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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너, 나 맞아?
작가 : 체리쉬
작품등록일 : 2018.12.8

현재 대한민국에서 이름을 말하면 알 정도로 잘 나가는 28살의 여배우가 갑자기 쓰려진다.
소속사에선 내민 입장은 ‘단순한 피로 누적’
하지만…. 그녀의 주변은 단순하지 않은 상황에 난리가 난다.

28살이었던 그녀의 정신이 23살의 대학생으로 돌아가 버렸기 때문에.
몸도 얼굴도 목소리도 다 그대로인데, 딱 정신만 23살!!

잘 나가는 배우 ‘고수지’를 만들어 내기 위한 노력과
잃어버린 ‘고유미’를 찾기 위한 노력이 합해진 그녀의 고군분투.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난 그녀의 엉뚱한 사랑 이야기.

 
2화
작성일 : 18-12-11 20:22     조회 : 215     추천 : 0     분량 : 7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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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지씨, 그럼 다음 작품은 언제 쯤 만나 볼 수 있는 건가요?’

 ‘잠시 휴식을 가지고, 그리워하실 때 쯤. 좋은 작품으로 다시 나타날게요.’

 ‘팬 분들이 수지씨를 안 그리워 할 때가 있을까요?’

 ‘하하.. 그런가요?’

 ‘그럼 올해 안으로 기대 하는 건 불가능할까요?’

 ‘글쎄요.. 팬 분들이 원하신다면 최대한 일찍 작품으로 만나도록 할게요. 올해가 가능 할 지는 저도 잘 모르겠네요.’

 

 1인실, 병실 크기만 해도 어마어마한 곳. 침대 정면에 위치한 TV도 방의 크기에 비례해 참 잘 보인다. 저기 인터뷰를 하고 있는 사람이 나라는 게. 내가 상상만 했던 TV속에서 그것도 배우 ‘고수지’라는 한 사람으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지금의 나라는 사람이. 유현이 틀어줘 똑같은 영상만 5번째 보는 중이지만, 볼 때마다 기분이 이상하고 새롭다.

 그리고 다음, 유현이 바꿔버린 다른 채널. 드라마다. 그 안에도 내가 있다. 연..기를 하고 있다.

 

 “...나다”

 

 연기를 하는 나다. 처음 보는 드라마 제목을 달고, 처음 보는 남자 배우와 연기를 하는 사람, 나다. 이럼.. 이렇게 내가 TV에 나오는 걸 직접 보게 되었으니, 이젠 어쩔 수가 없잖아.

 

 “나 성공했구나!!!!!!”

 

 소리를.. 지를 수밖에 없잖아..

 

 “조용하다 했다..”

 

 5년을 한 번에 뛰어넘은 건 무척 억울하다. 아직. 억울해서 30분이나 정신 놓고 이상한 생각과 행동을 다 하고 나니. 이젠 이런 생각이 든다.

 

 ‘이런 모습이 5년 후의 ’나‘의 모습이라면 그렇게까지 억울하진 않은데..?’

 

 여전히 지금 내가, 내가 아닌 느낌은 그대로지만, 눈을 감기 전에 빌었던 소원. 손에 땀나도록 빌었던 모습이다. 지금의 나는. TV에 나오는 나의 모습은.

 아직도 TV 속엔 내가 나오고 있는 중이다. 저 드라마의 주인공은 자신이라는 걸 보여주듯 5분에 한 번은 계속 나온다. 빠져든다.. 저 속에 있는 나의 모습에.. 이건 어쩜 어제의 기도를 조금 다른 방식으로 풀어 준 것은 아닐까..?

 

 ‘뚝’

 “야!”

 

 더..더.. 빠져들고 있는 중에 TV를 껐다. 누가? 고유현이.

 

 “이거 좀 봐”

 

 어떻게든 유현에게서 리모컨을 뺏으려는데 그는 리모컨이 아닌 노트 하나를 내민다. 자신이 TV를 보는 동안 열심히 무언 갈 적는다 싶었더니 이제야 보여준다. 두 페이지를 가득 채운.

 다 사람 이름처럼 보이나, 죄다 처음 보는 이름들. 그리고 모든 이름들 중앙에 위치한 가장 큰 이름, ‘고수지’

 

 “누나 이름이야. 에명”

 “고..수지?”

 “내 입으로 말하긴 싫지만, 현재 좀 잘나가는 20대 여배우 중 한 명. 고수지, 누나.”

 “내가.. 유명해?”

