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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판타지/SF
카피 제아니스트 (Copy J.ionist)
작가 : 이오니스트
작품등록일 : 2018.11.1

미래 사회에는 SF분야가 세상을 지배하게 될 것입니다. 또한 문학이나 소설도 SF가 없이는 논할 수가 없게 되겠지요. 그러한 원초적인 의문의 발현과 함께 세계 최초의 인공지능 작가와 마지막 인류의 위대한 SF작가의 고뇌와 의문, 그리고 둘 간의 궁극적인 존재의 의미에 대해서 다루었습니다.

 
계단의 남자 2of3
작성일 : 18-12-10 09:02     조회 : 265     추천 : 0     분량 : 4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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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죄송합니다~”

 “......”

 “뭐야, 기분 나쁘게... 사람이 먼저 사과를 했으면”

 남자는 그때를 회상하며 자신만의 깊은 망상에 빠진 것도 같았다.”

 “설마... 그때 부딪친 걸로 내게 앙심을 품고?”

 자신도 자각하지 못한 시점에서 후드 티의 남자가 뒤따라와 자신의 뒤통수를 돌덩이로 가격하는 상상에 잠긴 남자였다.

 “으으...”

 무척이나 잔인했던 상황의 묘사에 식겁했는지 이윽고 뒤통수를 부여잡으며 몸서리친다.

 “아니면 애초에 부딪쳤을 때에... 칼이나 흉기 같은 것에 찔려 죽은 것이었을까? 하아... 좋은 소재이긴 하다만 모르겠다. 나는 지금 살아있는 건가? 아니... 존재하고 있기는 한 건가? 그나저나 여긴 어디지? 그니까... 내가 살던 곳의 지역의 이름이... 뭐였지? 내, 본래의 집... 우리 집 주소지가... 그러니까... 아, 그러니까... 왜 기억이 나질 않는 거야?”

 남자의 눈은 더욱 더 확장돼 있었다. 마치 자신의 존재의 뿌리가 희미하게 사라져만 가는 느낌이었다.

 “이대로는... 너무 억울하잖아!”

 남자는 벌떡 일어서서 다시금 계단의 끝 가장 높은 곳까지 올라갔다. 막혀있는 문 때문에 더 이상 나아갈 수 없는 곳이었다. 문고리를 돌리자 역시나 열리지 않는다.

 “이런 젠장!! 열려! 열리라고...!”

 [쾅, 쾅쾅~!!]

 남자의 이마에서는 새빨간 선혈이 뚝뚝...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따뜻한 느낌 자신의 이마를 어루만진 남자의 손도 금세 피로 물들여지고 있었다. 남자는 입술을 꾸욱 깨문 채 자신의 손가락으로 무어라 새겨 넣기 시작했다.

 『나. 가. 고. 싶. 어...』

 

 라고 새겨진 남자의 애처로운 글씨. 힘없이 다리가 풀린 남자. 그대로 문가에 기대어 쓰러지듯 주저앉아 버렸다.

 “하아... 내가 할 수 있는 건 정녕 없단 말인가? 누군가라도 좋으니 나를 찾아와 이 문을 열어달라고”

 상념에 빠진 듯한 남자 이윽고 문의 뒤쪽에선 어떠한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저벅. 저벅. 저벅]

 [철- 컥!] [끼이이... 이익!]

 “문이 열린다...?”

 

 가장 높은 곳의 닫혀있던 문이 열렸다. 아니 그보다 자신 말고 또 다른 누군가가 있다는 반가움에 남자는 서둘러 바깥쪽을 향해 나아갔다. 남자에게 비추어진 것은 허허벌판의 구름한 점 없는 아파트 옥상의 넓은 공간이었다.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았고, 아무 것도 발현되지 않은 공간이었다. 더불어 자신이 살던 아파트라고 보기에는 올림픽 경기장만큼이나 드넓은 크기가 조금 이상하긴 했지만 말이다.

 “우리 아파트가 이토록 넓었었나? 아니 그나저나 벌써 하루가 지났단 말인가? 일... 일 나가봐야 하는데, 잠깐... 나는 무슨 일을... 어떠한 일을 하던 사람이었지? 난... 난 누구지? 내 이름이 뭐였지?”

