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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밸런스
작가 : 을해
작품등록일 : 2018.11.2

태어나서는 안 됐어야 할 남자의 끔찍한 반란.

세상의 불공평에 맞선 한 남자의 몸부림.

한날한시에 태어난 10명의 사람.각기다른 운명. 최악과 최고의 공존.
모든 것이 정해진 운명? 아니다. 운명은 빼앗는 것이다.

 
확신(2)
작성일 : 18-12-12 15:37     조회 : 252     추천 : 2     분량 : 3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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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

 

 아름다운 외모는 나름대로 쓸모가 있었다. 꽤나 멀리 나왔기 때문에 걸어서는 못 갈 것 같아 무턱대고 택시를 잡았는데, 지갑을 놓고 나와 요금은 집에 갔다 온 다음에 드린다고 하니 택시운전사가 흔쾌히 승낙했다.

 

 “예. 그럼요. 추운 날씨에 여성분이 옷도 얇게 입으시고… 거기에 사시는 거예요? 좋은데 사시는 분이 옷은 왜 그렇게 입고 나왔데?”

 

 신재혁은 미소로 대답을 대신했다. 만약 원래의 외모로 이렇게 웃는 다면 당장 택시에서 쫓겨났을 거다. 항상 외면만 받아왔는데 사람들이 눈까지 마주쳐가며 선뜻 친절하게 대해주니 낯설기만 했다.

 

 전부터 느꼈던 거지만 외모만 달라도 역시 사람들의 반응은 천지차별이었다.

 

 “전 여기 있을 테니 천천히 나오셔도 되요.”

 

 택시는 어느덧 아파트단지에 도착했고, 입구에서 기다리겠다는 택시운전사의 말을 뒤로 한 채 신재혁은 택시에서 내렸다. 내리자마자 경비원과 아파트 주민 한 명이 대화를 나누고 있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니, 글쎄 누가 지하주차장 벽면을 다 긁어 놨다니까요?”

 

 “저희가 지금 CCTV로 확인하고 있으니 추후에 누가 그랬는지 공고하겠습니다.”

 

 가물가물한 기억으로 집에 잘 찾아오긴 했나보다. 혹시나 해서 아파트의 이름을 외워두길 잘했다고 생각했다. 범인이 제 발 저리듯, 신재혁은 신속히 현장을 빠져나갔다.

 

 “몇 층 이었더라…….”

 

 기억 상으로 아파트 단지는 맞게 찾아온 것 같은데 몇 층에서 나왔는지는 정확히 생각이 나지 않았다. 신재혁은 기억을 떠올렸다. 느낌상 10층 이하는 절대 아니었다. 그렇다고 꼭대기 층과 가까운 것도 아니었다. 중간에서부터 한 층씩 확인하다 보면 기억이라도 날까, 엘리베이터를 빤히 쳐다보던 중 문이 갑자기 열리더니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남자 아이가 안에서 튀어나왔다.

 

 “어? 엄마?”

 

 신재혁을 보고 엄마라고 부르는 남자 아이. 신재혁은 아침에 봤던 남자아이라는 것을 알아챘다. 아마 진채영의 아들일 것이다.

 

 “뭐야? 너 어디가?”

 

 “과자 사러 가는데? 밥도 안주고 어디 갔다 오는 거야?”

 

 아침에 학교에 보내지 않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신재혁은 반가운 마음에 집에 가서 당장 밥을 차려주겠다고 말한 뒤 남자아이와 함께 다시 위층으로 올라갔다. 능숙하게 현관문의 비밀번호까지 직접 누르는 모습에 신재혁은 어린 나이에 대견하다고 느꼈다.

 

 “직접 과자도 사러가고… 대단하네.”

 

 “대단하긴. 배고프면 과자나 사먹으라던 사람이 누군데.”

 

 진채영이 평소 아이들을 잘 챙겨주지 않았던 모양인지 남자아이는 혼자 과자를 사러 나가는 게 일상인 듯 했다. 신재혁도 어린 시절 어머니의 관리를 받지 못하고 자라왔는데, 자신과는 다르게 씩씩해 보이는 남자 아이를 보니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물론 본인과 달리 이 집에는 자금이 어느 정도 있어 보이기에 전혀 다른 환경이긴 하지만 말이다.

 

 “17층 이었구나… 아, 맞다. 애야 아파트 입구로 나가면 택시 한 대가 있거든? 돈 좀 주고 올래? 밥은 차려놓고 있을게.”

