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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나의 가벼운 연애
작가 : 다소다
작품등록일 : 2018.12.8

사랑은 아직 어수룩한 스무 살의 '송이나', 흑역사 속으로 묻은 첫 연애 이후로 항상 그 남자 '서민준'이 있었다. 이것도 일편단심이라고 할 수 있을까? 꼬이는 남자마다 황당 가득한 '강아영' 마음에 드는 남자라면 친구의 애인이라도 상관 없는 '민수연' 인생 마이웨이 '남지혜' 까지, 그들의 입학부터 졸업까지 대학생들의 리얼 현실 연애 스토리 #대학생활 #고무신 #연상연하 #막장 #캠퍼스라이프

 
6화_아름다웠기에 잊혀지지 않는
작성일 : 18-12-13 19:04     조회 : 212     추천 : 0     분량 : 6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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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와~ 이제 밤엔 춥다”

 지혜가 들어오면서 말했다.

 

 “왔어? 우리도 방금 왔어. 너 밥은 먹었어?”

 “아니~ 나 점심 먹고 아무 것도 못 먹었어 배고파~”

 “그럼 뭐 오돌뼈 시킬까? 주먹밥 나오잖아”

 아영이 지혜의 컵에 물을 따라주며 말했다.

 

 “아직 주문 안 했어? 너넨 밥 먹었어?”

 “난 아까 간단하게 먹었고 쏭도 점심 늦게 먹었대”

 “으음.. 그럼.. 추우니까 안주는 탕 하나 시키고, 나 도시락 먹을래”

 “이거? 추억의 도시락?”

 나는 메뉴판을 가리키며 말했다.

 

 “응 하나만 시키면 되지? 너네 먹었다며”

 “한입만 먹을게. 나 이제 소화 다 됐단 말이야~”

 “구질구질하게 집착하지 마 쏭. 난 맛만 볼게 지혜야”

 아영이 씩 웃으며 한술 보탠다.

 

 “구질구질하다니..!! 한국 사람이 밥을 먹어야지 그리고 밥을 먹어야 술을 먹지”

 “그럼 그냥 두개 시켜 돼지들아! 사장님~ 여기 도시락 2개요”

 지혜가 사장님 쪽으로 손을 흔들며 주문했다.

 

 “밥밥거리니까 쏭 전 남친 생각난다”

 “얜 전 남친이 몇 명이야”

 “송이나 전 남친 중에 헤어지자고 해 놓고 밥 사달란 놈 있었다니까?”

 아영이 어깨를 들썩이며 말했다.

 

 “야 나 오늘은 아직 아무 말도 안 했는데”

 내가 뻘쭘하게 대꾸하니 지혜가 알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나 누군 지 알 것 같아. 그 연하남 아냐? 서.. 서.. 아, 이름이 뭐였지”

 “서민준! 너네도 이제 외울 때 되지 않았냐 ”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쌀쌀했던 옛날이 생각났다.

 그 때와 비슷한 냄새를 가진 바람이 부는 계절이 돌아오고 있다.

 이미 여러 번 같은 계절을 겪었지만 쉽게 잊혀지지 않는 기억들이 있다.

 서민준이라는 이름 하나로 생각이 깊어진다.

 

 .

 .

 .

 

 드디어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학기가 끝났다.

 학기 시작 때와 다르게 많은 것들이 변했다. 울기도 많이 울은 것 같다.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도 변했고, 내 옆에 남은 사람들도 달라졌다.

 

 그렇게 난리 쳤던 사람들도 부딪히지 않으니 잠잠했다.

 여전히 유나에게서는 연락이 없었고, 물로 나도 하고 싶지 않았다.

 이렇게 친구 사이가 끝났구나 하는 생각이 들 뿐이다.

 

 당장은 이제 방학이라는 해방감에 후련했다.

 나를 손가락질했던 주변 사람들에게서 벗어나 민준과 마음 편히

 둘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된 걸로 충분했다.

 

 .

