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왜 그래. 어디 아파?" 시무룩 해 보이는 시후가 걱정 되는 듯 태이는 시후의 이마에 작은 손을 얹혔다.
"엄마가 예전 태이 아플때마다 이렇게 해 줬어."
"아니야, 안 아파 저리가!" 시후는 옆에 있는 태이가 귀찮은듯 손을 밀쳤다.
"그럼 어제 오빠가 젤 좋아하는 사탕 내가 몰래 가져가서 그런 거야? 자, 여기, 돌려줄께."
태이는 고사리 같은 손에 쥐어진 사탕을 시후에게 건넸다.
"그것 때문에 아니야, 바보야...엄마가... 엄마가..."
시후는 울먹 거리기 시작했다.
"엄마가 보고 싶어. 너무 보고 싶어. 며칠만 있으면 분명 돌아온다고 약속했단 말야. 엄마는 거짓말쟁이야!"
시후는 참았던 울음을 터트렸다.
매일 엄마를 기다리는 시후에게 엄마는 이제 영원히 돌아올수 없는 하늘나라로 떠났다고 아빠가 말씀 하신것이다. 대신 새 엄마가 올거라고...
"우리 아빠가 말씀하셨어. 하늘나라는 너무 멀리 있어서 태이가 어른이 되야 엄마를 만날수 있대. 대신 밥 잘 먹고 책도 열심히 읽어야 된다고 아빠가 말씀하셨어..
오빠도 어른이 되면 엄마를 다시 만날수 있을거야.
밥 잘 먹고 아빠 말씀 잘 들으면 빨리 어른이 될 수 있다고 했어. 그러니 우리 빨리 어른되자. 울면은 어른이 안 된데...
태이가 그 동안 시후 엄마 해 줄께. 그러니 울지마, 응."
태이는 우는 시후를 꼭 껴 안았다.
훌쩍 훌쩍 울던 시후는 태이가 옆에 있어서 조금 마음이 진정되는 듯 했다.
"그럼 네가 엄마처럼 나 보살펴 주는거야?"
"응, 오빠... 약속할께. 여기 사탕."
시후는 소매로 눈물을 쓱 딱고 사탕을 받아 쥐었다.
"시후야! 시후야!"
시후 아빠의 다정한 목소리가 멀리서 들렸다.
"앗, 아저씨다. 안녕하세요, 아저씨."
태이가 뛰어가 배꼽 인사를 했다.
"어 그래 태이도 있었구나, 참 예의 바르기도 하지."
아저씨는 태이의 머리를 쓰담아 주셨다.
아저씨 옆에는 하얀 얼굴에 붉은 입술을 가진 아름다운 아주머니 한분이 서 있었다.
"안녕하세요!" 태이는 낯선 아주머니에게도 밝게 인사했다.
"그래 너가 시후 단짝 친구 태이라는 애구나,, 참 이쁘구나. 몇 살이니?" 새 하얀 얼굴의 아줌마가 질문했다.
"7살이에요. 저도 내년에는 시후 오빠랑 같은 초등학다닐수 있어요."
"맞지 오빠?" 태이는 시후를 돌아보며 자랑스럽게 말했다.
"하하하 " 아저씨가 옆에서 웃으며 말했다.
"우리 시후보다 두 살이나 어린데.. 태이는 정말 야무지단 말야."
"그래 둘이서 무슨 이야기 하고 있었니?" 아저씨가 다정하게 물었다.
"오빠가 하늘나라에 있는 엄마가 보고싶어 울었어요.
그래서 울지말라고, 그동안 태이가 엄마가 되주겠다고 약속 했어요."
아저씨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입술을 굳게 다물고 잠시 아무 말씀도 하지 않았다.
"태이라고 했지, 꼬마 아가씨?...시후 엄마 역할은 안 해도 되겠는데.. 이 아줌마가 시후 새 엄마가 될거거든."
"호호호" 그녀는 재미있다는 듯이 웃었다.
태이는 무슨 말인지 이해 못 하는 듯 고개를 갸웃 거렸다.
"시후야~이리 와서 새 엄마에게 인사드렴."
구석에 계속 숨어있는 시후를 아저씨가 불렀다.
"싫어요. 싫어요. 전 새 엄마 필요없어요. 그리고 시후는 저 아줌마 싫어요!"
그렇게 외치고는 시후는 몇발 뒷 걸음쳤다.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트릴것 같았다.
"시후야! 너 어디서 배운 말 버릇이니? 아빠가 몇번이나 주의를 줬는데...어서 이리와서 새 엄마에게 빨리 인사드려라!"
아저씨가 화가난 듯 시후에게 소리를 질렀다.
"싫어요!!"
"시후야! 시후야!"
아빠가 부르는 소리를 뒤로한 체 시후는 뛰어 가 버렸다.
"싫어 싫어, 새 엄마 싫어. 아빠 미워, 아빠 미워!!!!"
뺨을 타고 흐르는 눈물이 바람에 날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