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로맨스
그림자
작가 : 쩡이
작품등록일 : 2018.12.10

태어날 때부터 돈과 권력을 양손 가득 쥐고 태어났지만 사랑 앞에선 정작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남자, 강희건과 누구보다 현명하고 지혜롭지만 사랑 앞에선 바보 같기만 한 여자, 이연주의 절절한 사랑 이야기. 답답하지만 그래서 자꾸 눈이 가는 두 사람의 사랑을, 지금.
저와 함께 응원하러 가시겠습니까.

 
2화. 지키고 싶은, 지켜야 하는
작성일 : 18-12-10 23:03     조회 : 250     추천 : 0     분량 : 5355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 할 말 없으면 비켜 "

   

   할 말이 너무 많은데. 하고 싶은 이야기도, 해야 하는 이야기도 차고 넘치는데. 낮게 내려앉은 희건의 목소리가 연주의 입을 닫게 만들었다.

 

 그렇게 자신을 지나쳐 본인의 방으로 들어가는 희건을 보며 연주는 곧 흐를 것 같은 눈물을 뒤로한 채 무거운 발걸음으로 긴 복도 끝에 위치한 자신의 방에 들어갔다.

   

   철컥. 작은 빛 하나 허락하지 않은 어두운 방 안. 연주는 불을 켤 생각도 하지 않고 차가운 문에 자신의 등을 기댔다. 그러자 저절로 다리에 힘이 빠진 그녀는 그대로 주저앉아 소리 없는 눈물을 흘렸다. 흐르는 눈물에 대한 이유는 모르는 채로, 아니 애써 알려고 하지 않은 채로.

 

 그렇게 갑작스레 터진 눈물로 인해 연주는 그날 밤을 꼬박 지새웠다.

 

 

 

 ***

 

 

 

 지이이이잉, 지이이이잉

   

 동이 튼 것인지, 칠흑같이 어둡던 방 안이 조금 푸르스름 해졌을 때쯤 연주의 휴대폰으로 한 통의 전화가 왔다. 발신자는 뜻밖에도 그녀의 엄마였다. 연주는 반가운 마음에 목소리를 가다듬고 얼른 전화를 받았다.

 

 " 엄마. 이렇게 일찍, "

 

 이렇게 일찍 무슨 일이냐고, 아침은 먹었냐고. 애써 밝은 목소리로 자신의 엄마에게 안부를 물어보려던 연주는 전화기 너머 물기가 촉촉한 제 모친의 목소리를 듣곤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었다.

 

 " 엄마가 미안해. 미안하다, 우리 딸. "

 

 미안하다고, 모든 게 다 자신의 탓이라고. 계속해서 사과를 반복하던 그녀의 엄마가 결국 소리 없이 흐느끼기 시작했다. 그 울음이 어찌나 가여운지, 어느새 연주의 눈가에도 눈물이 차올랐다.

 

 그렇게 한참 동안 말이 없던 두 사람 중 먼저 입을 연 건 연주였다. 그녀는 애써 터져 나오려는 눈물을 꾹 참고 전화기 너머 자신의 어머니를 향해 말했다.

 

 " 엄마가 뭐가 미안해. 내가, 항상 내가 더 미안해. "

 

 갑작스레 걸려온 모친의 전화에 당황스럽지 않았다면 그건 거짓말이었다. 허나, 그녀는 하염없이 눈물만 흘리는 여린 제 어머니를 향해 차마 왜 이러느냐고 물어볼 수 없었다. 왜냐고 물어보면 그게 꼭 불효인 것 같아서. 이유야 어찌 됐든 원인은 자신이니까.

 

 연주는 자신으로 인해 눈물을 흘리는 어머니를 향해 미안하다고, 자신은 괜찮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말로 제 어머니의 마음을 달래고자 노력했다.

 

 그렇게 오롯이 자식을 걱정하는 어머니의 마음을 고스란히 끌어앉은 연주는 모친과의 통화가 끝난 뒤, 어머니를 울린 그 죄로 한참 동안 가여운 눈물을 흘려야만 했다.

