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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선을 넘은 사랑
작가 : 쭈꾸니
작품등록일 : 2018.12.12

사람들 사이에는 '선'이 있다. 사랑에도 '선'이 있다.
때로는 그 '선'을 넘어야 진정한 사랑을 할 수 있다.
영국과 아메리카, 백인과 인디언, 남자와 여자.
그동안의 나를 지켜온 '선'을 넘어야 원하던 사랑을 쟁취할 수 있다.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선'을 넘을 것인가, '선'을 지킬 것인가?
여기, 사랑을 위해 '선'을 넘은 사람들이 있다.
이제 그들은 멈출 수 없다. 한 번 가보자. '선'을 넘은 이 사랑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1화: 주사위는 운명의 여신에게 달려있다
작성일 : 18-12-12 22:49     조회 : 347     추천 : 0     분량 : 4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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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금만 더 가면, 젖과 꿀이 흐르는 약속의 땅이 있다면서. 조금만 더 참으면, 안락한 평화의 땅이 있다면서. 그 조금이 대체 어디까지여? 암만 봐도 없구먼, 없어. 그런 건 없구먼, 없어.”

 

  안개가 자욱하고 비가 막 그쳐 추적한 런던의 한 골목길. 알렉스 패터스가 아일랜드에서 건너온 이주민들 사이에서 유행하는-사실 이주민들이 지어낸 노래라는 건 런던 빈민들의 거짓말이고, 교회에 불만이 쌓인 그들이 성경 구절을 바꾸어 만들어낸 노래이다-노래를 흥얼거리며 바지 주머니에 두 손을 찔러 넣고 걸어가고 있었다.

 

 “알렉스~ 알렉스~!!”

 “이집트의 손에 우릴 구해 기름진 땅으로 안내해주신다던 주는 대체 어디로 가셨담? 주께서는 악마와 천국에서 흥정해 우릴 그 손아귀에 넘기셨다네. 인간은 처음 지어진 그 날부터 이승에서 지옥으로 떨어질 운명이라네.”

 “알렉스 루이스 패터스!!!”

 “까, 깜짝이야…!!”

 

  등 뒤에서 갑작스레 들려온 큰 소리에 정신 팔던 알렉스는 간이 떨어질 정도로 크게 놀라 앞으로 그만 고꾸라지고 말았다. 그러다 그만 웅덩이에 코를 박고 말았다. 알렉스는 3일 만에 작업복이 아닌 사복을 차려입어 들뜬 상태였다. 그것도 그의 어머니가 간만에 깨끗하게 세탁해주신 말끔한 옷이었다. 그 때문에 그는 순식간에 머리끝까지 열이 뻗쳤다.

 

 “누구야? 누가 대체…!!”

 “네 약혼녀다, 왜?! 엘리자베스 엥보트!!”

 “리, 리사…? 여긴 대체 왜….”

 “아놀드랑 같이 어머님의 전언을 전하러 왔어. 그런데 그보다 피터 신부님께 널 먼저 데려가야겠는 걸? 어릴 때부터 같이 세례를 받고 자란 독실한 카톨릭 신자 아니었어? 난 미래의 신랑이 이런 사람인 줄은 몰랐는 걸? 그런 부랑자들이 퍼뜨리고 다니는 상스런 노래를 부르고 다니다니!”

 “왜, 딱히 틀린 노래도 아닌데.”

 “알렉스!!”

 “알렉스 형아, 이제 리사 누나한테 차이는 거야?”

 “아놀드! 그게 좀 있음 결혼할 형한테 해주는 축하 인사야? 고맙다~ 너 덕분에 신혼부터 앞으로 먹구름만 가득하겠네.”

 “아놀드 말 틀린 거 없는데, 뭐.”

 “뭐?!”

 

  알렉스는 기습적인 약혼녀와 그녀의 뒤를 쫄래쫄래 따라온 남동생의 공격에 당황했다. 리사는 알렉스를 향해 먹구름이 잔뜩 낀 것처럼 불쾌하단 얼굴을 하고 있었다. 알렉스는 그녀의 얼굴을 보고 당황했다. 그 정도로 어두워졌다는 건, 아주 심각한 상태라는 뜻이었기 때문이다. 뒤끝이 강한 리사의 성격 상 몇 날 며칠, 아니 결혼하고서 무덤에 들어가기 전까지 물고 늘어질 지도 모를 일이었다.

 

 “뭐, 그런 것 갖고 그래? 우리 귀여운 리사. 우리 공주님, 화 풀어, 응?”

