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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King's Road
작가 : Xien
작품등록일 : 2018.11.2

왕도(王道)란 무엇인가? 왕이 될 자는 누가 선택하는 것이고 누가 그 길을 것는 것인가?

강대국 리엔왕국에서 소리없는 왕권 쟁탈전이 벌어진다.
과연 왕이 되는 자는 누구인가?

 
23화
작성일 : 18-12-11 22:13     조회 : 314     추천 : 0     분량 : 45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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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날 스케리브는 체칠리아와 함께 투기장을 찾았다. 불안한 마음에 스케리브는 오전 10시에 선수대기실에 도착해 식은땀이 흥건한 손으로 검만 만지작거렸다. 이른 아침이어서 그런지 선수 대기실에는 스케리브 밖에 없었다. 40분정도 지나자 선수대기실에 건장한 남자가 들어왔다. 스케리브는 갑작스런 인기척에 놀라며 그 남자를 쳐다보았다. 그 남자도 스케리브를 한 번 쳐다보고 고개를 돌리고 중얼거렸다.

 

  “쳇, 젖비린내 나는 저런 어린놈이랑 싸우라니….”

 

  남자는 투덜거리며 혼자 중얼거렸다. 스케리브는 주눅이 들어 일부러 땅바닥만 보고 있다가 문 앞에서 체칠리아가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들고 그녀에게 갔다.

 

  “정신을 어디다 빼놓고 있는 거야? 이쪽으로 와봐.”

 

  체칠리아는 스케리브를 인적이 없는 곳으로 끌고 갔다.

 

  “체칠리아. 이번엔 안 될 것 같아. 이번 내 상대를 잠깐 봤는데 아주 세보였어.”

 

  몸을 미세하게 떨며 안절부절 못하는 스케리브의 머리에 손을 올리고 체칠리아는 무덤덤하게 말했다.

 

  “그럼 더 강력하게 만들어줄게. 난 검술에 있어 잘 모르지만 기본기만 탄탄하다면 사실 힘과 기량차이가 좌지우지 하는 거야. 자, 이제 넌 웬만한 덩치들보다 셀 거야. 힘 조절 잘 하라고. 상대방을 죽일 수도 있으니.”

 

  체칠리아의 마지막말이 스케리브를 더욱 불안하게 했으나 이제 곧 경기가 시작되기에 스케리브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경기장으로 뛰어갔다. 다음 경기의 여파인지 경기장엔 어제보다도 훨씬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곧 스케리브의 경기가 시작되었으며, 경기가 막상 시작되니 스케리브의 떨림도 조금 줄었다. 어제의 경험 때문인지 그는 침착하게 경기에 임했고, 이미 스케리브를 깔보고 경기에 임한 상대방은 스케리브의 괴력에 쩔쩔맸다. 관중들은 예상외의 결과에 환호성과 욕설을 질러댔다. 스케리브가 상대방의 빈틈을 놓치지 않고 일격을 가하자 상대방이 검을 놓치며 경기는 스케리브의 승리로 끝났다. 스케리브의 승리에 그에게 돈을 걸은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은 일어나 박수를 치며 환호성을 질러댔고, 간간히 휘파람소리도 들려왔다. 스케리브는 예상하지 못한 격렬한 반응에 얼떨떨해 하며 관중석에 인사를 하고 경기장을 빠져나왔다.

 

  “휴우….”

 

  스케리브가 이마에 맺힌 땀을 소매로 대충 문지르며 벤치에 앉아 그제야 참았던 숨을 몰아쉬었다. 아직도 그의 귓가에는 관중들의 환호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기분이 이상했다.

 

  “어이, 꼬마야. 제법이더구나.”

 

  스케리브의 맞은편 벤치에 어떤 건장한 남자가 다리를 꼬고 앉아 있었다. 남자는 다부진 어깨와 군더더기 없는 몸을 가지고 있었고 진갈색의 짧은 머리 때문인지 어깨가 더욱 도드라져 보였다.

 

  “아, 감사합니다.”

 

  “그런데 말이야. 네 어디에서 그런 힘이 나오는지 모르겠군. 뭐, 내가 모르는 무슨 비밀이라도 있나 보지?”

 

  남자의 말에 스케리브는 멋쩍은 웃음만 지었다.

