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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만희탐정사무소
작가 : 강귤
작품등록일 : 2016.8.22

사설탐정 심만희!
그의 완벽한 두뇌로 선배의 의문에 죽음을 파헤친다!!!
온갖 수수께끼 투성이인 사건!
곧 그가 해결한다!!

 
(월화)만희탐정사무소 9회
작성일 : 16-09-19 20:06     조회 : 357     추천 : 0     분량 : 5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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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열쇠

 

 

 

 ①

 씩씩 거리는 철향이지만 어찌 된 영문인지 만희의 부탁을 들어주고 있다. 강력1반 복합기 옆에 놓인 수북이 쌓인 이면지들을 계속해서 뒤지던 철향은 거친 호흡을 내뱉는다.

 

 “후~ 야! 막대기? 작대기가 그려진 거라 그랬지?!”

 

 철향의 이마에 땀까지 송긋 맺힌 모습을 보고 만희가 숨을 들이마시며 대답한다.

 

 “스읍~ 어허~”

 “이게 지금 뭐하는 건지 모르겠다만, 이번이 진짜 마지막이니깐 다시는 부탁 같은 거 하지 마.”

 “헤헤, 미안하다.”

 

 미안함과 고마움이 공존한 미소를 보이자 철향은 눈이 가늘어지면서 만희를 쳐다본다.

 

 “표정 한번 씨발하네~ 너 이새꺄! 진짜 고마운 줄 알아! 감사한 마음을 늘 가지고 있어. 알았어?!”

 

 거친 말을 내뱉으며 만희에게 종이 한 장을 건넨다. 만희는 철향이 주는 종이를 받고 환한 미소를 보이며 철향을 바라본다.

 

 “락앤롤! 좋았어!”

 

 기쁜 마음에 철향에게 다가가 안으려고 하자 철향이 흠칫 한걸음 뒤로 물러나면서 피한다. 그러자 만희도 미소를 그치며 뻘쭘한 표정으로 한걸음 물러난다.

 

 “어딜!!! 미친 놈...! 이제 좀 가! 거...포옹 안 해줬다고 삐치지나 말고.”

 

 철향의 말에 만희가 어이없는 표정을 지으며 대답한다.

 

 “나도 모르게 그냥 나온 행동이니깐 깊게 생각하지 마! 그리고 다신 볼 일 없을 테니깐 난 이거 가지고 사라져 줄게!”

 

 종이를 흔들며 가는 만희를 보며 철향은 가만히 멍해진다.

 

 “뭐야 저 새끼... ...”

 

 밖으로 나온 만희는 은이에게 전화를 한다.

 

 “방금 사진 찍어서 메일 한 통 보냈으니깐 확인해봐.”

 “뭔데요 사장님?”

 “주원호 사건 전 날 경찰서에 온 작대기 팩스.”

 “아~ 사장니임!!!!!”

 

 은이의 몸처럼 아주 큰 목소리에 만희의 귀청이 나가 떨어질 뻔 한다. 얼굴을 찡그리며 휴대폰에 대고 만희는 더 큰 목소리로 외친다.

 

 “왜왜왜왜에~!!!!!!!!!!!~”

 

 하늘이 뚫릴 기세로 크게 외치자 은이가 한숨을 내쉬며 대답한다.

 

 “사장님, 작대기 공통점을 찾으라고 해놓고선 한 가지 그림을 더 주면 어떡합니까? 지금 그거에 대한 공통점도 찾지 못했는데!”

 “문제가 어려우니깐 다른 예시도 주는 거 아냐! 빨리 확인해봐. 나도 확인하고 있으니깐!”

 “아우~ 진짜! 알겠어요! 이메일 확인 해볼게요!”

 

 은이가 통화를 끊어버리자 만희는 코끝을 찡그리며 치를 떤다.

 

 “으~! 망할 계집!”

 

 만희는 차를 타고 중문으로 향한다. 경찰서에서 차량으로 10분이면 갈 길이지만 성수기인 제주도 도로는 퇴근시간쯤 러시아워에 걸린 것처럼 거북이 운전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다들 하나같이 ‘허, 호, 하’ 번호판을 단 렌트카들을 보며 자신도 렌트카를 몬다는 걸 잊은 채 클랙슨을 드럼 치 듯 쳐가며 욕을 한다.

 

 “아놔! 비켜주질 않아?! 길 모르면 막지 말고 비키란 말이야!!!”

 

 창문을 열지 않은 상태에서 크게 외치던 만희는 한 차 한 차 가로 지를 때 마다 확인도 못할 운전자석을 꼭 한번 드려다 본다. 출발한지 20여분이 지나고 도착한 중문에는 많은 관광객들로 붐볐다. 만희는 ICC 안으로 들어가 지하로 가는 무빙워크에 올라선다. 여기저기 어여쁜 관광객들이 시원한 차림에 선글라스를 끼고 다니는 걸 보면서 만희의 눈동자가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한다.

 

 ‘나도 선글라스 가지고 올 걸, 젠장... ....’