 “이것도 내 입으로 말하긴 싫지만, 그래 뭐.. 유명하지. 나가면 알아보는 사람 꽤 있을 걸. 최근 드라마도 대박 나가지고”

 

 유명.. 하단다. 나가면 나를 알아보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살짝, 아니 조금 많이 설렌다. 나를.. 아니지 ‘고수지’라고 했지. 방금 처음 들은 이름인데, 이상하게 낯설지만은 않다. 남아 있는 무언가가 있는 것인지. 아직 완벽히 믿기진 않지만, 어쩌겠나. 이제는 다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현실이란 게 느껴지는 걸.

 내 마음이 만들어 낸 익숙함인지, 아니면 기억이 남아 오는 익숙함인지 몰라도 이젠 ‘고수지’는 나다.

 

 “내가 그런 사람이 되었구나. 대단하네, 28살의 나”

 “23살의 누나가 생각하기에 놀라운 결과긴 하지.”

 “그럼 이 사람들은?”

 

 노트 속, ‘고수지’의 이름 주변으로 크게 4갈레로 나눠진 영역 중 가장 몰려 있는 곳. 그 영역으로 유미의 손이 머문다.

 

 “회사 사람들. 내가 아는 선에선 다 적어봤어. 굳이 다 알 필요는 없지만, 이 3명은 꼭 기억하는 게 좋을 걸”

 “나여사, 윤혁조, 이..건태?”

 “무턱대고 그렇게 부르지 말지? 나여사님은 누나 소속사 대표님이고, 혁조 삼촌은 이사님, 건태 형은 누나 매니저야”

 “아.. 외워야겠다.”

 “이 분들은 누나 기억이 날아갔다는 거 다 알아. 오전에도 오셨다가 회의한다고 가셨어. 내일도 오실 걸?”

 “휴. 다행이다. 너 말고도 아는 사람들이 있어서. 그것도 회사 사람들이라니 안심이네”

 “글쎄..”

 

 말은 안 했지만, 솔직히 불안했다. 이런 상황을 아는 사람이 전혀 도움이 안 될 고유현 밖에 없을까봐. 나도 온전하지 못한 상태인 지금에. 다행히 다른 사람도 아니, 특히나 더 중요한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니 안심이 된다. 앞으로 어떤 일이 펼쳐질지 모르지만, 일단 내 편인 사람들이 있다는 거니까. 회사 사람들이라고 했으니. 많은 도움도 받을 수 있을 거고.

 

 하지만, 유현의 표정은 다르다. 안심이란 유미의 말에 표정이 묘해진다. 오히려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는 그녀를 처음으로 안쓰럽게 바라본다. 한숨이 절로 나오는 거다.. 지금, 이 상황의 유미가 너무나도 위태로워 보여.

 

 “누..”

 “야! 이 분, 이 분은 왜 여기 적혀 있는 거야?”

 

 자신도 아직 아는 게 많지는 않아도, 경고 어린 한 마리라도 해줄까 싶어 입을 열었지만. 막힌다. 눈치 없는 이 누나는 이 상황에 이게 더 중요한 모양이다. 노트에 적힌 한 사람의 이름이.

 

 “우..우리 오빠 맞아? 나랑 관련된 사람이라며?”

 “오빠는 무슨. 누나가 23살 일 때도, 지금도 누나랑 동갑인 사람이야. 동갑한테 끝까지 오빠야, 창피하다”

 “누누이 말하지만, 한 번 오빠는 영원한 오빠야. 오빠가 어떻게 변하니”

 “뭐래”

 “그래서 왜 적었냐고!”

 

 다 모르는 이름이라, 한 번 보고 넘기려던 노트 속에. 발견 된 이름. 너무 익숙한 이름.

 ‘JUN(유준)’이란 이름을 본 순간 흥분 할 수밖에 없었다. 나의 원픽이었던 사람. 춤 잘 춰, 노래 잘해. 얼굴 한 번 볼 기회를 만들고자 콘서트며, 팬 사인회며 주구장창 도전했으나 실패해 얼마나 손꼽아 기다렸던 사람인데. 떡하니 노트에 적혀 있다니. 이번에도 흥분 안 할 수 없잖아.

 일단 여기 적혀있다는 건.. 유미는 아예 노트를 들이 밀며 대답을 재촉한다. 참고는 있으나, 속으론 무조건 긍정의 대답을 기다리는 중이다.

 

 “어 맞아. 나도 자세히는 모르지만, 누나랑 친할 걸? 같이 놀고 했었지”

 “우리 오빠랑, 나랑. 아는 사이라니. 오빠도 나의 존재를 알고.. 내 이름을 알고..?”

 “그렇긴 한데. 정신 차리라고 좀. 누나 지금 배우라고 배우!”