 

  “어린나이에 어떻게 하다 투기장에 굴러들어왔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선배로서 충고하나 하자면, 어쭙잖은 마음으로 검을 들지 말아라.”

 

  알쏭달쏭한 그의 말에 스케리브는 고개를 갸웃했다.

 

  “아저씨도 선수에요? 전 어제 등록해서 오늘이 첫 경기였거든요.”

 

  “그렇다. 난 이제 곧 여길 떠날 거야.”

 

  스케리브가 고개를 끄덕였다. 곧, 투기장 직원이 와 남자를 불렀다.

 

  “베렌씨. 시간이 됐어요. 준비하세요.”

 

  직원의 말에 스케리브는 놀라며 자리에서 일어나 남자를 가리키며 저도 모르게 크게 소리쳤다.

 

  “당신이 귀족의 첩과 바람… 아니, 사채… 아, 죄송해요. 잔혹한 베렌이라구요?”

 

  스케리브의 말에 베렌의 짙은 눈썹이 꿈틀거렸다.

 

  “뭐? 바람? 사채?”

 

  “기분이 상했다면 죄송해요. 어제 아저씨 이야기를 들어서 저도 모르게 튀어나왔어요.”

 

  베렌은 자신의 검을 들며 허탈하게 웃었다.

 

  “이제 꼬맹이한테까지 이런 말을 듣게 되다니. 정말이지 은퇴할 때다 됐군.”

 

  스케리브는 미안한 마음에 경기장으로 나가는 베렌의 등 뒤로 소리쳤다.

 

  “아까 제 말 잊으세요! 그리고 경기 잘 하세요!”

 

  스케리브의 말에 베렌은 손을 들어 올려 보이고 경기장으로 나갔다. 베렌이 나가자 아까와는 비교할 수도 없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관중석에서는 ‘베렌! 베렌!’하고 외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베렌은 여유로운 표정으로 크게 손을 흔들었다. 스케리브도 그의 실력이 궁금했기에 선수대기실에서 나와 구석진 곳에 자리를 잡았다. 베렌의 상대도 유명한 사람인 듯 그의 이름이 호명되자 베렌보다는 작지만 요란한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둘은 서로 악수를 하며 간단한 인사를 한 뒤 각자의 무기를 들고 자신의 자리에 섰다. 곧 경기 시작을 알리는 종소리가 울렸고, 우레와 같은 관중들의 함성이 터져 나오며 경기가 시작되었다. 스케리브는 저도 모르게 입을 벌리고 경기에 빠져들었다. 경기가 시작되자 서로에 대한 탐색전 없이 상대방은 빠른 속도로 베렌에게 달려들었고 베렌은 그의 공격을 가뿐히 막아냈다. 베렌의 검술은 힘이 넘쳤지만 천박하지 않고 세련되었다. 그의 일격 하나 하나에는 그동안 투기장에서 쌓은 그간의 경험들이 노련함으로 묻어나오는 듯 했다. 상대도 빈틈없이 베렌과 검을 주고받아 마치 둘은 잘 짜여진 안무에 맞춰 검무를 추는 듯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점차 경기는 베렌에게 유리하게 흘러갔다. 상대는 쉴 새 없이 몰아치는 공격에 조금씩 자세가 흐트러졌고 빈틈이 생기기 시작했다. 물론 스케리브의 눈에 보일정도의 틈은 아니었으나 베렌의 눈을 속일 수는 없었다. 베렌은 그 빈틈을 놓치지 않았고, 그의 일격에 점차 그 틈이 벌어졌다. 시간이 흐를수록 경기는 베렌에게 유리하게 돌아갔다. 상대도 그것을 알았는지 혼신의 일격을 가해 경기를 끝내려고 과감하게 치고 들어왔지만 베렌이 아슬아슬하게 공격을 피했고, 앞의 공격으로 상대가 흐트러진 틈을 타 베렌이 반격을 하면서 경기는 베렌의 승리로 끝이 났다. 베렌이 승리하자 그를 응원하던 관중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소리를 지르며 환호했다. 스케리브 역시 저도 모르게 손이 아플 정도로 박수를 쳤다. 스케리브는 경기장에서 관중들에게 환하게 웃으며 관중들에게 인사하는 베렌을 보며 그의 실력에 감탄했고, 자신의 실력을 속이고 경기를 치렀던 자신을 부끄럽게 여겼다. 또 다른 한편으론 베렌 같이 훌륭한 검술을 배우고 싶다는 욕망이 가슴속에서 일어났다. 물론 체칠리아의 말대로 그는 이미 검술의 기본기는 전부 왕실에서 배웠기에 사실 검술을 다시 배울 필요가 없었지만 스케리브는 베렌의 노련함과 그의 검을 다루는 감각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스케리브가 살아가기 위해, 그의 어머니의 복수를 위해서는 큰 도움이 될 것이 분명했다. 생각이 거기에 미치자 스케리브는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베렌을 향해 달려갔으나 이미 많은 인파에 쌓인 그에게 닿을 수 없었다.

