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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로맨스
그림자
작가 : 쩡이
작품등록일 : 2018.12.10

태어날 때부터 돈과 권력을 양손 가득 쥐고 태어났지만 사랑 앞에선 정작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남자, 강희건과 누구보다 현명하고 지혜롭지만 사랑 앞에선 바보 같기만 한 여자, 이연주의 절절한 사랑 이야기. 답답하지만 그래서 자꾸 눈이 가는 두 사람의 사랑을, 지금.
저와 함께 응원하러 가시겠습니까.

 
1화. 지독한 짝사랑
작성일 : 18-12-10 13:28     조회 : 421     추천 : 1     분량 : 5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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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최소한의 불빛만 켜져 있는 적막한 거실, 그곳엔 벽에 걸린 시계만이 1초에 한 번씩 탁탁하고 소리를 냈다.

 

 연주는 가만히 서서 벽에 걸린 시계를 한 번 바라본 후 이내 너른 소파가 아닌 차가운 바닥에 무릎을 세우고 앉아, 그대로 얼굴을 파묻은 채 눈을 감았다.

 

 ' 오늘은 나가지 말고 집에 있어. '

 

 늦은 오후 갑작스레 그녀의 남편인 희건에게서 온 연락이었다.

 

 법적으론 벌써 2년이나 희건의 아내로 살고 있는 연주였지만 그녀는 지금껏 집안 행사나 대외적인 행사를 제외하곤 희건과 연락을 주고받은 적이 없었다.

 

 그런데 오늘. 무슨 일이라도 생긴 것인지 희건이 연주에게 아무런 이유도, 설명도 없이 집에 있으라는 말을 했다. 그 탓에 그녀는 늦은 시간까지 희건을 걱정하느라 쉬이 잠을 이룰 수 없었다.

 

 ' 도대체 왜 그는 내게 집에서 나가지 말라고 한 것일까. '

 

 이유가 궁금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지만 연주는 희건에게 왜,라는 물음을 던지지 않았다. 아니, 사실 그녀는 이유를 묻고 싶지 않았다. 어쩐지 오늘만큼은 희건의 말에 기대하고 싶어서.

 

 분명 기대해선 안된다는 것도, 그 실낱같은 기대는 결국 돌이킬 수 없는 후회를 만들게 될 것이란 것도 아주 잘 알고 있는 그녀였지만 사랑에 어리석은 그녀는 집에 있으라던 희건의 말에 하지 말았어야 할 작은 기대를 하고 말았다.

 

 

 

 ***

 

 

 

 잠시 잠이 들었던 것인지, 연주가 감고 있던 눈을 뜨고 고개를 들었을 땐 짙은 어둠만이 그녀를 감싸고 있었다. 그녀는 얼른 고개를 들어 벽에 걸린 시계를 한 번 바라보곤 이내 거실 테이블 위에 놓인 자신의 휴대 전화를 손에 쥐었다. 혹시나 자신이 잠시 잠이 든 사이 희건에게서 연락이 온 건 아닐까 하고 생각한 까닭이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희건으로부터 온 연락은 없었다. 연주는 긴 한숨을 뱉은 뒤 무겁게 가라앉은 자신의 마음을 애써 달랬다.

 

 ' 그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은 아닐까. '

 

 깊어가는 밤, 연주의 걱정이 점점 커져만 가던 그때였다.

 

 

 지이이이잉.

 

 갑작스레 연주의 휴대폰이 짧게 진동했다. 그 탓에 그녀가 또 한 번 다급한 움직임으로 자신의 휴대 전화 화면의 잠금을 해제했다.

 

 ' 뭐지? '

 

 너무나도 늦은 이 시각, 연주의 휴대폰으로 첨부 파일이 포함된 메시지 1통이 도착했다. 아무런 내용이 없는 그 문자엔 첨부된 사진 1장이 다인 탓에 그저 스팸 문자겠거니, 하고 넘기려던 연주가 발신인마저 확인할 수 없는 그 문자를 다시 한 번 자신의 두 눈에 담았다.