 펼쳐진 양손을 바라보며 생각을 되짚는 남자. 하지만 아무것도 생각해낼 수 없었다. 어안이 벙벙해진 남자의 눈에 비추어진 것은 1킬로미터 정도쯤 끄트머리에 서 있던 또 다른 한 사람의 존재였다. 그 사람은 자신을 돌아보며 손짓을 벌여가며 무어라 무어라 말을 하고 있는 것만 같았다. 물론 그 말이 들릴 턱이 없었다. 남자는 터덜터덜 종종 걸음으로 그에게 이끌리듯 걸어가기 시작했다.

 걸어가는 동안 주변을 둘러보니 온통 똑같은 높이와 똑같은 넓이의 비슷한 아파트 옥상들만이 존재할 뿐이었다. 자신을 제외한 또 다른 사람은 존재하지 않았고 별다른 독창성이나 개성의 풍경이라고는 찾아볼 수도 없었다.

 “저... 저기요! 잠시 뭣 좀 물어봐도 됩니까?”

 “희-끼뿌-락뜨-찌 뜨-꼬뽀찌-따! 또쁘-찌따-크씨-뽀!”

 “예에? 뭐... 뭐라고요?”

 “코노. 방구미와. 고란노. 스폰사데. 오쿠리시마스!”

 “예...?”

 “아. 음. 그니까. 저. 음. 당신은 음. 나에게 할 말이. 음”

 “저기... 여긴 어딘가요?”

 “아. 음. 그니까. 저. 음. 여기는 음. 그러니까 무어라. 음.”

 “이거 꿈인 거죠?”

 “아닌데요.”

 “예? 아니라고요?”

 “아. 음. 그니까. 저. 음. 이것은 음. 좀 애매한데. 음.”

 

 남자는 이상한 말투를 구사하는 남자를 뒤로한 채 그 남자의 뒤쪽 끝 옥상의 아래쪽을 내려다보았다. 끝이 보이지 않는 밑바닥의 모습... 아니 얼마나 높은지는 뒤로하고 도저히 그 깊이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어두컴컴한 모습에 떨어져 죽는다는 생각은 둘째 치고 그 공포스러운 심연의 공간으로 뛰어들 엄두가 나지 않았다. 아까 전 엘리베이터에서 보았던 그 공간과도 매우 흡사한 현상이자 장소였다. 높은 곳에서 뛰어내려 깨어나고 싶은 꿈같은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그다지 좋은 방법은 아닌 것 같았다.

 “정말... 여긴 뭐하는 곳입니까?”

 “아. 음. 그니까. 저. 음.”

 “그만요!!”

 “하따, 세끼 성질 하고는...”

 “예? 뭐라고요?”

 “아. 음. 그니까. 저. 음.”

 “이봐요! 당신 장난하고 있는 거 다 알고 있거든요?”

 “들켰네!”

 “저기요...”

 “들킨 마당에 당신에게 설명해 주도록 하죠. 당신의 이름은 제이. 지금 자신의 이름이며 그 동안의 기억들이며 전부 생생하게 떠올리지 못할 겁니다. 왜냐하면 이곳에 있는 것은 본래의 자신의 자아에 포함되어 있는 내부 심리 프로그램이니까요.”

 “내부 심리 프로그램이요?”

 “에... 그러니까 이게 표현하자면 좀 복잡한데, 당신의 인격이나 성향을 그대로 본 따 만든 프로그램이란 말입니다. 당신이요.”

 “제가... 저 자신을 그대로 본 따 만든 프로그램이라고요?”

 “에... 그러니까 인정하고 싶지 않을지도 모르겠는데, 또 애초에 기계이니까 인정이 빠를 수도 있겠네. 그러니까 나는 당신의 프로그램에서 인지할 수 있게 만든 하나의 가상의 존재라고 보면 됩니다. 즉, 당신을 직접 만든 조물주. 이 프로그램을 만든 개발자입니다.”

 “아니, 그건 그렇다 치고...”

 “지금 이 상황을 납득할 수가 없어 애써 부정하려는 듯...”

 “아니 그게 아니라.”

 “아무것도 귀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정신적인 타격이”

 “아니, 아니라고요! 잠시 내 말 좀...”

 “해 보세요.”

 “그러니까 이것이 내 본연의 자신이 스스로 원해서...”

 “역시 인정할 수 없겠죠?”

 “아니, 저기요 말 좀 할게요!”