 

 지하에 도착한 만희는 도넛가게에 가서 커피 두 잔을 사들고 면세점으로 들어간다. 면세점 입구에 있는 안내판을 손가락으로 체크 하던 만희는 어느 한 브랜드에 손가락을 멈추고 환한 미소로 고개를 끄덕이고 안으로 들어간다.

 

 “우와~ 면세점 직원들도... 괜찮네!”

 

 평상시 대화 할 때에 목소리로 혼잣말을 했지만 듣는 이는 아무도 없다. 우리나라 관광객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 온 관광객들도 엄청 많다. 거의 대부분 중국인들로 보이지만 국적은 만희에겐 상관없다. 그냥 몸매 좋고 얼굴 예쁘면 만희의 입술이 삐죽 나오며 작게 끄덕이며 옆으로 지나간다. 그러면서 한번 훑고, 그러면서 또한번 다른 사람을 훑고. 그렇게 해서 화장품 매장으로만 되어있는 코너에 도착을 한 만희는 브랜드를 눈여겨보며 눈에 힘을 주고선 누군가를 찾는다.

 

 ‘어디에 있는 거야?! 분명 여기서 일 한다고 들었는데~ 쉬는 날은 아니겠지?’

 

 두리번거리던 만희는 긴 머리를 망으로 묶고 목선이 드러나도록 한 여자에게 시선이 고정된다. 천천히 그녀에게로 다가간 만희는 점점 표정이 밝아진다.

 

 “저기~”

 

 바로 앞에 까지 온 만희는 뒤돌아 볼 일을 보고 있는 그녀에게 말을 건다. 그러자 여자는 몸을 돌리며 대답을 한다.

 

 “네~ 고객...님. 심만희?!”

 

 만희의 얼굴을 본 순간 여자는 날뛰기 시작한다. 만희도 여자를 따라서 제자리 점프를 해가며 반가움의 표시를 보인다. 그렇게 둘은 사람이 많다는 걸 잊은 채 격한 인사를 나누다 급히 정신을 차리고 매장을 빠져나가 휴게실로 들어간다. 휴게실로 들어간 여자는 자리에 앉고 웃는 얼굴로 만희를 보며 두 팔을 벌린다. 만희도 똑같은 표정을 지으며 두 팔을 벌리고 여자를 안는다.

 

 “아이고~ 이제 왔어요, 내 새끼~”

 “아이고~ 이제야 보네요, 내 새끼~”

 

 둘은 서로의 등을 다독거리며 다시한번 반가움의 표시를 하기 시작한다. 포옹을 풀고 만희가 사온 커피를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둘은 여자가 담배를 꺼내자 만희의 목소리 톤이 급격히 다운 된다.

 

 “담배 안 끊었냐?”

 “넌 끊었냐?”

 

 여자의 대답에 만희가 웃으며 대답한다.

 

 “아니. 크크.”

 

 둘은 같이 맞댐배를 피면서 다시 이야기보따리를 풀기 시작한다.

 

 “이야 최효주, 너는 변하게 없냐? 결혼은 했어?”

 

 까무잡잡한 피부지만 이목구비가 뚜렷한 게 남자들로 하여금 매력적인 모습에 효주를 보며 만희가 말을 하자 효주는 씨익 웃으며 대답한다.

 

 “결혼은 무슨~ 너도 쪼매난 게 변한 건 없구나?”

 “크~ 너 서른 되도록 남자 없으면 나랑 결혼하기로 했잖아. 기억나?”

 “그게 너였냐? 히히. 그거 마흔으로 바꾸면 안 되냐?”

 

 효주의 대답에 서로 웃음보따리가 터진다. 그러다 효주가 다시 만희를 보며 말을 건다.

 

 “연락도 없이 제주도엔 어쩐 일이야?”

 “아...그게...하하... ...”

 

 멋쩍은 웃음을 시작으로 만희가 대답을 하기 시작한다.

 

 “사실 전화번호가 없어. 육지 올라가면서 친구들 번호를 다 지웠거든.”

 “왜?! 거기서 새로 시작하려고?!”

 

 예상치 못한 만희의 대답은 효주의 눈을 커다랗게 만들었다.

 

 “뭐...그런 셈이었지.”

 “그래서 내 번호도 지웠냐?”

 

 만희를 날카로운 바늘 눈초리로 째려보던 효주는 다시 인상을 풀고 말을 한다.

 

 “그나저나 진짜 어쩐 일이야?”

 

 효주의 말에 만희가 한숨을 내쉬며 대답한다.

 

 “사실, 아는 선배가 돌아가셨어. 얼마 전에.”

 “아... ... 미안하다. 그래서 내려왔구나... 그럼 장례 끝나면 다시 올라가는 거야?”

 

 효주를 보며 만희가 미소를 보인다. 그리고는 고개를 끄덕인다. 효주는 만희의 모습을 보며 뭔지 모를 흐뭇한 미소를 보인다.

 

 “네가 부럽다. 어디로든 떠나는 네가 부러워.”

 

 초롱초롱해진 눈망울을 보이는 효주를 보며 만희는 효주의 어깨를 주무른다.

 

 “야, 최효! 너 답지 않게 죽어가는 소리 할래?! 이게 빠져가지고.”