 

 택시 운전사와 다시 볼 사이는 아니지만 신재혁은 요금을 내고 싶었다. 택시 운전사가 베푼 선행에 폐를 끼칠 순 없었다. 남자 아이가 들고 있던 천 원짜리를 보니 요금을 내기에는 충분해 보여 심부름을 시켰다.

 

 “그건 올라오기 전에 미리 좀 말하지! 햄 구워줘!”

 

 겉으로는 불평을 하지만 순순히 엘리베이터를 타고 다시 내려가는 남자 아이의 모습에 신재혁은 귀엽게 느껴졌다. 집에는 다행히 진채영의 남편은 없었다. 지금 급한 건 깊은 잠에 빠지기 위해 침대에 누워있어야 했지만, 남자 아이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부엌으로 들어갔다.

 

 요리는 처음인데, 무엇부터 하면 좋을까.

 

 햄을 구워 달라 했으니 간단히 햄만 구워 내놓을까.

 

 신재혁은 냉장고를 열어 대충 허기만 때울 것이 어디 없나 살펴보았다. 그런데 살림을 하나도 하지 않는 성격인지 냉장고 안은 엉망이었다. 지하방에 냉장고가 있던 건 아니었지만, 자신이 해도 이것 보다는 정리를 잘 했을 거라 생각했다.

 

 “유통기한 지난 건 좀 버리지… 근데, 굳이 만들어 먹어야 하나? 집도 잘 사는 것 같은데 돈으로 시켜먹지 뭐.”

 

 마땅한 음식 재료가 없어 4인용 식탁에 앉아 고민하던 신재혁은 결국 돈으로 쉽게 시켜먹기로 했다. 집 안을 잘 뒤져보면 분명 현금뭉치가 있을 것만 같았다.

 

 “잠깐, 나 뭐하는 거야? 진채영이라는 사람도 돈이 있을 거 아니야? 지갑이 어디 있을라나?”

 

 몰래 숨어 들어온 도둑 마냥 거실을 훑어보던 중, 신재혁은 현재 진채영이라는 사람의 몸으로 들어와 있다는 걸 까맣게 잊고 있었다. 남의 집에 온 것 마냥 부자연스럽게 행동하지 않고, 본인의 집처럼 자연스럽게 행동하면 되는데. 이 집은 현재 본인이 살고 있는 집이나 다름없으니, 집을 털러 온 사람 마냥 조심스럽게 행동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신재혁은 당당히 침실로 들어가 진채영의 화장대를 살펴봤다. 어질러져있는 화장품사이에 지갑이 있을 공간은 없어보였다.

 

 “여자들은 가방에 넣어 놓고 다니려나?”

 

 벽걸이에 가방이 여러 개 걸려 있었는데, 아무리 봐도 그곳에 있을 것만 같았다. 신재혁은 남의 물건에 손을 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껄끄러웠지만, 진채영의 아이에게 밥을 먹이기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걸 알아달라며 용서를 빌었다.

 

 “그렇지. 현금은 없지만 카드는 많네.”

 

 옅은 핑크색 가방에서 진채영의 지갑을 찾았다. 두툼한 장지갑에 현금은 들어있지 않았지만, 카드가 여러 개 인걸로 봐서는 어느 한 개 정도는 쓸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때마침 택시 운전사에게 요금을 대신 내고 온 남자 아이가 집으로 돌아왔다. 식탁에 차려진 밥상이 없다는 걸 보고 실망스러운 표정을 짓는데, 신재혁은 재빨리 지갑을 선보이며 무엇이 먹고 싶은지 물었다.

 

 “피자! 치킨! 아니다. 햄버거!”

 

 평소에 먹고 싶었던 게 많았는지 남자 아이는 선뜻 정하지 못했다. 신재혁도 음식 얘기를 들으니 배가 고파졌다. 따지고 보니 옥상에서 떨어진 이후로 한 끼도 챙겨 먹지 못했다. 신재혁은 당당히 남자 아이에게 말했다.

 

 “다 시켜 먹자! 오늘 다 같이 배 터져 보는 거야!”

 

 “진짜? 와! 엄마, 최고!”

 

 학교에 가지 않아도 되고 먹고 싶었던 음식도 마음껏 먹을 수 있다니, 남자 아이에게는 최고의 날이 아닐까 싶었다. 비록 눈앞에 있는 사람은 진짜 엄마가 아닌, 진채영의 몸을 빼앗을 신재혁이지만. 남자 아이는 신재혁을 껴안고 온갖 기쁨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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