 “자기가 신성모독한 걸 사죄하기 전까지는 안 풀 거야.”

 “에, 리사 누나 정말로 삐쳤다. 알렉스 형. 이제 파혼 당한대요~!”

 “아놀드! 너 조용히 안 해?”

 

  알렉스는 리사의 옆에 착 달라붙어서 그의 약을 올리는 동생이 괘씸했다. 알렉스는 웃으며 사과하면서 리사의 화를 풀려고 했지만, 신실한 신자인 리사의 화는 좀처럼 쉽게 풀리지 않았다. 그렇다면 화제를 바꾸는 수밖에는 없었다.

 

 “그나저나 리사, 아놀드랑 어머니의 전언을 전하러 왔다며. 뭔데?”

 “맞아. 그 얘기를 깜빡하고 있었네? 어머님이 빨리 공장에 가서 아버님 좀 잡아오래.”

 “뭐? 아버지를? 아, 아버지 도시락 싸주시려고 그러는 건가?”

 “형은 우리 엄마랑 18년을 살았으면서 그렇게 몰라? 엄마가 그렇게 상냥한 사람이야?”

 “그만해, 아놀드. 너한텐 형처럼 매사를 낙천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필요해.”

 “하긴, 그렇겠지? 왜? 아버지가 또 무슨 사고쳤대?”

 “아니, 아버님이 벌써 일주일 이상 안 돌아오시잖아. 공장에서 계속 기계 만지시느라. 그러니까 어머님이 아버님 좀 집으로 잡아오라고 하시는 거지.”

 

  리사의 말에 알렉스는 한숨부터 내쉬었다. 어머니의 성정 상 어떤 말을 했을지 눈에 훤했기 때문이었다. 리사와 아놀드는 모두 그런 알렉스를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난 오늘 비번이라 공장에 가는 건 별로 내키지 않는데….”

 “그럼 13살 밖에 안 된 아놀드랑 같이 아버님을 끌고 오기라도 할까?”

 “13살이면 이제 사나이야. 우리 부모님 때만 해도 그 나이에 결혼하셨잖아.”

 “잔말 말고 얼른 가자. 어머님 더 화내시기 전에~!!”

 

  리사는 알렉스의 손목을 잡고서 앞장서서 걸어갔다. 아놀드는 그런 두 사람을 보고 번뜩 눈을 동그랗게 떴다. 아놀드는 ‘난 어떻게 하라고~!’ 라며 좁은 골목에 울리도록 소리쳤다. 그러자 리사는 아놀드를 뒤돌아보며 말했다.

 

 “미안, 아놀드! 넌 먼저 집에 가 있어! 나랑 알렉스가 아버님 모셔갈게!”

 “치…. 또 나만 빼놓고….”

 

  아놀드는 그렇게 입을 비죽 내밀고 두 사람이 멀어지는 모습을 우두커니 보다가, 점이 되어 사라지자 그제야 아쉬운 듯이 발길을 돌렸다. 그리고 알렉스와 리사는 그들의 아버지가 일하고 있는 공장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아놀드가 시야에서 사라지자마자 리사가 조심스레 알렉스의 손에 깍지를 꼈다. 리사의 행동에 알렉스가 움찔 놀랐다.

 

 “뭘 그렇게 놀라고 그래? 앞으로 평생 이러고 살 건데.”

 “그래도 미리 신호는 보내지 그랬어.”

 

  알렉스는 부끄러운 듯 말을 하면서도 리사의 손을 꼭 잡은 채 자신의 호주머니 속에 넣었다. 리사는 그런 알렉스의 모습을 보고 피식 웃으면서 얼굴을 붉혔다. 알렉스는 그런 리사를 보고 괜히 헛기침을 했다.

 

 “제, 제법 쌀쌀해서 그래.”

 “그래, 우리 둘만 있으니까 더 그렇지?”

 “말해 뭐해.”

 

  그렇게 먹구름이 낀 을씨년스런 런던의 한 비좁은 골목에서도 핑크 빛 사랑이 피어올랐다. 두 사람은 손을 꼭 붙잡은 채 하하 호호 웃으면서 걸었다. 두 사람 사이에는 그 어떤 근심 걱정도 없어 보였다. 그러다 두 사람은 한 작은 보석상 앞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한쪽 면을 통 유리창으로 채운 그 작은 상점에는 투명한 유리 너머로 반짝이는 목걸이, 팔찌, 반지 등으로 세공한 다양한 액세서리를 전시하고 있었다. 알렉스와 리사는 순식간에 그 너머로 빠져들어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러면서 알렉스는 자신의 왼손 약지에 낀 촌스러운 나무를 깎아 만든 반지를 만지작거렸다. 그러면서 그는 시선을 땅으로 내려뜨렸다.