 .

 

 일주일 뒤 크리스마스가 찾아왔다.

 남자친구와는 처음 맞는 크리스마스다.

 민준이는 명동에 가고 싶다고 했다. 길거리 데이트를 하고 싶다고.

 크리스마스에 명동 같은 데 가는 건 미친 짓이라고 어디서 들은 것 같은데...

 뭐, 민준이가 가고 싶다는데 무슨 상관이겠는가.

 

 크리스마스이브 저녁 6시, 우리는 명동역에서 만나기로 했다.

 약속 시간에 맞춰 도착했는데 개찰구부터 줄이 길었다.

 6번 출구 앞에서 보자고 했는데, 그 쪽으로 나가는 것도 일이었다.

 계단을 하나씩 오르며 사람에 치이면서 짜증은커녕 출구에 가까워질수록 가슴이 두근거렸다.

 

 “준아! 여기~!”

 언젠가부터 부르게 된 민준의 애칭이다.

 

 “누나~! 많이 기다렸어?”

 “아냐 방금 왔어 헤헤 어! 너 머리 했어??”

 종강하고 일주일 만에 만난 민준의 머리스타일이 달라져 있었다.

 

 “응 베이비 펌이래. 어때요??”

 “예쁘다! 어린 왕자 같아!! 귀여워~~~”

 귀엽다는 말에 히~ 하고 웃는 민준이 또 귀엽다.

 

 “누나 아까 나 발견하고 손 흔들었지?”

 “응 봤어? 나 눈 좋지?”

 “근데 누나는 왜 나만 보면 웃고 있어요? 바보 같아”

 민준이 웃으며 말한다.

 

 “내가 언제?”

 “누나 맨날 나랑 만날 때 내가 보면 웃고 있던데”

 “내가 그랬어? 반가워서 그랬나 보지. 헤헤.. 그랬나? 좋아서 그래”

 빨갛게 언 코로 웃는 내 손을 꼭 잡으며 민준이 자기 주머니에 넣는다.

 

 “따뜻하지?”

 “오~핫팩?”

 “우리 누나 손 시릴까봐 넣어왔지”

 “네가 추웠던 건 아니고?”

 “들켰네”

 시답잖은 얘기를 하며 우리는 크리스마스이브를 보냈다.

 사람이 많아서 걷기도 힘들었지만 그것 나름대로 즐거웠다.

 

 “아, 이거 선물!”

 “뭐예요?”

 “목도리야 커플로, 히히”

 나는 민준의 목에 진회색빛 목도리를 둘러 주었다.

 

 “역시 준이 넌 뭘 해도 다 어울린다”

 건물 유리에 비친 모습을 이리 저리 보더니 민준도 맘에 들은 눈치다.

 

 “누나가 오늘 하고 온 거랑 같은 거네”

 “응 나는 분홍색이지만”

 “분홍색이 뭐야 애기 같이”

 “치 분홍색이 어때서, 네가 나보다 더 애기면서”

 “우리 애기누나 고마워요”

 “잘 어울려서 다행이다. 내가 얼마나 신중하게 골랐는데”

 “저는 옷걸이가 좋아서 아무거나 다 잘 어울려요”

 “크크 뭐야 자신감 쩌네. 맞아 우리 준이 잘 생겼지”

 잘 생겼단 말에 민준이 으쓱한다.

 

 “그럼 나는 애기누나 크리스마스 선물로 뭘 해주지?”

 “글쎄~?”

 “목걸이 사 줄까요?”

 민준은 걷다가 마침 액세서리를 파는 가판대가 보이자 멈춰 섰다.

 

 “골라 봐요”

 “음... 준이 네가 골라줘”

 “이거 어때요?”

 민준이 골라준 목걸이는 왕관 모양 펜던트에 가운데 큐빅이 반짝거리는 디자인이었다.

 

 “응 예쁘다”

 “이걸로 할게요. 얼마에요?”

