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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나의 가벼운 연애
작가 : 다소다
작품등록일 : 2018.12.8

사랑은 아직 어수룩한 스무 살의 '송이나', 흑역사 속으로 묻은 첫 연애 이후로 항상 그 남자 '서민준'이 있었다. 이것도 일편단심이라고 할 수 있을까? 꼬이는 남자마다 황당 가득한 '강아영' 마음에 드는 남자라면 친구의 애인이라도 상관 없는 '민수연' 인생 마이웨이 '남지혜' 까지, 그들의 입학부터 졸업까지 대학생들의 리얼 현실 연애 스토리 #대학생활 #고무신 #연상연하 #막장 #캠퍼스라이프

 
5화_선택의 결과가 나쁘면 그건 잘못된 걸까
작성일 : 18-12-12 18:54     조회 : 227     추천 : 0     분량 : 67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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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업이 있었지만 이 기분으로는 가고 싶지도 않았다.

 나는 다시 집으로 가면서 편의점에서 고추참치 한 캔과 소주 한 병을 샀다.

 벌컥 문을 열고 들어가자 아영이 깜짝 놀란다.

 

 “야 너 수업 간 거 아냐?”

 나는 아영의 말에 대꾸도 안 하고 머그컵을 꺼내 와서 소주를 마시기 시작했다.

 

 “왜 또 지랄이야. 무슨 일 있어?”

 소주를 연거푸 두 잔 마시자 아영이 질겁하며 컵을 빼앗는다.

 

 “미쳤어? 뭔 깡소주를 마시고 있어? 야!”

 “흑 흐윽 아영아 흑 민준이가.. 민준이가.. 흑 나랑..흑 안 사귄대 흑. 흐아아앙”

 꺼이꺼이 우는 나를 보고 어이가 없다는 표정의 아영, 이내 나를 달래며 말한다.

 

 “무슨 소리야. 네가 사귀자고 했어? 수빈 오빠는?”

 “흑 헤어질 테니까 끅 사귀자고 했는데, 흐끅 그건 아닌 것 같대애 흑”

 “너 수빈 오빠랑 헤어질 자신 있어? 그렇게 걔가 좋아?”

 나는 끄덕거리며 소주를 한 잔 더 마셨다.

 

 “술 그만 마셔 미친년아. 잠깐 있어봐”

 아영은 주섬주섬 옷을 챙겨 입더니 밖으로 나갔다.

 나는 남은 소주를 다 비우고 남은 울음을 짜내고 있었다.

 

 흑 흐윽 서민준 나쁜 새끼 흑 흐윽 우웁 흑 으흑 어지럽드아

 흑흑 좋다면서 왜 안 사귀는 거야 흑.. 흐흑

 좋다고 해놓고... 곰인형도 줘 놓고... 침대 위에 태연스레 앉아 있는 곰인형이 야속했다.

 빈속에 낮술을 마셨더니 어지럽다. 곰인형에 기대어 가만히 누워 있으니

 조금 진정이 된다. 멈춘 머리에 수빈 오빠 생각도 나기 시작한다.

 

 아.. 저질러 버렸다... 수빈 오빠는 어떡하지..? 흡 우리 오빠는 어쩌지

 오빠한테 미안해서 어떡해애 흑 오빠아 흑흑 미안해애 엉엉

 

 방이 어둑해질 무렵까지 나는 한참을 혼자 울었다.

 고백을 거절한 민준이 야속해서, 수빈 오빠한테 미안해서,

 이런 내가 싫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울다가 지쳐서 누워 있는데

 아영이 돌아왔다.

 

 “야 쏭 속 좀 어때”

 “흑......”

 겨우 그친 눈물샘이 아영의 위로에 또 시작이다.

 

 “내가 서민준하고 얘기 해 봤는데 걔도 나름의 사정이 있더만. 그냥 마음 접는 편이...”

 

 머리맡에서 휴대폰이 울렸다.

 

 “어.. 민준이다..”

 “야 내 말 듣고 있어? 걔랑 얘기했다고”

 “민준이가 잠깐 보재.. 집 앞 이래.. 나 나가야 돼..”

 나는 비틀거리며 눈물에 번진 눈을 대충 닦아내고 나갔다.

