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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카페, 레옹
작가 : 꽃잎그늘
작품등록일 : 2018.12.7

죽지 못하는 여자.
죽여야 하는 킬러.
지켜야 하는 형사.
죽고 싶지 않은 중개인.

네 사람이 펼치는 미스터리 멜로 액션.
카페, 레옹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4화. 죽음을 가져간 사람
작성일 : 18-12-09 22:34     조회 : 251     추천 : 0     분량 : 3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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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화.

 

 죽었냐니….

 잘못 들은 건가.

 신유와 순덕의 머릿속이 혼란스러워졌다. 그녀는 분명 총에 맞았다. 그것도 치명적인 급소로 네 군데를 맞았다. 바닥에 쓰러져 있었고, 움직이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 그녀가 멀쩡히 눈을 뜨고 질문을 던졌다.

 내가 죽었나요?

 신유는 다시 총을 장전했다. 그리고 방아쇠를 당겼다.

 

 탕! 탕!

 

 철컥, 철컥, 철컥.

 두 발의 총알이 양지의 가슴을 뚫었고, 신유의 총알이 떨어진 총은, 신유의 손 위에서 텅 빈 금속음만 뱉어내고 있었다.

 

 “그만 해요.”

 

 양지가 가슴을 움켜쥐며 눈물을 흘렸다.

 

 “아파요.”

 

 가늘게 떨리는 목소리와 턱에 맺혀있는 눈물을 보자, 신유의 정신이 퍼뜩 돌아왔다. 아프다는 말이 아팠다. 고통은, 느끼는구나.

 신유는 총을 내리고, 잠깐 동안 양지를 내려다보았다. 바닥에 주저앉아 있는 그녀의 모습이 안쓰러웠다. 그의 손에 쥐어진 총이 바닥으로 툭 떨어졌다.

 

 순덕은 달랐다. 자신의 눈앞에 있는 존재에 대한 의문이 두려움을 가지고 왔다. 아무렇지도 않게 아프다는 말을 던지는 그녀의 모습이 괴기스러웠다. 영화나 매체를 통해 접한 존재들이 그녀의 모습과 겹치며 상상력의 무게를 더했다. 미라, 좀비, 강시, 뱀파이어…… 십자가가 어디 있더라?

 바들바들 떨리는 몸을 붙들고 십자가를 찾아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순덕의 눈빛이, 양지의 시선과 마주했다.

 

 헛!

 

 화들짝 놀라는 순덕의 얼굴을 보며 양지는 무심히 몸을 일으켰다. 이미 그런 반응에는 익숙한 터였다. 순덕은 엉거주춤 물러섰다. 익숙치 못한 것들은 언제나 공포를 가져오는 법이다.

 양지는 아무렇지도 않게 넘어진 의자를 향해 다가갔고, 의자를 일으켜 그곳에 앉았다.

 신유는 그녀의 행동이 의미하는 바를 알았다. 조금 더 대화를 나눠보자고?

 양지의 앞에 신유가 마주 앉았다. 세 사람 아무 말 없이 시선을 나누었고, 그 속에서 수많은 질문과 대답과 의문이 뒤엉켰다.

 살아있는 걸까? 죽은 걸까? 왜 죽지 않지? 당신의 정체는 무엇인가? 여기에 죽음을 의뢰한 이유는?

 들리진 않지만, 그들의 침묵은 분명 시끄러웠다. 순덕과 신유는 눈빛으로 수많은 신호를 교환했고, 양지는 그들이 주고받는 무언의 대화를 탐색했다.

 

 “저, 그럼….”

 

 양지의 작고 나지막한 목소리가 그들의 대화를 집어 삼켰다.

 

 “이제 어떻게 되는 거죠?”

 

 그러게. 거기까지는 그들도 생각해본 일이 없다. 지금껏 한 번도 실패해 본 적이 없다.

 폭력 조직의 보스도 죽여 봤다. 국가 고위직 관리나 정치인들도 신유의 칼날 앞에서는 모두 잘려나갔다.

 심지어 격투기 선수나 운동선수와도 싸워봤다. 지금껏 어려운 상대는 있어도 불가능한 상대는 없었다. 그래서 생각해본 적이 없었다. 실패한 경우를.

 

 “그러게요. 저희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순덕이 애써 침착한 표정을 지었지만, 그 뒤에 숨겨진 당혹감과 두려움은, 그의 떨리는 손을 통해 모두 드러나 버렸다. 그는 애써 침착하게 말을 이었다.

