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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판타지
왕비님의 알바일지
작가 : 박티티
작품등록일 : 2018.12.7

만년 배우 지망생 희우는 오늘도 오디션에서 탈락하고 낙담한다. 그러던 와중 왕비역을 구한다는 알바 공고에 지원했다가 덜컥 합격하는데, 뭐? 진짜 마왕이 왕비를 구하는 거였다고? 1년의 계약기간동안 마왕성에서 벌어지는 왕비님의 흔한 알바일지

 
#4-엄마, 이런게 사기계약 인가요?
작성일 : 18-12-10 22:11     조회 : 215     추천 : 0     분량 : 4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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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스로도 몰랐던 자신의 합격 비법(?)을 알고나니 탈곡기에 영혼이 탈탈 탈린것처럼 몽롱하다. 희우는 오전을 멍하니 보내다가 점심쯤 되어 겨우 정신을 차렸다.

 

 "왕비님, 정말 아름다우세요!"

 

 아로닌이 오기 전 희우의 몸치장을 마친 로나가 동경하는 눈빛을 반짝인다. 고맙기는 하지만 호들갑스러운 소녀의 반응이 민망하기도 해서 희우가 어색하게 웃어보였다. 이런 풀메이크업에 치렁치렁한 드레스라니, 무대에서도 해본적없는 치장이 낯설었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이것도 나름 연기중이지 않은가. 그래, 어차피 이렇게 된 거, 영화 촬영이라도 한다고 생각하지 뭐. 그런 생각이 들자 마음이 조금은 가벼워졌다.

 

 "과연 왕자님이 반하실만 하세요. 이만하면 어느 귀족 영애라고 해도 왕비님 앞에서는 고개도 못들거에요."

 ​

 로나는 듣는 사람이 창피해질 정도로 찬사를 늘어놓았지만 활짝 편 소녀의 얼굴에서 거짓이라는 느낌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만약 이게 연기라면 정말 오스카 여우주연상감이 아닐까. 희우는 연신 멋쩍은 미소만 입가에 띄우고 있었지만 로나는 여전히 잔뜩 들떠서 재잘거린다.

 ​

 "전 왕자님이 인간계로 반려자를 데리러 가신다고 했을때 얼마나 목이 빠져라 기다렸는지 몰라요. 대체 어떤 분이실까. 얼마나 멋진 분이시길래 그 쟁쟁한 귀족 영애들도 마다하시고 왕자님이 직접 인간계까지 가시다니! 아아, 이런게 진정 운명의 상대가 아니면 뭐겠어요. 정말 부러워요. 저도 언젠가는 꼭 그런 운명의 상대를 만나고 싶어요."

 

 아, 그렇게 설정이 되어있었나. 희우는 이제 온몸에 닭살이 돋는듯해서 얼른 저 입을 막아버려야겠다는 생각까지 들어서, 얼른 머릿속에 대충 떠오른 질문 중 아무거나 골라서 냅다 내던졌다.

 

 "저기 그런데, 운명의 상대라는게 뭐야?"

 "운명의 상대요? 말 그대로 운명이 짝지어준 상대죠. 반려말이에요."

 "음, 그럼... 결혼할 사람을 말하는거야?"

 "맞아요. 마족은 반려를 맞아야 각성이 가능하거든요."

 "각성...?"

 

 그 때 문 밖에서 누군가의 방문을 알리는 시종의 목소리가 들린다.

 

 "왕비님, 아로닌 재상이 도착했습니다."

 "어머, 아로닌님이 오셨네."

 

 로나가 말을 멈추고 마지막으로 희우의 모습을 다시 한 번 점검한다. 그녀는 완벽한 왕비의 자태에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였고, 곧이어 아로닌이 왕비의 방 안으로 들어왔다. 긴 머리를 찰랑이며 옮기는 걸음은 신경이 곤두선 듯 예민해보이지만 재상이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기품있고 우아하다. 그는 희우에게 예의를 갖추어 인사를 올리고는 입을 열었다.

 

 "신 아로닌 페일라, 어제는 경황이 없어 제대로 인사도 드리지 못했습니다. 용서하십시오."

