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사랑하는 나의 친구에게
작가 : 율혜
작품등록일 : 2018.11.5

[펜팔 친구/초반 편지 형식/귀여운 주인공/언어 배우려고 펜팔 시작한 주인공/사서 주인공/다정한 남주/차분하고 침착한 남주/피아니스트 남주/서로 존댓말 쓰는 주인공들/일상물]

[(저는 딸기 생크림 케이크를 좋아해요. 햇빛이 맑은 날 강가를 거니는 것도 좋아하고, 오래된 책 냄새를 맡으며 의자에 파묻혀 책을 읽는 것도 좋아하지요. 곁에 캐모마일 차가 담긴 찻잔을 올려둔 테이블이 있다면 더 행복할 거예요. 그리고 저는, 안젤라 그린스타이들의 노래를 무척 좋아해요. 스테판도 알고 있죠? 아인슈페너의 유명한 가수 말이에요! 그녀의 목소리를 듣다 보면 꼭 모든 고민이 다 사라지는 기분이라 몹시 행복해지곤 해요.
스테판, 당신은 무엇을 좋아하나요?)]

[(안녕하세요, 안나. 듣기만 해도 행복해지는 것들을 좋아하시는군요. 당신이 말한 모든 것들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죠. 딸기 생크림 케이크를 좋아한다고 하셨죠. 저 또한 그 케이크를 좋아합니다. 케이크로 유명한 가게 중 리스트레토에 있는 가게로는, '판도로'와 ‘파네토네’를 꼽을 수 있겠군요. 그 두 가게는 가끔 리스트레토를 방문할 때마다 찾아다닐 정도로 좋아하는 곳입니다. 당신도 그곳을 좋아한다면, 우리는 어쩌면 서로 알기도 전부터 우연히 마주쳤을 수도 있겠네요.)]

조아라 닉네임 '김연정'으로 동시 연재 중입니다!

예쁜 표지는 하레님께서 그려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슈톨렌stollen(2)
작성일 : 18-12-13 18:12     조회 : 211     추천 : 0     분량 : 5958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안나가 꿈에서 깨어난 것은, 악몽이라 부르기도 애매한 꿈 때문이었다.

 

 꿈속에서 그녀는 누군가와 1년 간 편지를 주고받았다. 그녀는 상대에게 한 음악가에 대한 자신의 열렬한 팬심을 드러냈는데, 알고 보니 그 상대가 바로 그녀가 좋아하는 음악가였다.

 

 하하, 이럴 수가. 어떻게 꿈을 꿔도 이런 꿈을 꾸는 거지?

 

 그리고 화들짝 놀라 꿈에서 깨어난 그녀는 어둠 속에서 멍하게 눈을 깜박이다 이내 그것이 꿈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

 

 안나는 절망이 배인 목소리로 침음을 내뱉었다.

 

 오랫동안 잔 탓인지 목소리가 갈라져 있었다. 큼큼 목을 가다듬던 그녀는 비척비척 일어나 들어오며 봐두었던 탁자 쪽으로 걸어갔다. 탁자 위에 작은 탁상등도 있었고 물병과 컵도 있었으니, 우선은 불부터 켠 뒤 물이라도 한 잔 마실 생각이었다.

 

 탁상등은 비록 크기는 작을지언정 어둠을 몰아내는 역할은 충실히 수행했다.

 

 게다가 커다란 창을 통해 달빛도 넉넉히 들어오고 있었다. 물을 마셔 깔깔한 목을 달랜 안나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아직까지 머리는 몽롱했지만, 생각을 이어나갈 수는 있었다.

 

 ‘우선은 어떻게 할지부터 생각해보자.’

 

 이들과 함께 여행 간다는 결정을 무를 생각은 없었다.

 

 단지 이곳까지 왔다는 이유에서만은 아니었다. 그녀가 사랑하는 이들이었고,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기회라는 것을 안다. 기왕 여행을 다니기로 결정을 내렸으니 이들과 함께 다니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하지만 이들과 함께 다니려면 우선 제 창피함을 무릅써야 한다.