 

 .

 

 “누나”

 “......”

 “우리 누나, 울었어요?”

 민준이 허리를 숙여 내 얼굴을 살핀다.

 

 “우리 좀 걸어요. 누나”

 민준에게서 옅은 술 냄새가 났다.

 이제 제법 차가운 밤바람을 맞으며 우린 벤치에 앉았다.

 

 “누나 춥죠?”

 민준이 입고 있던 겉옷을 벗어서 내게 덮어준다.

 민준의 다정함에 다시 코끝이 시큰해진다.

 

 “누나 저 좋아요?”

 “응”

 “왜 좋아요? 나 그렇게 좋은 놈도 아닌데”

 “몰라 그냥 좋아. 다 좋아”

 “누나가 좋다고 하니까 나도 좋네”

 민준이 스륵 어깨에 기댄다.

 

 “누나... 나도 누나 좋은데, 누나랑 사귀고 싶은데, 누나 남친 군인이라면서요..

 나도 군대 가야 해. 이번 학기 끝나면 군대 갈 거야. 근데 어떻게 누나를 만나요 내가“

 가로등 불빛에 비친 민준의 눈이 반짝인다.

 

 “나도 누나 힘들게 하기 싫어...”

 민준이 내 손 위에 손을 포갠다.

 차가워진 손에 민준의 온기가 전해지며 나는 이제 어떻게 되든 상관없을 것 같았다.

 그의 마음을 확인했으니 이제 됐다.

 

 .

 

 “누나 진짜 괜찮아요?”

 “응..”

 

 어두운 민준의 방

 창문으로 새어 들어오는 달빛 조각 사이로 민준의 숨소리가 들린다.

 

 “나... 누나가 처음이에요”

 처음으로 안긴 민준의 품에서는 희미한 베이비파우더 냄새가 났다.

 

 “사랑해요 누나”

 

 .

 .

 

 다음 날 수업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며 나는 민준의 톡만 계속 보고 있었다.

 「누나 우리 그럼 이제 사귀는 건가?」

 민준에게 안긴 것에 후회는 없었지만 아직 끝내지 못한 일이 있었다.

 나는 민준에게 답장도 못 하면서 어제 그 벤치에 앉아서 전화를 기다렸다.

 

 오빠에게 어떻게 말을 해야 할까. 이런 나를 알면 많이 실망하겠지...

 어둠이 내려앉은 벤치에 수빈 오빠의 전화가 울렸다.

 너무도 한결 같음에 왠지 슬퍼졌다. 나는 심호흡을 한 번 하고 전화를 받았다.

 

 “오빠”

 “어? 아가씨 오늘은 바로 받네? 오빠 전화 기다렸어?”

 “응..”

 “왜, 우리 아가씨 무슨 일 있어요?”

 “...오빠, 우리.. 헤어지자”

 “응? 갑자기 무슨 소리야 그게..”

 

 당황한 오빠의 굳은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헤어지자 오빠. 나 이제 오빠랑 못 만나 미안해...”

 “이나야 왜 그래 갑자기.. 우리 만나서 얘기할까?”

 “아냐 오빠, 나 오빠 못 만나. 그냥 헤어져 우리”

 “나 다음 주에 휴가야. 그거 알려주려고 전화 한 거야.

 내가 전화 오래 해서 부담스러워서 그래? 오늘도 이것만 알려주고 끊으려고 했어“

 “미안해 오빠 다 내가 잘못해서 그래”

 “우리 아가씨가 뭐가 미안해. 괜찮아. 응? 이번에는 휴가 나오면 제일 먼저 보러 갈게

 우리 어디 여행 갈까? 만나서 얘기하자...“

 

 오빠가 자꾸 말하는 ‘우리’가 이제 싫었다. 끈덕지게 나를 잡는 오빠가 그저 귀찮았다.

 그냥 헤어져 주지... 왜 이 말까지 하게 만드는지...

 

 “....잤어..”

 “어?”

 “나 다른 남자랑 잤다고! 그러니까 헤어지자고 좀!!”

 “......”

 “이래도 괜찮아?...

 미안해 오빠 정말....

 

 ....미안해......”

