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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불안을 먹는 괴물
작가 : 신주
작품등록일 : 2018.11.1

흥신소를 운영하는 준월은 조직폭력배 두목의 의뢰로 실종된 여성을 찾아 나선다.

 
4. 대한영생회 (2)
작성일 : 18-12-09 12:54     조회 : 263     추천 : 0     분량 : 56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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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버스 창가너머의 풍경을 살폈다. 나무와 나무와 나무. 나무 위에 있는 새와, 그 사이를 지나다니는 청설모. 나무 사이에서 흐르고 있는 계곡. 아주 외진 곳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었다.

 

  나는 고개를 돌려 버스 내부를 쳐다봤다. 버스 안에의 사람들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로 나눠졌다. 첫번째는 주변 사람들과 신앙에 대해 열렬히 떠들고 있는 무리. 두번째는 조용히 책을 읽거나 음악을 듣거나 하면서, 여유롭게 가는 무리. 마지막으로 나처럼 주변을 살피며 긴장한 모습을 역력히 드러내는 이들. 첫 번째 무리는 바람잡이 역할을 하는 이들이고, 두번째 무리는 이미 몇 번 참여한 이들, 마지막 부류가 나와 같이 처음 이 캠프를 참여하는 이들임에는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나는 냉정히 버스 안을 파악했다. 전체 인원 중의 대부부은 첫번째 혹은 두번째 무리가 그 숫자를 접하고 있었다. 때문에 몇 안되는 이들만이 세번째 부류였고, 그 몇 안되는 이들마저도 첫번째 부류의 사람들이 먼저 말을 걸어서 그들의 정신을 딴 데로 분산시키고 있었다.

 

  아마 여기있는 모두가 처음이었다면, 외지로 향하는 버스에 위기의식을 느끼는 이들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버스를 차지하고 있는 인원의 70%가 외지로 가는 것에 아무렇지 않다는 듯한 분위기를 내고 있었기에 나머지 30%는 함부로 의견을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었다.

 

  겉으로는 평범해보이는 모습을 보인 예배와는 달리, 이 캠프에서는 교회의 진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것은 예상하고 있었다. 하지만 외지로 가게 된다면 만약의 상황에서 탈출하는 데에 어려움이 생긴다. 물론 태순에게 GPS로 이곳의 위치를 알려준 뒤, 외부에서 대기하라고 시킬 생각이긴 하지만, 거점에 도착하면 분명 핸드폰을 수거한 뒤 외부와의 연락을 통제할 것이다. 그것을 대비해 비상 핸드폰을 한 대 더 가져오긴 했지만, 외부와 연락을 취하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다. 나는 이제 본격적으로 펼쳐질 일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임을 깨달았다.

 

 

 

  ▣

 

 

 

  버스에서 내리자 여전히 건물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산중턱이었다. 나는 핸드폰을 꺼내 내 위치를 확인한 뒤, 태순에게 전송했다. 과연 태순이 찾아올 수 있는 길인가 싶을 정도로, 차로 들어오긴 험한 길이었다. 예상대로 대부분의 무리는 이곳이 익숙한 듯, 자신의 짐을 챙겨서 무언가를 기다리며 서있었다. 반면 나와 같은 세번째 부류의 이들은 영문을 몰라 주변을 불안한 눈빛으로 살피고 있었다.

 

  그때 한 남자가 우리들 앞으로 걸아나왔다. 익숙한 얼굴이었다. 예배 때 찬송가를 지휘하던 남자. 사기꾼 냄새가 짙게 났던 그 남자다.

 

 "자 이제부터 캠프를 시작하겠습니다. 처음 오시는 분들은 갑자기 이런 곳에 떨어져서 놀라셨죠? 앞으로 길은 차로 들어갈 수 없어서 걸어서 올라가셔야 합니다. 40분 정도 걸리는 데, 그냥 산책길 오르신다고 생각하고 걸어가시면 됩니다. 목사님이 평소에 자주 말하시는 '깨끗함'. 이곳이야 말로 그 깨끗함의 정수인 곳이니까요. 올라가시면 시원하게 땀도 흘리시고, 주변 풍경도 좀 보시면서, 본격적으로 캠프를 시작하기 전에 몸도 마음도 정화하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네요."

 

  남자가 말을 마치자, 익숙한 부류의 이들이 박수를 쳤다. 세번째 부류의 이들은 어안벙벙해있다가, 그들을 따라 겨우겨우 박수를 따라치기 시작했다.

 

 "아, 제 소개를 깜빡했네요. 저는 이찬희 집사입니다. 이번 캠프 동안 여러분들을 케어해주는 역할을 맡았으니, 힘든 일이 생기면 언제든지 말씀해주십쇼."

 

  찬희는 그렇게 자기소개를 마친 뒤, 사람 좋은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는 곧바로 산길을 걸어가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들도 그를 따라 걸어가기 시작했다.

