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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사랑하는 나의 친구에게
작가 : 율혜
작품등록일 : 2018.11.5

[펜팔 친구/초반 편지 형식/귀여운 주인공/언어 배우려고 펜팔 시작한 주인공/사서 주인공/다정한 남주/차분하고 침착한 남주/피아니스트 남주/서로 존댓말 쓰는 주인공들/일상물]

[(저는 딸기 생크림 케이크를 좋아해요. 햇빛이 맑은 날 강가를 거니는 것도 좋아하고, 오래된 책 냄새를 맡으며 의자에 파묻혀 책을 읽는 것도 좋아하지요. 곁에 캐모마일 차가 담긴 찻잔을 올려둔 테이블이 있다면 더 행복할 거예요. 그리고 저는, 안젤라 그린스타이들의 노래를 무척 좋아해요. 스테판도 알고 있죠? 아인슈페너의 유명한 가수 말이에요! 그녀의 목소리를 듣다 보면 꼭 모든 고민이 다 사라지는 기분이라 몹시 행복해지곤 해요.
스테판, 당신은 무엇을 좋아하나요?)]

[(안녕하세요, 안나. 듣기만 해도 행복해지는 것들을 좋아하시는군요. 당신이 말한 모든 것들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죠. 딸기 생크림 케이크를 좋아한다고 하셨죠. 저 또한 그 케이크를 좋아합니다. 케이크로 유명한 가게 중 리스트레토에 있는 가게로는, '판도로'와 ‘파네토네’를 꼽을 수 있겠군요. 그 두 가게는 가끔 리스트레토를 방문할 때마다 찾아다닐 정도로 좋아하는 곳입니다. 당신도 그곳을 좋아한다면, 우리는 어쩌면 서로 알기도 전부터 우연히 마주쳤을 수도 있겠네요.)]

조아라 닉네임 '김연정'으로 동시 연재 중입니다!

예쁜 표지는 하레님께서 그려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플로랑틴florentine
작성일 : 18-12-13 18:16     조회 : 200     추천 : 0     분량 : 43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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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린스타이들 남매는 열차 한 칸을 통째로 빌렸다고 했다.

 

 그 말을 들은 안나는 깜짝 놀라 펄쩍 뛰었지만 그만큼 놀란 것은 그녀 하나뿐인 것 같았다. 심지어 정오에 숙소 입구에서 일행으로 다시 만난 알렌마저도 태연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머쓱해질 만큼 대수롭지 않아 보이는 그들의 모습에 안나는 제가 이상한 것인지 고뇌하는 시간을 가져야 했다.

 

 “이렇게 일행으로 만나다니, 정말 신기하네요.”

 

 복도를 사이에 두고 옆 좌석에 앉아있던 알렌이 상체를 그녀 쪽으로 숙이며 속삭였다.

 

 다른 일행들과 함께 서있는 알렌을 본 순간 얼마나 놀랐던가? 그를 고용한 이들이 그린스타이들 남매라는 사실은 아직도 얼떨떨했다. 잠자코 웃으며 고개를 끄덕여 보인 안나는 상체를 그 쪽으로 숙이며 마주 속삭여주었다.

 

 “그러게요. 알렌이 일행일거라곤 상상도 못 했는데 말이에요.”

 

 당신이 경호 업무를 맡을 거라는 것도 상상조차 못 했고 말이죠.

 

 서로를 마주 보고 킥킥 웃은 안나와 알렌은 그 후로도 몇 마디 이야기를 더 나누다가, 자연스레 대화의 끝을 맺었다. 서로를 향해 상체를 숙인 채로 대화를 나누기에는 허리가 뻣뻣하게 아파온 탓이었다.

 

 자세를 가다듬은 안나는 문득 귓가를 파고드는 소음에 시끌벅적한 주변을 묘한 얼굴로 둘러보았다.

 

 알렌과 대화를 나누느라 미처 눈치 채지 못하고 있었지만, 주변에 앉은 이와 대화를 나누는 사람도 있었고, 소수의 인원이 모여 할 수 있는 게임 같은 것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일행의 수가 많은 것은 아니었지만 열차 안은 그 두 배의 인원이 있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소란스러웠다.

 

 슈톨렌까지 기차를 타고 오기는 했지만, 혼자만의 여행과 다른 이들과 함께하는 여행은 명백히 다르다는 생각이 스치듯 들었다.

 

 “왜 그래요? 너무 시끄러운가?”

 

 그녀의 곁에 앉아있던 안젤라가 부드럽게 물어왔다. 다정하게 휘어진 눈매는 안나를 향해 있었다. 그녀는 잠자코 고개를 저어 보였다.

 

 “아뇨, 이렇게 많은 인원이 다 같이 여행을 가는 건 처음이라서요.”

 “아하. 그래서, 이렇게 여행을 가게 된 소감은요?”

