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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비밀과 거짓말
작가 : 달려라
작품등록일 : 2018.12.10

동생을 죽인 범인이 4년만에 나타난 날, 동거하던 연인이 사라지고,
얼마뒤 그가 가짜 이름과 가짜 신분으로 살았다는 걸 알게 된다.
심지어 연인이 동생을 죽인 범인과 아는 사이 라는 증거가 발견된다.
연인은 동생을 죽인 범인과 어떻게 아는 사이일까? 그가 숨긴 비밀은 무엇일까?

진실을 알기 위해 연인을 찾아나서지만, 시간이 갈 수록 드러나는 건 추악한 진실 뿐.
주인공 그녀는 과연 '진실'과 '연인의 결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까?

 
34화
작성일 : 18-12-10 17:00     조회 : 341     추천 : 0     분량 : 47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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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5.

 중랑 GS칼텍스 앞에 도착한 것은 7시 15분 이었고, 하나가 비행모드를 해지한 건 6시 59분이었다. 김형사와 윤병찬의 부재중전화 메시지가 연이어 떴지만, 하나는 따로 연락하지 않았다. 택시에서 내렸을 때, 주유소에는 이틀 전 밤에 만났던 알바생 대신 좀 더 나이 많은 남자 직원이 주유를 하고 있었고, 고성희는 보이지 않았다.

 약속시간에서 15분이 지나긴 했지만, 하나는 고성희가 자리를 떠났을 리는 없다고 생각했다. 죽은 아이의 유품과 범인을 잡을 단서를 갖고 있는 하나를 기다리지 않을 리 없기 때문이다.

 고성희가 나타날 거라 생각하면서도 하나의 마음은 자꾸 초조해졌고, 그럴수록 주머니 속의 손은 시계와 목걸이가 든 지퍼팩을 꽉 움켜쥐었다.

 *

 택시가 무사히 집 앞 골목을 벗어나 중앙 대로에 올라선 후에야, 하나는 주머니에 쑤셔 넣었던 지퍼팩을 꺼내 물건을 확인했다. 목걸이에 달린 작고 납작한 하트 펜던트 앞에는 ‘고민우♥나의 천사’ 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 핏자국은 ‘나의 천사’ 라는 글자 위에 얼룩져 있었다. 4년 전 이 목걸이를 봤을 때는 왜 핏자국에 주목하지 않았던 걸까?

 인정하기 싫었지만, 하나는 이 목걸이가 이나의 어두운 면과 관련되어 있을까봐 두려웠던 것이다. 하나는 자신의 회피가 일을 크게 만들었다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워졌다.

 자신에 대한 실망도 잠시, 고장 난 스와치 시계를 본 순간 하나는 다시 마음이 죄어드는 것 같았다. 유리는 깨져 금이 가 있었고 시계는 1시 24분에 멈춰서 있었다. 8년 전 화재가 발생한 시간이 자정이 지난 새벽이었고, 송정학과 연희가 사망한 시간도 자정이 넘은 시간이라 들었다. 8년 전 사건 이후 이나가 시계를 찬 적이 없었으니 1시 24분은 8년 전 사건이 일어난 시간일 것이다.

 불길한 기분을 느끼며 시계를 돌려본 하나는 순간 오싹한 기분에 몸을 떨고 말았다. 베이지색 시곗줄이 검붉은 얼룩으로 가득 차 있었기 때문이다. 얼핏 봤을 때는 검붉은 색이 원래 시곗줄 색깔이고, 베이지색이 얼룩인 것처럼 보일 정도였다.

 누구의 피일까?

 시곗줄이 핏물에 흠뻑 젖을 정도라면 상당한 부상을 당한 것이리라.

 이나가 피를 흘릴 만큼 다친 적은 없었으니 이나 피는 아닐 것이다. 고민우를 차로 친 것이 이나긴 했지만, 옮긴 건 그녀가 아니니 고민우의 피일 리 도 없었다.

 연희의 사망원인은 두개골 파열이었으니, 그녀일 리도 없었다.

 송정학의 직접적인 사인은 화재로 인한 질식사였지만, 그 전에 배에 칼을 맞아 과다 출혈이 일어나고 있던 상황이었다. 시곗줄에 물든 붉은 색이 송정학의 피라면 이나가 그를 죽였다는 뜻일까? 경찰이 발표한 대로, 연희가 송정학을 찔렀고 놀란 이나가 송정학을 붙잡다가 핏물이 들었던 것일까? 뭐가 되든 이나의 스와치 시계가 8년 전 사건의 증거품인 것은 확실했다.

