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ading...
1일간 안보이기 닫기
모바일페이지 바로가기 > 로그인  |  ID / PW찾기  |  회원가입  |  소셜로그인 
스토리야 로고
작품명 작가명
이미지로보기 한줄로보기
 
 
자유연재 > 판타지/SF
신이 보낸 자
작가 : 동화1278
작품등록일 : 2018.12.6

나는 이 세계를 멸망시키려 왔다.

 
ep.2 - 구원자(2)
작성일 : 18-12-08 18:58     조회 : 236     추천 : 0     분량 : 3979
뷰어설정 열기
뷰어 기본값으로 현재 설정 저장 (로그인시에만 가능)
글자체
글자크기
배경색
글자색
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옆에서 샛별의 문자를 함께 본 연아가 긴장된 눈빛으로 강산을 쳐다봤다. 강산은 연아의 시선을 느끼며 곧장 답장을 보냈다.

 

 <몇 놈이나 있어?>

 <몰라. 한 두세 놈? 모르겠어. 어디야! 무서워 죽겠다고!!!>

 <조금만 기다려. 지금 간다.>

 <빨리와!!>

 

 강산이 간다고 해서 뭐가 달라지는 건 아닐 것이다. 그건 누나인 샛별도 알 것이고 강산 본인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러나 샛별이 그저 두려움에 휩싸여 의지할 누구라도 필요한 것에 불과한 것이라면 강산은 달랐다.

 강산에겐 분명한 목적이 있었다.

 강산은 연아를 데리고 통제선 앞을 막아서고 있는 인파를 헤쳤다.

 

 “잠시만요. 지나가겠습니다.”

 “어이쿠. 아니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으아··· 끔찍해···”

 “뭐가 나타났었다고?”

 “못 봤어요? 날개 달린 괴물들이었어요! 꼭 중세 기사 같은 갑옷을 입고, 또 들고 있는 칼은 어찌나 큰지······”

 

 사람들이 끊임없이 웅성댔다.

 강산이 통제선 테이프를 넘어서려 하자 역시나 경찰이 가로막았다.

 

 “학생. 지금 막아놓은 거 안 보여? 위험하다고.”

 “저 안에 아직 저희 누나가 있어서요. 괴물도 두세 마리쯤 있다고 합니다.”

 

 강산이 종로5가역 출구를 가리키자 경찰은 인상을 찡그려 보였다.

 

 “저 밑엔 괴물도 없고, 살아남은 사람도 없다. 방금 우리 인원들이 확인하고 올라온 참이야.”

 “진짜 제대로 확인한 거 맞습니까?”

 “뭐라고?”

 “무서워서 그냥 확인한 척만하고 올라온 게 아니고요?”

 “이 새끼가? 야! 경찰이 그렇다고 하면 그냥 그런 줄···”

 

 위이이잉~위이이잉~

 

 그때 거리에 설치된 확성기로 비상 사이렌이 울리기 시작했다. 강산에게 눈을 부라리고 있던 경찰도 움찔 놀란 얼굴로 주윌 둘러보았다.

 방송이 시작되었다.

 

 [국민 여러분. 여기는 행정안전부 중앙민방위 경보통제센터입니다. 현시간부로 대한민국 전역에 실제 공습경보를 발령합니다. 현시간부로 대한민국 전역에 실제 공습경보를 발령합니다. 국민 여러분께서는 가까운 건물 지하나 인근의 지하철역, 정해진 대피소로 즉시 이동하시길 바라며······]

 

 기분 나쁜 사이렌 소리는 근방의 모든 귀를 주목시켰고 생전 처음 들어보는 ‘실제’라는 안내방송은 사람들을 혼란에 빠지게 만들었다.

 

 “자, 잠깐!”

 “진정하십시오!”

 

 경찰 통제선이 삽시간에 무너졌다. 이 근처에서 방송에서 말한 대피장소로 곧바로 보이는 건 종로5가 지하철 역이었고, 사람들이 거기로 몰리기 시작한 것이다.

 당황에 빠진 사람들을 막기엔 경찰의 인력이 턱없이 부족했다.

 강산과 연아도 사람들의 물결에 휘말려 종로5가역으로 자연스레 내려가게 되었다.

 

 “뭐야! 지금 일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거야!”

 “아 밀지 좀 마요!”

 “같이 삽시다!”

 

 우루루 밀려가는 인파 속에서 강산은 연아의 손을 꽉 잡았다. 강산의 옆 얼굴을 힐끗 바라본 연아는 입 꼬릴 올렸다.

 밑으로 내려갈수록 어두워졌다.

 

 치직, 치직.

