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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너에게만 뛴다!
작가 : 소통녀
작품등록일 : 2018.12.15

기업 사장인 시후는 어느날 11년전 죽은 첫 사랑과 똑같이 생긴 여자가 술 취해 벤치에 자고 있는 것을 발견한다. 옆에서 집사가 말림에도 불구하고 무작정 그녀를 집으로 데려오는데.. 그녀는 과연 누구일까?

 
떨림.. 그리고 그리움
작성일 : 18-12-15 09:53     조회 : 225     추천 : 0     분량 : 2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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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기집애야. 너 어제밤 어떻게 된거야? 갑자기 사라져 선배랑 나랑 한참 찾았잖아. 전화기도 꺼져있고, 무슨 일 있었던 건 아니지? 얼마나 걱정했다고."

 

 “어, 미안.. 소연아, 어제 사정이 좀 있었어. 만나서 애기해줄게.”

 

 소연이의 잔소리는 계속 되었다.

 

 부재중 전화가 20통이나 와 있었다. 수지의 직장 동료이자 베프인 소연과 민재선배가 번갈아 가면서 온 전화였다.

 

 “진짜 미안, 그래 그래,, 앞으로 안 그럴게 나중에 봐. 끊어.”

 

 “지잉잉. 지이잉.” 다시 전화가 울렸다.

 

 “민재선배? 네 괜찮아요. 많이 걱정하셨죠? 네, 선배도 푹 쉬세요. 걱정 끼쳐 드려 정말 죄송해요.”

 

 민재선배는 수지보다 두 살 많다. 수지가 3년 전 지금 일하는 회사에 처음 입사했을 때부터 자신을 돌봐준 고마운 선배이다. 잘생기고, 키도 크고, 성실하고, 무엇보다 매너가 좋아 선배에게 눈 독 들이고 있는 여자들이 많다.

 수지도 처음에는 선배와의 로맨스를 꿈꿨지만 워낙 쟁쟁한 경쟁자가 많아 처음부터 마음을 접은 상태이다.

 

 “휴” 침대로 털썩 눕자 한숨이 절로 나왔다.

 

 ‘어젯밤 나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정말 큰일 날 뻔 했어.”

 

 "아, 맞다. 봉투!!"

 

 시후가 사과의 의미로 수지에게 준 마음의 표시.

 

 "그래도 그 남자 아예 싸가지가 없는건 아니네."

 

 수표가 들어있는건 아닐까 내심 기대하며 가방에서 아저씨에게서 받은 봉투를 꺼냈다.

 

 봉투 안에는 S호텔 최고급 뷔페 티켓 두 장이 들어 있다. 아저씨 명함과 언제든지 필요한 일이 있으면 연락하라는 메시지와 함께.

 

 “아..나 참, 사과의 선물은 돈으로 줘야지...돈도 많으면서 인심 조금 더 쓰지? 하여튼 부자들이 더 인심이 야뱍해요..... 쳇! 소연이랑 밥이나 먹으러 가야겠다.

 

 그런데 시후라는 그 남자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인데...

 어디서 봤지~? 아~~생각날듯 한데~~!"

 

 수지는 머리를 쥐어짜기 시작했다.

 

 "아~~모르겠다. 하기야 어디서 봤을리가 없잖아.

 

 그래도 그 남자 잘 생기긴 했어. 어깨도 딱 벌어졌고.

 

 그 품이 따뜻하긴 했지...흐 흐."

 

 수지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지어졌다.

 

 “미쳤어. 미쳤어."

 

 수지는 제 머리를 꽁 쥐어박았다.

 

 잘 모르는 남자, 그것도 어떤 이유에서든지 낯선 여자를 집으로 납치해갔던 그 시후 라는 남자를 떠 올리며 입을 헤 벌리고 있는 자신이 한심하다는 듯.

 

 '근데 태이라는 여자는 그 남자랑 어떤 사이일까? 사랑하는 사이? 지금은 어디에 있는 거지?’

 

 그녀는 누워 이런 저런 질문을 했다.

 

 '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었다, 긴장이 풀려서인지 다시 나른해졌다.

 

 "시후...시후...김시후..."

 

 그의 이름을 되새겼다. 눈꺼풀이 점점 무거워졌다.

 

 

 ###

 “수지라고 합니다. 차수지, 그 아가씨 이름이.

 나이는 올해 스물아홉 살이라고 하니 태이 아씨랑 같은 나이입니다.

 직업은 드라마 작가라고 합니다.

 부모님은 두분 다 돌아가셨다고. 도련님이 많이 궁금하실 것 같아 먼저 말씀드립니다.”

 

 “부모님이 다 돌아가셨다고? 어떻게?"

 

 재촉하듯 영감에게 물었다.

 

 ”어머니는 수지아가씨 어릴 때 돌아가셨고 아버지는 7년 전 뺑소니 사고로."

 

 ‘7년 전이라고?’

 

 “집은? 사는곳은? 어디인지 알고있나?”

 

 “네 이비서가 모셔다 드렸습니다. 택시타고 가신다고 끝까지 고집을 부리셨습니다만.

 예전 태이 아씨처럼 참 밝고 정감이 가는 아가씨입니다."

 

 영감은 하던 말을 잠시 멈춘 후 다시 말을 이어나갔다.

 

 “도련님이 이러시는 게 이해가 됩니다. 저도 깜짝 놀랐으니 말입니다. 제가 직접 태이 아씨의 마지막 모습을 보지 않았다면,

 저도 아씨가 꼭 살아 돌아 온거라 믿을 것 같습니다.”

 

 "도련님.“

 

 영감은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

 

 "11년이 지났으니 이제 그만 마음에서 아씨를 내려 놓으시는 게..."

 

 “수고했네, 영감. 그만 나가보게.”

 

 그는 영감의 말을 더 듣고 싶지 않은 듯 말을 끊었다.

 혼자 남은 서재에서 멍하니 천장을 바라보며 앉았다.

 

 ‘그때 분명 그 차에 태이, 아저씨, 김기사 이렇게 세명이 탔어.’

 

 “나도 분명히 봤어.”

 

 ‘출발 20분후 차가 전복됐고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이미 차가 폭발했었지. 경찰들이 먼저 도착해서 사고 현장을 수습하는 중이었고...안에 발견된 모든 사람이 구별할 수 없을 정도로 타버렸다고.

 

 하지만 발견된 시신은 정확히 3구라고 들었어.

 만약 그 차를 탄 사람이 태이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살아있다면 나에게 제일 처음 찾아왔을 텐데...'

 

 머리가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11년이 지난 지금 한번도 찾아오지 않았다면...

 

 “아니야. 아니야.”

 

 그는 고개를 저었다.

 

 “태이가 직접 그 차에 타는 걸 내가 똑똑히 봤잖아, 무슨 기대를 하는 거지, 김시후."

 

 “오빠. 조금 있다 만나. 아빠, 빨리 저녁 먹으러 가요. 끝나고 시후 오빠랑 데이트 해야지. 괜찮죠, 아빠?”

 

 ‘그렇게 말하며 나를 보고 환하게 미소 지으며 차에 올랐잖아.'

 

 그때 기억의 고통으로 얼굴이 일그러졌다.

 

 "태이야. 보고싶다. 정말 너가 다시 살아 돌아 온거라면.... 태이야!”

 

 시후는 그녀의 이름을 몇 번이나 나지막이 불렀다. 그리움에 몸서리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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