 

 시계를 한참 들여다보던 하나는 시계 바닥 덮개에 유난히 스크래치가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자세히 보니 한쪽 바닥 덮개만 고정되어 있고 반대쪽은 고정되어 있지 않았다. 분리되었던 덮개를 끼우다가 제대로 끼우지 못한 것이던지, 덮개를 분리하다가 실패한 것이던지 둘 중 하나였다. 하나는 손톱을 바닥 덮개 사이로 끼웠지만, 덮개를 떼어내기에는 손톱이 너무 약했다.

 하나가 갑자기 ‘커터칼 있으세요?’라고 물었을 때 기사가 흠칫 놀라긴 했지만, 시계를 열어야 한다는 말에 기사는 대시보드 안에 있던 칼을 꺼내주었고, 하나는 칼날을 덮개 사이로 밀어 넣었다. 칼날 끝이 조금 부러지긴 했지만, 바닥 덮개는 쉽게 떨어졌고, 그 곳에는 하나에게 필요한 것이 있었다.

 “아저씨. 세워주세요!”

 하나는 웃돈을 얹어주는 조건으로 기사를 대기시킨 후, 바로 앞 건물 2층 PC방으로 뛰어올라갔다. 입구에서 가까우면서도 가장 구석진 PC 앞에 앉은 하나는 떨리는 손으로 손에 쥔 시계를 내려놓았다. 바닥 덮개가 분리된 시계 안은 내부 무브먼트가 전혀 없었고, 대신 새끼손톱 크기의 usb 칩이 하나 놓여 있었다.

 *

 하나는 주머니 속에 든 스와치 시계와 고민우 목걸이의 감촉을 손바닥으로 느끼며 360도 전방과 후방을 확인했다. 두 번째로 고개를 돌렸을 때, 오른쪽 끝 주유소 퇴로 앞에 서 있는 고성희를 발견했다.

 하나와 눈이 마주치자 고성희는 몸을 돌려 어디론가 향했고, 하나가 뒤를 따랐다. 고성희가 향하는 곳은 주유소 옆 맥드라이브 주차장이었고, ‘16머’번호판이 붙은 소나타가 최종 목적지 였다. 진교 문화병원 응급실 앞 CCTV에 찍힌 차와 같은 회색이었고, 앞쪽 보닛이 조금 찌그러져 있었다. 송원진이 부딪힌 차가 저 회색차일까? 라는 궁금증이 피어오르는 찰라, 고개를 돌린 고성희의 표정이 일그러지더니 다급히 차에 올라타는 게 보였다.

 - 뭐지?

 상황파악을 하기 전, 누군가 하나의 옆을 스쳐 고성희를 향해 뛰어갔다.

 - 윤병찬!

 그가 어떻게 이곳에 있는지 의아해하기 보다, 하나의 몸이 먼저 반응했고 그를 향해 뛰어갔다.

 고성희의 차가 출발하고 윤병찬이 이를 막으려는 순간 하나는 외마디 비명을 지르고 말았다. 고성희의 소나타가 달려오는 윤병찬을 치고 그대로 도로위로 질주해버린 것이다.

 “윤형사님!”

 하나가 달려갔을 때는 고성희는 이미 도로 위로 빠져나간 뒤였고, 바닥에 쓰러진 윤형사의 얼굴은 피투성이였다.

 

 [ 다시, 진교 ]

 56.

 “입이 있으면 말 좀 해 보시죠?” 화가 꾹꾹 눌러 담긴 목소리였다.

 “정하나씨. 경찰이예요? 아니면 진짜 공무 집행 방해로 체포되고 싶어요? 왜 쓸데없이 용의자를 만나서 일을 이 지경으로 만듭니까!”

 “… 윤형사님 괜찮으시죠?”

 “그렇게 걱정되는 사람이 도망을 쳐요? 지금 어딥니까.”

 “…”“정하나씨 지금 상황파악 안되죠? 정하나씨 지금 경찰 수사 방해하고, 용의자랑 같이 도망친 공범이예요. 공범!”

 “…”

 하나부터 열까지 틀린 말은 하나도 없었다.

 윤형사를 따돌리고, 고성희를 만나려고 한 것도 모자라, 윤형사를 다치게 만들었으니, 김형사가 화를 내는 건 당연한 일이었고, 그녀를 공범으로 몰아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었다.

 

 다친 윤병찬을 119 구급차에 태워 병원으로 이송시킨 것은 하나였지만, 그가 응급실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그녀는 병원에서 빠져나왔다. 자신이 저지른 죄-경찰들 몰래 용의자를 만났던 것-에 대한 미안함 보다 자신이 마무리 하지 못한 일-고성희를 만나 사건의 진실을 캐는 것-이 더 중요했기 때문이다.

