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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Another I
작가 : 임완
작품등록일 : 2018.11.21

평소와 다름없는 하루가 예정되어 있을 터였다.

자그마한 이질감에 대한 궁금증, 점점 커져가는 두려움.

네가 지금 보고 있는 모습, 옛날의 모습 그대로라고 할 수 있을까?

어디까지 넌 알아낼 수 있을까?

 
15. 연(2)
작성일 : 18-12-10 09:40     조회 : 285     추천 : 0     분량 : 4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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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5 17 19 21

 “안녕? 초면이지? 아, 초면이 아닌가?”

 

 “‘너’... ‘너’, 뭐야!”

 

 “‘나’? ‘나’는 너잖아. 아니, 네가 ‘나’인가?”

 

 거울 속의 ‘나’와 대화를 하고 있다.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지? 난 지금 꿈을 꾸고 있는 건가?

 

 “당황한 거 같네? 말도 안 되지? 거울에 비치는 자기 자신과 대화를 하고 있다니. 그렇지만 지금하고 있잖아.”

 

 내 볼을 꼬집었다.

 

 “아!”

 

 확실히 꿈은 아니다. 곧바로 거울에 손을 대봤다. 그러나 만져지는 건 차갑고 매끈한 거울의 표면뿐이었다.

 

 “아쉽게도 만질 수는 없어. 그쪽 세계하고 이쪽 세계는 이어져 있지만 그 사이에 유리벽이 있거든.”

 

 “그렇다면 날 어떻게 도와줄 수 있다는 거야? 벽이 있다며!”

 

 “방법이 없다고는 안 했어. 어디까지나 벽은 육체가 통과하는 것을 막는 용도야. 즉, 형체만 없으면 통과할 수 있어.”

 

 “그게 무슨 의미야?”

 

 “간단히 설명하자면 너와 ‘내’가 서로 대화를 할 수 있을 때, 서로를 마주보며 눈을 감고 같이 염원을 하면 돼. 그렇게 하면 원하는 걸 얻을 수 있어. 어때, 간단하지?”

 

 확실히 간단했다. 만약 저 말이 사실이라면, 난 피아노를 잘 칠 수 있다.

 

 “바로 하자.”

 

 “빨라서 좋네. 역시 나야. 아, 그리고 절대로 눈을 도중에 떠선 안 돼.”

 

 나와 ‘나’는 거울을 중심으로 서로를 마주 보았다. 그리고 같은 자세로 손을 깍지 끼고 눈을 감았다.

 

 내가 피아노를 잘 칠 수 있게 해주세요. 그 누구보다도 잘 치게 해주세요. 절대 누구한테도 지지 않을 재능을 저에게 주세요.

 

 그 순간, 내 손을 감싸는 듯 한 느낌이 들었고, 곧이어 머리 쪽에 두통이 오기 시작했다.

 

 “아아아아아!!!!!!!!!”

 

 당장에 이 아픔을 없애버리고 싶었지만, 피아노를 위해서 나는 참았다. 마치 머릿속에서 지네가 기어 다니는 느낌이 들었다. 결국 난 정신을 잃고 말았다.

 

 ***

 

 눈앞이 새하얗다.

 

 눈부시다.

 

 천천히 고개를 돌리며 주위를 본다. 주변에는 하얀색 커튼이 쳐져있다. 그리고 이 냄새, 소독약 냄새가 진하다. 내가 누워있는 딱딱한 침대, 덮여져 있는 하얀 천, 계속 굴러다니는 바퀴소리, 많은 사람들의 목소리로 보아하니 난 병원의 응급실에 누워있는 거 같다. 아마 쓰러져 있는 날, 부모님이 발견하시고 데려오신 것 같다.

 

 어제의 그 일, 그건 뭐였을까?

 

 내가 응급실에 와있다는 이야기는 어제의 일은 실제로 일어났었던 이야기가 될 거다.

 

 그러면 정말 난 피아노 재능을 얻게 된 걸까?

 

 궁금하다.

 

 어서 피아노 건반 위에 손을 올리고 싶다는 생각 밖에 안 든다.

 

 벌써부터 귓가에는 아름다운 선율을 연주하는 소리가 들린다. 하지만 생각과는 다르게 몸에는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목소리도 안 나온다.

 

 스르륵-

 

 하얀 커튼이 걷혔다. 그 곳엔 아빠가 있었다.

 

 “연아!”

 

 아빠는 나를 꼭 안았다. 그리고 내 어깨는 아빠의 흐느끼는 울음소리와 함께 뜨거운 눈물로 젖어갔다.

 

 “내가 미안해. 네가 힘든 만큼 내가 신경을 더 써줘야 하는데 내가 미안해...”