 

 고유현 말 따위. 안중에도 없다. 그녀의 머릿속엔 ‘친할 걸’, 이 말이 둥둥 떠다닌다. 오빠를 생각하니 행복해진다. 얼굴엔 미소가 올라오고 볼이 발그레 해진다.

 

 “...휴”

 

 유현은 이런 생각 다시 하면 안 된다는 걸 알지만, 또 하고 만다. 한심하다. 대단히 한심하다. 이 누나가.

 

 .

 .

 

 ‘외부인 출입 금지’, ‘들어오면 혼나요’

 경고의 문구가 먼저 반겨주는 녹음실. 오랜만에 들린다. 노래 부르는 준의 목소리가.

 여전히 그의 목소리는 달콤하고 부드럽지만, 현재 그는 예민함의 극을 달리는 중이다. 녹음 부스 안에 혼자 들어가 노래를 부르다 멈추고, 또 멈추고.. 멈추고.. 반복이다. 이 달달한 가사와 반주에도 준은 냉정하고, 점점 표정이 굳어간다.

 다 마음에 들지 않는 거다. 지금. 끝까지

 

 ‘쉬었다 합시다.’

 

 단 1분도 쉬지 못하고 몇 시간.. 먼저 항복을 외친 프로듀서 기준의 말에 준도 그제야 부스를 나온다. 여전히 원하는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 답답하다.

 준이 나와 앉자 기준도 눈치를 보다 나간다. 그의 성격을 잘 알기 때문이다.

 

 “오랜만이라 떨려. 어때? 별로야?”

 

 ‘외부인’ 이지만, ‘들어와도 가능’ 인 남자, 시우다.

 아니, 준이 와달라고 3일 전부터 부탁해 온 거라 녹음 시작부터 방해하지 않고 가만히 듣고 있었다. 바로 직전, 또 한 번 울리는 ‘다시’란 소리에 한 숨 쉬는 프로듀서가 안타까워 말리려 일어났다 앉은 거 빼곤 요지부동의 자세로.

 

 다만, 그의 귀는 준을 향했을 지라도. 그의 시선은 다른 곳에 있었다.

 

 “난 좋아. 너 원래 목소리 타고 났잖아”

 “제대로 들어 달라고 불렀더니, 아까부터 계속 뭐 보고 있는 거야?”

 

 녹음 할 때엔 몰랐는데, 부스를 나올 때부터 지금까지 시우의 시선은 한 곳이다. 대답을 해도 습관적으로 나오는 대답일 뿐.. 그의 눈은 핸드폰에 꽂혀있다.

 평소엔 소리가 들려도 별 신경도 안 쓰던 시우에게서 보는 새로운 모습이다. 이거..이거.. 냄새가 난다. 또 요런 부분에선 궁금증이 극에 달하는 게 준이 아니던가. 시우가 개인적으로 연락하는 여자는 없는 걸로 안다. 그럴만한 성격도 안 되고, 숨기지도.. 아니 이건 아니고. 한 번 호기심이 드니 준은 궁금해 미친다. 노래 녹음하느라 부풀어 올랐던 감정이 다른 쪽으로 커진다.

 

 “왜? 뭐, 연락 올 여자라도 있어?”

 “아니”

 “숨기지 말고 말해 봐. 우리 사이에 뭐 숨기고 그래. 여자 맞지?!”

 “연락을 한다더니 아직 없다?”

 

 나이스. 장난 반 진심 반으로 물어봤건만, 덥석 물었다.

 아직도 핸드폰만 보고 말하는 시우의 얼굴이 너무 무표정해 아닌 가 싶어 멈칫했지만, 준은 신경 쓰지 않는다. 그의 머릿속엔 괜찮은 다음 질문을 떠올리는 게 우선이다.

 그때, 시우가 자신의 핸드폰을 들어 준에게 넘긴다. 그의 폰엔 카톡창 하나가 열려있다.

 

 “이걸 왜 나 줘? 너 여자 생긴 거 보라고?”

 “고유미 말이야”

 “유미?”

 “이번 주 내로 술 한 잔 하자고 했잖아. 너도 올 수 있으면 온다고 했던 그 약속”

 “그랬나? 아! 너 이번에 받은 와인 가지고 오기로 했던 거???”

 “이번 주 하루 남았어.”