 김형사에게 전화를 해 봤자, 욕 밖에 얻어먹지 못하고, 자칫 하나 자신의 위치가 들통 날 위험이 있었지만, 그에게 전화를 걸지 않을 순 없었다. 윤병찬 형사를 다치게 만든 입장에서 부상 정도를 알지 못한 채 떠날 수는 없었기도 했고, 하나를 믿어주려 애썼던 김형사를 또 다시 배신했다는 사실 때문에 미안했던 것이다.

 

 “정하나씨!”

 “죄송해요.”

 불쑥 튀어나온 하나의 말에 한참 화를 내던 김형사의 목소리가 일순 사라졌다.

 하나와 알게 된 후부터 ‘사과’는 항상 김형사의 몫이었지 하나의 몫은 아니었다. 하나에게 김형사는 이나를 죽인 범인을 잡지 못한 무능한 형사였으니까.

 “김형사님 곤란하게 해드리려고 한 건 아니에요. 저도 사정이..”

 “중간에 PC방에는 왜 갔습니까?”

 “!!”

 불쑥 들어온 김형사의 말에 이번에는 하나가 놀랄 차례였다.

 순간 ‘위치 추적기를 달았나?’ 라는 생각이 들어 자신도 모르게 주변을 두리번거렸지만, 김형사의 모습은커녕 하나를 주시하는 사람도 없었다.

 하나는 뛰는 가슴을 누르며 정신을 가다듬었다. 진짜 위치추적기를 달았거나, 핸드폰 위치 추적을 하고 있다면 이미 하나는 김형사 손에 잡혔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는 건, 그녀를 추적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PC방에 간 것은 어떻게 알았을까? 추측인 걸까?

 “.. PC방에 갔다고 누가 그래요?”

 겨우 입을 열었건만 김형사의 대답은 하나를 더욱 충격에 빠뜨렸다.

 “7번 PC썼잖아요. 거기서 뭐 봤습니까?”

 “!!!”

 자신이 앉았던 PC번호까지 정확하게 기억하다니, 어떻게 된 걸까?

 혼란 속에 빵! 하는 자동차 크랙션이 들렸고, 덕분에 하나는 ‘택시’란 단어를 떠올릴 수 있었다.

 하나가 집 앞 골목에서 택시를 탔을 때, 아스라이 ‘정하나씨!’라는 윤병찬의 목소리가 들렸었다. 택시 타는 하나를 봤다면, 택시 번호도 봤을 수 있다.

 형사이니 차량 추적은 얼마든지 가능할 것이고, 하나가 PC방을 가느라 택시를 비운 사이 택시 기사와 통화했다면, 하나 뒤를 추적해 GS주유소까지 오는 건 누워서 떡먹기 였을 것이다.

 하나는 치밀하지 못했던 자신의 한심함에 혀가 내둘러질 정도였다.

 “정하나씨. 듣고 있습니까?”

 한참을 대꾸가 없었는지 김형사 목소리가 조금 초조해진 것 같았다.

 “왜 혼자 해결하려고 그러는지 모르겠는데.. 정하나씨. 경찰은 우리입니다. 이제 그만하고 이쪽으로 와요. 도대체 그 여자가 뭐랬기에 이러는 겁니까? 유현준씨 잡아 두고 있데요? 그리고 진짜 PC방에서 본 영상은 뭡니까”

 - 모른다.

 하나를 설득하기 위해 쏟아낸 말이 오히려 김형사를 불리하게 만들었다.

 하나가 PC방에 갔다는 것은 택시 기사를 통해 알았을 것이고, 7번 PC를 사용했다는 것은 알바생을 통해 알았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자리에 CCTV카메라가 있는 것도 아니고, 카메라에 모니터가 잡히지 않았다면 하나가 뭘 봤는지 정확히 알지는 못하는 것이다.

 김형사에게 기울어졌던 추가 다시 하나를 향하고 있었다.

 “죄송해요 김형사님”

 “정하나씨!” 김형사 목소리가 다급해졌다.

 “꼭 확인해야 할 게 있어서 그래요. 나중에 전부 설명드릴게요. 절대.. 형사님에게 피해는 안 가게 할게요. 죄송해요”

 “정하나씨!”

 김형사의 말이 더 이어졌지만, 하나는 전화를 끊고 비행모드로 바꿔버렸다.

 김형사는 그녀의 행동이 그를 무시하는 것이라 생각하겠지만, 하나 입장에선 그럴 수밖에 없었다. 마지막 증거를 확인하기 위해 진교로 갈 예정이며, 이미 동서울 터미널이란 것을 김형사에게 말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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