 

 아빠가 갑자기 사과를 하고 있다. 왜 갑자기 사과하는지 모르겠다.

 

 “너까지 내 곁은 떠난다면, 난... 난! 아흐흑...”

 

 아, 그거 때문이구나.

 

 ***

 

 3년 전, 내가 초등학교를 졸업한 날이었다. 그 날은 엄마와 함께 집에서 내가 좋아하는 치킨을 먹고 있었다.

 

 “우리 연이 벌써 중학생이네?”

 

 “응! 빨리 교복 입고 싶어!”

 

 “그러네, 엄마도 빨리 보고 싶다.”

 

 “근데 엄마, 아빠는 언제 와?”

 

 “아... 아빠는 오늘 늦을 거야.”

 

 “오늘도?”

 

 아빠는 항상, 내 기억 속에서는 집에 없었다. 아빠지만 가족이라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그래도 오늘만큼은 같이 있었으면 하는 마음도 있었다.

 

 “연이, 아빠 보고 싶구나?”

 

 “아니야! 난 엄마만 있으면 돼!”

 

 난 엄마의 품에 안겼다. 따뜻하고 푸근했다. 아빠는 항상 내 곁에 없다. 그렇지만 그 빈자리를 항상 엄마가 채워줬다. 난 그 사실에 만족했고 이 푸근함이 영원하기를 바랐다.

 

 영원하기를 바라는 꿈은 꿈이 되었다.

 

 띵동-

 

 “어! 아빠다!”

 

 “어? 오늘 늦는 댔는데...”

 

 띵동-

 

 나는 정말 아빠인지 확인하려는 듯, 인터폰으로 들여다보았다. 어두워서 잘 안보여서 긴가민가했지만 옷이 YY뷔페 제복이었다. 난 아빠라고 확신했다. 가끔씩 갈아입기 귀찮다고 제복을 입고 돌아올 때도 있기 때문이다.

 

 “아빠, 맞아!”

 

 내 말을 듣고 엄마는 안심하고 현관문을 열러 간다.

 

 덜컥-

 

 “일찍 왔네... 읍!”

 

 문 쪽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린다. 난 급히 문 쪽을 바라보았다. 그곳엔 아빠가 아닌 엄마의 입을 손으로 막고, 칼을 들고 있는 YY뷔페 제복을 입고 있는 남자가 있었다.

 

 “엄... 마...?”

 

 엄마는 눈을 크게 뜨고 나를 보며 손을 휘둘렀다.

 

 “읍! 읍읍!”

 

 “연이도 있네?”

 

 남자 입에서 내 이름이 나왔다. 난 얼굴을 보았다. 익숙한 얼굴이다. 그 남자는 아빠 가게에서 가장 어린 요리사다.

 

 “꺄아아아!!!”

 

 난 있는 힘을 다해 소리를 질렀다. 남자는 당황한 듯 엄마를 내팽개치고 나를 향해 다가왔다. 성큼성큼 나에게 다가왔다. 난 도망치고 싶었지만 두려움에 다리가 말을 안 들었다.

 

 “이 꼬맹이 새끼가!”

 

 남자는 화를 내며 발로 나를 걷어차려는 자세를 취했다. 그때 엄마가 뒤로 당겨진 남자의 발목을 잡았다. 남자는 균형을 잃어 넘어졌다.

 

 “연아! 빨리 도망쳐!”

 

 엄마는 최대한 남자를 넘어진 채로 못 움직이게 하려는 듯 꽉 안아 붙잡고 있었다.

 

 “싫... 어... 싫어! 엄마 두고 안 갈 거야!”

 

 “그래, 두고 가면 안 돼지. 내가 곤란하거든.”

 

 남자는 엎드린 채로 허리만 돌렸다. 그러곤 날카로운 칼로 자신의 다리를 감싸고 있던 엄마의 어깨를 찔렀다.

 

 푸욱-

 

 “으아아!!!!!!!”

 

 엄마의 어깨에선 끈적끈적한 선홍빛의 피가 조금씩 흘러 나왔다. 남자의 다리를 감싸고 있던 엄마의 팔은 힘이 빠진 것처럼 축 늘어졌다. 남자는 다리를 빼내어 엄마 앞에 앉았다.

 

 “그러게 왜 쓸데없는 짓을 하셨어요. 네?”

 

 남자는 말이 끝남과 동시에 칼을 잡고 이리저리 비틀기 시작했다.

 

 “아아!!!!!! 악!!!!!!”

 

 “엄마!!!!!!!!!!”

 

 엄마의 가녀린 어깨에서 피는 더 많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왜, 이런 일을 당하나 궁금하죠? 왜 일 거 같아요? 너 네 남편이 뭐라 했게요? 내 딸 생일이라고 쉰다고 하니까 예약 많이 있다고 화내더라고요? 참... 가족을 뭣 같이 알더라고요. 그래서 내가... 아이, 참 말하는 데 움직이면 맥이 끊기잖아요!”