 

 “다른 방법으로 다시 한 번 해볼까요?”

 “소용없어요.”

 

 그녀의 표정은 칼날 같았다. 단호했다.

 

 “이미 할 수 있는 방법은 다 해봤어요. 투신, 독약, 손목을 긋는 일부터 목을 매는 일까지… 오늘은 총도 맞아봤네요.”

 “한꺼번에도 해보셨어요? 손목을 긋고 투신을 한다든가….”

 

 순덕의 말끝이 흐드러졌다. 이런 멍청한 질문을.

 그런데 그녀가 대답을 했다.

 

 “그것도 해봤어요. 소용없었지만.”

 

 양지의 대답이 끝나자마자, 순덕의 뇌리 저쪽에서 후회라는 감정이 반짝 피어올랐다.

 어쩐지 그 때 뒤통수가 저릿하더라니. 순덕은 신유를 바라보았다. 그는 눈을 감고 있었다.

 아마도 다섯 배로 불려 받은 의뢰비용의 크기에 대해 실감하고 있었으리라. 순덕은 다시 양지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 그녀는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사람처럼 평화로운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총알을 여섯 번이나 맞은 주제에.

 순덕은 잠시 신유의 눈치를 보다 힘겹게 입을 열었다.

 

 “저… 죄송하지만, 저희가 의뢰인의 정보에 대해 정확히 아는 바가 없었던 지라… 안 죽는다는 것을 알았으면 진즉에 취소를….”

 “안 돼.”

 

 신유의 입에서 묵직하게 흘러나온 튀어나온 대답이었다. 그래. 취소할 거였으면 받지도 않았겠지. 그래서… 이제 어쩔 셈이냐.

 순덕은 기다렸다. 그의 입에서 어떤 대답이 흘러나올지 알 수는 없었지만, 지금 그에게는 무언가를 결정할 권한이 없었다. 의뢰가 수행되기 시작하면 그 뒤에 벌어질 일과 책임은 모두 신유의 영역이다. 죽어도 신유가 죽고, 다쳐도 신유가 다치고, 중단을 해도 신유가 멈춰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그들의 룰이다. 이제 순덕에게 남은 일은 그의 판단을 기다리는 것뿐이다. 물론 그의 성격상 맡은 의뢰에 대해,

 

 “취소는 없습니다.”

 

 신유가 감았던 눈을 떴다. 그리고 양지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마치 치조를 하는 것 같은 표정이었다.

 

 “다만 알아야 할 사실이 좀 있습니다.”

 

 그의 날카로운 눈빛이 다시 한 번 양지의 눈동자를 찔렀다.

 

 “이유를 말해주세요.”

 

 이유? 순덕의 고개가 갸우뚱 기울어졌다. 무슨….

 

 “당신이 죽지 않는 이유. 그리고 자신이 죽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우리에게 찾아와 의뢰를 맡긴 이유.”

 

 그의 질문이 양지의 목적에 근접한 것일까. 그녀의 표정에 미세한 변화가 있었다. 묵직하고 거대한 바위가 슬쩍 움직인 것 같았다. 그러나 그녀는 여전히 망설이고 있었다. 그녀의 머뭇거리는 표정이 신유의 날이 선 감각을 피해가지 못했다.

 

 “아무 것도 알려주지 않으면 아무 것도 할 수 없습니다. 의뢰인이 원하는 건 그게 아닐 텐데요.”

 

 양지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걸렸다. 우는 것보다 슬픈 웃음이었다. 맞는 말이었다. 애초에 이들을 찾아온 건 죽기 위함이 아니었다. 되찾기 위해서였다.

 그녀의 삶에 딴 한 번 주어진 죽음을.

 

 “빼앗겼어요.”

 “죽음을, 빼앗겼다고요?”

 

 신유는 당황하지 않았다. 이미 죽지 않는 여자가 눈앞에 등장한 순간부터 그러기로 결심했다. 어떤 비상식적인 대답도. 상식적으로 들어주겠다.

 

 “누가, 죽음을 빼앗아 갔죠?”

 

 양지의 입가에 걸려있던 미소가 더 이상 슬프지 않았다. 그녀의 얼굴에 미미한 행복이 찾아왔다. 처음 보는 표정이었다. 눈동자에 담긴 칠흑도, 그 모습을 감추었다. 봄 햇살이 담긴 그녀의 얼굴에 아름다움이 실려 오기 시작했다.

 붉고 생기가 도는 그 입술이 열렸다.

 

 “남편이에요. 내 죽음을 가져간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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