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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불안을 먹는 괴물
작가 : 신주
작품등록일 : 2018.11.1

흥신소를 운영하는 준월은 조직폭력배 두목의 의뢰로 실종된 여성을 찾아 나선다.

 
4. 대한영생회 (5)
작성일 : 18-12-15 10:35     조회 : 268     추천 : 0     분량 : 5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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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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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장실이 있던 복도의 끝에서 오른쪽으로 꺾은 뒤, 수철은 곧바로 한 방안으로 들어갔다. 나는 수철이 무사히 방 안에 들어간 것까지 확인한 뒤, 방문 앞에 귀를 갖다댔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잠시 순찰을 도느라.'

 

 '괜찮습니다. 앉으세요.'

 

  틀림없다. 이 방이다. 나는 문 틈으로 소형 도청기를 집어던졌다. 제발 눈치채지 말고 무사히 들어가길. 방 안에 아무런 반응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나는 이어폰을 귀에 꽂았다.

 

 "오늘 교인분들의 상태는 어떤가요?"

 

 "평소 캠프와 다를 바 없습니다."

 

  도청기를 통해 이어폰에서 재생하고 있는 목소리는 틀림없는 윤설희의 목소리였다. 됐다. 나는 재빨리 밑에 층으로 내려간 뒤, 내가 건물에 들어왔던 방식 그대로 다시 건물을 빠져나갔다. 이어폰에 귀를 기울이면서 말이다.

 

 "그러면 캠프 일정은 예정대로 진행해주세요. ...박 총무와의 연락은요?"

 

  거리가 멀어지면서 재생되는 목소리의 음질이 다소 나빠졌다. 하지만 이 목소리의 주인이 윤설희라는 것은 알 수 있는 정도였다.

 

 "여전히 안되고 있습니다.... 같이 활동하고 있던 신도에게 물어봐도 역에서 리플렛을 넘기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사라졌다고 하는군요."

 

  수철이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간부 중 누군가가 갑자기 사라진 모양이었다.

 

 "저번에 난리를 폈던 변호사의 짓일까요?"

 

  이찬희 집사에 목소리였다. 목소리에서 여유가 느껴지는 것은 내 착각일까.

 

 "아닙니다. 그쪽도 알아봤는데 아니라고 합니다."

 

 "알아봤다고요? 설마 저번처럼 또 사무실에 찾아가서 난리를 피운건 아니겠죠?"

 

  이번에 들린 이찬희 집사의 목소리는 명백히 수철을 힐난하는 목소리였다. 수철은 그말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잘못했다고 찬희의 눈치를 보고 있을까, 아니면 왜 시비냐고 찬희를 노려보고 있을까. 도청을 하고 있는 나로서는 상상밖에 할 수 없는 영역이었다.

 

 "그만들 하세요."

 

  둘의 다툼을 정리한 것은 당연히 윤설희였다.

 

 "저희의 적은 전세계입니다. 변호사 같은 이들은 물론이고 장로회처럼 적폐세력들도 저희가 새로운 진리에 다가가는 것을 두려워하니까요. 우리끼리 뭉쳐도 모자를 판에 싸우고 있을 여유는 없습니다."

 

  설희의 담담하면서도 카리스마 있는 어조. 그말에 수철도, 이찬희도 모두 '죄송합니다.' '죄소하군요~' 라는 짧은 말을 내뱉었다.

 

 "수철 형제님이 박 총무님의 행방을 좀 더 조사해주세요. 그러면 다음 의제로. 서연 재미 일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나는 귀를 의심했다. 서연 자매?

 

 "네. 무사히 전도활동이 완료됐다고 합니다."

 

  오늘하루 종일 들었던 김현소의 목소리였다.

 

 "그러면 이제 경찰 쪽 높으신 분들에게도 우리의 세력이 생기는군요."

 

  이찬희는 경박한 웃음을 짓고 있는 듯했다.

 

 "그래서. 그분들은 서연 자매의 몸을 만족했답니까?"

 

 "...썩을 놈."

 

  김현소가 아주 낮은 목소리로, 그러나 분명하게 이찬희를 향해서 욕을 뱉었다. 그말을 들은 이찬희는 '크크'하고 기쁘다는 듯한 웃음소리를 짧게 냈다.

 

 "그만하시죠, 이 집사님."

 

  이찬희가 조롱하고 있는 것이 명백했지만, 윤설희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담담하게 말했다.