 

 

 

  ▣

 

 

 

  등산은 약 한시간동안 진행됐다. 처음에는 일반 등산모임처럼, 사람들끼리 떠들기도 하고 주변 경치를 보며 걷는 분위기였는데, 10분 정도가 지나자 사람들 사이의 대화가 단절됐다. 그 이유는 간단했다. 산책이 힘들었기 때문이었다.

 

  앞에서 걸어가는 찬희는 뒷사람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시원시원 걸어갔다. 엄청 빠르게 가는 모습은 아니었지만, 무리 중에는 40대, 50대로 추정되는 이들도 많았고, 여자들도 많았다. 그들이 뒤에서 찬희의 걸음을 따라가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다행히도 찬희를 따라가는 일이 나에게는 그렇게 어렵지 않았다. 업무를 위해 평소에도 체력을 단련해둔 덕분이었다. 덕분에 걷는 내내 캠프의 무리를 관찰해서, 이곳의 인원에 대해 전반적인 분석을 끝낼 수 있었다. 우선 총 인원은 약 80명. 그중에서도 이찬희를 포함한 관리 인원이 약 15명. 그중 절반은 이찬희와 함께 선두그룹으로 걷고 있고 나머지 절반은 맨 뒤에 있는 한 남자를 중심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맨 뒤에 있는 그룹에서 우두머리로 보이는 남자는 특히 요주의 인물인데, 체격이나 인상으로 볼 때 일반적인 사람으로 보이진 않았다.

 

  ...아마도 남훈과 같은 깡패 출신, 혹은 교회 측에서 고용한 보디가드일 것이다. 나머지 65명 중 45명 정도는 이 등산에 익숙한 무리, 즉 한 번 이상 이 캠프에 와봤거나 바람잡이 역할로서 온 이들이고, 나머지 20명 정도가 나처럼 처음 오는 이들이었다. 즉 80명 중에 60명이 교회 측, 나머지 20명이 일반인이라는 뜻이다.

 

  이거는 생각보다 좋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래서는 중간에 도망칠 수가 없었다. 논리적으로 나가려고 하면, 머릿수를 가지고 억누를 것이다. 몰래 도망치려고 해도, 험난한 산길을 이들의 감시를 뚫고 나가는 것은 현실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거기다가 더 최악인 것은 강제력이다. 이 60명이 만약에 20명에게 부조리한 행위를 시킨다고 할지라도, 이 20명은 그것을 거부할 힘이 없다. 머릿수의 의한 압도. 나는 등산을 완주하는 동안, 가장 최악의 상황을 머릿 속에서 시뮬레이션했다.

 

 

 

  ▣

 

 

 

 

  "모두 고생하셨습니다."

 

  정상에 도착하자, 거대한 건물 한채가 보였다. 그리고 그 건물 앞에는 한 여성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멀리서 봤을 때는 교주인 윤설희가 아닌가 싶었지만, 가까이서 얼굴을 보니 처음 보는 여성이었다.

 

 "저는 이번 캠프의 보조강의를 맡은 김현소라고 합니다."

 

  말을 마친 여자는 공손히 고개를 숙였다. 공송한 말씨와 공송한 행동. 하지만 사나워보이는 인상 때문에 그 공손함에서도 위압감이 있었다.

 

 "이번 캠프에 중요한 강의는 윤설희 목사님이 진행하실 테지만, 그외의 기본적인 강의는 제가 진행할 예정입니다. 3박 4일 동안 잘 부탁드립니다."

 

  현소가 말을 마치자 박수가 쏟아졌다.

 

 "여기까지 올라오시느라 땀도 많이 흘리셨을 텐데요. 여러분들이 흘린 땀들은 모두 속세에 묻은 떼를 이 성지로 오시면서 벗어내는 작업이었다고 생각해주시면 좋겠네요. 그러면 간단하게 샤워를 하시고 몸을 깨끗이 씻으시면, 여러 분들이 3박 4일간 입을 옷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남성 분은 오른쪽, 여성 분은 왼쪽에 있는 샤워장에 가시면 됩니다."

 

  여자는 건물 입구에 붙어 있는 종이를 가리키며 말했다. 80여명의 인원 중, 진행인원을 제외한 65명이 남성과 여성으로 나누어져, 종이에 따라 샤워실로 걸어갔다.

 

  샤워실에 도착하자, 산책할 때 가장 마지막에서 우리를 감시했던 남자가 샤워실의 불을 켰다. 나는 샤워실을 보고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달랑 샤워기가 10개에 비누는커녕 거울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 25명 가량되는 남성이 들어가기엔 너무나도 협소한 공간이었다. 이런 곳에서 샤워를 하라고? 나는 어처구니가 없어서 남자를 쳐다봤다.

 

 "저는 여러분들의 생활훈육을 맡은 임수철입니다. 샤워시간은 10분이니까, 빠르게 마치시고 아까 김 집사님이 있었던 장소로 다시 모이시면 됩니다."

