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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밸런스
작가 : 을해
작품등록일 : 2018.11.2

태어나서는 안 됐어야 할 남자의 끔찍한 반란.

세상의 불공평에 맞선 한 남자의 몸부림.

한날한시에 태어난 10명의 사람.각기다른 운명. 최악과 최고의 공존.
모든 것이 정해진 운명? 아니다. 운명은 빼앗는 것이다.

 
의심(6)
작성일 : 18-12-11 15:02     조회 : 251     추천 : 1     분량 : 3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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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오셨어요? 다름이 아니라 사모님께서 난폭운전에 뺑소니를 했다는 신고가 들어와서요. 신분증을 달라고 해도 꿈쩍을 안하시네요.”

 

 경찰은 말이 통하는 상대가 오자 표정이 밝아졌다. 고급 외제차를 타고 비싼 원단으로 만든 정장을 차려입은 남성의 모습만 보면 상식적인 사람으로 보일 테니 그야 당연했다. 남성은 신재혁의 어깨에 가볍게 손을 올려 주물렀다. 그리고 주름 진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평소에 운전도 안하면서 차는 왜 끌고 나왔어? 보니까 차가 많이 망가져 있던데 다치진 않았어? 뭐해, 신분증 드려.”

 

 미소를 지으며 말하고는 있지만 어깨 위의 손이 괜한 압박감이 들었다. 반응이 없자 남성은 신재혁에게 신분증이 없다는 걸 눈치 채고 경찰에게 대신 인적사항을 전달했다.

 

 “86년생 4월 17일. 진채영이요. 면허증은 있는데 안 들고 나왔나 보네요.”

 

 남성 덕분에 경찰은 물론 신재혁도 여성의 이름을 알게 되었다. 원래의 주인에게는 미안하지만 어쩌다 진채영의 몸속으로 들어오게 되었는지, 자신에게 왜 이러한 일이 벌어진 건지 아직도 쉽게 납득이 가지 않았다.

 

 “보니까 차선을 침범하고 옆 차량과 충돌을 한 뒤에 그대로 달아났다고 하는데 맞습니까?”

 

 “맞다고 말씀드려. 예. 맞아요. 블랙박스 보시면 될 거 같아요.”

 

 남성이 등잔한 후로 일은 수월하게 풀렸다. 직접적인 접촉이 있던 운전자와는 따로 협의를 보기로 하고, 차선을 침범한 거에 대해서는 범칙금과 벌점을 받기로 했다. 결과가 좋든 나쁘든 소동이 대충 마무리 되어가고 있는데, 신재혁의 표정은 좋지 않아 보였다.

 

 “이제 가셔도 됩니다. 블랙박스를 확인 해 본 결과 따로 죄를 물을 건 없어 보이네요.”

 

 경찰서 밖으로 나가도 된다는 소리에 남성은 신재혁을 데리고 빠져나가려고 했지만, 신재혁은 의자에 가만히 앉아 움직이지 않았다. 평소처럼 괜한 생각에 멍 때리고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조금은 달랐다. 무언가 알아 낸 거라도 있는 듯 심상치 않아보였다.

 

 ‘잠깐… 이름은 진채영이고, 86년생에 4월 17일생? 나랑 똑같잖아?’

 

 신재혁은 진채영이라는 사람과 생년월일이 같다는 사실에 의문이 들었다. 별거 아닌 것처럼 보일 진 모르지만 현재로선 작은 공통점이라도 놓칠 수 없었다. 혹시 지난 번 ‘감찬욱’이라는 사람도 생년월일이 같진 않을까, 궁금증이 생겼다.

 

 “안 일어나고 뭐해? 가자니까?”

 

 남성이 강제로 신재혁을 일으켜 세웠다. 머릿속으로 상황을 정리하느라 신재혁은 현재 무의식이나 다름없었다. 말하는 대로 차에 타고 옆에서 무어라 지껄이고는 있지만 신재혁의 귀에는 하나도 들리지 않았다.

 

 “말 좀 하라니까? 왜 차를 끌고 나와서 이 사단을 벌인 건데? 내가 점심때 까지 기다리라고 했잖아! 오늘 점심에 중요한 약속 있다고 몇 번이나 말했어!”

 

 둘만의 공간에 있자 남성이 돌변했다. 방금 전까지 점잖고 젠틀해 보였던 모습은 찾아 볼 수 없었다. 낮게 쳐줘봐야 사십 대 초반으로 보이는 남성은 자신이 말하고 있는데도 거들 떠 보지 않는 신재혁에게 마구잡이로 소리를 질렀다.

 

 “왜 대답을 안 해? 고작 애 키우는 게 힘들어? 집안일도 안하고 집에서 너 하는 게 뭐야? 젊었을 때 예쁜 걸로 데려다 키워줬으면 최소한 양심이라도 있어야지. 빈손인 년 데려다 살림 꾸려 줬더니 하는 꼴이라곤.”