 

 민준이는 두세 번의 시도 끝에 목걸이를 내 목에 걸어 줄 수 있었다.

 그런 서툰 점도 좋았다. 민준의 팔짱을 끼고 걷는데 밤하늘이 눈에 들어왔다.

 

 “저건 뭐야?”

 “어떤 거요?”

 “저기 하늘에”

 밤하늘을 가리킨 내 손가락 끝에는 산꼭대기부터 빛이 반짝거리며 흘러내리고 있었다.

 

 “아 케이블카? 누나 저거 안 타봤어요?”

 “응 넌 타 봤어?”

 “아뇨 TV에서는 봤는데”

 “아~ 저기가 남산이구나? 가자! 저기 자물쇠 달고 하는 곳 맞지?”

 “윽.. 사람 엄청 많을 걸요?”

 “여기도 많잖아 가자아~ 응?”

 우리는 1시간 넘게 기다리고 나서 겨우 케이블카에 오를 수 있었다.

 케이블카 안은 마치 퇴근 시간 지하철 같았다.

 사람들한테 밀려 창가에 붙은 채로 케이블카가 위로 움직였다.

 사람들이 가득해서 답답했지만 덕분에 민준이와 가까이 붙을 수 있어서 좋았다.

 

 사람들이 작아진다. 바글바글하던 사람들은 작아지고 점이 되고 빛이 되었다.

 그 뒤로 서울의 야경이 보였다. 까만 밤하늘 아래 나와 준이 단둘이 있는 기분이었다.

 

 “우와 저것 봐. 예쁘다 그치?”

 하고 민준의 얼굴을 올려보자 준이 웃으며 뒤에서 나를 안는다.

 “누나가 더 예뻐요”

 케이블카에는 캐럴이 울려 퍼지고 내 옆에는 민준이 있었다.

 정말 내 인생 최고의 크리스마스다.

 

 남산에 도착하자, 다시 내려가는 쪽 케이블카를 타려는 사람들의 줄이 길었다.

 

 “윽, 내려가는 것도 일이겠네”

 “조금 놀다 보면 금방 빠지겠지 저쪽 가 볼까?”

 “그래요”

 투덜대는 민준을 달래며 남산을 올라갔다.

 커다란 크리스마스트리 뒤로 서울이 환상적으로 빛났다.

 

 “앗 저기 자물쇠 판다. 우리도 저거 할까?”

 “전 저런 거 싫어해요”

 “아~ 그래?”

 나는 엄청나게 하고 싶었지만 민준이 별로 내켜하지 않는 것 같아 아쉬운 마음을 애써 숨겼다.

 그저 자물쇠와 함께 사진을 찍고 있는 다른 연인들이 부러울 뿐이었다.

 

 하자고 조를 수도 있었을 텐데, 그런 행동으로 준이가 나를 싫어하게 될까 봐 걱정됐다.

 민준이 내게 등을 돌려 혼자 남겨지게 될 일이 두려웠다.

 주변 사람들을 다 잃으면서까지 내가 선택했던 사랑이었기에,

 꼭 좋은 연애를 해야만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연애란 누가 봐도 잘 어울리는 커플처럼,

 남들이 부러워할 만큼 행복한 모습의 연애였다.

 

 만약 내가 그러지 못하면

 ‘그럴 줄 알았다. 그 난리를 치더니. 꼴좋다’라고 생각할 것만 같았다.

 

 그래서 언젠가부터 나도 모르게 민준의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

 민준이 원하는 대로 맞춰주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니까 괜찮다.

 내가 많이 사랑하니까. 미움 받기는 싫으니까, 뭐든지 다 해줄 수 있었다.

 그렇게 해서라도 우리 사이가 좋다면 문제없을 거라 생각했다.

 

 “춥다, 준아 우리 뭐 좀 마실까?”

 우리는 남산에서 내려오는 길, 눈에 들어온 작은 카페에 들렀다.

 핫초코 두 잔을 주문하고 빈 자리에 앉았다.

