐깐하고 차갑고 매서운 눈빛을 가진 분이 소파에 도도하게 다리를 꼬고 앉아 수지를 향해 빙그레 미소 지었다.

 

 “안녕하세요..처음 뵙겠습니다. 차수지 라고 합니다.”

 

 “반가워요. 나는 시후 엄마에요.”

 

 갑자기 시후가 분노로 가득 찬 눈빛으로 그녀를 쏘아 보았다.

 

 “호호호. 정확히 말하면 시후 새 엄마입니다.” 시후의 눈빛을 알아챈 듯 그녀는 말을 고쳤다.

 

 “이리 와서 가까이 앉아요.”

 

 “네.” 수지는 당황스러워 쭈뼛쭈뼛 거리며 그녀

 가까이 다가가 앉았다.

 

 “그래... 아가씨는 올해 몇 살이죠? 부모님은 두 분 다 살아계시고? 직업은 뭐에요?”

 

 수지는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몰라 바닥에 시선을 둔체 옆에 초조하게 서 있는 시후의 눈치를 살폈다.

 

 “지금 뭐 하시는 거예요? 그만 하세요! 우리 지금 그런 사이 아닙니다.” 시후가 화가 난듯 고함을 쳤다.

 

 “나가자.” 시후가 수지의 손을 낚아채며 성큼 성큼 문으로 걸어갔다.

 

 “나가기는 어딜 나가느냐? 지금 한창 저녁 준비 중인데.” 그녀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표정으로 아주 날카롭게 말했다.

 

 “그런데.... 어디선가 아주 많이 본 얼굴인데??”

 

 고개를 갸웃 거리다 갑자기 누군가 떠 오른 듯 그녀의 얼굴색이 변했다.

 

 “너는 태이????” 그녀는 확인 하려는 듯 수지를 다시 훑어보았다.

 

 “수지야, 가자.”

 

 ‘수지??? 그럼 태이는 아니라는 말인데...'

 

 시후는 수지의 손을 끌고 빨리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

 

 "지금 어디서 배운 버릇이냐?"

 

 그녀의 차갑고 매서운 목소리가 거실을 울렸다.

 

 “사모님, 도련님. 집에서 급한 전화가 왔습니다. 회장님이 쓰러지셨다고 합니다.

 지금 빨리 가 보셔야 겠습니다. 이 비서가 지금 앞에서 대기하고 있습니다.“

 

 영감이 다급하게 말했다.

 

 시후는 영감에게 눈짓을 했다. 수지를 집으로 잘 데려다 주라는 신호이다.

 

 “네.. 알겠습니다. 수지 아가씨는 제가 집으로 잘 모셔다 드리겠습니다.”

 

 

 # # #

 “회장님 상태는 좀 어떤가요?”

 

 시후가 아버지의 상태를 주치의에게 확인했다.

 

 “다행히 급한 응급처치는 잘 됐습니다. 안정을 찾고 나면 깨어나실 겁니다.”

 

 “수고했습니다."

 

 시후는 침대에 누워 있는 아버지 곁으로 다가 갔다.

 아주 미세한 숨만 쉬고 있는 아버지를 애처로운 눈빛으로 바라보다 아버지의 크고 앙상한 손을 잡았다.

 

 “시후야, 시후야.. 어디 있느냐? 너 오늘 또 새 엄마한테 대 들었다면서? 이 녀석! 이 아버지가 널 그렇게 가르치더냐?”

 

 숨어있는 시후를 발견하고 아버지가 무섭게 고함을 쳤다.

 

 “새 엄마 싫어요. 엄마 보고 싶단 말이에요.” 시후는 왈칵 울음을 터트렸다.

 

 “이 녀석! 사내놈은 눈물을 보이면 안 된다고 몇 번이나 말했느냐? 오늘 너의 버릇을 단단히 고쳐야겠다!"

 

 “아~앙~!!아빠 싫어요. 잘못했어요. 잘못했어요."

 

 어린 시후의 울부 짓는 목소리가 그의 귓가를 울렸다.

 

 시후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그렇게 무섭고 강한 존재였던 아버지가 지금은 그냥 힘없고 병든 노인이 되어 누워있는 모습이 믿기지 않는 것이다.

 

 “시후야??” 아버지가 아주 힘없이 그를 불렀다.

 

 “아버지 깨셨어요?”

 

 “사내놈은 울면 안 된다고 몇 번이나 말했는데..."

 

 눈물을 훔치는 시후를 본 것이다.

 

 “운거 아니에요."

 

 그는 아버지와 눈이 마주치는 것이 불편한듯 고개를 떨구었다.

 

 “시후야~."

 

 아버지는 할 말이 있는 듯 다시 부드럽게 그를 불렀다.

 

 “내가 새 엄마랑 결혼 한 거는 다 너 때문이었어. 너에게 빨리 엄마를 선물로 해 주고 싶었다.그리고 지금도 그 선택에는 전혀 후회가 없단다.”

 

 아버지는 있는 힘을 다 모아 아주 단호하게 말했다.

 

 아버지를 바라보는 시후의 눈빛이 흔들렸다.

 

 ‘아버지.. 전 한 번도 새 엄마를 원한 적이 없어요. 전 그저 엄마의 사랑이 필요했을 뿐입니다. 전 아버지가 저를 그렇게 사랑해주기 원했습니다.’

 

 그는 아픈 아버지에게 차마 이 말을 뱉지 못했다.

 

 “쿨럭 쿨럭." 다시 그가 깊이 병든 환자의 기침소리를 냈다.