 

 "아이고. 죄송합니다. 그 경찰 양반 온갖 깨끗한 척 다 하더니. 뭐 그만큼 우리의 포교활동이 신성하다는 뜻 아니겠습니까? 뭐 여하튼 죄송합니다. 저는 입을 다물고 있겠습니다."

 

  "서연 자매는 특별한 분입니다. 우리들만큼이나 하늘에 계신 아버지와 깊은 소통을 하고 있는 분이구요. 서연 자매에 대해 앞으로 함부로 말하는 건 제가 용서하지 않겠습니다."

 

 "네, 죄송합니다. 앞으론 안 그럴게요."

 

  진심이라곤 1도 느껴지지 않는 말투였다.

 

 "김집사님. 서연 자매에겐 수고했다는 말과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 크게 기뻐하고 있다고 전해주세요. 그리고 바로 내일 포교활동도 진행해주시고요."

 

 "네."

 

 "그러면 오늘 회의는 여기까지로 마치겠습니다. 다들 수고하셨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합창처럼 수고했다는 말이 나온 직후,

 

 "그럼 저는 내일 준비가 있어서 먼저."

 

  이찬희가 가장 먼저 방을 나섰다. 문을 열고 닫는 소리가 들리자마자, 김현소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목사님. 저런 놈팽이를 왜 쓰시는 겁니까?"

 

 "놈팽이라뇨. 이 집사도 저희의 형제님입니다."

 

 "그치만 저 말 보셨지 않습니까? 너무나도 불경한 말투 말입니다!"

 

 "저도 김현소 집사님 말씀에 동의합니다. 이 집사는 분위기를 해치는 언행을 너무 자주합니다."

 

  수철도 거들었다. 하지만 윤설희의 목소리는 단호했다.

 

 "물론 이집사의 믿음이 아직 충분치 않다는 건 제가 제일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저희한테 이 집사를 보낸 이유를 생각하면 간단합니다. 저희는 이 집사의 믿음을 좀 더 성숙하게 만들어줘야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저희에게 이 집사를 보낼 이유가 없죠. 그런데 그걸 포기하란 말씀이십니까?"

 

  윤설희의 질문에 침묵이 이어졌다.

 

 "...사람은 쓰기 나름입니다. 임수철 형제님께서 형제자매님들의 풍기와 생활 훈육을 관리하고 있고, 김 집사님께서 형제자매님들에게 올바름 가르침을 전수해주듯, 이 집사는 우리 교회의 조직을 관리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단지 몇명만 이끌 생각이라면 제가 모든 일을 하면 되지만, 앞으로 우리 교회는 전세계를 상대로 커갈 테고, 저뿐만 아니라 여러 분들의 도움이 꼭 필요합니다."

 

  "...제가 경솔했습니다. 목사님."

 

  "...잘못했습니다."

 

  "괜찮습니다. 두분 다 좋은 마음에서 말씀하신 거 잘 알고 있으니까요. ... 슬슬 물러가주시겠습니까?"

 

  윤설희의 말은 강력했다. 둘은 조용히 인사를 마치고 방 안에서 나왔다.

 

  그렇군. 대충 이 간부들의 관계가 어떤지 알 것 같았다. 핵심은 윤설희와 이찬희인가. 사실상 그 둘이 이 조직을 장악하고 있는 듯했다. 그리고 진서연. 아까 이찬희의 뉘앙스로 보건데, 포교활동이란 건 성상납을 의미하는 듯했다. 진서연이 보도방 출신이란 걸 생각하면....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었다.

 

  바로 그 순간. 도청기에서 방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다 갔어?"

 

  이찬희였다.

 

 "갔습니다."

 

 "그래? 다행이네. 저것들은 항상 귀찮단 말이지."

 

  이찬희의 내숭없는 웃음소리가 들렸다.

 

 "...처리할까요?"

 

 "아냐. 괜찮아. 사람은 다 쓸데가 있으니까. 능력있는 애들은 최대한 데리고 다녀야지."

 

  스르륵하고 무언가 소리가 들렸다. 나는 안 좋은 음질 때문에 한동안 정체를 알 수 없는 이 소리가 무엇인지 알아내려고 애를 썼다. 그러나 곧이어 나온 윤설희의 교성에, 그 소리가 옷을 벗을 때 나는 소리란 것을 알게 됐다. 콩가루 조직이 따로 없군. 나는 이어폰을 귀에서 뺏다.