 

 고장 난 불빛이 귀에 거슬리는 스파크를 튀기며 점멸됐다.

 

 “으아아!”

 “나 팔 밟았어!”

 

 지하철 역사 내부의 광경은 참혹했다. 살아있었던 모든 것이 산산조각 난 채 널브러져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뒤에서 밀고 오는 힘 때문에 사람들은 멈춰 설 수 없었다.

 인파의 중앙 부근에 위치했던 강산과 연아가 지하로 내려섰을 때쯤이었다.

 

 “꺄아악!”

 

 인파의 앞쪽에서 비명소리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뭐, 뭐야!”

 “지금 비명 소리 아니었어?!”

 “앞쪽에 무슨 일이야!”

 

 새카만 어둠 곳곳에서 핸드폰 후레쉬가 켜졌다. 그러나 빽빽하게 밀집된 사람들 틈바구니 속에서 미약한 후레쉬는 저 앞쪽의 상황을 보여주지 못했다. 더군다나 앞에서 무슨 일이 터진 건 분명함을 앎에도 물결에 휩쓸린 사람들은 계속해서 앞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었다.

 

 “아아악!”

 “도망쳐! 도망치라고!”

 

 어둠 속에서 긴박한 고함소리들이 터져 나왔다. 그 소리들은 점차 가까워졌고 이젠 뒤쪽의 사람들도 어둠 속의 비명들을 들을 수 있게 되었다.

 물결의 방향이 급격히 바뀌기 시작했다.

 

 “연아야!”

 

 강산은 연아의 손을 꽉 잡고 물결의 옆으로 빠져나갔다.

 뭐가 뭔지 모르는 얼굴의 사람들이 빠르게 지나치고, 점차 겁에 질린 사람들의 얼굴이 지나쳤다.

 인파의 꼬리가 보이기 시작했을 때쯤, 강산과 연아도 다시 볼 수 있게 되었다.

 모두 두 놈이다.

 놈들은 정신 없이 도망치는 사람들의 등에다 대고 무차별적으로 대검을 휘둘러대고 있었다.

 

 퍽, 끄악, 퍽, 흐어억!

 

 몸통이 짓이겨지고 머리가 터져 나간다.

 강산은 연아의 다리가 후들거리고 있는 걸 봤다.

 

 “연아야.”

 “나 무서워.”

 “지금은 네가 해줘야 해.”

 “나 무서워 강산아.”

 

 놈들이 점차 가까워지고 있다.

 강산은 연아의 볼을 양손으로 감싸 쥐고 자신에게로 돌렸다.

 

 “넌 구원자로 선택 받았어. 고작 여기에서 무너질 거야?”

 

 강해져야 한다.

 이게 연아의 손을 꽉 잡은 이유였다.

 좀처럼 볼 수 없는 남자친구의 강압적인 눈빛에 움찔 눈을 크게 만들었던 연아는 곧 크게 한 번 심호흡을 했다.

 

 “알겠어. 해볼게.”

 “그거 쓰는 방법 알아?”

 “몰라.”

 

 ‘알려줘야 하나?’

 

 놈들의 투구가 이쪽을 향했다. 강산의 입술이 재빨리 열렸다. 그러나 연아의 말은 끝난 게 아니었다.

 

 “내가 왜 이거 쓰는 방법을 아는 건지.”

 

 끼리릭.

 

 양궁 선수마냥 옆으로 선 연아가 맨 활시위를 당겼다. 그러자 붉은 기운이 일렁이는 짙은 선홍색의 화살이 생겨났다.

 강산의 눈이 번뜩 뜨였다.

 

 ‘습득!’

 

 푸샤아아!

 

 퍽! 연아가 활시위를 놓자마자 쏘아져 나간 선홍색 화살은 두 놈 중 앞서 있는 신의 기사의 가슴팍에 명중했다.

 그러나 놈은 한 걸음만 주춤 뒤로 물러났을 뿐 그리 타격을 받은 모습이 아니었다.

 결과적으론 놈들의 시선을 완벽히 이곳으로 주목시키게 되었다.

 놈들과의 거리는 30여미터.

 

 “쉬익, 쉬익!”

 

 거리가 빠르게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연아는 다른 사람이 된 것마냥 조금의 당황도 없이 활시위를 당겼다. 마치 조금 전 무서워하는 모습을 보인 게 연기였던 것처럼.

 

 끼리릭, 푸샤아, 끼리릭, 푸샤아!

 

 놈들이 다가오는 속도가 느려지는 것보다 연아의 활시위를 당기는 속도가 빨라지는 게 더욱 눈에 확연했다.