 

 심각한 얼굴을 한 안나는 턱을 괴고 곰곰이 생각했다.

 

 팬레터는 많이 받았을 것 같은데. 내 편지도 팬레터의 하나로 생각해주지 않았을까? 팬레터를 보낸 뒤 그들을 향해 팬심을 고백했을 사람이 없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니까 나도 그런 사람이 되면…… 좋겠지만…….

 

 그럼에도 창피함은 지울 수가 없었다.

 

 눈을 감으면 자꾸만 프란츠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 옆으로 자신이 보냈던 편지가 함께 떠오른 다는 게 문제였다. 모르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을 때도 과한 팬심을 보인 건 아닐까 민망해했는데, 알고 보니까 내 편지를 본 사람이 그 당사자였다? 딱 편지를 불태워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내일 프란츠 얼굴은 어떻게 보지?’

 

 안나가 울상을 지었다.

 

 비록 오늘은 제대로 만나지 못했지만, 내일이면 안젤라도 만날 것이다. 그러면 안젤라는 또 어떻게 보지? 프란츠가 그녀에게 편지 내용을 전달해줬겠지?

 

 “아악……!”

 

 안나는 머리를 마구 헤집었다.

 

 와중에 머리를 굴린 탓인지 배가 슬슬 고파오기 시작했다. 울상을 지은 안나가 배를 움켜쥐었다. 그러고 보니 점심부터 지금까지 쭉 굶었다. 지금까지 배고프다는 생각을 못한 게 용하다 싶을 정도였다.

 

 ‘지금 식당이 문을 열었을까?’

 

 안나는 입을 비죽 내밀고서 가만히 고민하다, 우선은 가보기로 했다. 밑져야 본전이다. 가서 식당이 문을 열었으면 남은 식사라도 조금 얻어 오는 거고, 문을 닫았으면 내일 아침에 일찍 일어나서 식사를 하면 된다.

 

 결심한 안나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발을 질질 끌며 문까지 걸어간 그녀는, 이내 열린 문 너머로 보이는 작은 쟁반에 고개를 외로 기울였다.

 

 비록 쟁반의 크기는 작았지만, 내용물은 알차게 담겨 있었다.

 

 볼에 담긴 샐러드는 숨이 살짝 죽어있었지만 여전히 푸른 색감을 자랑하고 있었고, 옥수수 수프는 고소해보였다. 바삭하게 구운 식빵 두 조각 곁에는 소스 그릇에 담긴 버터와 블루베리 잼이 그녀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오렌지 주스까지 살펴본 안나는 작은 감탄을 흘렸다.

 

 과하게 부담스럽지 않으면서도, 적당히 배를 채울 수 있을 정도의 양으로 구성되어 있다.

 

 소파로 돌아와 탁자 위에 놓여있던 작은 탁상등을 켜고, 본격적으로 식사에 돌입하기 전 그녀는 무엇을 먼저 해치울지 고민하는 포식자의 눈빛으로 쟁반을 살폈다. 만약 빵이 살아있었다면 당장에 ‘살려주세요!’하고 간절히 빌었을 법한 눈빛이기도 했다.

 

 그녀는 고민 끝에 우선 잼스푼으로 블루베리 잼을 푹 떠서 식빵에 곱게 펴 발랐다.

 

 평소에는 잼이 줄어드는 것이 아까워 얇디얇게 발라먹었지만, 오늘만큼은 혀가 아릴만큼 듬뿍 발랐다. 몽글몽글한 과육이 들어있어 더욱 맛있어 보이는 잼 위로 식빵 하나를 더 겹친 안나가 입을 크게 벌리고 빵을 한 입 앙 물었다.

 

 가장자리는 바삭하고 속은 쫀득한 식빵을 오물오물 씹어 먹던 그녀는 머리가 찌르르 울릴 정도의 단 맛에 눈을 질끈 감고서 행복한 얼굴로 발을 동동 굴렀다. 단 맛에 남아있던 잠이 모조리 달아나는 느낌이었다.

