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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너에게만 뛴다!
작가 : 소통녀
작품등록일 : 2018.12.15

기업 사장인 시후는 어느날 11년전 죽은 첫 사랑과 똑같이 생긴 여자가 술 취해 벤치에 자고 있는 것을 발견한다. 옆에서 집사가 말림에도 불구하고 무작정 그녀를 집으로 데려오는데.. 그녀는 과연 누구일까?

 
보고 싶다
작성일 : 18-12-15 10:17     조회 : 227     추천 : 0     분량 :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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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도련님.. 사모님께서 전화 하셨습니다.

 

 시후가 집으로 돌아오기를 영감은 기다렸다는 듯이 메시지를 건넸다.

 

 “회장님이 조금 편찮으시다고.. 도련님을 보고 싶어 하신다 합니다.

 조만간 꼭 들리시라고 신신 당부 하셨습니다.“

 

 “알겠어..내일 들리께."

 

 “네. 그렇게 전하도록 하겠습니다."

 

 시후의 눈치를 이리저리 살피다가 영감은 슬쩍 말을 꺼내기 시작했다.

 

 “근데 수지아가씨와 데이트는 잘 하셨는지요?

 수지 아가씨 음식은 만족스러워 하시던가요?

 집으로 잘 모셔다 드렸습니까?

 혹시 다음 약속은 잡으셨는지요?“

 

 영감은 아이처럼 시후 뒤를 졸졸 따르며 폭풍 질문을 해댔다.

 

 “평소의 영감답지 않게 왜 이리 질문이 많아?”

 

 “무슨 말씀입니까? 전 원래 도련님 일에는 아주 관심이 많은 사람입니다. 특히 도련님의 연애에 관해서라면요. 허허허” 영감은 아주 능청스럽게 말했다.

 

 “난 들어갈꺼야. 영감도 쉬어.”

 

 방으로 들어가는 시후 뒤에다 영감은 크게 말했다.

 

 "오늘 같이 식사 하지 못해 이 영감이 많이 아쉬워했다고 수지 아가씨에게 꼭 전해 주십시오."

 

 “그런 이야기는 영감이 직접 전해!” 시후는 전혀 관심 없다는 듯이 문을 닫고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영감은 시후의 그런 뒷모습을 보며 빙그레 웃었다. 그는 느낄 수 있었다. 시후의 오랫동안 닫혀있었던 마음이 조금씩 열리고 있다는 것을..

 

 시후는 책장에서 책 한권을 꺼냈다. 몇 페이지를 넘기다가 또 다른 책을 꺼냈다.

 

 “책이 너무 재미없군.” 그는 책을 덮고 침대에 털썩 누웠다.

 

 도저히 글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천장을 봐도 벽을 봐도 계속 한 얼굴이 아른거렸다.

 

 지금 뭐 하고 있을까?

 

 벌써 잠들었을까?

 

 발은 괜찮은지 전화 걸어 물어 볼까?

 

 시후는 자동차에서 있었던 일을 떠 올렸다.

 

 "아까 내가 너무 무례한거는 아닐까? 설마 화가난건아니겠지? 약간 얼굴이 어두워 보였는데..."

 

 시후는 자신의 손을 왼쪽 가슴에 올렸다.

 

  "쿵 쿵 쿵 쿵"

 

 자신의 심장이 의지와 상관없이 아직도 세게 뛰고 있다.

 

 ‘내가 왜 이러지?

 

 시후는 계속 전화기를 만지작 만지작 거렸다.

 

 시후는 용기를 내지 못하고...

 

 그렇게 밤은 계속 깊어져 갔다.

 

 ###

 “회장님은요?”

 

 “방에 계십니다.”

 

 한 메이드가 그를 맞이했다.

 

 “사모님은?”

 

 “잠시 외출 하셨습니다.”

 

 시후는 조용히 방문을 열고 들어가 아버지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시후의 아버지는 1년전 갑작스러운 뇌졸중으로 쓰러지신 후 급격히 건강이 계속 나빠지고 있으시다.

 

 식사를 잘 못하시는지 지난번 봤을 때보다 살이 더 빠져 보였다.

 

 이제 앙상해 보이기까지 했다.

 

 그의 희끗희끗한 머리카락과 눈가에 주름을 보니 예전에 그 강하고 무서운 아버지 모습은 온데간데없어지고 그저 앙상하고 힘없어 보이는 노인 한명만이 누워 있다.

 

 “아버지."시후는 안타까움과 슬픔이 가득한 목소리로 그를 나지막하게 불렀다.

 

 “누구냐? 시후 왔느냐?”

 

 “네 아버지." 시후는 침대로 다가가 아버지 옆에 걸터앉았다.

 

 “요즘도 식사를 잘 못하시는가요? 지난번 보다 살이 더 빠지신 것 같아요?”

 

 “그래.. 요즘 도통 입맛이 없구나.”

 

  그는 근심 가득한 아들의 얼굴을 바라봤다.

 

 “시후야."

 

 “네 아버지.”

 

 “이제 너도 결혼을 해서 안정을 찾을 나이가 지나지 않았느냐?

 혹시 아직도 그 아이를 잊지 못한거니? 세월이 이렇게 흘렀는데도... 니 마음이 그리 한결같은것이 어쩌면 그렇게 꼭 너의 엄마를 닮았니?"

 

 아버지의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시후야... 이 아버지 잘못이 크다. 너를 이렇게 만든 책임이 나한테 있구나.”

 

 “쿨럭 쿨럭. 쿨럭 쿨럭."

 

 “여보.. 말씀 그만 하시고 약 드세요.”

 

 언제 집으로 돌아왔는지 새 엄마가 아버지 기침 소리를 듣고 방으로 들어왔다.

 

 “시후는 저녁 먹고 가거라.”

 

 아버지에게 약을 챙겨주며 새 엄마가 그에게 말했다.

 

 “아니요..괜찮습니다. 저녁 약속 있습니다.

 아버지 저 이만 가보겠습니다. 또 들릴께요. 약 잘 드시고 입맛이 없더라도 식사 잘 챙겨드세요."

 

 “시후야... 미안하다. 이 아비를 용서해라.” 아버지의 흐느끼는 목소리가 그를 너무 힘들게 했다.

 

 시후는 더 이상 그 집에 있고 싶지 않았다.

 

 밖으로 나오니 환하게 떠 오른 둥근 달이 시후의 눈을 사로 잡았다.

 

 "저 달은 내 마음과 달리 환하네..."

 

 가을 저녁 찬 바람이 불어온다.

 

 그리 춥지도 않은 바람이 그의 뼛속까지 비집고 들어와 그의 마음을 더 시리게 만들었다.

 

 "달이 별을 다 삼켜버렸네."

 

 그는 별 하나 보이지 않는 밤 하늘을 우두커니 바라봤다.

 

 갑자기 태이가 보고 싶었다. 아니 수지가 너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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