 

 내가 최우선이었고 이기적이었던 나는 끝맺음을 그렇게 최악으로 맺어버렸다.

 어중간하게 다른 사랑을 시작해 놓고 나를 사랑하는 사람을 매몰차게 버렸다.

 예의가 없었던 내 첫 번째 사랑은 끝이 났고,

 나는 폭풍처럼 찾아온 두 번째 사랑에 여전히 흔들렸다.

 

 사람 마음이 참 간사하게도 마음이 떠나자 그를 밀어낼 생각에 바쁘기만 했고,

 그에게 미안함은 남았지만 아쉬움이 남진 않았다.

 내가 선택했고, 나는 후회하지 않았다.

 

 .

 .

 

 “송이나 나 좀 보자”

 후.. 오늘로 벌써 세 번째다.

 수빈 오빠에게 이별을 고하고 일주일도 지나지 않았다.

 어떻게 알았는지 동아리에는 내가 수빈 오빠와 헤어지고 민준이와 사귄다는 소문이

 전부 퍼져 있었다. 수빈 오빠와 평소 친했던 선배들이 모두 나를 찾고 있었다.

 

 “오빠, 저 2시 수업이라 곧 가봐야 하는데요..”

 “말대꾸하지 말고”

 “......”

 “야 너 수빈이랑 헤어졌다며? 무슨 일이냐 이게?”

 “그렇게 됐어요.. 괜히 민망하네..”

 

 평소 친하게 지냈던 도영 오빠의 정색에 분위기 전환을 해볼까 싶어서 멋쩍게 웃으며 대답했다.

 

 “웃어? 넌 이 상황이 웃기냐? 골 때리는 년이네 이거

 너 하나 때문에 동아리 분위기 개판난 거 모르냐? 분위기 파악 못해?

 참나, 위로 선배랑 헤어지고 바로 후배랑 사귀어? 너 존나 싸게 논다“

 

 나는 순간 벙 쪄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항상 나를 잘 챙겨주고 장난치는 걸 좋아했던 선배였다.

 내가 수빈 오빠와 헤어졌다는 이유 하나로 나에 대한 태도가 저렇게 바뀔 수 있는 건가?

 

 입에 담지도 못할 말을 계속 내 뱉는 도영 오빠를 보고 있자니

 억울하기까지 했다.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다고.

 

 “저 수업 늦었어요. 가보겠습니다. 죄...”

 

 죄송하다고 하려다 내가 이 사람한테 잘못한 게 뭐가 있나 싶어서 말을 삼켰다.

 돌아서서 가는 내 뒤로 욕설이 들린다. 눈물이 났다.

 ...나도 안다. 잘못했지.

 잘한 일 아니고, 칭찬 받을 일도 아닌 거, 나도 잘 안다.

 

 근데 그 잘못은 내가 수빈 오빠한테 한 거고,

 사과를 해도 수빈 오빠한테 하면 모를까 다른 사람들한테도 내가 사과를 해야 하나?

 

 막말로 내가 누구를 만나고 헤어지든 그게 저 사람들하고 무슨 상관이야.

 ...저 사람들에게 나는 송이나가 아닌 그저 수빈 오빠의 여자 친구였나 보다.

 그럼 수빈 오빠의 여자 친구가 아니게 된 나는 어떤 존재일까?

 

 나도 마음이 마냥 편한 건 아닌데, 그런 내 생각을 해 주는 사람은 없어 보였다.

 

 .

 

 “야 왜 늦었어. 내가 너 화장실 갔다고 했어”

 뒷문으로 슬쩍 들어가서 자리에 앉자 옆자리의 아영이 속삭였다.

 

 “출석 체크 했어? 땡큐~”

 “눈은 또 왜 빨개. 무슨 일 있었어?”

 “헤헤 이번엔 도영 오빠가 뭐라고 하네”

 나는 아영이 앞에서도 멋쩍게 씩 웃었다. 오늘은 참 멋쩍은 날이다.

 

 “걔는 또 왜 지랄이래. 뭐래? 왜 이렇게 다들 너한테 관심이 많냐”

 아영이 분하다는 듯이 말했다.

 

 “내가 살다 살다 그런 욕은 처음 듣는다”

 “너한테 욕도 했어?? 미친놈이네”

 “아영아... 너도 내가 잘못했다고 생각해?”

