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7  8  9  10  >  >>
 1  2  3  4  5  6  7  8  9  10  >  >>
 
자유연재 > 로맨스
[BL] 경계에 서다
작가 : 퍼플캣
작품등록일 : 2018.11.1

친구와 연인 사이, 경계에 서 있었던 두 소년이 10년 후 다시 만났다.
우린 과연 우정일까? 사랑일까?

 
16. 번뇌의 밤
작성일 : 18-12-09 19:21     조회 : 272     추천 : 0     분량 : 4119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앗싸. 내가 이겼다.”

 

 게임에서 이겼다며 즐거워하는 선준의 모습에 주현이 살며시 미소 짓고 다시 화면을 보았다. 초반에는 연달아 선준이 이기다가 시간이 지나자 방법을 터득한 주현이 이겼다.

 

 “와. 이제 잘 하네.”

 “일부러 봐 준 거 아니야?”

 “네가? 아니. 나 승부욕 강해서 안 봐줘. 주현이 네가 잘하는 거야.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네. 먼저 씻을래?”

 

 양팔을 올려 기지개를 켜고 시계를 본 선준이 주현에게 물었다.

 

 “응.”

 

 선준의 물음에 주현이 침대에서 일어나 대답을 하고 책상 옆에 둔 가방에서 챙겨온 속옷과 잠옷을 꺼냈다.

 

 “내 옷 빌려 입으면 되는데 다 가지고 왔어?”

 

 선준이 물어보자 주현이 슬쩍 웃으며 대답했다.

 

 “응. 네 옷은 크잖아...”

 “하긴 그렇네. 욕실은 나가서 오른쪽에 있어.”

 “응. 씻고 올게.”

 

 주현이 나갔고 방에 홀로 남은 선준이 침대에 발라당 누웠다. 기장이 긴 티셔츠 아래로 아슬아슬하게 드러난 하얀 허벅지가 그려졌다.

 

 ‘남자친구 셔츠에 왜 열광하는 줄 알 것 같아...’

 

 자신의 옷을 입은 주현을 상상하던 선준이 벌떡 일어났다.

 

 “안돼. 상상하지 마. 양선준. 주현인 친구다. 친구다. 친구다.”

 

 배덕함을 느껴 불손한 생각을 멈춘 선준은 염불을 외듯 친구를 가슴속에 새기며 중얼거렸다. 샤워를 마친 주현이 돌아올 때까지 중얼거리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선준아.”

 “어? 어. 다 씻었어?”

 

 주현이 들어오는 소리를 못 듣고 중얼거리던 선준이 주현의 목소리에 화들짝 놀랐다.

 

 “응. 너도 씻어야지.”

 “그...그래. 나도 씻고 올게.”

 

 머리에 수건을 두른 뽀얀 주현의 얼굴에 선준이 허겁지겁 옷을 챙겨 밖으로 나갔다.

 

 “아. 진짜 최악이야.”

 

 욕실로 들어간 선준은 불룩 튀어나온 바지 앞섶을 보고 손바닥으로 얼굴을 쓸었다. 샤워를 마친 발그스레한 주현의 모습에 분신이 반응한 모양이었다. 바지를 내리자 조금 새어 나온 선액으로 앞부분이 젖어있었다. 선준이 조심히 속옷을 내리자 팽팽하게 선 분신이 고개를 내밀었다.

 

 “너 쓸데없이 아주 건장하구나.”

 

 기숙사에 있는 동안 한 번도 발기한 적이 없었는데 참으로 난감한 선준이었다. 가라앉기를 빌었지만 잔뜩 성난 분신은 그대로 가라앉을 것 같지 않았다. 아무래도 손으로 자극을 줘야 할 것 같았다. 흣. 선준이 기둥을 그러쥐고 천천히 문질렀다.

 

 ‘주현이도 혼자서 할까? 어떻게 할까? 누굴 생각할까?’

 

 자위하는 주현을 상상하자 더욱 흥분한 선준은 입술을 물어 소리를 죽이고 계속 손을 움직였다.

 

 “으읏.”

 

 짧은 탄성과 함께 선준의 고개가 뒤로 젖혀졌다. 열이 식은 선준이 자신의 손에 묻은 하얀 액체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이제 주현일 어떻게 보냐?”

 

 선준은 주현을 상상하며 자위한 걸 후회했지만 이미 쏟아진 물이었다. 샤워기를 틀어 손을 씻고 머리에 물을 뿌렸다. 잡다한 생각이 물과 함께 사라지기를 바랐다.

 

 “오래 씻었네?”

 

 침대에 등을 기대고 바닥에 앉아있었던 주현이 방으로 들어온 선준을 보며 물었다. 이부자리를 깔아놓는다는 게 깜빡한 선준이 서둘러 옷장에서 여벌 이불을 꺼냈다.

 

 “미안. 준비해놨어야 했는데.”

 “괜찮아.”

 

 주현이 이불을 까는 선준을 도우며 살며시 웃었다.

