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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너에게만 뛴다!
작가 : 소통녀
작품등록일 : 2018.12.15

기업 사장인 시후는 어느날 11년전 죽은 첫 사랑과 똑같이 생긴 여자가 술 취해 벤치에 자고 있는 것을 발견한다. 옆에서 집사가 말림에도 불구하고 무작정 그녀를 집으로 데려오는데.. 그녀는 과연 누구일까?

 
당신 스토커야??!!
작성일 : 18-12-15 10:06     조회 : 219     추천 : 0     분량 : 2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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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련님, 아까부터 서재에서 계속 무얼 찾으시는지요?”

 

 “아니야..아무것도 아니야.. 신경 쓰지 말게, 영감.”

 

 “혹시 수지 아가씨가 뭐라도 떨어뜨린 게 있는가 해서 둘러 보시는 건 아니구요?”

 

 영감이 야릇한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

 “무슨 소리야? 난 그냥 서재에 볼일이 있어서 온 것뿐이야... 살다보니 영감이 이상한 말도 다 하는군."

 

 그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 헛기침을 두어 번 하면서 책장에서 책을 슬며시 꺼냈다.

 

 “사실 수지 아가씨 물건이 있긴 한데?” 영감은 그의 반응을 응시하며 슬쩍 말을 꺼냈다.

 

 “아, 그래? 그 여자는 또 뭘 흘리고 갔단말야? 조심성이라고는 정말 없군.”

 

 큰 관심 없다는 듯이 그는 딴청을 피우면서 대꾸했다.

 

 “흘리고 간건 아니지만, 처음 이곳에 오셨을 때 아가씨 옷을 세탁했는데 그때 양말이 빠졌나봅니다.

 오늘 드리려고 했는데 갑자기 가시는 바람에. 도련님이 직접 드리는게 나을 것 같습니다만...

 강제로 모시고 온 큰 실례도 저질렀으니 만나서 제대로 사과도 하셔야지요.

 원래 도련님답게 말입니다. 수지아가씨에게 지나치게 차가우신 듯합니다."

 

 영감은 더 하고 싶은 말이 있으나 멈추는 듯 했다.

 

 "여기 있습니다. 아가씨 양말."

 

 영감은 졸라맨 캐릭터가 그려진 흰색 발목양말 한 켤레를 그에게 건넸다.

 

 ‘양말이 진짜 작네?’

 그는 신기하고 귀엽다는 듯이 그 양말을 건네받았다.

 

 “오늘은 불금입니다. 다른 남자들처럼 밖에 나가서 데이트도 하고 그러십시오. 수지 아가씨에게 전화도 해 보시구요."

 

 “아까 약속 있다는 말을 영감도 듣지 않았어?” 그는 약간 뿌루퉁한듯 했다.

 

 “그래도 전화라도 한번 해 보십시오. 양말도 돌려드릴겸요."

 

 영감은 서재를 나서면서 이 상황이 재밌다는 듯이 콧 노래를 불렀다.

 

 시후는 양말을 계속 만지작 만지작 거렸다.

 

 그러다 갑자기 벌떡 일어나 전화기를 집어 들었다.

 

 ###

 “수지야, 오는 길에 무슨 일 있었어? 천천히 마셔.”

 

 수지는 아주 화가 난 듯 맥주를 병째로 벌컥 벌컥 마셨다.

 

 “캬~~오늘 술 맛 죽여준다.”

 

 “술도 잘 못 마시는 애가 왜 이래? 무슨 일이야?” 소연이는 걱정되는 듯 물었다.

 

 “여기 오는길에 완전 왕 뻔대 왕자병에 걸린 싸가지한테서 전화가 왔는데.."그녀는 말하다가 다시 화가 난 듯 맥주를 연거푸 마셨다.

 

 “누가? 누군데?”

 

 “그런 싸가지가 있어. 다음에 애기해줄게.

 소연아. 오늘 물 정말 좋아. 빨리 춤 추자. 오늘 불금이니 모든 걸 잊고 신나게 달려보자고.”