 

  “베렌씨! 베렌씨!”

 

  스케리브가 있는 힘껏 베렌을 불러봤지만 점점 불어나는 인파에 베렌은 점점 멀어졌다. 결국 베렌을 만나지 못하고 스케리브는 여관으로 돌아왔다.

 

  “어디 갔다가 이제 오는 거야?”

 

  홀에서 간단한 점심을 먹고 있던 체칠리아가 스케리브가 기운 빠진 모양으로 여관으로 들어오자 고개를 갸웃했다, 스케리브는 말없이 의자에 걸터앉았다.

 

  “내일 경기 시간이야. 간단하게 먹고 방에 가서 쉬어.”

 

  체칠리아가 시간이 적힌 작은 종이를 내밀고 주인장에게 스케리브가 먹을 음식을 주문했다. 종이에는 ‘12시’라고 적혀있었다.

 

  “저기, 체칠리아. 아무래도 경기는 이제 그만하고 싶어.”

 

  스프를 떠먹던 체칠리아가 날카롭게 스케리브를 바라보았다.

 

  “뭐라고? 지금 제정신이야?”

 

  그녀의 반응은 예상했지만 이번엔 스케리브도 굽히지 않았다.

 

  “남들을 속이고 하는게 마음에 걸려. 사실 반칙이잖아.”

 

  “난 또 뭐라고. 넌 아직 이 바닥을 잘 몰라서 그런 소리 하는 모양인데, 그렇게 따지면 너같이 약한 어린애를 선수로 출전시키는 생각은 제정신이라고 생각해? 이곳은 상식을 이미 벗어난 곳이야. 그러니 개의치 말아. 다들 말을 안 해서 그렇지 소소한 반칙은 쓰고 있을걸? 그리고 우린 뱃삯을 벌어야해. 뱃삯만 모으면 바로 이 도시를 뜰거야.”

 

  “하지만….”

 

  “그만! 아직도 그 알량한 자존심을 못 버린 거야? 혼자 착한 척 해 봤자야. 그리고 이번엔 네가 돈을 잃어버린 잘못이 크니까 잔말 말고 해. 이대로라면 10번 정도 경기를 치르면 충분할 거야.”

 

  체칠리아의 말에 스케리브는 입을 다물었다. 반칙을 써서 이겼다는 점이 마음에 걸리긴 하지만 사실 이번 경기는 그에게도 도움이 되었고, 또 마음에 걸리던 살인이란 문제도 이대로만 한다면 일어나지 않을 것 같았다.

 

  “알았어. 딱 10경기만 더 하고 끝이야.”

 

  스케리브의 말에 체칠리아도 고개를 끄덕였다.

 

  스케리브는 다음날 투기장 사무실로 가서 베렌의 거처에 대해 물어봤지만 직원의 대답은 실망스러웠다. 직원의 말로는 어제가 베렌의 마지막 경기였다고 했다. 아무래도 베렌은 은퇴경기 일정을 투기장에게도 미리 알리지 않은 듯 직원은 어제가 은퇴경기였다면 더욱더 화려하고 웅장하게 경기를 꾸며 더 많은 돈을 모으지 못한 사실에 화가 나있는 듯 했다. 스케리브는 그렇게 아무런 소득도 없이 2주 동안 10번의 경기를 치렀고, 도리스왕국으로 갈 뱃삯을 마련할 수 있었다. 그들이 아렌타 시를 떠나려고 할 때쯤 계절은 이제 겨울에서 봄에 접어드는 문턱을 넘고 있었다. 공기는 한결 포근해졌지만 아직 찬기운을 머금은 바람 탓에 그들은 두툼한 옷을 입고 여관 주인의 배웅을 받으며 아렌타 시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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