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1  2  3  4  5  6  >>
 1  2  3  4  5  6  >>
 
자유연재 > 판타지/SF
King's Road
작가 : Xien
작품등록일 : 2018.11.2

왕도(王道)란 무엇인가? 왕이 될 자는 누가 선택하는 것이고 누가 그 길을 것는 것인가?

강대국 리엔왕국에서 소리없는 왕권 쟁탈전이 벌어진다.
과연 왕이 되는 자는 누구인가?

 
21화
작성일 : 18-12-08 20:47     조회 : 310     추천 : 0     분량 : 4746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다음날 스케리브는 체칠리아의 손에 이끌려 아침 일찍 여관을 나섰다. 체칠리아는 스케리브에게 검을 챙기고 무장을 하라고 지시했다. 스케리브는 그 이유가 궁금했으나 어제 자신이 저지른 일 때문에 캐물을 수 없어 그녀의 말에 순순히 따랐다. 스케리브가 허리에 검을 차자 체칠리아는 스케리브를 데리고 여관을 나섰다. 간밤에 눈이 내렸는지 거리는 온통 하얀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소복이 쌓인 눈을 사뿐히 밟으며 걸은 지 15분정도 지났을 때 체칠리아가 걸음을 멈추었다. 스케리브의 앞에는 원형 모양의 커다란 석조 건물이 서있었다.

 

  “여기야. 이제 네가 돈을 벌어야 할 곳이.”

 

  체칠리아가 뒤를 돌며 짐짓 쾌활하게 말했다.

 

  “여기가 어딘데?”

 

  그때 건물 안에서 요란한 종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 종소리가 무슨 신호인 건지 건물 앞에서 추위를 피해 웅크리고 있던 사람들이 우르르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그건 들어가서 확인해봐.”

 

  스케리브는 체칠리아와 함께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건물 안은 꽤 넓었는데 건물 가운데는 뻥 뚫려있었고 그 주위로 작은 노점들이 줄지어 있었다. 노점들 마다 사람들이 붐볐고, 노점 옆에서는 소리를 지르며 호객행위를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자, 자! 오늘 무려 승률 70%의 괴물 사나이 제레이야가 출전합니다! 제레이야에게 배팅하면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 여기로 오세요!”

 

  “사막의 황야에서 용병생활을 하던 바르다가 오늘 첫 출전을 합니다! 그의 전적을 알 수 없어 불안하시다고요?! 걱정 마십시오! 그의 실력은 이미 사막에서 보장되었습니다. 그에게 당신의 행운을 맡기십시오! 지금 배팅하면 바르다가 승리했을 시 당신이 투자한 7배를 받을 수 있습니다!”

 

  각 노점에서는 이런 비슷한 말들을 하며 사람들에게 티켓 같은 것을 팔고 있었다. 스케리브는 영문을 몰라 멀뚱멀뚱 어색하게 서있었고, 그사이 체칠리아는 어느 노점에서 티켓을 사가지고 왔다.

 

  “자, 이쪽이야.”

 

  멍하게 주변을 살피던 스케리브의 팔을 체칠리아가 잡으며 이끌었다. 그들은 노점들을 지나 위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을 따라 올라갔다. 그러자 마치 거대한 원형극장을 연상케 하는 가운데 공간 주위를 둘러싼 좌석들이 나왔다. 체칠리아와 스케리브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은 곳에 앉았다. 좌석 주변으론 상인들이 왔다갔다하며 간식거리를 팔고 있었다. 이제야 스케리브는 이곳이 어떤 곳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이곳은 투기장이었다. 그는 투기장을 와본 적은 없지만 왕실에서 그에 관한 이야기를 가끔 들었던 적이 있었다. 보통은 돈을 벌려고 하는 가난한 사람들이 투기장에 등록을 하고 상대방과 싸워 이기면 자신에게 돈을 건 사람들의 수익금의 일부를 받는 그런 구조라고 한 것이 언뜻 기억났다. 스케리브는 그 이야기를 들었을 때 왜 그런 위험한 일을 하는 지 이해할 수 없었고, 더 이해하기 힘든 것은 출전자들이 목숨을 걸고 싸우는 것을 보기위해 사람들이 자신의 돈을 내고 그곳을 찾아온다는 것이었다. 그때의 스케리브는 아마도 투기장에는 사람들이 별로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오늘 와서 보니 그의 생각과 정반대였다. 피 튀기는 경기를 보기위해 이른 아침부터 사람들은 넘쳐났다.

 

  “설마 나보고 투기장에서 싸우라는 소리야?”

 

  혼자 생각에 빠졌던 스케리브는 아까 체칠리아가 자신이 돈을 벌 곳이라고 한 말이 생각나 몸을 떨며 불안한 목소리로 체칠리아에게 물었다.

 

  “어. 너처럼 비실해 보이는 꼬마 녀석에게 거는 사람은 없을 테니 내가 너에게 돈을 걸고 네가 이기면 우린 엄청난 돈을 벌 수 있어.”

