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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밸런스
작가 : 을해
작품등록일 : 2018.11.2

태어나서는 안 됐어야 할 남자의 끔찍한 반란.

세상의 불공평에 맞선 한 남자의 몸부림.

한날한시에 태어난 10명의 사람.각기다른 운명. 최악과 최고의 공존.
모든 것이 정해진 운명? 아니다. 운명은 빼앗는 것이다.

 
의심(5)
작성일 : 18-12-11 12:12     조회 : 266     추천 : 1     분량 : 3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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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명 떨어질 때의 기억으로는 여기가 맞는데…….”

 

 누군가 시체를 치웠는지 신재혁의 몸은 자리에 없었다. 행동을 멈추고 주변을 둘러보니 그제야 손바닥의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여자의 손이라서 쉽게 까지고 상처가 생기는 건지, 막노동을 했을 당시 이깟 자재들을 하루 종일 만져도 상처하나 없었는데 변화된 몸을 보니 불편한 게 한 가지가 아니었다.

 

 “누구한테 물어 볼 수도 없고…….”

 

 공사장 인부들한테 물어볼까 싶었지만 대낮이 되었는데도 주변에 사람이 한 명도 없는 걸로 봐서는 오늘 작업은 없는 듯 했다. 신재혁은 뒷머리를 긁적였다. 쓸데없이 부드러운 머리카락의 감촉이 느껴졌다. 아리따운 여성이 먼지가 흩날리는 재개발현장에 덩그러니 있으니 무척이나 그림이 어색해 보였다. 그 몸속에 32살의 음침한 아저씨가 들어있으리라 누가 상상이나 할까.

 

 “경찰서에 가볼까? 아니면 병원? 아니지… 꼭 내 시체가 있으리란 보장이 없잖아? 이건 역시 꿈일지도…….”

 

 신재혁은 왔던 길로 되돌아가 차가 있는 곳으로 갔다. 확신이 가지 않는 판단 때문에 머리가 어떻게 될 것만 같았다. 현실이라는 증거를 어디에서 찾으면 좋을까. 현실이길 바라는 건 아니지만 명쾌한 해답이 나왔으면 좋겠다.

 

 “어라? 여성분이시네. 이 차, 차주 되십니까?

 

 막혀있는 표지판 사이로 다시 빠져 나가니, 기다리고 있던 경찰 두 명이 신재혁에게 말을 걸어왔다. 자신이 타고 온 차를 가리키며 묻는 질문에 신재혁은 무의식 적으로 그렇다고 대답해 버렸다.

 

 “제 찬데요. 왜요?”

 

 “난폭운전, 뺑소니 신고가 들어와서 함께 서로 가주셔야겠습니다. 동승하시죠.”

 

 누군가 신재혁을 신고했는지 경찰이 뒤따라 온 것이었다. 경찰은 친히 경찰차의 뒷문을 열어 신재혁에게 탑승하라고 지시했다. 아무리 막 살아온 인생이라지만 경찰차에 타 본적은 없었다. 신재혁은 타기를 거부했다.

 

 “난폭운전? 뺑소니? 지들이 먼저 시비를 걸어 온 건데 왜 저한테 그러세요?”

 

 “그게… 중앙선과 차선을 넘나들고 있다는 신고가 들어와서요. 고의적으로 옆 차와 부딪혔다는 내용도 있고… 억울하신 게 있다면 서에서 말씀해 주시죠.”

 

 신재혁은 어이가 없었다. 그저 갈 길을 간 것뿐인데 무엇이 문제가 되는지 이해를 할 수 없었다. 운전이 미흡해 주차장에서 몇 번 박은 건 인정하지만 차도에서는 레이싱 선수마냥 제법 운전을 잘했는데 말이다.

 

 “그래요. 가요. 가. 어차피 갈 데도 없는데.”

 

 딴 생각 하기에도 바빠 경찰과 입씨름 할 여유까진 없었다. 신재혁은 그러려니 생각하며 경찰차에 탑승했다. 경찰들은 도도해 보이는 여성의 모습에 꽤나 골치가 아플 것 같았는데 순순히 말을 따라주니 일처리가 수월했다.

 

 경찰서로 가는 도중 창밖 풍경을 바라보는데, 무척이나 낯익은 풍경들이 신재혁을 지나쳐갔다. 아무리 봐도 이곳, 이 순간은 현실 그대로였다. 사실 신재혁도 어느 순간 현실임을 자각하고 있었다. 창문으로 드문드문 비치는, 낯선 여성의 얼굴은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지만 이건 분명히 현실이었다. 아무리 부정해 보아도 이건 현실일 수밖에 없었다.