 

 “이제 그만 너의 집으로 돌아가거라. 쉬고 싶구나.”

 

 

 수지는 계속 전화기를 만지작만지작 거렸다.

 

 시후의 전화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아버지는 좀 괜찮으실까? 어떻게 됐을까?‘

 

 그녀는 불안하고 초조했다.

 

 “지잉잉..지잉잉”

 

 다급하게 전화를 확인하니 민재선배에서 걸려온 전화이다.

 

 "여보세요."

 

 “수지야.. 얀녕."

 

 “민재선배!"

 

 선배 목소리를 듣고 수지는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수지 말에 항상 귀 기울여주고 챙겨주는 민재선배..그래서 수지가 힘이 빠질 때면 그는 언제나 그녀를 기분 좋게 만드는 재주가 있다.

 

 “저녁 먹었어? 근처 볼 일 있어 왔다가 너희 집 앞에 왔어. 혹시 바빠?”

 

 “아니요... 선배.. 저녁 먹으려고 준비 중이었어요.”

 

 “그래? 그럼 나도 저녁 먹기 전인데 같이 먹을까? 앞에 스파게티 집 새로 생겼던데..."

 

 “아 그럴까요? 저도 한번 가보고 싶었는데. 선배한테 신세 진것도 있고 하니 제가 쏠께요.”

 

 “허허, 지금 바깥 바람이 아주 차.. 가을 저녁인데 온도가 뚝 떨어진 것 같아. 따뜻하게 입고 나와."

 

 "네, 선배. 고마워요. 곧 나갈께요."

 

 자신을 여동생처럼 챙겨주는 선배의 마음이 느껴져 수지는 빙그레 미소 지었다.

 

 

 

 ###

 “선배.. 오래 기다렸어요? 코가 빨개요.”

 

 “흐 흐.. 그래? 5분도 안 기다렸는데. 날씨가 추워서 그런가보다.”

 

 사실 민재는 한 시간 전 이 집 앞에 도착했다.

 

 오늘은 꼭 수지에게 좋아한다고 고백 하려고 마음을 먹은 것이다.

 하지만 막상 고백하려니 혹시 수지가 부담스러워해, 그래서 선후배 사이로도 지내기 어렵게 되어 얼굴을 못 보는 상황이 생길까봐 망설여 왔던 것이다.

 

 

 "주문한 스파이시 해물 스파게티와 크림 파스타가 나왔습니다."

 

 “오... 맛있겠다.."

 

 수지는 침을 꿀꺽 삼키며 행복한 듯 밝은 미소를 지었다.

 

 “지난번 선배한테 신세진 게 있어서 제가 사야하는데...선배가 산다고 하니 더 맛있게 먹을게요.

 헤헤.”

 

 그녀가 민망한 듯 배시시 웃었다.

 

 “ 그래 그래, 많이 먹어.”

 

 수지의 행복한 미소를 보니 민재의 얼굴에도 미소가 지어졌다.

 하지만 먹는 내내 마음이 불안했다.

 

 ‘언제 말을 꺼내지? 거절 받음 어떻게 하지? 괜히 잘못 말을 꺼내 앞으로 수지 얼굴을 못 보는거 아닐까?‘

 

 

 “수지야.” 그녀를 부르는 그의 목소리에 떨림이 전해졌다.

 

 “네 선배.”

 

 “지난번 내가 좋아하는 여자가 있다고 했잖아. 혹시

 누군지 궁금하지 않아?"

 

 “네.. 완전 궁금해요. 누구에요.?”

 

 그녀는 큰 눈망울을 굴리며 호기심에 가득 찬 얼굴로 선배를 바라봤다.

 

 “선배처럼 멋진 남자의 고백을 받는다면 완전 행복할 것 같아요.”

 

 민재는 그 말에 약간의 용기를 얻었다.

 

 그는 침을 한번 삼키고 크게 한번 숨을 쉰 후 수지의 눈을 빤히 바라봤다.

 

 “바로 너야."

 

 수지의 눈이 너무 놀라 왕 방울 만 해졌다.

 

 장난이죠 라고 말하고 싶지만 아주 진지한 그의 표정에 그녀는 아무말도 하지 못하고 붕어처럼 입만 벙긋벙긋 거렸다.

 

 ‘이렇게 멋지고 다정하고 잘 생긴 선배의 고백을 받다니????'

 

 사실 다른 남자에게 항상 철벽 방어를 쳐 왔던 수지도 한때는 민재 선배가 자신을 좋아 해 주길 바랄 때가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멋진 사람이 자신을 좋아할 리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그녀는 아예 기대조차 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니 그녀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선배???” 그녀는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랐다.

 

 “너랑 사귀고 싶어”.

 

 민재는 용기 내어 계속 말을 이어갔다.

 

 "사실 처음부터 너를 좋아 해 왔어.”

 

 수지의 눈이 몹시 흔들렸다.

 

 ‘처음부터? 그럼 3년동안 나를???’

 

 흔들리는 눈빛을 보고 민재는 재빨리 말을 이었다.

 

 “지금 당장 대답하지 않아도 돼. 그리고 혹시 원하지 않으면 언제라도 너에게 좋은 선배로 남을 거야.....너와 오랫동안 선후배로라도 남고 싶어."

 

 너무 강하게 고백하면 그녀가 놀라 뒷걸음 칠까봐 민재는 최대한 눈치를 살피며 말했다. 아직도 믿기지 않는 듯 자신을 바라보는 수지를 향해 빙그레 미소지었다. 물론 그의 눈빛은 불안감과 초조함으로 떨렸지만..

 

 “이제 그만 집에 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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