 

 참으로 이상하리만큼 전에 없던 호기심이 생긴 그녀였다.

 

 연주는 잠시 망설인 뒤, 이내 자신의 손가락을 이용해 그 사진을 조금 확대했다. 그러자 누군가 도둑 촬영한 사진처럼 보이는 그 사진 속엔 꽤 다정해 보이는 두 남녀의 모습이 담겨있었다.

 

 사진 속 여자의 얼굴은 모자이크 처리가 되어있어 누구인지 전혀 알 수 없었지만 남자의 얼굴은 왠지, 어딘가 익숙한 얼굴이라 연주는 남자의 얼굴을 자세히 보기 위해 사진을 조금 더 확대했다.

 

 툭-

 

 확대한 사진 속 남자가 누구인지 확인한 그녀는 손에 쥐고 있던 휴대전화를 놓칠 수밖에 없었다. 놀랍게도 발신인을 알 수 없는 그 문자 속 사진엔 낯선 여자와 함께 호텔로 들어가는 희건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 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 '

 

 쥐고 있던 휴대 전화를 놓친 연주의 손이 꽤 긴 시간 동안 갈 곳을 잃은 채 허공에서 바르르 떨렸다.

 

 ' 정말 희건인걸까.

 혹시 정말로 사진 속 인물이 희건이 맞다면, 이 사진이 찍힌 것을 그 역시도 알고 있을까.

 그렇다면 이 사진은 대체 누가, 많은 사람들 중 왜 하필 내게 보낸 것일까. '

 

 늦은 시간, 이름 모를 누군가가 그녀에게 보내 준 1장의 사진으로 인해 너무나도 복잡해진 연주의 머릿속은 여러 가지 생각들로 또 수만 가지의 걱정들로 가득 채워졌다. 연주는 불안한 마음에 자신의 애꿎은 손톱을 물어뜯으며 생각에 잠겼다.

 

 ' 사진 속 인물이 그는 아니어야 했다. 그는 정말로 아니어야 했다. 허나 만약, 이 사진 속 인물이 정말 희건이라면. 희건은 과연 이 사진 속 여자와 무슨 관계일까. 친구? 아니면 동료? '

 

 ' 아니, 어쩌면 사랑일지도. '

 

 연주는 조금 전 바닥에 떨어뜨린 제 휴대 전화를 다시 한 번 손에 쥐고 화면 속 사진을 한참 동안 바라봤다. 누군지 모를 여자를 향해 웃고 있는 제 남편의 얼굴이 참으로 낯설게 느껴졌다. 사실 그럴 수밖에 없었다. 연주는 희건과 결혼한 후 희건의 웃는 얼굴을 단 한 번도 본 적 없었으니까.

 

 그녀가 가만히 눈을 감았다. 하지만 눈을 감아도 사진 속 두 사람의 모습이 그녀의 머릿속에 생생하게 그려진 탓에 연주는 마른 세수를 하며 고개를 숙였다.

 

 굳게 다문 연주의 입안에 진한 쓴맛이 돌았다.

 

 

 

 ***

 

 

 

 꽤 오랜 시간 여러 가지 가설을 머릿속으로 늘어놓던 연주는 알 수 없는 불안감이 몰려온 탓에 여전히 감고 있던 눈을 뜨지 않았다. 그녀는 가만히 자신의 고개를 가로로 저으며 또 다른 생각에 잠겼다.

 

 ' 내게 의문의 사진을 보낸 사람은 왜 많고 많은 사람들 중 하필 내게 이 사진을 보낸 것일까. 돈이 목적이었다면 이 사진은 내가 아닌 그의 회사로 가야 하는 게 맞는데. 이 사진이 내게 왔다. 그러니까, 대체 왜? '

 

 사진의 출처와 이 사진을 제게 보낸 목적에 대해 고민하던 연주는 우선 자신이 받은 이 사진 속 인물이 정말로 자신의 남편이 맞는지에 대한 확인이 필요했다. 그 덕에 그녀는 조금 떨리는 손으로 자신의 휴대 전화를 들었다. 그리고는 지금껏 단 한 번도 눌러본 적 없는 11자리의 숫자를 눌렀다.