 

 그의 카톡 창은 외로운 외침이다. ‘무슨 일 있어?’, ‘왜 답이 없어?’, ‘전화 왜 이렇게 안 받아?’.. 모두 3일 전부터 보낸 것들이나 답장도 없고, 1도 여전히 남아 있다. 약속을 이렇게 말 도 없이 취소, 그것도 하루 전에 연락도 없이 그럴 아이가 아니란 걸 알기에 그는 그녀가 걱정 된다. 특히, 오늘은 아침부터 시간 날 때마다 전화를 걸었음에도 그녀는 단 한통도 받지 않았다. 그러니 시우는 도저히 핸드폰에서 시선을 뗄 수가 없는 거다.

 

 ‘뭐가?’ 싶던 준도 그제야 ‘뭐지?’ 싶다. 솔직히 좋은 와인이라는 말에 혹 했던 약속이지만, 간만에 셋이 뭉치는 거라 준도 나름 기대했던 약속이었다. 더구나 생각해보니 이 약속을 제일 먼저 제안한 사람은 유미였다. ‘먼저’ 만나자고 잘 하지도 않던 애가.. 그런 말을 해놓고 전날까지 연락 한 번이 없다는 거.. 이상하긴 하다. 이제야 걱정이 된다. 둘의 표정이 다르게 똑같아진다.

 

 “잠시만”

 

 확인해 볼 것이 있어. 준도 핸드폰을 들고 와 ‘유미’와의 카톡 창을 찾아 확인한다.

 그의 창에도 여전히 1이 남아있다. 2일 전에 수지에게 보낸 카톡이다.

 

 “아직 안 읽었네.”

 “연락 해봤어?”

 “어. 시간 여유 있으면 나 녹음하는 거 구경 오라고 했지. 여기”

 “... ...”

 “근데 난 고유미한테 몇 번째 읽씹인 지 셀 수도 없어서. 아니 다른 사람들한테는 안 그러면서 유미 애는 가끔 보면 내 카톡은 일부러..”

 “따로 전화는? 어제 오늘 전화도 안 받던데”

 “해보지도 않았지만, 내 전화도.. 잠시만”

 

 투덜투덜. 폰을 가져가 확인하는 시우의 옆에서 그간 꽁해있던 (절대 유미에겐 직접 말도 못 할) 말들을 중얼거리는데.. 순간 머릿속에 스쳐간다. 시우가 말을 안 했으면 아예 까먹을 뻔 했다.

 

 “나 어제 잠깐 통화 했었어..!”

 “어제?”

 “어. 또 읽씸하길래 열 받아서 전화 했었지. 그런데 전화 받자마자 끊어서 아무 말도 못했지 뭐”

 “.. 무슨 일 있는 거 아니야?”

 “설마, 고유미가?”

 

 평소와 다른 유미의 행동이 이상하긴 해도 설마 싶어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준과 달리 시우는 준의 말을 들으며 더 심각해진다. 고유미는 아무 일도 없을 거라 말하는 준의 말을 믿는다. 믿고 그와 같이 생각하고 넘어가려 하는데 왜 이렇게 신경이 쓰이는 지.. 알 수 없다.

 

 “수지 작품 끝난 지 얼마 안 됐잖아. 뭐냐, 작품 끝나면 매번 하는 그거 하는 거겠지”

 

 그래. 매번 작품이 끝나면 혼자 여행을 가거나, 핸드폰을 꺼놓거나 하는 건. 그녀의 주변인이라면 다 아는 사실이니까. 그럴 수 있다. 이번에도 그런 의미로 전화도 카톡도 다 무시하고 그런 거라면 상관없다. 그렇게 생각하면 편하게 넘어갈 수도 있긴 하지만..

 

 닫혔던 녹음실 문이 열리고 담배 냄새를 풀풀 풍기며 기준이 들어온다. 그는 안 난다고 생각했을 지라도 예민한 준의 표정은 바로 굳어지고, 눈치는 있던 그가 옆에 있던 향이란 향은 다 뿌리자 그제야 준은 부스 안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다시 각자의 자리를 찾는다. 여전히 핸드폰에 시선을 떼지 않는 시우만 빼고.

 ‘연락 오겠지’ 가볍게 말하고 준은 들어갔지만, 시우의 마음은 왜인지 모르게 무겁다. 마음이 무거우니 손에 든 2개의 핸드폰도 더 없이 무겁게 느껴진다. ‘유미라면 그럴 수 있다’는 말에 동의는 했으나, 넘어가지지 않는다. 꽉 막힌 기분이다.

 

 .

 .

 

 1인실 유미의 병실엔 다시 TV가 켜졌고, 그 속엔 또 다른 수지의 모습이 보인다.

 유미의 흥분도 꽤 가라앉았고, 달아올랐던 볼도 겨우 식었다. 물론, 아직까지 ‘JUN’과의 사이가 그렇게 되었다는 건, 미치도록 기쁘고 행복하다.