 

 

 

 ***

 

 

 

 울다 지쳐 겨우 잠이 든 연주가 갑자기 거실에서 들리는 소리로 인해 얼른 잠에서 깼다. 그녀는 벌써 정오가 다 되어 가는 시간임을 확인한 뒤 조심스레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의 방에서 나왔다.

 

 ' 분명 이 시간에 집에 올 만한 사람은 없는데, 대체 누구지? '

 

 소리 없이 방을 나온 연주의 눈엔 뜻밖에도 소파 위에 앉아 뉴스를 시청하고 있는 희건의 모습이 보였다.

   

 평일, 주말 구분 없이 자신에게 주어진 거의 모든 시간을 회사에서 보내던 희건이기에 이렇게 평일 낮, 출근하지 않은 그의 모습은 연주에게 너무도 낯설었다. 그 탓에 연주는 소파 위에 앉아 뉴스를 시청하고 있는 희건의 모습을 한참 동안 바라봤다.

 

 아, 물론.

 

 연주의 귓가에 그 소식이 들리기 전까지 말이다.

   

   [ 다음 소식입니다. BLACK 회장(강한준)의 아들인 BLACK의 이사(강희건)의 불륜설이 재기되고 있습니다. 불륜의 상대는 BLACK의 광고모델인 하지연씨로 밝혀져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는데요. 자세한 소식입니다.

  

   17일 저녁 **동 **호텔에서 데이트를 즐긴 두 사람의 모습입니다. 이에 BLACK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두 사람의 사진을 최초로 유포한 사람을 명예훼손, 손해배상 청구 및 고소하겠다는 등 아주 강력하게 두 사람의 불륜설을 부인하고 있습니다. 한편, 강희건씨의 불륜설로 인해 BLACK의 주가 또한 대폭 하락세를 보이고 있... ]

 

   띠리릭- 조금 전까지 연주의 시선이 닿았던 티비 화면이 검게 변했다. 그리고 마치 그 티비 화면처럼 그녀의 머릿속도 새까맣게 암전 된 것만 같았다.

   

   불륜. 그것도 현재 대한민국 뉴스를 떠들썩하게 만든 불륜의 주인공이 그녀의 남편이었다. 그녀는 문득 지난밤, 제게 도착한 사진을 머릿속으로 떠올리며 가만히 눈을 감았다.

 

 결국 우려했던 일이 일어나고야 말았구나. 어느 정도 예상했던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놀란 마음이 진정되지 않았던 그녀는 감은 눈을 뜨지 않고, 미동도 없이 거실 한가운데 서 있었다. 그러자 소파 위에 앉아있던 희건이 그런 연주를 바라보며 말했다.

   

   “ 당분간 외출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

   

 담담한 얼굴로 덤덤하게 이야기하는 희건이었다. 연주는 그제야 어제 제 남편이 집 밖을 나가지 말아 달라고 말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그녀는 감고 있던 눈을 뜨고, 자신의 두 눈에 희건을 담았다. 최근 들어 많이 힘든 것인지 점점 살이 내리는 듯한 희건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던 그녀는 쉽게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겨우 옮겨 거실 커튼을 살짝 걷었다. 그리곤 조심스레 밖을 내려다봤다.

 

 역시. 예상대로 이미 많은 기자들이 두 사람의 집 앞에 모여 있었다.

 

 연주는 잡고 있던 커튼을 다시 내려놓고 뒤를 돌아 희건의 얼굴을 바라보며 아주 조심스럽게 물었다.

  

 " 괜찮아요? "

   

 혹시 이 상황을 예측했던 것인지, 그렇다면 대책은 있는 것인지. 괜찮냐는 연주의 물음에 희건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은 채 꽤 긴 시간 동안 말없이 그녀의 얼굴을 바라봤다. 그렇게 두 사람의 시선이 닿았다.