 

 순식간에 식빵 두 조각을 해치운 안나는 입맛을 다시다가, 이번에는 스푼을 들어 옥수수 알갱이가 탱글탱글하게 살아있는 수프를 크게 한 숟갈 떴다.

 

 평소 옥수수 수프보다는 브로콜리 치즈 수프를 더 즐겨 먹는 그녀였지만, 과하게 단 것을 먹고 나니 고소하면서도 짭쪼름한 것이 구미에 당겼다. 수프를 두어 숟갈 더 떠먹은 그녀는 오렌지 주스로 입가심 하고서 만족스런 웃음을 흘렸다.

 

 불러오는 배를 매만지던 안나는 마지막으로 포크를 들어 양상추를 콕콕 찔렀다. 숨이 죽어 갓 샐러드 볼에 담았을 때처럼 싱싱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포크를 통해 전해져오는 사각사각한 느낌이 기분 좋았다.

 

 발사믹 드레싱인가?

 

 챱챱 입맛을 다시던 안나가 고개를 슬쩍 기울였다. 양상추 몇 개와 방울토마토 하나까지 알차게 푹 찍어 입에 쏙 넣은 그녀는 입을 우물거리다 비로소 샐러드 볼 아래 숨어있던 쪽지를 발견했다.

 

 [안나.

 

 노크를 했는데 기척이 느껴지질 않아 문 앞에 두고 갑니다. 피로를 푸는 것도 중요하지만 간단하게나마 배를 채우셨으면 하는군요. 1층으로 내려가 댄버스 부인에게 부탁하면 그녀가 수프와 빵을 데워줄 겁니다.

 

 그럼 편히 쉬십시오.]

 

 빳빳한 흰 종이 위로 정갈하게 나열된 글씨들을 읽어 내려가던 안나는, 하마터면 쟁반을 그대로 엎을 뻔했다.

 

 1년간 편지를 주고받은 사이다.

 그의 글씨체를 못 알아볼 리가 없었다.

 

 혹시 잘못 읽은 건 아닐까 창문 앞까지 다가가 달빛에 편지를 비춰보고, 탁상등 가까이로 편지를 가져가보는 등 부산스레 움직이던 안나는 결국 편지에 얼굴을 처박고 끄으응, 하는 이상한 소리를 흘렸다.

 

 고마움과 미안함이 엉망으로 뒤엉켜 그녀의 볼을 홧홧하게 데웠다.

 

 음식이 아직 조금 남아 있었지만, 더 먹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흐트러진 식기를 정돈한 안나는 비척비척 걸어 화장실로 향했다. 우선은 더 늦기 전에 씻고 내일 아침 일찍 일어나 프란츠를 찾아가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그가 어디서 묵는지 들었던가?’

 

 곰곰이 생각해보니 들은 적이 없는 것 같았다.

 

 미간을 좁히고 고민하던 그녀는 이불 속으로 꾸물꾸물 기어 들어가며 느릿하게 눈을 깜박였다. 어쨌든 같은 숙소이니, 아침이면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언제, 어디가 되었든 간에.

 

 그녀가 눈을 감았다.

 

 **

 

 아인슈페너는 리스트레토보다 기온이 낮았다.

 

 이른 새벽은 언제나 쌀쌀하지만, 10월 중순의 아인슈페너는 꼭 늦가을의 새벽처럼 추웠다. 어슴푸레 밝아온 새벽에 눈을 뜬 안나는 잘 떠지지 않는 눈을 억지로 뜨려 노력하다가, 싸늘한 공기에 몸을 움츠렸다.

 

 이불 밖으로 나가기 싫어 꾸물거리다가도 프란츠를 만나야 한다는 생각에 슬금슬금 몸을 일으켰다.

 

 떠올릴 때마다 민망했지만, 그래도 고마움을 전해야 했다. 언제, 어디서 만나는 지도 전해 들어야 했고.

 

 물로 입을 헹구고, 두툼한 아이보리 색 카디건을 챙겨 입은 안나는 종종걸음 쳐 숙소 밖으로 나갔다. 추위에 이맛살을 찌푸리며 팔짱을 낀 그녀는 기억을 더듬어 어제 마차를 타고 오며 스치듯 봤던 공원을 향해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신발 밑창이 블록과 마주치며 내는 경쾌한 소리가 이른 아침 공기를 갈랐다.