 “음…….”

 

 잠시간 고민하던 안나는 천천히 말했다.

 

 “좋은 것 같아요. 활기차고, 소속되어 있다는 느낌도 강하게 들고요.”

 “또?”

 “계속 이렇게 기차를 탄 채로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예요.”

 

 그녀의 솔직한 감상에 눈을 동그랗게 뜨던 안젤라는 결국 큰 소리로 웃고 말았다. 그녀의 웃음소리에 볼을 미미하게 붉힌 안나가 슬쩍 시선을 피했다. 안젤라의 웃음소리를 들은 몇몇 사람들이 그들 쪽으로 의아하다는 시선을 던졌지만, 이내 흥미 없다는 얼굴로 하던 일에 다시 집중하기 시작했다.

 

 “웃지 마세요.”

 “그 정도예요?”

 

 작은 목소리로 툴툴거리는 안나를 향해 물은 안젤라가 다시금 짧은 웃음을 터트렸다.

 

 “그런데 어쩌죠? 썩은 사과 행진에 참여하려면 플로랑틴에서 내려야 하는데.”

 “썩은 사과 행진이요?”

 “네. 들어본 적이 있나요?”

 “그럼요, 아인슈페너의 수확제에서 가장 유명한 행사잖아요.”

 

 분명 들어본 적이 있다. 팽 페르뒤에서 아인슈페너 역사를 배울 때였던가? 찬찬히 제가 배운 것들을 되짚어보던 그녀가 눈을 빛내며 차분하게 말했다.

 

 “몇 백여 년 전, 욕심 많은 플로랑틴의 영주를 향해 분노한 농민들이 저마다 얼굴을 가리고서 썩은 사과를 던져댔던 것에서 시작된 행진이죠. 성별과 나이를 불구하고 가면을 쓴 사람이면 누구나 꼬리에 붙을 수 있고요.”

 “맞아요. 수백여 명의 사람들이 함께 플로랑틴의 끝에서 영주의 성까지 걸으며 자아내는 장관으로 유명하죠.”

 

 우리는 그 행진에 참여할 거예요.

 

 안젤라가 비밀 이야기를 하듯 잠잠히 속삭였다. 안나는 놀란 눈을 하고서 그녀를 바라보았다. 하지만 행진에 참여하려면 가면을 필수로 준비해야 하는데. 그리고 그녀는 가면을 준비해오지 않았다. 여행 기간 동안 수확제가 겹치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플로랑틴의 행진에 참여할 생각은 하지 못한 탓이었다.

 

 “저는 가면이 없는 걸요.”

 “물론, 당신의 것은 제가 준비했죠.”

 

 입매를 비뚜름히 들어 올려 개구쟁이 같은 웃음을 지어 보인 안젤라가 발치에 두었던 작은 가방을 뒤적여 가면 두 개를 꺼내 들었다. 눈가만 가릴 수 있는 형태의 가면이었다. 검은색과 흰색 가면이었는데, 자연스레 검은색 가면을 가져간 안젤라는 안나를 향해 흰색 가면을 건네주었다.

 

 가면의 디자인은 단순한 편이었지만, 덧그려진 문양이나 달린 장식 같은 것들이 화려한 탓에 아름답다는 인상을 남겼다. 안나는 감탄하며 조심스러운 손길로 가면을 받아들었다.

 

 “정말로 제가 써도 될까요?”

 “물론이죠. 행진이 끝난 다음에는 팔아버려도 괜찮아요.”

 

 그렇게 하고 싶은 마음은 콩알만큼도 들지 않았지만, 어쨌든 안나는 웃으며 고맙다고 말했다. 그런 그녀를 사랑스러운 것 바라보듯 하던 안젤라는 문득 창밖을 살폈다가, 가방을 주섬주섬 여미며 여상한 목소리로 말했다.

 

 “곧 내리겠네요.”

 “벌써요?”

 “슈톨렌과 플로랑틴은 바로 곁에 붙어 있는 도시니까요.”

 

 안나는 잔뜩 아쉽다는 눈빛으로 창밖을 바라보았다. 수확제 탓인지 벌써부터 인파가 몰려 있었다. 그러고 보니 슈톨렌도 조금쯤은 들뜬 분위기였던 것도 같다. 가만히 전날의 기억을 되짚어보던 안나가 고개를 슬쩍 기울였다. 다만 플로랑틴처럼 소란스럽지 않았던 것뿐이지.

 

 프란츠의 도움을 받아 선반 위에 올라가 있던 짐을 내리고, 끙끙거리며 가방을 고쳐 쥐던 안나는 그녀의 가방에 경량화 마법을 걸어준 알렌 덕에 한결 수월히 열차에서 내릴 수 있었다. 그런 그녀의 뒤로 안젤라와 프란츠가 따라붙었고, 그 뒤로 알렌과 다른 일행들이 차례차례 계단을 밟아 내렸다.