 

 아, 두 사람의 시선이 닿자마자 연주의 입에서 작은 탄식이 새어 나왔다.

 

 안타깝게도 희건은 전혀 괜찮지 않은 얼굴이었다. 연주는 그제야 조금 전 자신이 희건에게 뱉은 말을 후회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배려가 부족했던 스스로를 탓하며 자신의 고개를 아래로 숙였다.

 

 그때, 희건이 연주를 향해 말했다.

 

   “ 너. "

   

 희건의 목소리에 작은 떨림이 있었다. 그 탓에 그녀는 바닥으로 향했던 고개를 들어 제 남편의 얼굴을 바라봤다. 그러자 희건은 무척이나 생각이 많은 듯한 얼굴로 연주를 바라보며 물었다.

 

 " 할 말이 그게 다야? "

 

 할 말이 그게 다냐고 묻는 희건의 얼굴이 무척이나 복잡해 보였다. 연주는 그런 희건의 얼굴을 바라보며 과연 희건의 말이 무슨 말일까, 아니. 과연 어떤 의도로 제게 저런 질문을 하는 것일까 하고 생각했다.

 

 잠시 후.

 

 희건이 연주를 향해 또 한 번 무슨 말을 꺼내려던 그 절묘한 타이밍에 희건의 휴대폰이 울렸다.

 

 

 지이이이잉, 지이이이잉

   

 연주에게 향했던시선을 거둔 희건이 소파 위에 아무렇게나 놓인 자신의 휴대 전화를 손에 쥐곤 다급하게 받았다.

 

 " 어, 지연아. "

 

 어, 지연아. 지금껏 연주가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얼굴을 한 채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는 목소리로 전화를 받고 있는 희건이었다. 그 모습을 멍한 얼굴로 바라보던 연주는 지연이라는 여자가 오늘 희건과 스캔들이 난 여자임을 깨닫곤 상처받은 자신의 마음을 달래기 바빴다.

 

 어쩐지. 바들바들 떨고 있는 그 모습은 보고 있기 안쓰러울 정도였다.

 

 그때, 통화 중인 희건이 다급한 목소리로 전화기 너머 지연을 향해 말했다.

 

 " 지금 갈게. "

 

 대체 뭐가 저리도 급한 것인지, 지금 갈게 라는 말을 꺼낸 희건이 자신의 차 키를 손에 쥐고 금방이라도 집을 나가버릴 것처럼 행동했다. 그 탓에 연주는 무척이나 놀란 얼굴로 다급하게 희건의 팔을 잡았다.

 

 지금 집 밖에 얼마나 많은 기자들이 있는지 알고 있는지, 설마 알면서도 이렇게 나갈 거라면 그에 따른 대책은 있는 것인지. 그녀는 차마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할 말들만 머릿속에 늘어놓으며 조금 힘 있게 희건의 팔을 잡고 있었다.

 

 그러자 발걸음을 멈춘 희건이 연주에게 잡힌 자신의 팔을 한 번 바라본 뒤 이내 그녀의 얼굴을 바라봤다. 희건의 얼굴에 당황스러움이 묻어 나왔다.

 

 그 틈에 연주가 희건을 향해 말했다.

 

 " 가지 마요. "

 

 연주가 희건에게 무언가 요구한 것은 처음이었다. 그만큼 그녀는 간절했다. 연주는 그 어디라도 지금은, 아니 오늘만큼은. 희건을 이대로 보내면 안 될 것 같았다. 그래서 그녀는 정말로 간절하게 희건을 붙잡았다.

 

 자신이 잡아봤자, 희건이 제게 잡혀줄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으나 지금 연주가 희건을 위해 할 수 있는 건 이 방법뿐이었다.

 

 그렇게 아주 잠깐 동안은 두 사람이 있는 이 공간의 시계가 멈춘 듯했다.

 

 대체 어디서 이런 용기가 난 것인지 희건은 평소라면 제게 하지도 못할 행동을 과감하게 하는 연주의 얼굴을 빤히 바라봤다. 하지만, 그것 또한 그리 오래가진 않았다. 