 

 민망할 정도로 깍듯한 아로닌의 태도에 희우가 몸둘바를 몰라 움찔거렸지만 어젯밤 들었던 디노의 말이 불쑥 머릿속에서 튀어나온다. 앞으로 누구를 만나든 무조건 당당하게 행동해요. 희우가 가까스로 어색함을 숨기고 가볍게 고개를 끄덕여 답을 대신한다.

 ​

 "낯선 곳에 오셔서 아직 경황이 없으시겠지만, 내일 있을 즉위식을 위해 몇가지 미리 말씀드릴 것이 있습니다."

 ​

 아로닌이 손가락을 튕기자 갑자기 허공에서 책들이 뿅하고 나타나 앞에 놓인 테이블에 착착 쌓인다. 희우는 느닷없는 책의 등장에 절로 움찔거렸다.

 

 "인간계에서 오셔서 마왕성의 생활에는 아직 익숙치 않으실테니, 예법과 즉위식의 진행에 대해 설명해드리도록 하죠."

 

 설마 이 책들을 지금 다 봐야한다는건 아니겠지. 권수는 대충 네댓권쯤 되는 것 같았지만 문제는 두께가 왠만한 대학교 전공책 수준이다. 희우가 설마하는 마음으로 물었다.

 

 "혹시 이 책들을 전부 다 읽어야 하는 건가요?"

 "물론 요점만 봐야죠. 속성으로 끝내드릴테니 걱정마시길."

 

 

 

 

 **

 

 

 

 

 아로닌이 왕자의 스승이라고 했었던가. 희우는 과연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라는 말이 괜히 있는게 아니라는 것을 실감한다. 겉으로 보기엔 완전 무뚝뚝하고 세상 따분하게 생겼지만 아로닌의 수업은 생각보다 쉽고 이해하기 편했다. 과연, 이 정도는 되어야 왕자의 스승을 맡을 수 있는건가. 희우는 팔자에도 없던 공부가 당황스러우면서도 아로닌의 섬세한 과외에 감탄한다.

 

 "자, 그럼 잠깐 쉬었다 하겠습니다."

 

 마왕성의 예법에 대한 설명을 한차례 끝낸 재상이 휴식시간을 선포하자 희우가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어렵진 않았지만 그래도 원체 생소하고 외울것이 많아 머리에 쥐가 나는 것 같았다. 로나가 기다렸다는 듯 다과를 가져다주었고, 두 사람 모두 목이 말랐는지 찻잔에 절로 손을 뻗는다. 아로닌은 길쭉한 손가락으로 우아하게 찻잔을 집어올리며 말했다

 

 "이해가 빠르신 편 같군요."

 "아... 그래요?"

 "생각보다 진도가 빨라서 놀랐습니다. 다른 왕자님들을 가르쳤을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던것 같은데..."

 

 예상 못한 칭찬에 괜히 기분이 으쓱해진다. 희우가 뿌듯함을 속으로 숨기려는 듯 입술을 살짝 안으로 말았다. 디노는 아로닌이 유일하게 마왕성에서 믿을만한 자라고 했지만, 어제 정무실에 느낀 싸늘한 긴장감이 아직 희우의 기억 속에 남아 있었다. 조심해서 나쁠건 없겠지. 희우는 시선을 찻잔으로 내리깔았다.

 

 "그럼 이제 즉위식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아니, 뭐 얼마나 쉬었다고 벌써? 그러나 희우의 속사정과는 관계없이 아로닌은 단호히 수업을 강행한다.

 

 "즉위식은 모든 마족들 앞에 처음으로 새로운 마왕과 왕비의 모습을 보이는 자리입니다. 내일 오전 연회장에서 공개 진행될 예정이며, 마왕성은 그 날만은 특별히 모든 마족들에게 개방됩니다."

 "모든 마족들이 본다구요...?"

 "그렇습니다."

 ​

 아로닌이 고개를 끄덕이지만 희우의 마음에는 긴장감이 한층 더 두터워진다. 이거 완전히 대국민사기극이잖아?

 ​

 "식 자체는 그리 길지 않습니다. 우선 두분이 입장하신뒤, 제가 저하께서 왕이 되기 위한 세가지 시험을 통과했음을 공표합니다. 그리고..."