 

 풀잎마다 둥글게 맺힌 이슬과, 풋풋한 향을 풀어내는 들꽃들, 풀잎들, 이따금 발끝에 차이는 작은 돌멩이 같은 것들마저 기쁨으로 가득 찬 것 같았다. 이른 아침의 마법이었다. 조금의 시간이 흐른 뒤, 황금빛 햇살에 적셔진 뒤부터는 산산조각 날 마법이라 그리 애틋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안나.”

 

 상념에 잠겨 있던 안나를 끌어 올린 것은 나직하고 다정한 목소리였다.

 

 공연할 때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벼운 차림을 한 프란츠가 놀란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날이 찬데도 불구하고, 오로지 흰 셔츠에 검은 바지만을 걸친 차림에 오히려 그녀가 더 춥다고 느꼈다.

 

 팔을 감싸 안고 바르르 떤 안나는 그를 바라보다가, 그와 눈을 마주친 순간 생그레 웃었다.

 

 “프란츠.”

 “여기서 당신을 만날 거라곤……. 아니, 춥진 않으십니까?”

 “오히려 저보단 당신이 더 추워 보이는걸요.”

 “저는 추위를 잘 타지 않아서 괜찮습니다. 그보다 일찍 일어나셨군요. 잠자리가 불편하지는 않으셨습니까?”

 “괜찮아요, 편했어요. 사실 그렇게 푹신한 침대는 처음 써봤거든요.”

 

 장난처럼 속삭인 안나는 다시금 천천히 걷기 시작했다. 프란츠도 자연스레 그녀의 곁에서 걷기 시작했다. 공원은 예쁘게 정돈되어 있었다. 적당한 크기의 나무들이 일정한 간격으로 늘어져 있고, 무성한 풀숲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풀벌레 소리 같은 것들이 이유 모를 기쁨을 이끌어냈다.

 

 “다행이네요.”

 

 프란츠가 그녀를 돌아보며 웃어보였다. 그를 바라보자 또 편지가 떠오를 것만 같아, 애써 눈을 굴려 딴청을 피운 그녀는 다른 대화거리를 찾으려 노력하다 가까스로 전날 밤의 저녁 식사가 담긴 쟁반을 떠올렸다.

 

 “참, 어제 저녁 식사는 당신께서 챙겨주신 건가요?”

 “늦은 밤에 먹어도 최대한 무리가 가지 않는 것으로 고르려 노력했는데, 과연 당신의 마음에 들었는지 모르겠군요.”

 “물론 마음에 들었어요! 음식들도 전부 맛있었고요.”

 

 안나는 그를 흘긋 올려다보았다.

 우연히 그녀를 내려다보던 프란츠와 눈을 마주친 뒤 재빨리 시선을 틀기는 했지만.

 

 “배려에 감사해요.”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그는 코끝을 찡긋거리며 장난스럽게 덧붙였다.

 

 “타지에서 굶는 것만큼 서러운 일도 없죠.”

 “꼭, 굶어보신 것처럼 말씀하시네요.”

 “예. 몇 년 전의 일이지만요.”

 

 프란츠는 편안하게 풀어진 얼굴로 앞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안나를 향해 시선을 내렸다.

 

 “그런데 평소에도 이렇게 일찍 일어나십니까?”

 “아뇨, 오늘따라 눈이 일찍 떠지더라고요.”

 “저런, 이리 이른 시간에 일어나시면 나중에 피곤하실 텐데요.”

 “으음, 오늘 저녁에는 조금 일찍 잘 거라 괜찮을 것 같기는 하지만요.”

 

 안나는 끝이 헐렁한 카디건 소매를 만지작거렸다.

 

 대화는 끊어질 듯 아슬아슬하게 이어지고 있었다. 그러고 보니 물어볼 게 있었지. 침을 꿀꺽 삼킨 그녀가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오늘 떠나는 게 맞죠?”