 

 “네가 바닥에서 잘까?”

 “아니야. 내가 바닥에서 잘게.”

 

 선준의 제안에 주현이 고개를 저으며 바닥에 깐 이불 위에 올라앉았다.

 

 “잘...잘까?”

 

 기숙사에서 수없이 했던 말인데 둘만 있는 공간에 흐르는 알 수 없는 긴장감에 선준이 침을 삼키고 말했다.

 

 “응.”

 

 주현의 대답에 선준이 스위치를 끄고 침대로 돌아왔다. 주현이 이불을 덮고 누웠다. 주현과 선준의 숨소리는 어둠으로 가득한 고요한 방안을 채웠다. 바람이 나뭇잎을 쓰다듬고 지나가는 소리가 어쩐지 차분한 기분이 들게 했다.

 

 ‘누군가가 내 방에서 잔 게 언제였더라?’

 

 선준은 기억을 더듬었다. 초등학교 다닐 때 이후로는 없는 것 같았다. 친한 친구들은 있었지만 이렇게 집으로 데려와 함께 밤을 지내는 건 주현이 처음이었다.

 

 “주현아. 너랑 지운이, 재찬이는 언제부터 친했어?”

 

 문득 세 사람의 이야기가 궁금해진 선준이 상체를 세우고 앉아 밑에 누운 주현을 보며 입을 열었다.

 

 “...우리 부모님은 초등학생 1학년 때 돌아가셨어. 바로 할아버지랑 살게 되었고, 이쪽 학교로 전학을 왔어. 거기서 지운이랑 재찬이를 만났어. 지금까지 계속 같이 다녔으니까 벌써 12년이나 됐네.”

 

 선준의 물음에 주현도 일어나 선준을 마주 보고 앉아 대답했다. 세 사람이 함께 했던 과거를 떠올렸는지 주현이 후후 웃었다. 그 미소에 담긴 세 사람의 추억에 부러운 선준이었다. 아니 자신이 모르는 주현의 과거를 아는 두 사람이 부러운 걸 수도 있었다.

 

 “부럽다. 난 아버지 따라 계속 이사 다녀서 오래된 친구가 없거든.”

 “정말? 그렇구나...”

 

 주현은 선준이 안쓰러운 듯 말을 흐렸다.

 

 “...근데 두 사람이 사귀는 거 알게 되었을 때 조금 이상하지 않았어? 그러니까 이상했다는 게 기분이 이상하지 않았냐는 거야. 셋 다 친구였잖아. 갑자기 친구 둘이서 나보다 더 친하게 지내면 난 조금 그럴 것 같은데...”

 

 자신이었다면 분명 질투를 했을 거라고 생각을 한 선준이 주절주절 말했다.

 

 “두 사람은 오히려 나한테 미안해하면 더 신경 써 줬어.”

 

 대답한 주현이 작게 소리 내어 웃었다. 달빛에 반사된 주현의 얼굴이 반짝이는 것 같았다. 선준은 홀린 듯 주현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넌... 그런 적 없었어?”

 “응?”

 

 질문의 의미를 바로 알아채지 못한 주현이 선준을 보며 되물었다.

 

 “그러니까... 남자를 좋아해 본 적이 있어?”

 “아...난...”

 

 선준의 물음에 주현이 쉽게 대답하지 못하고 말을 흐렸다. 그러고 보니 저번에도 보낸 사람을 알 수 없는 연애편지가 기숙사로 배달된 적이 있었고, 아직도 주현을 동경하는 눈빛으로 쫓는 수영부 후배들도 제법 있었다.

 

 ‘설마 그들 중 한 명이라도 좋아했던 걸까?’

 

 그런 생각을 하자 가슴이 답답하게 조여오는 선준이었다. 궁금해서 물었지만 대답을 듣고 싶지 않았다. 주현의 입에서 다른 사람의 이름이 나오는 걸 듣고 싶지 않았다.

 

 “곤란하면 대답하지 않아도 돼.”

 

 선준이 급히 말을 얼버무리며 하하 웃었다.

 

 “만약 그랬다면 넌 어떨 것 같아?”

 

 주현이 선준을 보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물어왔다. 순식간에 선준의 표정이 굳어졌다.

 

 ‘잠깐...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 있었던 거야? 왜 이렇게 속이 뜨겁고 기분이 좋지 않지? 축제 때와 다를 게 없잖아.’

 

 “어? 음... 놀라긴 하겠지만 우린 친구잖아. 이해할 수 있어.”

 

 선준은 태연한 표정을 지으며 자신은 마음이 넓은 척 이해한다고 이야기했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 주현이 자신을 향해 짓는 그 미소를 다른 사람에게 짓는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지끈거렸다. 상상조차 하고 싶지 않았다.

 

 ‘이러니까 마치 질투하는 것 같잖아. 질투라니... 말도 안 돼.’

 

 “그렇지. 우린 친구니까...”