 

 

 

  ▣

 

 

 

  잠복 첫날이었지만 생각 이상의 수확을 거둘 수 있었다. 이대로라면 어렵지 않게 서연의 위치를 밝혀낼 수 있을거란 생각이 들었다. 나는 숙소에 돌아가기 전, 핸드폰으로 태순에게 전화를 걸었다. 내가 매일 밤 전화를 하지 않으면 이곳으로 경찰을 부르게끔 태순에게 부탁했기 때문이었다.

 

 "앗, 대표님. 전화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오냐."

 

  수풀 사이에서 전화를 걸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최대한 작은 목소리로 짧게 말했다.

 

 "별일 없..."

 

 "큰일났어요, 대표님!"

 

  태순이 말을 끊고 먼저 소리쳤다.

 

 "임대호가... 사람을 죽인 것 같아요!"

 

  전혀 예상하지 못한 말이었기 때문에 나는 잠시동안 혼란에 빠졌다. 임대호가 왜 사람을 죽였으며, 걔가 사람을 죽인 게 왜 큰일이지?

 

 "무슨 일인데?"

 

  나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질문을 내뱉을 수밖에 없었다.

 

 "아. 그러니까 임대호가 그, 대한영생회 쪽 사람을 죽인 것 같아요."

 

  나는 다시 혼란에 빠졌다. 임대호가? 어떻게? 그리고 왜 죽인거지?

 

 "무, 무슨 일인데?"

 

  나는 똑같은 질문을 반복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까요. 길가다가 우연히 대한영생회 전단지 나눠주는 사람을 만났대요. 그래서 서연 양 좀 물어보려고 데려왔다가 실수로 죽여버렸다는대요?"

 

  나는 한숨을 쉬었다. 임대호. 내가 이번에 의뢰를 받은 이유는 구남훈의 인성이 생각보다 쓰레기가 아니었다는 것이 컸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절을 해야하지 않을까 고민했던 이유는 역시 임대호 때문이었다. 임대호의 과거를 캐낸 결과 자신보다 약한 자는 때리고 굴복시키는 것이 전부였기 떄문이었다. 싸이코패스 그 자체에 언제 큰일을 터트릴지 모르는 움직이는 시한 폭탄이었으니. 하지만 이렇게 곧바로 사람을 죽일 줄은 상상도 못했다. ...이번 사건이 끝나서 돈을 다 받는대로 임대호를 경찰에 넘기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임대호 말로는 대한영생회에서 박총무라는 사람을 죽였다는데...."

 

  박 총무. 아주 익숙한 단어였다. 젠장. 사라진 이유가 임대호 때문이었군. 들은 바에 의하면 박 총무라는 사람은 길거리에서 포교를 담당하고 있던 모양이었다. 그가 나락으로 빠트린 인생은 몇명이나 될까. 그 숫자까지 알 수 없었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조폭에게 살해당하는 게 정당하다고 말할 수는 할 수 없었다.

 

 "일단 알았어. ...여튼 나도 진서연이 이 종교에서 무슨 일 하고 있는지까지 알아냈고, 내일이면 대충 위치를 알아낼 수 있을 것 같으니까, 내일 전화는 꼭 받아."

 

  우리는 그렇게 짧은 통화를 마쳤다. 갑자기 들어온 많은 정보 때문에 머리가 조금 아파졌지만, 그래도 슬슬 돌아갈 시간이었기 때문에 여유부릴 틈은 없었다. 나는 건물 밖에 나왔던 것과 마찬가지로 무사히 다시 내 방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쥐굴 같은 방 안에는 나를 제외한 다섯명이 침대에 시체처럼 누워있었다. ...내가 자리 비운 시간은 약 30분. 누군가가 물어보면 대충 화장실에 갔다 왔다고 둘러댈 생각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30분은 수상하게 여겨질 시간이었다. 경우에 따라서는 핸드폰 사용은 충분히 의심받을 수 있는 정황. 하지만 일부러 잠복수색을 해서 도청을 하러 온 것까지 생각할 수 있는 없겠지.

 

  뭐, 왜 사서 걱정이냐. 의외로 내가 밖에 나갔다 왔다는 걸 아무도 모를 수도 있는건데. 뭐 걸려봤자 수철인가 뭔가 하는 애가 조금 때리기밖에 더하겠어?

 

  침대 위에 누우니 여러가지 잡생각이 들었지만, 나는 곧바로 잠에 들 수 있었다. 어쨌거나 오늘 하루 일정은 평소에 비해 몹시 고된 일정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잠깐 눈을 붙였다고 생각했는데, 주변의 시끄러운 소리에 눈을 뜨니 벌써 새벽 5시. 기상시간이었다.

 
작가의 말
 

 새벽 5시 기상은 너무나도 끔찍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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