 

 희건은 연주에게 잡히지 않은 반대편 손으로 제 한 쪽 팔을 잡고 있던 연주의 손을 탁, 하고 쳐내며 말했다.

 

 " 손 치워. "

 

 아, 너무나도 쉽게 쳐내진 연주의 손이 허공에 맴돌았다.

 

 그렇게 자신을 가로막고 있던 연주를 향해 차가운 말을 뱉은 희건은 급한 발걸음으로 집 밖을 나섰다. 누가 쫓아가는 것도 아닌데. 참으로 다급하게 집 밖을 나가버린 희건이었다.

 

 희건이 집에서 나가고 난 뒤, 현관문이 닫히고 도어락 잠기는 소리가 났다. 그리고 그 소리가 신호탄이라도 된 듯 연주는 거실 한가운데 주저앉아 소리 없는 눈물을 흘렸다.

 

 텅 빈 공간, 아무도 듣는 이 없으니 맘 편히 펑펑 울 법도 한데 그녀의 눈물은 매번 소리 없이 고요했다.

   

 

 그렇게 그녀는 또 한 번 긴 밤을 자신의 눈물과 함께 보냈다.

 

 

 

 ***

 

 

 

 다음날. 밤새 눈물을 흘린 탓에 연주의 눈이 퉁퉁 부었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눈도 제대로 뜨기 힘들 만큼 부은 얼굴을 차가운 물로 적신 뒤 거울 속 자신의 얼굴을 바라봤다. 많이 부은 얼굴에 초점 없는 눈을 하고 있는 자신의 모습은 스스로 바라봐도 참 안타까웠다.

 

 그녀는 착잡한 얼굴로 거울 속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다 애써 시선을 돌린 뒤 얼굴의 물기를 닦아내고 거실로 나왔다. 그러자 욕실 맞은편 벽에 걸려 있는 두 사람의 결혼사진이 그녀의 시선에 닿았다.

 

 연주는 조심스레 발걸음을 옮겨 자신의 결혼사진이 걸려 있는 액자 앞으로 걸어갔다. 희건과 연주. 두 사람 다 웃는 얼굴도, 우는 얼굴도 아닌 어딘가 묘한 그런 사진이었다.

 

 그녀는 그 사진 속 희건의 얼굴을 바라보며 대체 당신은 얼마만큼이나 지연을 사랑하는 것이냐고, 결국 지연을 위해 당신이 가진 모든 것을 내려놓을 생각이냐고, 그렇게 대답조차 듣지 못할 어리석은 질문을 여러 번 던졌다.

 

 

 한참 동안 사진 속 희건의 얼굴을 바라보던 그녀는 긴 고민 끝에 결국 희건의 아버지, 그러니까 강회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른 시간이었지만 다행스럽게도 신호음은 그리 길지 않았고, 이내 강회장이 다정한 목소리로 연주의 전화를 받았다.

 

 " 그래, 아가. "

 

 " 아버님, 저 연주입니다. " 

 

 고요한 정적 속 연주의 목소리가 단호하게 흘러나왔다.

 

 "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

 

 

 희건이 희건만의 방식대로 자신의 사랑을 지켜야만 한다면, 연주 역시도 자신만의 방식대로 제 사랑을 지켜야만 했다.

 

 

 그래서 유독 사랑에 어리석은 연주는 그날, 참으로 안타깝게도 자신의 슬픈 외사랑을 지키기 위해 발버둥 쳤다.

 

 

 
작가의 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4 4화. 너의 그림자. 2018 / 12 / 13 223 0 4894   
3 3화. 그 남자의 사랑 2018 / 12 / 11 228 0 5708   
2 2화. 지키고 싶은, 지켜야 하는 2018 / 12 / 10 251 0 5355   
1 1화. 지독한 짝사랑 (1) 2018 / 12 / 10 427 1 5516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