 

 남자는 칼을 뽑더니 엄마의 허리부분을 마구 찔렀다가 뺐다.

 

 푹- 푹- 푹- 푹- 푹- 푹- 푹- 푹- 푹- 푹- 푹- 푹- 푹- 푹- 푹- 푹- 푹- 푹- 푹- 푹- 푹-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

 

 얼마나 찔렀는지도 모르겠다. 난 다리에 힘이 안 들어가, 그 자리에 쓰러져 앉아 있었고, 그 광경을 내 눈으로 직접 보고 있었다. 남자의 눈에는 광기가 서려있었다. 미소를 지으며 한 없이 계속 찔렀다.

 

 계속 찔렀다.

 

 계속...

 

 시간이 매우 느리게 흘렀다. 칼이 들어갔다, 나왔다, 그럴 때마다 움찔거리는 엎드려있는 엄마, 핏방울이 여기저기 튀어나가는 모습, 모든 것이 내 뇌리에 강하게 각인되고 있었다.

 

 얼마나 지났는지도 모르겠다. 비릿한 피 냄새가 집안을 뒤덮었다. 이젠 엄마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축 늘어진 채로 움직일 기미도 보이지 않는다. 남자는 거친 숨을 들이쉬고 내쉬며 황홀한 표정을 짓는다.

 

 “아, 좋아. 주방장 덕분에 새로운 취미에 눈을 뜰지도 모르겠어.”

 

 남자는 탈진한 거 같아 보이는 나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아, 미안해. 너무 즐거워서 너를 잊고 있었어.”

 

 그 자리에서 일어나, 나에게 다가왔다. 그러곤 나를 잡고 든 다음에 엄마의 위에 앉혔다.

 

 “나만 재밌는 놀이해서 삐졌구나? 알겠어. 같이 하자?”

 

 칼을 내 양손에 쥐게 하곤, 자신의 양손으로 내 양손을 감쌌다. 그리고 내 손과 함께 자신의 손을 들더니 있는 힘껏 엄마의 등을 향해 칼을 꽂았다.

 

 푹-

 

 칼은 견갑골 부근에 박혔다. 당연하지만 엄마는 미동도 없다.

 

 “으으으......”

 

 “에잉... 역시 애라서 힘이 없네. 이렇게 살짝 넣는 게 아니라 힘을 줘서 이렇게, 이렇게, 깊게 쑤셔 넣어야지?”

 

 남자는 힘을 주어 이리저리 흔들거리며 칼을 더욱 깊은 곳으로 쑤셔 넣었다. 아직은 따뜻한 피가 내 쪽으로 흘러, 내 다리를 타고 바닥으로 떨어진다.

 

 “그렇지. 그렇지! 아주 잘하고 있어!”

 

 털썩!

 

 계속되는 큰 충격에 어린 난, 결국 정신이 혼미해지다가 의식을 잃었다. 눈을 떴을 땐, 지금처럼 난 침대에 누워있었고, 아빠는 나를 끌어안고 울고 있었다.

 

 ***

 

 아마 이때부터 난 엄마가 가르쳐 줬던 피아노에 집착을 했던 거 같다.

 

 또 바뀐 점은...

 

 아빠가 나에 대해서 집착을 하게 되었다. 아마 그날 남자가 온 원인하고 집을 비운 것이 모두 본인의 잘못이라고 생각해서 그런가보다. 물론, 맞다. 그 남자가 집으로 찾아온 이유도, 엄마를 죽인 이유도, 내가 이런 상황이 된 것도 모두 아빠의 잘못이다.

 

 난, 그날 이후로 아빠하곤 말을 섞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소통을 단절했다. 아빠도 처음엔 소통을 하려 했지만 끝내 포기한 듯, 나에게 카드를 넘기며 마음껏 쓰라고 메모를 남겼다.

 

 그런 아빠가 그날처럼 같은 장소에서 똑같이 울고 있었다. 아직 그날을 잊지 않았나보다. 하긴, 쉽게 잊을만한 기억이 아닐 것이다. 평소 같으면 아무 말 없이 그냥 무시했을 터였다. 그러나 오늘은 왜인지 느낌이 달랐다.

 

 나는 나를 안고 있는 아빠를 껴안았다.

 

 “... 연아?”

 

 아빠의 등을 토닥였다.

 

 “괜찮아... 괜찮아...”

 

 나를 껴안은 아빠의 팔은 조금씩 떨렸다. 그리고 아빠는 목소리가 나갈 기세로 울먹이며 말했다.

 

 “고맙다... 정말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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