 

 춤추듯 현란한 조명과 요란한 음악에 심취해 사람들은 점점 더 취해갔다. 흐느적거리는 사람들 속에서 수지도 점점 같이 정신이 희미해졌다.

 그녀의 정신이 점점 흐릿해질수록 한 남자의 얼굴이 더욱 더 또렷해졌다.

 

 “나쁜 놈..... 뭐?? 내가 지한테 작업 걸려고, 일부러 양말을 두고 갔다고??내가 지를 꼬시기 위해 계속 얼쩡거린다고 ...나쁜 시끼......나도 자존심이 있단 말야..” 그녀는 계속 중얼 거렸다.

 

 수지는 자신이 왜 이리 화가 나는지 잘 알고있다.

 

 20대 초반 한참 예쁠때 수지는 이 세상에 혼자남겨졌다. 그때부터 수지는 먹고 사는것에 매달려야했다.

 죽자 살자 일 해도 대부분 알바여서 힘든 삶의 끝이 보이지 않아 항상 불안했다. 연애를 한다든지 사랑에 빠진다든지..이 모든것이 그녀에겐 사치였다.

 열심히 산 덕분에 그나마 지금은 회사에 취직해 작가로 활동하고 있지만 이 일도 고정된 월급이 아니라 언제나 긴장해야 한다.

 그래서 남자들이 조금만 다가와도 철벽방어를 치던 그녀였다.

 

 사랑한 남자라고는 아빠가 전부였다.

 가끔씩 외로움이 밀려올때도 있었지만 수지는 방어벽을 무너뜨리지 않았다.

 그런데 시후라는 이 남자를 만나고 나서 어이없게도 그 방어벽이 허물어 지려고 하는 것이다. 그것도 잘 알지도 못하는 그에게 말이다.

 

 그녀는 두렵다.

 세상은 해피앤딩 로맨스 드라마 여 주인공과 달리 남자에게 이용당하고 헌신짝 처럼 버려지는 여자가 너무 많다. 친구 소연처럼 말이다.

 

 '불쌍한 소연이'

 

 특히 시후 처럼 잘 생긴 부잣집 도련님은 절대 진정한 사랑을 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며 살았다. 지금도 그렇게 생각한다.

 근데 지금 그녀가 흔들리고 있는것이다.

 상처 받을 준비가 되어 있지도 않는데...

 잠깐의 짜릿함을 위해 불구덩이속에 자신을 던질만큼 수지는 어리석지 않다.

 아니..그녀는 그렇게 믿고 싶다.

 

 "나쁜 시끼...난 너에게 관심 없다고...딸꾹."

 

 “수지야.. 정신차려.. 기집애, 내가 술 취하려고 했더니..먼저 가면 어떡해. 부킹도 못 하고 이게 뭐야~?"

 

 소연이는 실망한듯 투덜거렸다.

 

 "우리 이뿐 소연이, 이 언니가 널 지켜줄께. 헤헤..딸꾹."

 

 수지는 반쯤 감긴 눈으로 소연이의 머리를 쓰다 듬었다. 마치 자신을 위로하듯...

 

 "수지야, 테이블에서 잠시 쉬고 있어. 나 화장실 갔다올게."

 

 혼자 남겨진 수지는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 싶었다. 피곤함이 밀려왔다. 요란한 음악소리는 이제 소음으로 느껴진다.

 

 "윽...속이 좋지 않아. 차가운 공기를 좀 마셔야겠어.”

 

 비틀 비틀 거리며 계단을 올랐다. 지하에서 1층을 향한 계단으로 오르는 순간이었다.

 

 순간 그녀의 발이 삐끗거렸다. “탁~~~악~~~.”

 

 계단 턱에 하이힐이 걸린 것이다. 그녀의 허리가 휘청거렸다. 그대로 뒤로 꽝 넘어가는 순간이다.

 

 "어~~~~. ”수지는 깜짝 놀라 자신도 모르게 외마디 비명을 질렀다.

 

 그때 누군가가 재빨리 그녀의 허리를 감았다.

 

 “이 아가씨. 조심성이 정말 없군. 내가 없었더라면 큰일 날 뻔 했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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