 “넌 잘했다고 생각해? 그러게 누가 서민준하고 사고 치래? 으이그”

 “...그 날은 어쩌다 보니..”

 “그래도 네가 서민준이 좋다며. 그럼 됐어. 네가 좋으면 그만이지. 난 네 편”

 망설임 하나 없이 내 편이라고 말해주는 아영의 말에 감...

 

 “감동 받지 마라”

 “웅..”

 “아무튼 이번 수업 끝나면 유나랑 저녁 먹으러 가자. 유나가 보자던데”

 “무슨 일 있나?”

 “이나 너 소문 들었겠지 뭐”

 “나 좀 인기 많지 않냐. 요즘 나 찾는 사람이 하도 많아서 무섭다”

 “에이~ 유나가 뭐 별말 하겠어? 가서 안도영이나 씹자 그 새낀 지가 뭐라고 나대냐”

 

 “거기 둘”

 “죄송합니다..”

 책상을 탕탕 치며 우리를 지적하는 교수님의 손짓에 우리 둘의 대화는 잠시 중단되었다.

 

 .

 

 “송이나 너 진짜 실망이다”

 저녁, 근처 식당에서 만난 유나는 자리에 앉자마자 다짜고짜 말했다.

 또... 시작이네. 나는 오늘 포함해서 요 며칠 여러 사람에게 같은 이야기로

 시달린 상태라 더 이상 뭐라고 할 말도 없었다.

 

 오늘 같이 나를 불러서 직접적으로 뭐라고 한 선배들 외에도,

 동방에 가면 모두 내 눈치를 보며 순간적으로 조용해졌다. 지친다. 진짜

 

 “넌 오빠가 너한테 그렇게 잘 해 줬는데 이렇게 배신하냐? 고작 서민준 때문에?“

 “유나야.. 나도 어쩔 수 없었어”

 “뭐가 어쩔 수 없어. 너 예전부터 걔랑 수빈 오빠랑 양다리 였다며?

 그러면서 우리 앞에서는 착한 척 하고 다닌 거야? 진짜 재수 없어“

 

 울컥했다.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처럼 몰아세우며 화내고 있는 유나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아니야 그런 거, 무슨 양다리야. 나도 군인인 오빠 힘들게 하고...

 헤어지자고 하고 바로 다른 사람 만나고 그런 거 잘못한 거 알아.

 그래도 나 진짜 민준이가 너무 좋아졌어. 마음이 그렇게 된 걸 어떡해 응?

 유나야... 나 좀 이해해주면 안 돼?“

 

 “그래 유나야. 오늘 이나 힘들었어. 요즘 동아리에서도 이나 안 좋게 보고,

 아까도 도영 오빠가 이나한테 욕까지 했다고 하더라. 진짜 너무 하지 않냐?”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나를 대신해 아영이 말했다.

 

 “욕먹을 짓을 하고 다니니까 욕을 하겠지. 애초에 네가 잘못한 거잖아.

 도영 오빠는 수빈 오빠랑 제일 친하니까 그렇게 말 할 수도 있지.

 내가 도영 오빠였어도 너한테 뭐라고 했겠다“

 

 유나의 차가운 말투에 머리가 하얘졌다.

 나는 정말 민준이가 좋았다. 그래서 그런 선택을 했다.

 물론 순서가 잘못 되었다는 건 안다. 하지만 내가 먼저 수빈 오빠와 헤어지고 난 뒤에

 민준이와 사귀었더라도 이들은 똑같이 나를 몰아세웠겠지.

 

 내 친구라고 생각했던 유나가 내 편을 들어 주기는커녕

 어딘가에서 듣고 온 소문들을 그대로 믿고 나를 추궁하는 게

 속상함과 동시에 화가 났다.

 

 “도영 오빠는 이해가 되고, 나는 이해가 안 돼?

 사람 마음이 마음대로 되는 것도 아닌데, 넌 그거 하나 이해 못 해 주냐?“

 

 내가 민준이를 좋아하는 마음은 그저 무시한 채, 무조건 내가 잘못했다며

 자기 얘기만 하는 유나에게 어느새 나도 언성을 높이며 내 이야기만 하고 있었다.