 

 이제 휴대 전화 화면 속 통화 모양만 터치하면 되는데. 연주는 가만히 자신의 휴대 전화 화면을 내려다보며 과연 자신이 희건에게 전화를 해도 되는 것인가, 하며 몇 번이고 망설였다.

 

 점점 흘러만 가는 시간처럼 연주의 머릿속엔 희건의 걱정이 점점 늘어나던 그때. 그녀는 결국 희건에게 곤란한 일이 생기는 것보다, 차라리 늦은 시간 전화를 걸어 그에게 민폐가 되는 편이 낫다고 판단했다. 그 덕에 연주가 조심스럽게 통화 버튼을 눌렀다.

 

  지금은 전화를 받을 수 없어,

 

 길고 긴 망설임이 무색할 만큼 희건은 연주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 그녀는 허무한 얼굴로 통화를 종료한 뒤 조심스럽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시계는 벌써 자정이 넘었으나, 오늘 그녀에게 집 밖을 나가지 말라던 희건에게선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그 탓에 연주는 초조한 마음으로 연신 자신의 입술을 깨물며, 불안한 발걸음으로 거실을 서성였다.

 

 그러던 중 그녀가 다시금 생각에 잠겼다.

 

 자신에게 이 사진을 보낸 사람이 누구인 지 또 많은 사람들 중 제게 사진을 보낸 의도가 무엇인 지. 아니, 그에 앞서 우선 정말로 이 사진 속 남자가 희건이 맞는지에 대해 어떻게든 알아내야만 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알아내기엔 연주 혼자의 힘으로 찾는 건 무리였다. 그렇다고 타인의 도움을 받자니, 그건 어쩌면 희건에게 위험한 일이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한 그녀는 결국 너무 늦은 시간이라 실례인 줄 알면서도 잠시 내려 두었던 휴대 전화를 다시 손에 쥔 채 망설임 없이 희건의 비서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는 현재 희건의 행방을 알기 위함이었다.

 

 그렇게 길고 긴 신호음이 지속되고 연주의 속이 새카맣게 타들어갈 때쯤, 다행히도 희건의 비서가 연주의 전화를 받았다.

 

 " 네, 사모님. 무슨 일이십니까. "

 

  " 늦은 시간에 죄송합니다. 다름이 아니라 혹시 이사님께서 지금 회사에 계시나요? "

 

 연주의 조심스러운 질문에 전화기 너머 희건의 비서가 망설임 없이 답했다.

 

 " 이사님께선 약 2시간 전에 댁으로 가신다고 하셨, "

 

 " 아, "

 

 " 어, 음. 제가, 다시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

 

 차분히 대답을 하던 중, 뭔가 잘못됨을 느낀 희건의 비서가 안절부절못하며 다급하게 말했다. 연주는 그런 비서를 향해 딱히 별다른 내색을 하지 않고, 가만히 거실 벽에 걸린 시계를 바라봤다. 지금으로부터 2시간 전이면, 분명 그가 집에 도착하고도 남았을 시간이었다.

 

 그녀가 식은 얼굴로 시계를 응시하다 이내 시선을 돌려 희건의 방 문을 바라봤다. 그리고는 전화기 너머 그의 비서를 향해 낮게 말했다.

 

 " 아뇨, 괜찮습니다. 수고하세요. "

 

 끊긴 전화를 바닥에 내려둔 연주가 여전히 굳게 닫힌 희건의 방 문을 뚫어져라 바라봤다. 그의 비서 말대로 그가 분명 2시간 전 집으로 갔다면, 지금은 저기 안. 그러니까 자신의 방에 있어야 하는데.