 

  “말도 안 돼! 여기는 엄청 무섭고 쎈 사람들이 출전할 텐데 내가 무슨 수로 이기겠어. 죽지나 않으면 다행일거야.”

 

  체칠리아의 말에 스케리브는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는 왕실에서 검술을 배울 때 스승과 대련할 때 말고는 한 번도 사람과 검을 대본 적이 없었다.

 

  “훈련이라고 생각해. 우리가 가는 길은 험하고 위험해. 언젠간 사람을 상대로 검을 뽑을 때도 올 거야. 그러니 예행연습인 셈이지. 물론, 내가 널 죽게 내버려두진 않을 거야. 불법이긴 하지만 네게 마법을 좀 걸어 줄 거야. 그럼 아마 저기 있는 어중이떠중이들 정도는 상대할 수 있을걸?”

 

  스케리브는 고개를 저었다. 그녀가 아무리 마법을 걸어준다고 해도 그는 무고한 사람을 상대로 싸우는 것이 내키지 않았고 두려웠다.

 

  “그래도…. 난 사람을 죽일 수 없어!”

 

  허옇게 질린 스케리브를 보고 체칠리아는 한숨을 쉬었다. 곧 요란한 종소리가 울리더니 첫 번째 경기가 시작되었다. 원형 경기장 양쪽에서 선수가 입장하였다. 한쪽은 무척 왜소한 비쩍 마른 남자였고 다른 한 쪽은 근육질은 아니더라도 꽤 덩치가 컸다. 첫인상으로는 덩치 큰 남자 쪽이 우세하였다. 둘은 검을 잡고 탐색전을 하듯 서로를 노려보며 천천히 둥글게 움직였다. 긴장감을 머금은 고요함에 경기를 지켜보는 사람들도 입을 다물었다. 얼마 안 되어 덩치의 남자가 짧은 기합을 지르며 검을 휘둘렀다. 비쩍 마른 남자가 속수무책으로 당할 것으로 예상했던 것과 달리 덩치의 공격을 물 흐르듯 흘려버리더니 급소를 노리는 날카로운 일격을 가하자 오히려 덩치 쪽에서 주춤하였다. 비쩍 마른 남자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덩치의 몸 안쪽으로 파고들며 낮게 검을 휘둘러 무방비 상태의 덩치의 다리를 후려쳤다. 덩치가 뒤로 넘어지자 그의 목젖으로 날카로운 칼날이 들어왔다. 승부는 마른 남자의 것이었다. 그에게 돈을 건 사람들은 저마다 기뻐하였지만 덩치에게 돈을 건 자들은 무시무시한 표정으로 욕설을 던졌다.

 

  “자, 봤지? 실력만 있다면 체격차이는 극복할 수 있는 거야. 물론 저 둘의 검술이 썩 훌륭하진 않았지만 네게 이길 수 있다는 가능성을 잘 보여줬다고 생각해.”

 

  체칠리아의 말에 스케리브는 얼떨덜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난 저들처럼 실력이 있는 것도 아닌데….”

 

  “내 마법의 도움을 조금 받는 다면 어느 정도는 이길 수 있을 거야. 네 생각과 달리 어중이떠중이들이 많거든. 특히 비인기 시간에는 더욱더. 주말이나 휴일 같은 때는 정말로 내로라하는 자들이 출전하지만 그렇지 않은 날은 칼 몇 번 쥐어보지 않은 자들도 태반이야.”

 

  그녀의 말에도 스케리브는 두려움을 떨칠 수 없었다.

 

  “일어나. 이제 선수 등록하러 가자.”

 

  체칠리아의 손에 이끌려 스케리브는 경기장 옆에 있는 작은 사무실로 갔다. 사무실 옆에는 선수 대기실도 있어 경기에 참가할 선수들이 복도에서 쉬거나 무기를 점검하는 모습을 간간히 볼 수 있었다. 체칠리아가 당당하게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가자 안에 있던 남자 2명이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체칠리아와 스케리브를 쳐다봤다.

 

  “선수 등록을 하러 왔어요.”

 

  체칠리아의 말에 눈에 흉터가 있는 남자의 표정이 일그러지더니 피식하고 웃었다.

 

  “이봐, 아가씨. 칼 쥘 줄은 아나? 내가 봤을 때는 경기장에서 꺅꺅거리며 도망 다니다 자기 발에 걸려 넘어지지 않으면 다행일거 같은데?”

 

  그의 말에 체칠리아는 눈도 깜짝이지 않았다.

 

  “나 말고, 여기 이 소년이요.”

 

  “으하하핫! 그럼 더더욱 안 되겠는걸? 샌님처럼 생겨서 여자 뒷 꽁무니나 따라다니게 생긴 놈에게 돈을 걸 사람은 아무도 없어. 재수가 없으려니 아침부터 별 것도 아닌 것들이 와서 행패군. 좋게 말할 때 어서 가쇼.”

 

  남자의 말에 스케리브는 더욱 주눅이 들어 몸을 돌리려 했을 때 체칠리아가 그의 손목을 잡아 저지했다.