 

 속삭이는 듯한 낮은 주현의 목소리는 어쩐지 슬펐다. 방안을 비추던 달빛이 구름에 가려 주현의 표정이 보이지 않았지만 주현은 붉은 입술을 물고 있을 것만 같았다.

 

 “오늘 초대해 줘서 정말 고마워. 밥도 맛있었고, 부모님께서 너무 잘해주셔서 감사했어. 정말 고마워. 선준아.”

 진심 어린 주현의 말에 혼자서 외로웠을 주현을 떠올린 선준은 가슴이 먹먹해졌다.

 “어? 어... 다음에 또 같이 오자.”

 “응. 그럼 이제 잘게. 잘자.”

 

 인사를 건넨 주현이 이불을 덮고 누웠다.

 

 “응. 잘자.”

 선준도 이불을 덮고 침대에 누웠지만 잠이 오지 않아 눈만 깜빡거렸다. 잠이 들었는지 규칙적인 주현의 숨소리에 선준이 소리 내지 않게끔 조심히 옆으로 누워 주현을 바라보았다. 달빛에 비친 주현의 얼굴이 반짝이는 것 같았다. 이마에서부터 콧대를 지나 그 아래 있는 살짝 벌어진 입술에 눈길이 머물렀다. 도톰한 입술을 손으로 만져보고 싶어졌다. 선준의 아랫배가 점점 묵직해져 왔다.

 

 ‘말랑하겠지? 만져보고 싶다. 잠깐. 양선준. 안돼. 아무리 혈기왕성한 시기라지만 지금은 아니야.’

 

 입술의 감촉을 상상하던 선준이 난감한 얼굴로 주현에게서 등을 지고 돌아누우며 생리적 반응을 일으키려는 자신의 분신을 진정시켰다.

 

 ‘발정하지 마. 제발! 슬픈 생각. 슬픈 생각을 하자.’

 

 주현을 옆에 두고 꼴사나운 짓을 할 수 없었던 선준은 자신에게 있어 제일 슬펐던 기억을 떠올리려고 애를 썼다. 슬픈 생각이 효과가 있었는지 반쯤 섰던 분신은 진정되었고, 혼신의 노력을 한 선준은 기진맥진한 얼굴로 안도의 숨을 크게 내쉬었다.

 

 ‘죄책감 엄청나네. 이제 주현이 입술은 쳐다보지 말아야겠어.’

 

 주현의 앞에서 실수하지 않기 위해 선준은 굳게 다짐하고 눈을 감았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30 30. 깨뜨리고 싶지 않은 관계 2018 / 12 / 28 259 0 3140   
29 29. 기대했던 재회 2018 / 12 / 28 252 0 3401   
28 28. 다가오는 헤어짐 2018 / 12 / 27 251 0 3646   
27 27. 조마조마, 아슬아슬 2018 / 12 / 26 256 0 3504   
26 26. 두 번째는 키스 2018 / 12 / 26 251 0 3078   
25 25. 뜻밖의 후원자 2018 / 12 / 24 250 0 3686   
24 24. 라이벌 등장? 2018 / 12 / 21 261 0 3503   
23 23. 잠 못 이루는 밤 2018 / 12 / 20 250 0 3093   
22 22. 곱지 않은 시선 2018 / 12 / 19 247 0 3394   
21 21. 불편한 자리 2018 / 12 / 18 243 0 3281   
20 20. 불안정한 그들 2018 / 12 / 14 262 0 3388   
19 19. 범인은 가까이 있었다 2018 / 12 / 13 265 0 3114   
18 18. 예상 밖의 부상 2018 / 12 / 12 262 0 3527   
17 17. 불쾌한 침입자 2018 / 12 / 10 235 0 3223   
16 16. 번뇌의 밤 2018 / 12 / 9 273 0 4119   
15 15. 갑작스러운 초대 2018 / 12 / 7 262 0 3614   
14 14. 다시 제자리 2018 / 12 / 5 270 0 3029   
13 13. 엇갈린 배려 2018 / 12 / 2 277 0 3117   
12 12. 오해는 오해를 부르고 2018 / 11 / 28 266 0 3444   
11 11. 숨길수록 커가는 2018 / 11 / 26 248 0 3216   
10 10. 자각한 감정의 무거움 2018 / 11 / 23 267 0 3891   
9 9. 우정의 경계 2018 / 11 / 21 267 0 3415   
8 8. 두근두근한 마음 2018 / 11 / 19 271 0 3139   
7 7. 모든 건 관심으로부터 2018 / 11 / 15 283 0 3128   
6 6. 설렘의 시작 2018 / 11 / 12 263 0 3587   
5 5. 운명의 장난? 2018 / 11 / 9 305 0 3254   
4 4. 후회로 가득한 2018 / 11 / 7 280 0 3062   
3 3. 달빛 산책 2018 / 11 / 5 299 0 3115   
2 2. 금의환향? 2018 / 11 / 3 286 0 3526   
1 1. 해바라기 언덕 (1) 2018 / 11 / 1 498 1 3495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BL] 만월의 밤
퍼플캣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