 

 만희의 말에 효주가 크게 웃는다. 그런 효주를 보며 만희도 크게 따라 웃는다.

 

 “수학은?”

 

 갑자기 물어오는 효주의 말에 만희의 웃음이 사라진다. 그런 모습을 본 효주는 미간이 좁아지며 걱정스런 눈초리로 만희를 바라본다.

 

 “왜? 이제 공부 안 해?”

 

 만희는 멋쩍은 미소를 보이며 대답한다.

 

 “수학 안한지 오래됐지. 그리고 공부는 수학공부를 했던 게 아니라 경찰시험 준비하고 있었어. 보기 좋게 계속 낙방을 해서 지금은 반 백수야. 히히”

 

 자신을 보며 웃는 만희를 효주가 손바닥으로 만희의 뒤통수를 팍 때린다.

 

 “으이그! 언제 효도할래?! 정신 차리고 내려와서 아무데나 취직이나 해!”

 “아으~ 아파라!”

 

 맞은 뒤통수를 손으로 비비며 만희가 대답한다.

 

 “야! 거기에 얼마나 좋은데! 클럽도 있지, 나이트 있지, 밤사 있지, 별밤도 있지!”

 “나이트는 여기도 있거든!”

 

 효주가 다시 만희의 뒤통수를 갈기려고 하자 만희가 두 손으로 방어를 한다. 그렇게 티격태격, 한편으론 다정하게 대화를 하던 만희와 효주는 휴게실에서 나와 주차장으로 나갔다. 타고 온 차 옆에 서서 만희는 효주를 보며 손 인사를 한다. 효주도 손을 흔들며 인사를 받아주지만 표정이 심상치가 않다. 뭔가 찜찜한 느낌을 받은 효주는 차에 타려는 만희를 붙잡고 묻기 시작한다.

 

 “너 혹시... 무슨 일 있어?”

 

 고개를 돌린 만희가 대답을 한다.

 

 “일? 아니, 없는데? 왜?”

 

 효주는 그제서야 안심을 한 듯 귀여운 보조개를 보이며 미소를 보인다.

 

 “아니, 없으면 다행이고. 옛날에 수학 문제 풀다가 막히면 줄곧 나를 찾아왔었잖아. 그래서 오늘도 찾아왔길래 무슨 일 있나 싶어서~”

 

 웃고 있는 효주의 보조개를 손가락으로 톡 치며 무표정한 모습으로 만희가 대답한다.

 

 “그땐 너 좋아해서 그랬던 거고~”

 “병신... 꺼져 빨리!”

 

 잔뜩 불쾌한 모습을 보이는 효주를 보고 크게 웃던 만희는 효주에게 다시 손 인사를 하고선 차에 타 시동을 건다.

 

 “담에 또 보자. 시간 날 때 연락해. 밥이나 먹자.”

 “나 바빠. 다음에 올 땐 연락이나 하고 오셔!”

 

 미소를 보이며 효주에게 자신의 명함을 주고 만희는 ICC 주차장을 빠져 나간다.

 

 “탐정?!”

 

 명함을 본 효주는 만희의 직업이 이해가가지 않아 머리를 계속 긁적인다.

 해안도로에 들어선 만희는 에어컨을 끄고 창문을 열고선 바닷바람을 맞으며 운전을 하기 시작한다. 열어 놓은 창문에 손을 뻗고 손바닥으로 바람의 기운을 느끼던 만희는 감탄을 금치 못하고 휘파람을 불어댄다.

 

 ‘캬~ 오랜만에 느끼는 제주여자의 가슴이로구나~’

 

 무슨 노래인지 알 수없는 멜로디이지만 반가운 친구와의 만남을 뒤로 한 만희의 표정에는 시원함이 묻어나 있다. 낭만 있게 해안도로로 쭉 달리다 시내에 들어선 만희는 만수가 운영하는 열쇠 집에 도착한다. 차에서 내리고 가게 안으로 들어가자 만수가 인사를 한다.

 

 “오! 심탐정!”

 “네, 형.”

 

 인사를 하며 들어 온 만희는 만수가 뻗은 손을 잡으며 악수를 한다.

 

 “만수형, 근데 있잖아요~ 나이스 형 혹시... 여자 있었습니까?”

 “나이스?”

 

 만수가 천장을 보며 잠시 생각에 빠지자 만희가 재빨리 되묻는다.

 

 “애인이 아니더라도 썸을 타고 있던 여자라든지...”

 “아!”

 

 순간 만수는 뭔가 생각이 난 듯 검지를 치켜세우며 만희에게 말을 한다.

 

 “있었어! 근데 나도 보질 못했어. 듣기만 했지.”

 “형이 들었던 거, 저도 좀 알 수 없을까요?”

 “일단 앉아.”

 

 가게 중앙에 있는 소파에 앉은 만희는 만수가 가지고 온 음료를 마시며 만수의 말을 기다린다. 곰곰이 생각을 하던 만수에 입에서 드디어 문장이 나오는 순간 만희는 가지고 있던 휴대폰에 메모장을 띄우고 받아 적을 준비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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