 붉은 잔영의 선이 면을 만들었다.

 신의 기사들이 순식간에 고슴도치로 변했다.

 삽시간에 수십 발을 쏜 연아의 활은 놈들이 지척으로 다가섰을 때 한 번에 두 발로 늘어나있었다.

 강산의 눈이 부르르 떨렸다.

 

 ‘이렇게나 빨리?’

 

 구원자는 자신의 아티팩트를 사용할수록 ‘습득’ 단계가 올라간다. 일례로, 지금처럼 한 번에 두 발씩 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강산이 기억하는 아쳐의 최대 동시 발사 개수는 37발이었다.

 놀라운 건 지금 연아가 보이는 습득 능력이었다. 그녀는 이 잠깐의 전투로 한 단계 성장했다.

 

 털썩, 쿵!

 

 두 신의 기사는 강산과 연아까지 1미터를 남겨두고 쓰러졌다. 피의 날개는 만신창이가 되었고 갑주의 가슴팍엔 화살이 빽빽하게 파고 들어 있었다.

 

 “후우.”

 

 연아가 강산을 돌아다봤다.

 

 “어때? 나 잘했어?”

 

 강산은 싱긋 웃으며 그녀의 머릴 톡톡 두드려주었다.

 

 “잘했어. 멋졌어.”

 “헤헤.”

 

 연아는 V자를 그려 보였다.

 

 ‘쓸만한 구원자가 되겠는걸.’

 

 강산은 이런 여자친구를 만들어둔 7년 전의 자신이 괜스레 고마웠다.

 

 “어서 가자.”

 “응!”

 

 승강장으로 내려가는 내내 피의 향연이 이어졌다. 신기한 건 더 이상 연아가 두려워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단 것이다.

 

 ‘방금 전의 전투가 연아에게 자신감을 심어준 것일까.’

 

 그런 거라면 더할 나위 없었다. 구원자는 피와 죽음에 익숙해져야만 하니까.

 승강장은 칠흑 같은 암흑에 잠겨있었다.

 

 “누나!”

 “샛별 언니!”

 

 암흑 속을 두 개의 동그란 불빛이 어지럽게 헤맸다.

 두 불빛은 곧 동시에 선로 상의 어느 부분에 머물게 되었다.

 

 “어? 강산아. 저거 괴물 거 아냐?”

 

 맞다. 신의 기사였다.

 아니 신의 기사의 무기인 대검이었다. 대검은 선로에 비스듬히 걸쳐 버려져 있었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강산은 핸드폰으로 누나에게 전화를 걸었다.

 신호음이 한 번. 어둠 속 어딘가에서 또 하나의 불빛이 나타났다.

 핸드폰이다. 무음 모드로 되어있는지 불빛만이 밝아졌고, 그건 버려진 대검 근처에 있었다.

 

 탁!

 

 선로로 뛰어내린 강산은 계속 통화 상태를 유지시킨 채 핸드폰으로 걸어갔다.

 불만 밝혀진 핸드폰 화면엔 <하나뿐인내동생>이란 발신자명이 떠있었다.

 

 “누나. 어떻게 된 거야... 누나아!”

 

 누나아···나아···나아······

 

 어두운 선로 가득 강산의 외침이 메아리 쳤다.

 
 

NO 제목 날짜 조회 추천 글자
9 ep.2 - 일본인 구원자(2) 2018 / 12 / 12 226 0 4339   
8 ep.2 - 일본인 구원자(1) 2018 / 12 / 10 226 0 5235   
7 ep.2 - 구원자(3) 2018 / 12 / 9 240 0 6095   
6 ep.2 - 구원자(2) 2018 / 12 / 8 237 0 3979   
5 ep.2 - 구원자(1) 2018 / 12 / 7 248 0 4459   
4 ep.1 - 신의 기사 2018 / 12 / 6 224 0 4314   
3 ep.1 - 여자친구 2018 / 12 / 6 242 0 4462   
2 ep.1 - 회귀 2018 / 12 / 6 243 0 3462   
1 ep.0 - "예." 2018 / 12 / 6 374 0 151   
이 작가의 다른 연재 작품
마왕을 죽여야
동화1278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 무단수집거부   |   신고/의견    
※ 스토리야에 등록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 본사이트는 구글 크롬 / 익스플로러 10이상에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주)스토리야 | 대표이사: 성인규 | 사업자번호: 304-87-00261 | 대표전화 : 02-2615-0406 | FAX : 02-2615-0066
주소 : 서울 구로구 부일로 1길 26-13 (온수동) 2F
Copyright 2016. (사)한국창작스토리작가협회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