 

 “내가 뭘 그렇게 잘못했어?”

 

 가만히 듣던 유나가 말했다.

 “송이나 너는 아까부터 뭐가 그렇게 당당하냐?

 딴 남자랑 바람나서 수빈 오빠랑 헤어진 주제에. 더러워“

 

 말문이 막혔다.

 그리고 더 이상 유나와 대화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너 그게 친구라는 년이 할 소리야? 내가 잘못을 해도 수빈 오빠한테 했지.

 너한테 그런 소리 들을 이유 없다고 보는데?

 나 오늘 너 아니어도 충분히 힘들었어. 계속 이따구로 얘기 할 거면 간다“

 “어딜 가 내 얘기 안 끝났어!”

 “나 너랑 더 할 얘기 없어”

 한숨을 푹 쉬고 테이블을 박차고 문을 열고 나가는데

 내 옆으로 빈 그릇이 날아오더니 바닥에 내동댕이쳐져 덜그럭거린다.

 

 지금... 나한테 던진 거야?

 맞았으면 어쩌려고? 맞으라고 던진 건가? 나는 화가 머리끝까지 올랐다.

 친구에게 이해 받지 못한 서러움과 내가 그렇게까지 잘못한 걸까 하는 억울함이 터져 나왔다.

 

 “야 이유나, 미쳤냐? 너 지금...”

 “뭐”

 되려 큰소리치는 유나의 모습에 질렸다. 어이가 없어서 실소가 흐른다.

 

 “...사과해. 그러면.. 그냥 넘어갈게”

 “너나 수빈 오빠한테 무릎 꿇고 빌어야 하는 거 아냐?”

 “야!!!!!!”

 유나에게 달려드는 나를 아영이 막았다.

 계속 조용히 지켜보기만 하던 아영인 화가 많이 나 보였다.

 

 “송이나 그만해. 이유나 너도 오늘 심한 거 알지?”

 유나는 말이 없다.

 

 “나 너희 둘 다 진짜 소중한 친구인데...

 알지? 이번 일 솔직히 이나가 잘한 건 아니지만 유나 너는 오늘 이나한테 잘못했어.

 머리 좀 식히고 연락해. 이나야 그만 가자“

 

 그렇게 그 날 밤은 끝났다.

 유나에게서 연락은 오지 않았고, 나는 더 이상 동아리 방에 나가지 않았다.

 

 .

 .

 .

 

 “야 신지혜 잔다”

 “지루했니. 내 얘기”

 “아니 아직 12시 밖에 안 됐어”

 “우리 얘기라 우리만 재밌지 뭐 지혜 깨울까?”

 “냅둬. 얘 요즘 5시에 일어난다더라. 졸릴 만하지”

 “그러고 나서 넌 유나한테 연락 온 적 있어?”

 나는 아영의 빈 술잔에 소주를 따르며 말했다.

 

 “아니 나한테도 없었어. 나도 그러고 동방 안 갔잖아. 너 때문에 아오”

 “크크 너도 욕 많이 먹었지”

 “송이나 너 때문이야”

 “아닌데? 아닌데?”

 깐죽거리며 안주를 집어먹는데 코에서 바람이 나온다.

 

 “으악 매워..!”

 “꼴좋다”

 아영이 좋다고 깔깔댄다. 와사비의 알싸함에 코가 시큰거린다.

 

 괜히 옛날 생각도 덩달아서 마음 한 구석도 같이 시큰거리는 것 같았다.

 그 때는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다.

 

 우리끼리 정말 많이 웃었던 것 같다. 사소한 일 하나에도 뭐가 그렇게 재밌었는지.

 우리가 쌓았던 추억들이 그렇게 한순간에 끝난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안타깝다」 는 말 외에는 표현할 말을 찾지 못하겠다.

 안타깝지만 지금까지도 나는 네가 이해가 안 되고, 너도 나를 이해 못 하겠지.

 

 세상 모든 사람들의 안타까웠던 일들은 시간이 지남에도 여전히

 안타까운 일들로 남아 있을까? 괜히 궁금해지는 밤이다.

 

 

 
작가의 말
 

 배부를 때는 타코 와사비랑 홀짝이는 게 딱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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