 

 연주는 혹시 아까 자신이 잠깐 잠이 든 사이 그가 집에 온 것은 아닐까. 하며 뭔가에 홀린 듯 이제껏 단 한 번도 출입해 본 적 없던 그의 방 문 앞으로 천천히 자신의 발걸음을 옮겼다. 그의 비서 말대로 그가 집으로 온 게 맞는다면, 혹시 여기 있지 않을까.

 

 그렇게 희건의 방 문 앞에선 연주가 방 문을 두드려볼까, 말까 하며 연신 그의 방 문고리만 만지작거렸다. 그저 다 같은 크기, 같은 디자인의 똑같은 문일뿐인데 연주의 눈엔 어찌 그의 방 문만 이리 크고도 단단해 보이는지.

 

 ' 혹시라도 만약, 이 안에 그가 있다면 어떤 말부터 꺼내야 할까. 아니, 과연 자신이 희건 앞에서 어떤 말이든 꺼낼 순 있을까. '

 

 꽤 오랜 시간 동안 희건의 방 문 앞에 서서 망설이던 연주는 결국 그 문을 두드리지 못했다. 안타깝긴 하지만 희건과 연주. 이 두 사람은 사랑으로 이뤄진 결혼이 아니었으니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법적으로 벌써 2년째 한 주거 공간에서 부부라는 명목하에 지내온 두 사람이지만 이 두 사람 사이에 사랑이 없었던 탓에 지금껏 둘은 한 공간에만 있을 뿐 한 이불을 덮은 적도, 그 흔한 식기의 공유도 한 적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연주는 희건의 개인적인 공간에 발을 디딜 수도, 다가설 수도 없었다.

 

 그렇게 희건의 방 문 앞에 서 있던 그녀가 절망이 가득한 얼굴을 한 채 발걸음을 옮기려던 그때였다.

 

 삑삑삑삑-

 

 

 짙은 어둠이 내려앉아 고요하기만 했던 집 안에 도어록이 해제되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내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고, 그 순간 연주는 마치 도둑질이라도 하다가 걸린 사람처럼 온몸이 경직된 채 그 자리에 그대로 굳어있었다.

 

 잠시 후. 긴 복도를 지나쳐 온 희건이 자신의 방 앞에 서서 문고리를 잡고 서 있는 연주를 바라보며 말했다.

 

 " 주인 허락 없이 남의 방에 들어가는 취미가 있는 줄은 몰랐는데. "

 

 차갑게 식어버린 이 목소리는 연주가 자그마치 2년을 들었던 연주의 남편, 즉 희건의 목소리였다. 연주는 오늘따라 희건의 목소리가 어쩐지 평소보다 더 낮고, 차갑게 들리는 탓에 자신의 모든 신경이 마비된 듯 그 자리에 딱딱하게 굳어 있었다.

 

 그러자 희건은 자신의 날이 선 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미동 없는 연주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이내 연주에게로 걸어와 그녀의 앞에 섰다.

 

  " 하, "

 

 여전히 차가운 얼굴로 연주를 내려다보던 희건의 입에서 깊은 한숨이 새어 나왔다. 새어 나오는 숨에서 옅은 술 내음이 나자 연주는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어 가만히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희건의 얼굴을 올려다봤다.

 

 ' 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조금 전 내가 받은 문자 속 사진의 주인공이 당신이 맞는 것인지.

 혹시 당신도 이 사진이 찍힌 것을 아는 것인지.

 알고 있다면 지금 당신은 괜찮은 것인지. '

 

 오늘따라 참 보고 싶었던 희건의 얼굴인데. 오늘따라 물어보고 싶은 말 또한 차고 넘치는데. 애석하게도 차갑게 식은 얼굴로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희건의 얼굴을 바라보니 연주는 덜컥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작가의 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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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한나 19-02-09 06:58
 
* 비밀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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