 열 명 남짓 들어갈 만한 작은 카페에 묻어 있는 도란도란함이 좋았다.

 아늑한 느낌의 드는 조용한 카페. 따뜻한 색의 은은한 조명 아래

 핫초코로 언 몸을 녹이니 행복했다.

 

 “누나”

 “웅?”

 “나 영장 나왔어”

 “으.. 언제 가는데?”

 “1월 19일”

 “휴... 한 달도 안 남았네. 알고 있었지만 슬프다”

 “누나 나 기다릴 거예요?”

 “당연하지!”

 “안 기다려줘도 되는데...”

 “안 기다리는 건 또 뭐야~”

 “생각해 봐요”

 민준은 알 수 없는 말만 남기고 그만 가자고 했다.

 난 좀 더 카페에서 쉬고 싶었지만 얌전히 그의 말에 따랐다.

 

 “어? 누나 눈 온다!”

 “진짜”

 카페에서 나와 얼마 걷지 않았는데 하늘에서 눈송이가 떨어졌다.

 

 “우와 화이트 크리스마스네. 안 되겠다”

 “웅?”

 “우리 누나 오늘 못 보내겠다. 이제 그만 가려고 했는데”

 “그게 무슨 상관이야~”

 “상관있죠~ 화이트 크리스마스니까!!”

 고작 눈이 온다고 하늘을 보며 아이처럼 좋아하는 민준이 좋았다.

 무얼 하든, 그저 좋았다. 가끔은 내가 왜 이렇게 그를 좋아하는지 이해가 안 될 때도 있었다.

 이런 감정이 사랑인가보다 하고 생각했고 그렇게 믿었다.

 

 .

 .

 

 몇 번의 데이트 후 민준의 입대 일이 이번 주로 훌쩍 다가왔다.

 훈련소까지는 가족들과 함께 간다고 해서 오늘이 마지막 데이트였다.

 우리는 심야 영화를 보고 모텔로 갔다.

 언젠가부터 데이트 코스에 자연스럽게 모텔이 추가 되었다.

 뭐, 나도 이제 성인이고, 어른의 연애는 다 이런 건가 생각 했다.

 

 그 날도 늘 하던 사랑을 나누고 침대에 앉아서 담배를 한 대 피운 민준이 말했다.

 “누나 우리 다시 친한 누나 동생 사이로 돌아가자”

 “어...?”

 “나 누가 기다려 주는 거 부담 돼서 싫어요. 그리고 누나도 나 기다리는 것보다

 자유롭게 살고 있는 게 좋을 거고“

 훌쩍일 틈도 없이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안... 헤어지면 안 돼? 꼭 헤어져야 해?”

 투둑투둑 떨어지는 눈물에 민준의 얼굴이 흐려졌다.

 지금 눈앞에 보이는 세상처럼 머릿속도 뭉실뭉실 해지는 것 같다.

 희뿌연 시야 속에서 민준이 어쩔 줄 몰라 한다.

 

 “그냥 헤어지기만 하는 거야. 예전처럼 만나면 돼요. 왜 울어요 누나.

 그냥 예전처럼 지내자는 건데...“

 “달라지는 게 없으면 그냥 우리 사귀는 사이면 안 돼?

 나 기다릴 수 있어. 내가 널 얼마나 좋아하는데“

 펑펑 눈물과 함께 진심을 쏟아 붓는 나를 보고 민준이 당황했다.

 

 사귀기 전부터 민준이 곧 군대에 갈 거라는 건 알고 있었다.

 보고 싶을 때 못 보는 게 얼마나 힘들고 슬픈 일인지,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없는 게 얼마나 외로운 일인지 잘 알고 있는데도,

 나는 민준과 사귀자고 했다. 그 모든 것을 감수할 만큼 그가 좋았으니까.

 

 근데 이렇게 헤어지자고 할 줄은 생각도 못 했다.

 민준은 나를 토닥여 주더니 그만 자자고 했다.