 “예. 오늘 정오 즈음에 떠날 예정입니다. 숙소 입구에서 만날 거고요.”

 “앗, 그렇구나. 그럼 저도 그 때 입구로 가면 될까요?”

 “네. 그 전에 잠깐 안젤라를 만나시겠습니까? 당신을 많이 보고 싶어 하거든요.”

 

 어제는 만나지 못했으니까요.

 

 작게 덧붙인 그는 곧 부담스러우면 거절해도 된다며 손을 내저었다. 안나는 흘러내린 머리칼을 귀 뒤로 넘기며 잠시간 고민했다. 사실, 그녀도 안젤라를 보고 싶었다. 기차를 탄 뒤에는 다른 사람과 앉을 수도 있고, 안젤라를 보지 못할 수도 있으니까. 게다가 안젤라가 나를 보고 싶어 한다니!

 

 그녀는 고민 끝에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럼 어디로 가면 될까요?”

 “아침 먼저 드시고, 12시 전 어느 때나 402호로 오시면 됩니다.”

 “음, 그럴게요. 당신은요? 지금 들어가시면 함께 아침 먹을까요?”

 “……저는 조금 더 걷다 들어가겠습니다. 먼저 들어가세요.”

 

 프란츠는 다정히 웃어 보이며 안나의 카디건 자락을 더욱 단단히 여며 주었다. 생그레 웃어 보인 안나가 그를 향해 팔랑팔랑 손을 흔들어보이자, 그도 마주 손을 흔들어주었다.

 

 멀어져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프란츠는 묵직한 한숨을 내쉬었다.

 

 어제에 비해 한결 기분이 좋아진 것 같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를 볼 때마다 가슴 한 구석을 쿡쿡 찌르는 죄책감의 끝이 한결 무뎌진 것 같았다.

 

 ‘나도 이제 슬슬 들어 가봐야 하는데.’

 

 산책을 나온 지도 어느덧 한 시간째다. 말할 타이밍을 놓쳐 엉겁결에 공원을 한 바퀴 더 돌고 말았다. 물론 후회는 하지 않았지만. 이대로 가다가는 쌀쌀한 아침 공기에 감기가 걸릴 것도 같았다.

 

 더 추워지기 전에 들어가야지.

 그 전에 한 바퀴만 더 돌고.

 

 그는 다시금 천천히 산책길을 따라 걷기 시작했다. 함께 아침을 먹으면 안나가 부담스러워할 수도 있으니, 조금 간격을 두고 숙소에 들어갈 생각이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22 플로랑틴florentine(3) 2018 / 12 / 13 210 0 3626   
21 플로랑틴florentine(2) 2018 / 12 / 13 212 0 6980   
20 플로랑틴florentine 2018 / 12 / 13 200 0 4366   
19 슈톨렌stollen(3) 2018 / 12 / 13 222 0 4899   
18 슈톨렌stollen(2) 2018 / 12 / 13 212 0 5958   
17 슈톨렌stollen 2018 / 12 / 13 223 0 4311   
16 소르베sorbet 2018 / 12 / 13 234 0 6739   
15 Dear. 2018 / 12 / 13 209 0 2810   
14 Dear. 2018 / 12 / 13 214 0 3711   
13 Dear. 2018 / 12 / 13 233 0 4223   
12 Dear. 2018 / 12 / 13 228 0 3923   
11 Dear. 2018 / 12 / 13 219 0 4756   
10 Dear. 2018 / 12 / 13 200 0 4402   
9 Dear. 2018 / 12 / 13 224 0 8096   
8 Dear. 2018 / 12 / 13 206 0 4467   
7 Dear. 2018 / 12 / 13 235 0 3768   
6 Dear. 2018 / 12 / 13 236 0 3640   
5 오르되브르hors-d'oeuvre 2018 / 12 / 13 234 0 10459   
4 To. 2018 / 12 / 13 232 0 4583   
3 To. 2018 / 11 / 8 222 0 4305   
2 To. 2018 / 11 / 6 226 0 4470   
1 To. 2018 / 11 / 5 372 0 4241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