 

 일행들을 불러 모은 뒤 박수를 쳐 시선을 끈 안젤라가 소리쳤다.

 

 “숙소는 로겐 브로트 근처에 있는 걸로 잡았어요! 숙소 이름은 ‘레버케스’니까 기억해두시고, 22일 정오에 출발할 예정이니까 그 전까지는 자유롭게 움직이시면 됩니다!”

 

 로겐 브로트? 처음 들어보는 단어다. 생소한 단어에 고개를 갸웃거리는 안나를 향해, 곁에 서있던 프란츠가 사근한 목소리로 설명했다.

 

 “로겐 브로트는 플로랑틴 영주의 성 이름입니다. 역에서 로겐 브로트까지는 그리 멀지 않고요. 아마 20분 이내로 도착할 것 같군요.”

 “아, 고마워요, 프란츠.”

 “물론 지금은 평소보다 사람이 많으니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겠지요. 그래도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겁니다.”

 

 잠깐 말을 끊고 적당한 말을 고르던 프란츠가 조심스레 물었다.

 

 “행진은 아마 8시 즈음은 되어야 도착할 거고, 저희는 숙소로 향하는 다른 일행에게 짐을 맡긴 뒤 역 근처에서 머물다 행진이 도착하면 역부터 로겐 브로트까지 걸어갈 것 같습니다. 혹시 피곤하진 않으십니까?”

 “으음, 많이 피곤하지는 않아요. 어제 많이 자기도 했고요.”

 “그렇다면 다행입니다만……. 혹시라도 피곤해진다면 언제든 말씀해주십시오.”

 “그럴게요. 저, 음, 그런데 다른 분들께 짐을 맡겨도 되는 건가요? 그래도 불편하실 텐데.”

 

 손에 들린 가방을 내려다본 안나가 울상을 지었다. 경량화 마법이 걸려 있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거치적거리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고작 가방 두어 개에도 이런 불편함을 느끼는데, 그들의 짐까지 가져갈 일행들은 도대체 무슨 죄란 말인가?

 

 “아, 그 점은 괜찮아요.”

 

 돌연 그들의 대화에 끼어든 알렌이 대수롭지 않은 목소리로 답했다.

 

 “크기를 줄여서 주머니 안에 넣고 갈 거니까요.”

 “크기를 줄여서, 주머니 안에요?”

 “네, 그럼 그렇게 불편하지 않을 거예요.”

 

 그가 입고 있던 코트 주머니에서 짙은 회색의 주머니를 꺼내 보였다. 손바닥만 한 크기의 주머니는 끈을 잡아당겨 입구를 봉쇄할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안나와 프란츠의 짐을 가져가 이것저것 마법을 걸던 알렌이 씩 웃으며 주머니 안에 작아진 짐들을 퐁당퐁당 집어넣었다.

 

 이어 프란츠가 지키고 있던 안젤라의 가방까지 완벽히 주머니 속에 집어넣은 알렌이 주머니를 흔들어보였다.

 

 “짠, 이러면 됐죠?”

 

 안나는 감탄 어린 얼굴로 손뼉을 쳤다. 아무리 봐도 마법이라는 건 참 신기하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런 그녀의 반응을 보고 어깨를 으쓱여 보인 알렌이 주머니를 숙소로 가는 일행에게 맡기러 간 사이, 공지를 마친 안젤라가 그들 쪽으로 빠르게 걸어왔다.

 

 “안나! 프란츠에게 대략적인 설명은 들었어요?”

 “네. 짐은 다른 분들께 부탁드린다는 거랑, 저희는 역에서 머물다 행진과 같이 로겐 브로트까지 걸어갈 거라는 거요?”

 “네, 맞아요. 혹시 뭐 하고 싶은 거 있어요?”

 “지금 당장요?”

 “금방 떠오르지 않으면 천천히 생각해봐도 괜찮아요. 그럼 지금 당장 생각나는 건 없는 건가요?”

 

 안젤라의 말에 가만히 생각해보던 안나가 고개를 끄덕였다. 딱히 하고 싶은 건 없었다. 그런 그녀의 반응을 잠자코 지켜본 안젤라가 씩 웃었다.

 

 “좋아요. 나중에라도 생각나면 말해줘요. 그럼 지금은 제가 안내해도 괜찮을까요?”

 “어디를요?”

 “이 근방이요! 맛있는 거 먹으러 가요, 안나.”

 

 역시 축제하면 먹을 거 아니겠어요?

 

 코를 찡긋거리며 시원스레 웃어 보이는 안젤라를 향해 홀린 듯 손을 잡은 안나가 말간 미소를 지었다.

 

 수확제의 들뜬 공기가 그녀의 마음을 붕 뜨게 만드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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