 

 “누구 만나도 제발 그냥 가만히 있어. 괜히 나서지 말고. 폰으로 이름 검색해서 나오는 사람들은 얼굴이랑 이름 같이 외워두고”

 “내가 오빠 만나면 나쁜 짓이라도 할까봐? 걱정 마. 지금 상황, 이해는 했으니까”

 “.. 만나면 오빠라고만 하지 마”

 

 유현의 핸드폰을 받아 들고, 이름을 검색한다. 다는 아니어도, 검색해 나오는 사람들은 이름과 얼굴을 비교하며 공부 중이다. 유미가 깨어난 뒤로 처음으로 병실 안이 조용한 시간이다. 대신 TV 속 고수지의 목소리가 울리지만, 아무렴 지금까지 보여 준 유미의 목소리보단 작다.

 

 “나 언제 퇴원해?”

 “누나? 몰라. 물어보고 올까?”

 “뭘 물어. 빨리 갔다 와. 오면서 배고프니까 먹을 거도 사오고”

 “목적이 뭐야”

 

 훠이훠이. 대답 없이 손짓으로 유현을 보내고 유미는 다시 인물 찾기에 집중한다. 금방 끝날 거라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사람이 많다. 귀찮게끔.

 다행히 사람 이름을 잘 외우는 편이라 다행이지 아니었음 이거 다 외우기 힘들 정도다. 아니, 이제 보니 한 영역엔 연예인이랑 연예인 이름은 다 적어놓은 거 같다.

 

 “하시우, 나랑 동갑. 배우. 잘생겼네.”

 

 ‘JUN' 옆에 적혀 있는 걸 보면, 나랑 친한 사람인가.. 당최 알 수가 없으니 무작정 외우는 수밖에 없다. 프로필, 화보, 사진 등.. 볼 게 너무 많다. 다른 이름들에 비해 정감이 가서 인지 사진을 구경 할수록 더 찾게 된다. 그리고 솔직히, JUN 오빠만 아니면 딱 내 스타일의 얼굴인 사람이라 더 그럴지도 모른다. 하시우, 이 사람만.. 그런 의미로 영상 한 번 더 보고.

 

 외운다는 명목아래 열심히 이것저것 구경해보니, 이 사람. 생각보다 더 유명하고 잘나가는 배우인가보다. ‘현재 섭외 1순위’란 제목의 기사가 넘쳐나는 걸 보면. 그리고 ‘하시우’를 찾으며 알게 된 사실 1개 더. 나도 ‘현재 섭외 1순위’의 배우란 거다. ‘고수지’란 이름이 어색해 믿기지 않지만 ‘섭외하고 싶은 배우, 고수지’라고 적힌 걸 보니 기분이 좋다.

 나라는 사람이.. 이렇게..

 

 “멋있네. 28살의 고유미. 성공했어.”

 

 뿌듯해서 ‘하시우’와 ‘고수지’에 대해 마주잡이로 검색하는데, 눈길을 끄는 기사가 보인다.

 

 ‘고수지와 하시우의 숨겨진 만남....?’

 

 약 10분 전에 올라 온 기사, 아무리 그래도 이런 기사 제목을 쓰다니. 궁금하고 열 받는 기분으로 기사를 클릭한다. 다행히 아직 댓글이 없는 걸 보니 아무도 안 읽은...

 

 ‘드르륵-’

 

 딱 기사를 내려 읽으려 하는 순간, 병실 문이 열린다. 생각보다 먹을 게 일찍 왔구나 싶어 고개를 들었지만.. 유현이 아니다.

 

 “누..구”

 

 습관적으로 물어보려다 입을 닫는 유미. 들켜선 안 된다. 혹시 내가 아는 사람인데 ‘누구세요?’는 아니지 않은가. 수첩 속 인물 중에는 없었다, 그럼 회사 사람? 아니다. 아님 혹 내가 아는 사람이지만 유현은 몰라 수첩에 없었던 사람? 아는 게 없으니, 머리를 굴려도 답이 나오지 않는다.

 

 “저기..”

 

 남자가 말을 건다. 무슨 질문을 하면 어떻게 대답을 해야 하지. 미치겠네. 유현인 왜 이렇게 안 오는 거야.

 

 실수를 하는 거 보단 모른 척이 낫다는 생각으로 외면하고 있는데, 문 앞에 서 있던 남자가 한 걸음 가까워진다. 그리고 또 한 걸음.. 한 걸음.. 점점 유미의 앞으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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