 

 가만히 듣고 있자니 신재혁은 화가 나기 시작했다. 본인이 아닌 원래 몸의 주인, 진채영이라는 사람한테 하는 소리겠지만 왜인지 기분이 나빴다.

 

 “뭐? 없는 년? 그럼 넌 얼마나 있는 놈인데? 지가 얼굴에 꼴려서 결혼한 주제에 누굴 탓해?”

 

 뜻밖의 반격에 남성은 황당한 표정을 지었다. 원래대로라면 설설 기어야할 사람이 목소리를 높여 당당히 되받아 치자 꽤나 기가찬 모양이다.

 

 “너 지금… 당장 내려! 이게 지금 누구한테 큰 소리야?”

 

 남성은 갓길에 차를 세워 신재혁에게 내리라고 소리쳤다. 신재혁도 기다렸다는 듯이 안전벨트를 풀고 차에서 내렸다. 그리고 손가락 욕과 함께 마지막 말을 내뱉었다.

 

 “생긴 것도 굼벵이 같은 게 운전도 굼벵이처럼 하네. 면허 없는 내가 이거보다 잘하겠다!”

 

 “허, 참. 이게 뭘 잘못 먹었나? 너 안돌아 와?”

 

 겁을 주기위해 내리라고 한 것뿐인데 정말로 차에서 내리자 남성은 당황했다. 다시 돌아오라고 소리쳤지만 이미 늦은 후였다. 신재혁은 멀리 떨어져 자신을 보고 있는 남성에게 다시 한 번 손가락 욕을 선보인 뒤 그대로 자리를 떠났다.

 

 몇 발자국 걸어 사람이 많은 시내에 도착했다.

 

 이제는 뭘 해야 하지.

 

 이곳이 현실임이 확실해 진 이상 행동을 마음 놓고 할 수 없었다. 신재혁은 감찬욱의 몸이었을 때를 회상했다. 분명 택시비를 안냈고 직장상사를 때렸다. 현실에서 절대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하고야 말았다. 게다가 남의 몸으로 자살까지 하고 말았으니, 본래 몸의 주인을 만난다면 어찌해야 할까.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

 

 “일단 그 사람도 나와 무슨 연관이 있는지 알아 봐야겠어.”

 

 신재혁은 감찬욱에게서 다른 공통점이 있을까 알아보기로 했다. 뉴스로 보도된 자살 사건이니 아마 인터넷에서도 떠들썩할 게 분명하다. 스마트폰은 현재 들고 있지 않으니, PC방에 가기로 했다. 주변을 둘러보니 멀지 않은 곳에 PC방이 있었다.

 

 “우선 돈이 문제가 아니야… 내 몸부터 찾아야지…….”

 

 언제부터 그렇게 본인의 몸을 아꼈는지. 신재혁은 자신의 몸으로 빨리 돌아가고 싶었다. PC방은 다행히 후불제로 되어 있어서 당장 돈이 없어도 PC를 이용 할 수 있었다. 신재혁은 구석진 자리로 들어가 컴퓨터를 켰다.

 

 “뭐야… 이게 그렇게 큰 사건인가? 검색어 순위에 있잖아?”

 

 인터넷 창을 열자마자 따로 검색을 하지 않아도 AA상사 추락사건과 관련된 검색어가 주르륵 나왔다. 방구석에 틀어박혀 허구한 날 스마트폰을 이용해 온 결과 인터넷 검색은 누구보다 잘했기 때문에 신재혁은 손쉽게 감찬욱의 개인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뉴스로 보도된 32살의 A씨라는 기사를 보고, 감찬욱의 나이를 알 수 있었고 개인 SNS가 존재해 생일까지 알 수 있었다.

 

 “이럴 수가…….”

 

 놀랍게도 감찬욱의 생년월일도 86년생 4월 17일로, 신재혁과 진채영, 두 사람과 똑같았다.

 

 한 명일 때에는 의심일 뿐이지만, 두 명이 된 이상 확신이 들었다. 본인과 같은 생년월일을 가진 사람의 몸속으로 들어온 게 분명하다, 그게 어떤 이유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신재혁은 나름 원인을 알 것 같았다.

 

 “내가 죽고 나서 감찬욱이라는 사람의 몸으로… 감찬욱이라는 사람이 죽고 나서 진채영이라는 사람의 몸으로… 내 영혼은 죽지 않고 떠돌고 있는 건가?”

 

 자신의 영혼을 담고 있던 신재혁이라는 몸이 사라지니 다른 사람의 몸으로 영혼이 들어간 걸까. 신재혁은 무엇보다 감찬욱이라는 사람의 인생을 자기가 망쳤다는 사실에 괴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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