 “감정 변화의 상태 무척이나 불안정함.”

 “하아...”

 

 한 마디 한 마디 자신을 조롱하는 것 같이 맞장구치는 의문의 남자에게 질색을 하였는지 진이 빠진 남자는 원망의 눈초리로 입을 꾸욱 다물 수밖에 없었다. 의문의 남자는 제이에게 다시금 하고 싶은 말을 하라는 듯 양손을 들어 보이며 제스처를 취했지만 그는 이미 빈정이 상할 대로 상한 모습이었다.

 “아. 음. 그니까. 저. 음.”

 “아 이 시끼가 진짜...! 그만하래도!”

 “알겠으니까 이제 말씀하세요. 들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정말이지요? 그러니까 제가 궁금한 것은...”

 “감언이설에 쉽게 휘둘리는 스타일.”

 “아 쫌!! 저기요!”

 “아... 해요해요~ 계속 해봐요.”

 “하아... 다 필요 없고 제가 이제 어떻게 하면 되나요?”

 “음... 지금 루팅 프로그램 재시작중이니까. 조금만 기다리면 끝날 거예요.”

 “조금만 기다리면 끝날 것이라고요?”

 “그러니까. 이게 사람의 감정을 컨트롤하는 프로그램이라고 보면 되는데 어떻게 설명해줘야 할까? 당신의 성격과 생각들과 기억들은 전부 자신 본연의 주체와 똑같은데, 아까의 아파트 계단 있죠? 그게 당신의 기분의 그래프 지표에요.”

 “기분? 그래프... 지표?”

 “당신이 올라왔었던 첫 번째 아파트는 컨트롤 가능한 범주의 컨디션이나 기분의 상태라고 보면 됩니다. 그러나 그것을 조절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게 되면 인간은 커다란 실수나 효율적이지 못한 선택을 하게 되지요.”

 “거꾸로... 계단을 말하는 건가?”

 “네. 맞아요. 그 2개의 계단의 지표를 판단하여 인간들에게 감정의 상태를 수치화하여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이 감정 컨트롤러 프로그램의 핵심적인 존재의 목적입니다.”

 “문이 열렸다는 것은...”

 “문은 제가 열었지만, 사실 그 문을 존재하게끔 만든 것은 당신 자신이에요. 모든 것을 포기할 정도로의 좌절감, 고독, 외로움, 상실 등... 현실에서의 인간이었다면 아무래도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커요. 당신 또한 그러했지 않으셨습니까? 한 번도 느끼지 못했다곤 말 못하실 텐데?”

 남자는 떠올렸다. 벽으로 가려진 창문을 향해 나아가려 했었던 자신의 모습을... 그리고 바닥이 보이지 않았던 엘리베이터의 밑바닥을 내려다보았을 때를... 아니 실은 애초에 처음부터 비추어진 거꾸로 계단에서의 아래쪽을 향한 눈빛에서는 그냥... ‘이대로 뛰어내려 버릴까?’라는 본심이 담긴 듯한 복잡한 눈빛의 심경이라고 볼 수 있었다.

 “만약 실제의 저 자신이었다면 그대로 죽어 버렸을 수도 있었단 뜻입니까?”

 “예~ 그렇죠! 당신은 이 공간에 그다지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니까요.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억지로 집어넣었죠.”

 “그렇다는 것은 이 프로그램은 아직 완성된 것이 아닌 거로군요?”

 “곧 완성시키게 될 겁니다. 이 위에서 계단이 내려오게 될 테니까요.”

 “계단이요? 여긴 아파트의 가장 높은 옥상인대도요? 계단이라니...”

 “아~ 프로그램으로 치자면 최상위 업그레이드 파일이라고 보면 됩니다. 곧 내려올 겁니다. 저 위에서 계단이...”

 “그럼 제가 이 임무(?)를 완성해야만 본연의 나 자신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말씀이시로군요?”

 “그 말 그대로입니다. 당신은 아무래도 실패작이 아니었을지도...”

 “본래의 나는 대체 누구입니까?”

 “그건 말해줄 수 없습니다. 당신의 이름이 J라는 것 밖에는.. 실은 아직 그것밖에 정해지지 않았어요..”

 “그럼 이제 뭘 하면 되죠?”

 “기다리세요.”

 “기다리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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