 "아... 그런데 세가지 시험이라는게 뭐에요?"

 

 그러고보니 디노도 어제 신하들 앞에서 마지막 과제 운운하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 희우는 하루내내 품어온 질문을 이제서야 풀어놓는다.

 

 "마왕이 되기 위한 세가지 증표를 구해오는 것을 말합니다. 첫번째는 마왕의 힘에 걸맞은 무기, 두번째는 어떠한 공격도 막아낼 수 있는 방패, 그리고 세번째는 반려자. 이 세가지를 갖춰야 시험을 통과하여 마왕이 될 수 있죠."

 "무기랑 방패는 알겠는데... 반려자는 왜 필요한거에요?"

 "마족은 살면서 두번의 각성이란 것을 겪습니다. 각성을 통해 마족으로서 완벽한 힘을 얻게 되는거죠. 첫번째는 200살이 됐을때, 두번째는 반려자를 맞았을 때를 말합니다."

 "그럼 두번째 각성이라는건 그냥 결혼만 하면 되는건가요?"

 

 뭐 이런게 다 있나. 생각보다 너무 쉬운 시험이 아닌가 싶어 허무하게 느껴졌는지 희우가 물었다. 그러자 아로닌이 깔끔하게 고개를 저었다.

 

 "모두가 그런것은 아닙니다만, 대부분은 합방을 거친 뒤 각성이 일어납니다. 운명의 상대와의 교감은 마력을 성장시키는 기폭제가 되지요."

 "합... 뭐라고요?"

 

 생각지도 못한 단어에 희우의 어안이 벙벙해진다. 내가 지금 뭘 잘못들었나? 암 그렇겠지. 잘못 들었을거야. 설마 합방이라고 했을리가 없어. 그럴리가.

 

 "합방입니다."

 

 하지만 아로닌의 당연하다는 말투에 희우가 무릎 위에 얹힌 주먹을 꽉 움켜쥔다. 진정해, 희우야. 진정해.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겠습니다. 그렇게 즉위식은 끝납니다만, 그 뒤가 더욱 중요하죠."

 "그 뒤요?"

 

 설마 방금 전 그 합방 얘기는 아니겠지. 하나님, 부처님, 제발 그것만은 아니라고 해주세요. 나 이거 사기계약 당한거 아닌가? 그렇지만 꼭 이럴 때 쓸데없이 불길한 썰들이 뭉게뭉게 생각난다. 예전에 누구더라, 어떤 배우가 독립 영화 촬영인줄 알고 계약했는데 막상 가보니 성인 영화라서 촬영장 엎고 나왔다던가, 다른 누구는 프로필 사진 찍는다길래 갔더니 왠 노출 사진 촬영을 한대서 울며불며 도망나왔다던가. 아아, 엄마. 이래서 모르는 사람은 따라가는거 아니랬는데 딸래미 어쩌면 좋아요? 희우는 머릿속이 복잡해져 저도 모르게 관자놀이를 짚는다.

 

 "괜찮으십니까?"

 ​

 아로닌이 눈치빠르게 희우의 변화를 알아채고 묻는다. 아뇨, 전혀 안 괜찮은데요! 저 지금 사기 당했거든요? 마음 같아서는 꽥꽥 소리지르고 싶지만 희우는 억지로 속에서 치솟아오르는 분노를 꾸욱 아래로 눌렀다. 이 사람이 무슨 죄가 있겠는가. 아로닌도 그렇고 로나도 그렇고, 여기 마족들은 지금 내가 진짜 왕자님의 운명의 상대이자 피앙세인것으로 알고 있을텐데. 참자. 참아야한다. 난 지금 일하는 중이다. 난 연기 중이다. 이 미친놈, 이따 보이기만 해봐라. 희우는 혼란스러운 속내에도 불구하고 싱긋 미소지었다.

 ​

 "...괜찮아요. 아무튼 그 뒤가 뭔가요?"

 "즉위식 뒤 더 중요한 그것은..."

 

 아로닌은 희우를 걱정스럽게 보는듯 했지만 그녀의 단호한 태도에 서서히 근심을 거두더니, 세상 엄격하고 근엄하며 진지한 표정으로 대답한다.

 

 "댄스파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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