 

  “실력도 보지 않고 푸대접하는 게 이곳의 예의인가요? 당신들은 우리에게 등록비만 받으면 되지. 뭘 그렇게 참견하시나?”

 

  맹랑한 그녀의 태도에 남자는 성큼성큼 앞으로 걸어와 험악한 표정을 지었다.

 

  “수질관리도 우리의 몫이어서 말이지. 선수들 물이 안 좋으면 돈을 걸 맛이 나겠나.”

 

  “아까 경기 봤는데 그리 물이 좋진 않던데요? 아, 당신이 생각하는 수준이 딱 그 정도인가 보죠?”

 

  남자의 표정은 더욱 험악해졌다. 스케리브는 슬슬 큰 사달이라도 날까 겁이 났으나 체칠리아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러니 제안을 하죠. 이 소년과 당신이 대련을 하여 소년이 이긴다면 선수 등록을 해주는 것으로 말이죠.”

 

  흉터의 남자는 체칠리아의 말에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으나 그녀의 태도가 언짢았는지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좋아! 살려달라고 징징대며 늘어지지 말라고. 10분 후 건물 뒤 연병장에서 보지!”

 

  남자는 그 말을 남긴 채 사무실을 나섰다.

 

  “하렌의 심기를 건드렸으니 결과는 좋지 못할 걸세. 뭐, 아무쪼록 행운을 빌지, 소년.”

 

  문을 열고 나가는 스케리브의 뒤통수에서 사무실에 남아있던 다른 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가뜩이나 불안한 스케리브는 그 이야기를 듣자 온몸에 식은땀이 나는 것 같았다.

 

  “체칠리아! 이제 어떻게 할 거야? 너도 내 검술이 훌륭하지 않다는 걸 알면서 왜 이런 일을 벌이는 건데?”

 

  “내가 검술에 일가견이 있는 건 아니지만, 넌 이미 왕궁에서 검술의 기본기는 다 익혔어. 지금 너의 약한 힘과 느린 속도를 보완한다면 웬만한 성인은 이길 수 있을 거야. 왜냐고? 그들은 널 이미 약잡아 볼 테니까! 그러니 그렇게 계집애처럼 징징거리지 좀 마.”

 

  그녀의 말에도 스케리브는 불안감을 떨칠 수 없었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반응이었다. 사실 그동안 자신이 체칠리아를 곤란하게 만든 것에 대한 복수라는 생각도 들었고, 억울한 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스케리브가 뭐라고 하려하자 체칠리아가 매섭게 노려보아 그는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스케리브가 조용해지자 체칠리아는 그를 구석으로 데리고 가 주문을 외우며 그의 머리에 손을 얹었다.

 

  “자, 이제 됐어. 넌 이제 웬만한 성인남자보다 힘이 세졌을 거야. 또 몸도 엄청 가벼울걸?”

 

  그녀의 말에 스케리브는 특별함을 느끼지는 못했으나 고개를 끄덕였다. 하렌과 약속한 시간이 다 되었기에 스케리브는 마음의 준비도 하지도 못한 채 그가 보자고 한 연병장으로 갔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34 34화 2018 / 12 / 30 323 0 6427   
33 33화 2018 / 12 / 29 317 0 5644   
32 32화 2018 / 12 / 29 304 0 7869   
31 31화 2018 / 12 / 25 346 0 6808   
30 30화 2018 / 12 / 25 312 0 6153   
29 29화 2018 / 12 / 22 326 0 7788   
28 28화 2018 / 12 / 19 323 0 4236   
27 27화 2018 / 12 / 17 303 0 4884   
26 26화 2018 / 12 / 17 285 0 7512   
25 25화 2018 / 12 / 17 313 0 4500   
24 24화 2018 / 12 / 14 316 0 4909   
23 23화 2018 / 12 / 11 315 0 4586   
22 22화 2018 / 12 / 11 298 0 4361   
21 21화 2018 / 12 / 8 311 0 4746   
20 20화 2018 / 12 / 7 300 0 5477   
19 19화 2018 / 12 / 5 301 0 4287   
18 18화 2018 / 12 / 3 318 0 6021   
17 17화 2018 / 12 / 2 328 0 6266   
16 16화 2018 / 11 / 30 302 0 4798   
15 15화 2018 / 11 / 28 331 0 5711   
14 14화 2018 / 11 / 25 308 0 6310   
13 13화 2018 / 11 / 24 303 0 5441   
12 12화 2018 / 11 / 23 309 0 6591   
11 11화 2018 / 11 / 21 319 0 6464   
10 10화 2018 / 11 / 19 317 0 4386   
9 9화 2018 / 11 / 18 315 0 7440   
8 8화 2018 / 11 / 17 326 0 5488   
7 7화 2018 / 11 / 14 306 0 5497   
6 6화 2018 / 11 / 12 297 0 7961   
5 5화 2018 / 11 / 11 291 0 5832   
 1  2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등록된 다른 작품이 없습니다.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