 나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민준의 품에 안겨 누웠다.

 

 그렇게 아침이 왔다.

 

 나는 밤새 잠도 못 자고 헤어진다는 이야기만 곱씹으며 슬퍼하느라 바빴다.

 애지중지 가꿔왔던 관계가 민준의 말 한 마디에 무너졌다.

 이제 어쩌면 좋지 하는 생각을 하다 새벽 4시가 되어서야 깜빡 잠 들었는데,

 눈을 뜨니 날이 밝아 있었다. 옆에서 세상모르고 자고 있는 민준을 보니 괘씸했다.

 

 “우웅.. 누나 일어났어요? 나 배고파..”

 “...준이 너 먹고 싶은 거 먹으러 가자”

 나는 조용히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

 

 “음~ 해물찜 먹을까?”

 어제 헤어지자고 한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민준은 평소와 똑같았다.

 그리고 무슨 아침부터 해물찜이야...

 잘 먹더라, 밥도. 나는 입맛도 없어서 깨작거리기만 했다.

 우리가 정말 헤어진 게 맞는 걸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밥만 먹었다. 우리 헤어진 거냐고 묻고 싶었지만

 그렇다는 대답을 또 듣고 싶지 않아서 하지 못했다.

 아무런 근심걱정 없어 보이는 그의 표정에 내 마음만 더 가라 앉아간다.

 

 “아~ 맛있었다. 잘 먹었어요 누나”

 어쩌다 계산까지 해 버렸다. 어제 데이트 비용도 다 내가 냈는데...

 신경 쓰면서 먹느라 얹혔는지 배가 묵직하게 아파온다.

 

 “준아, 눈 내려”

 “그러네, 크리스마스 때 생각난다.”

 각자 집으로 가야 하는 갈림길 앞까지 우리는 서로 아무 말 없이 걸었다.

 소복이 한 두 송이 예쁘게 내리던 눈이 점점 거세지더니 성이 난 듯 휘날린다.

 쏟아지는 눈에 앞도 보이지 않는데 그 속에서 민준이 안녕을 고한다.

 

 “누나 나 간다~”

 “응..”

 “잘 갔다 올게. 나 없다고 울지 말고”

 “응 잘 가”

 “연락할게 누나”

 눈은 그칠 줄 모르고, 민준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나갔다.

 돌아봤던가?

 눈 때문에 민준이 보이지 않았다. 나는 그가 떠난 쪽을 하염없이 쳐다봤다.

 

 소복소복 펑펑

 맹렬하게 내리던 눈은 잦아들어 잠잠 해졌다.

 

 “예쁘다”

 

 그렇게 우리는 헤어졌다.

 이별 같지 않은 이별이었다. 다음 날 다시 볼 것처럼, 이따 전화 할 것처럼

 그렇게 민준은 떠났다. 내가 뭔가 잘못한 건 아닐까 이제 내가 싫증이 난 걸까

 혼자 집으로 돌아가는 길 별별 생각이 다 들었지만 무슨 소용일까

 

 이제 와서..

 

 .

 .

 .

 

 나는 그 뒤로 다시는 남산에 가지 않았다. 그 곳에 가면 그가 생각날 것만 같아서...

 그와 함께 했던 가장 행복했던 기억이, 내 인생 최고의 크리스마스가 그 곳에 아로새겨져 있었다.

 

 몇 년이 지났을까 남산은 그대로겠지

 그 때 빛나던 야경도, 조그마한 사람들도, 우리가 갔던 카페도,

 두툼한 머그잔에 담긴 달콤한 핫초코도 아직 그 자리에 있을까

 

 그 달콤하고 뜨거운 초콜릿 뒤에 오는 쌉쌀한 맛처럼 그와의 사랑은 쓴 맛이 났다.

 그렇게 나의 쓴 사랑이 끝이 났다.

 
작가의 말
 

 크리스마스도 얼마 안 남았네요. 올해는 화이트 크리스마스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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