 

 “자, 신분증 확인 할게요.”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새 경찰서에 도착한 신재혁은 신분증을 요구하는 경찰의 질문에 멍한 표정만 지었다. 반응이 시원찮아 경찰은 다시 한 번 신분증을 요구했다.

 

 “신분증이요. 신분증. 면허증 없으세요?”

 

 신재혁은 똑같은 표정으로 일관하여 경찰의 물음에 답을 표했다. 취조를 하던 경찰은 혹시 무면허가 아닐까하는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

 

 “얼굴도 예쁘신 분이 그러시면 안 되죠. 무슨 말이라도 해 봐요!”

 

 계속해서 침묵이 이어지자 경찰은 살짝 짜증이 났다. 신재혁은 일부로 경찰의 물음에 답을 하지 않은 건 아니었다. 온통 머릿속에 잡생각이 뒤섞여 제대로 된 사고방식을 할 수 없을 뿐이었다.

 

 자신의 시체는 누가 치웠을까. 치웠다면 어디로 보냈을까. 가족도 없는 외톨이의 시체라 어딘가에 그냥 버려놓았을까.

 

 그러다가 혹시 경찰이라면 알고 있지 않을까, 신재혁은 고개를 들어 입을 열기 시작했다.

 

 “혹시… 이 근방에서 32살의 남성이 자살을 했다는 소식 못 들으셨나요?”

 

 십여 분간의 침묵 끝에 드디어 입을 열었는데 웬 뚱딴지같은 소리를 내뱉는지 경찰들은 알 수 없었다. 본래 신재혁의 모습이었다면 묻는 말에나 대답하라고 윽박을 질렀겠지만 현재의 모습은 아리따운 여성. 촉촉한 두 눈으로 진실성 있게 질문하는 신재혁의 모습에 경찰들은 대답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자살이라뇨? 이 근처에서는… 아는 분이 자살을 했답니까?”

 

 반응을 보니 경찰들은 모르는 것 같았다. 시체가 발견되었으면 경찰들이 모를 리는 없을 텐데. 공사장 인부들이 설마 치워버렸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은 현재로선 없었다.

 

 “부가적인 얘기는 잠시 미뤄두고… 차량을 보니 남편분의 차 같은데 혹시 면허증 있으신가요?”

 

 경찰은 다시 본론으로 돌아갔다. 신재혁은 대충 얼버무리기로 했다. 별로 중요한 얘기 같지도 않은데 끝까지 물고 늘어지니 귀찮을 따름이었다.

 

 “네. 있어요. 벌금 낼 테니까 가도 되죠?”

 

 “그럼 보여주시죠.”

 

 일어나서 나가려고 하는 타이밍에 손을 내밀어 면허증을 달라는 경찰에 의해 신재혁은 또 한 번 발걸음이 묶이게 되었다. 지금 주머니에 지갑조차 없는데 면허증이 들어있을 리는 분명 없다. 신재혁은 눈치를 살피며 도망갈까 하다가 사방에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듯한 시선을 느꼈다. 그게 외모 때문에 지켜보고 있는 건지, 아니면 의심이 가서 지켜보고 있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 시선 때문에 선뜻 도망가지도 못했다.

 

 “차량에 붙어 있는 번호로 전화를 걸어보니 남편 분께서 받으시던데, 곧 이쪽으로 오신다니까 다 밝혀질 거예요. 괜히 애쓰지 마세요.”

 

 혼자 눈알을 굴리며 진을 빼고 있는 신재혁의 모습에 경찰은 이미 다 알고 있다는 듯이 말했다. 가뜩이나 가녀린 여성의 몸이라서 수많은 경찰들의 제압을 뚫고 나가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었다. 신재혁은 의자 등받이에 밀착해 편한 자세로 바꿨다.

 

 “지금 신분증을 하나도 가지고 있지 않아 보이는데, 성함이랑 주민번호 불러 보시겠어요?”

 

 내가 이 여성의 이름과 주민번호를 어떻게 알랴.

 

 또다시 침묵의 시간이 찾아왔다. 경찰은 협조를 해주지 않는 신재혁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렇다고 함부로 소리를 지를 수도 몸을 수색할 수도 없었다. 신재혁도 자신이 지금 여성의 몸이기 때문에 경찰들이 함부로 다가오지 못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사소한 몸의 접촉이 있기만 해도 소리를 지를 준비를 하고 있었다.

 

 “연락받고 왔습니다. 어디에 있죠?”

 

 그때, 경찰서 문을 열고 한 남성이 들어왔다. 신재혁은 목소리를 듣고 단번에 그가 누구인지 알아챘다. 오늘 아침 이 여성의 몸으로 깨어날 때, 침대에서 들었던 중저음의 목소리. 원래 이 몸 주인의 남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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