 

  남자는 굵은 목소리로 우리를 노려보듯이 말했다. 남자의 말을 마치자 절반이상의 신도는 익숙하다는 듯이, 빠른 몸놀림으로 옷을 벗어던지고 샤워기 앞에 서서 샤워를 시작했다. 그들의 움직임을 멍하니 보는 이들은 나처럼 이 캠프에 처음오는 사람이었다. 삼백만원이나 낸 캠프였다. 호화로운 생활까진 아니더라도, 최소한의 여건은 갖추고 있을 거라 기대했는데, 내 생각이 만만한 것이었음을 단박에 깨달았다.

 

  나는 나처럼 처음 이곳에 온 이들을 살펴봤다. 다들 어이가 없다는 표정이었다. 그러나 직접적으로 불만을 말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나는 혀를 찼다. 마음 같아서는 갈갈이 날뛰고 싶었지만, 최대한 눈에 띄지 않게 행동해야 진서연의 행방을 찾아낼 수 있었다. 나는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옷을 벗고 샤워기 앞에서 줄을 섰다.

 

 "거 빨리 좀 씁시다."

 

  그때 한 남자가 소리쳤다. 나는 얼굴을 확인했다. 40대 중년으로 보이는 남자는 분명 나처럼 처음 캠프에 오는 무리의 속하는 남자였다. 남자는 자신의 앞에 있는 20대로 보이는 청년에게 신경질적인 말투로 말했다.

 

 "거기."

 

  그때였다. 기다렸다는 듯이 수철이 중년의 남성을 향해 소리쳤다. 위압적인 목소리였다. 그 목소리에 겁을 먹은 탓일까. 수철은 명백하게 중년의 남성을 향해 말을 걸었지만, 남자는 일부러 들리지 않는다는 듯이 수철의 목소리를 외면했다.

 

 "어이, 거기. 말 안들리나?"

 

  수철이 좀 더 위협적으로 말을 하자, 그제서야 중년의 남성은 수철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식은 땀을 흘리고 있는 것이 눈에 보였지만, 중년의 남성은 그것을 숨기려는 듯이 수철에게도 성질을 냈다.

 

 "뭐요?"

 

 "방금. 소리쳤잖아요. 형제님한테."

 

 "소리친 게 아니라, 빨리 좀 쓰자고 말한 거예요. 샤워시간도 10분인데, 빨리빨리 써야 다음 사람이 쓰지 않겠습니까?"

 

  남자가 꼬박꼬박 대답하자, 수철은 가소롭다는 듯이 웃음을 지었다.

 

 "지금부터 그딴 썩어빠진 생각으로 3박 4일간 캠프를 보내시면 안됩니다."

 

  수철이 '썩어빠진'이라고 말하자, 남자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이윽고 그 표정은 분노로 물들었다.

 

 "아니. 뭐가 썩어빠져? 이딴 샤워장이 썩어빠졌지!"

 

 "영혼의 결백은 다른 데서 오는 게 아닙니다. 검소한 생활. 비계가 가득 찬 돼지들처럼 사치부리는 곳에서 생활하면 영혼에도 비계가 끼고 더러워집니다. 오히려 이런 곳에서도 감사함을 느끼면서 샤워를 해야지."

 

  수철의 굵은 목소리가 뱉어내는 말은 차분하고, 자기 나름의 논리를 갖추고 있었다. 물론 말도 안되는 개소리였지만 말이다.

 

 "그리고. 본인이 느릿느릿 움직여서 샤워기를 못쓴걸 가지고 앞사람한텐 빠릿빠릿하게 움직이라고 해서 되겠습니까? 본인이 빠릿빠릿 했어야지."

 

  말을 하는 동시에 수철은 중년의 남성에게 다가갔다. 남성은 아직도 수철에게 하고 싶은 말이 많은 눈치였지만, 입만 뻐끔뻐끔하고 말을 뱉어내지 못했다. 다가오는 수철의 위압감이 그만큼이나 강렬했기 때문이다.

 

 "나태는 죄입니다. 형제님은 정신 교육이 먼저 선행돼야 캠프의 생활을 할 수 있겠네요."

 

  말을 마친 수철은 남성의 팔을 붙잡고 밖으로 끌어당겼다.

 

 "뭐, 뭐야! 이거 안 놔!?"

 

  남성은 필사적으로 저항을 했지만 수철은 그런 남성의 저항을 무시한 채, 힘으로 끌고 나갔다. 남성은 옷도 입지 못하고 샤워장 밖으로 끌고나갔다. 남성이 소리지리는 소리는 한동안 이어졌지만, 이윽고 '아악!'하는 신음소리가 들린 뒤, 남성의 목소리는 점점 잦아졌다. 그리고 얼마간 지나지 않아 수철은 다시 샤워장으로 돌아왔다.

 

 "앞으로 5분 남았습니다."

 

  이런 미친. 정말로 막 나가는 군. 나는 앞에 샤워하고 있던 사람이 샤워기를 건네줘서 그제서야 샤워를 겨우 시작할 수 있었다.

 
작가의 말
 

 보시다시피 샤워는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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