 

 “저런 거, 참 부질없다. 그렇지?”

 “뭐?”

 “하도 반짝거려서 눈이 부시잖아. 그런데 장식용 외엔 쓸 일도 없고.”

 “…….”

 “그렇지?”

 

  그러면서 리사는 알렉스에게 활짝 웃었다. 항상 이 미소가. 이 반짝임이 언제나 그를 구원해주고는 하였다. 알렉스는 리사의 표정을 보고 못내 미안함과 죄책감이 밀려드는 것을 느꼈다. 그렇지만 그것을 겉으로 표현할 수는 없었다.

 

 “응, 그래도 예쁘지 않아?”

 “예쁜 게 뭐, 그게 돈 벌어다주나?”

 “언젠가는 이런 거 말고 정말 저런 거 끼워줄게.”

 

  알렉스는 리사의 손을 갑자기 잡으며 그렇게 말했다. 그로서는 상당히 용기를 내서 한 말이었다. 리사는 잠시 아무 말도 없이 빤히 알렉스의 얼굴을 쳐다보았다. 그 상태가 더 지속되면, 창피함이 달굴 온도가 어디까지 올라갈지 감히 상상할 수 없었다.

 

 “저런 거 없어도 괜찮아. 우리한텐 이미 있잖아.”

 “하지만 이건 그냥 장난감 반지….”

 “그럼, 그 안에 담긴 알렉스의 마음도 장난이야?”

 “그런 건 아니지. 하지만….”

 “됐어. 그럼. 나한테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해.”

 “리사….”

 

  리사의 말에 알렉스는 더 이상 어떤 대꾸도 할 수 없었다. 공장에서 일하는 정비공과 파출부 사이에서 태어난 장남인 알렉스. 그 밑에는 아직 코흘리개인 어린 동생이 둘이나 더 있었다. 그의 형편은 곧 맞이할 아내가 손에 물 묻히지 않고 오순도순 단란하게 살림을 꾸려나가게 할 수 없었다. 그 때문에 약혼반지 역시 제대로 마련할 수 없었다. 일생에 단 한 번 낄 수 있는 반지조차도.

 

 “이런 감상에 젖을 시간에 늦겠다. 빨리 가자.”

 “그래, 우리 어머니 화나면 밥으로 어떤 게 나올지 몰라.”

 

  알렉스는 리사의 말에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재빨리 화제를 돌렸다. 이런 식으로 리사의 관대함에 그가 항상 묻어가는 수밖에 없었다. 그는 특히 그럴 때의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알렉스는 리사와 잡은 이 손만은 절대로 놓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자신이 더 기술자로 성공해서 리사의 손을 잡고 이끌 수 있는 남자가 되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렇게 얼마나 달리고, 걸었을까.

  드디어 공장 건물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서로 재잘거리면서 다정하게 앞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때, 알렉스가 리사에게 선뜻 한 가지 제안을 했다.

 

 “리사, 우리 공장까지 누가 빨리 가나 시합할까?”

 “이제 와서 갑자기? 아놀드 데리고 시장 갔다가 공장까지 가니까 다리가 좀 저린데.”

 “그럼 이렇게 하자. 자, 업혀!”

 

  알렉스는 갑자기 무릎을 구부리고 그의 넓은 등을 리사에게 내주었다. 리사는 당황하여 멈칫했다. 리사는 주변을 살펴보고 나서 말했다.

 

 “그러다 누가 보면 어쩌려고?”

 “뭐, 어때. 좀 있으면 부부가 될 건데. 남편 체력을 설마 못 믿는 거야?”

 “그, 그런 게 아니라….”

 “그럼 빨리 업혀.”

 

  리사는 별 수 없다는 듯이 그의 등 위에 몸을 올렸다. 알렉스는 리사를 사뿐히 업고서 공장까지 내달렸다. 리사는 알렉스의 등 위에서 굉장히 간지러운 기분을 느꼈다. 그렇게 두 사람이 공장 앞으로 웃으면서 도착했을 때였다.

 

 ‘쾅!’

 

  두 사람을 맞이한 건 커다란 폭발음과 함께 공장을 덮친 거센 불길이었다.

 

 

 
작가의 말
 

 이제 '선'을 넘기 시작했습니다.

 앞으로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함께 끝까지 지켜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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