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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Another I
작가 : 임완
작품등록일 : 2018.11.21

평소와 다름없는 하루가 예정되어 있을 터였다.

자그마한 이질감에 대한 궁금증, 점점 커져가는 두려움.

네가 지금 보고 있는 모습, 옛날의 모습 그대로라고 할 수 있을까?

어디까지 넌 알아낼 수 있을까?

 
14. 연(1)
작성일 : 18-12-07 09:23     조회 : 284     추천 : 0     분량 : 30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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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고딕 나눔고딕 돋움 굴림 궁서 바탕
13 15 17 19 21

 그렇다. 연연하고 내가 오늘 모인 이유는 연연의 고민 상담이었다. 살면서 몇 번 못 먹어볼 음식을 보자 눈이 돌아가는 바람에, 목적을 잊을 뻔 했다.

 

 “크흠흠... 저도 슬슬 말하려고 했었죠.”

 

 “정말이야?”

 

 연연은 나를 빤히 쳐다보며 의심하는 눈빛으로 나를 쏘았다.

 

 “당연하죠!”

 

 거짓말이다.

 

 “거짓말 하지 마. 그런 것치곤 시선이 음식에만 가 있던데?”

 

 바로 들켰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큰 상담을 위해서는 배부터 채워야지 않겠어요?”

 

 “이거 완전 능구렁이 아니야?”

 

 “그게 제 매력이죠. 하하.”

 

 여전히 연연은 못마땅한 표정이지만, 곧 표정이 수그러들었다. 내 처세술이 먹혀든 거 같다.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자.”

 

 사뭇 진지한 표정을 지으며 양손을 깍지 꼈다.

 

 “일단 하나 확인할게 있어. 네가 샤워장에 들어왔을 때 기억나?”

 

 나는 그날을 떠올렸다. 당시에 물소리가 들려서 돌아봤었고, 하얀 연기 속에는 실오라기 한 줌조차 걸치고 있지 않은 연연의 맨 몸이...

 

 생각을 하니 얼굴이 화끈거리기 시작하더니 토마토처럼 빨개졌다. 그리고 난 연연의 얼굴을 쳐다볼 수조차 없게 되었다. 나는 눈을 내려 깔았다.

 

 “너 얼굴 왜 갑자기 빨게... 야! 너, 이상한 상상하지 마!”

 

 연연은 양 손으로 황급히 자신의 몸을 가리는 듯 한 행위를 하였다.

 

 “아! 이건 어쩔 수 없어요! 그 때를 떠올리라고 했잖아요.”

 

 “그래도 그건 떠올리지 마!”

 

 “아니, 말이 되는 소리를 하세요.”

 

 “아, 시끄러! 그것만 빼고 기억해내!”

 

 뭐, 저리 억지스러운 사람이 다 있어.

 

 연연의 억지에 어울리는 척하며 그날을 자세하게 떠올렸다. 역시 그날의 산뜻한 충격은 뇌리에서 사라지지가 않는다.

 

 “네, 기억나요.”

 

 “그 때, 난 뭐하고 있었어?”

 

 “그냥 서 있었죠.”

 

 “좀 더 자세하게 말해봐.”

 

 “설명할 것도 없어요. 그냥 거울 보면서 멍하니 서있었던 게 전부에요.”

 

 “흠...”

 

 연연은 생각에 깊이 빠졌다. 뭐 때문에 그러는 지 난 궁금했다.

 

 “이제 말 해주면 안 돼요?”

 

 연연은 내 말에 꽉 다문 입을 열었다.

 

 “아직 확신이 선거는 아니지만 추측하고 있는 게 있어.”

 

 “추측하고 있는 것? 그게 뭔데요?”

 

 “우선 넌 그 일 이전의 나를 몰라. 맞지?”

 

 “네.”

 

 “난 그날로부터 다른 사람이 됐어.”

 

 다른 사람...?

 

 순간 내 기억 속 한편에서 원우가 스쳐지나갔다.

 

 “그 이야기, 자세히 해주세요.”

 

 장난기 하나 없는 표정으로 연연을 바라보았다.

 

 “나도 자세히는 설명할 수가 없어. 단지 지금 내가 지내던 모든 것이 어색해. 집, 학교, 사람 모든 것이.”

 

 “어떻게 어색한데요?”

 

 “음... 표현을 잘 못하겠는데, 나 자신이 어색해. 마치 내가 아닌 것 같아. 그것뿐만이 아니야. 나 말고도 주변 사람 중에 내가 알던 사람하고 전혀 다른 사람이 너무 많아.”

 

 “예를 들면요?”

 

 “너 김성수 알아?”

 

 “랩 돼지요?”

 

 “어? 너 그걸 어찌 알았어.”

 

 “동영고 학생이면 대개는 모를 수가 없죠.”

 

 “하지만...”

 

 “주변에서는 랩 돼지를 모른다?”

 

 예전부터 찝찝했었다. 내가 잘못 기억하는 건지, 내 기억력이 잘못된 건가, 의심 해봤었다. 그러나 연연의 말을 듣고 확신했다. 내가 잘못 기억하는 게 아닌, 뭔가가 크게 잘못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너, 뭐야?”

 

 연연의 눈빛이 날카롭게 변했다.

 

 “저도 모르겠어요. 다만, 누나가 느끼고 있는 것, 제가 느끼는 거랑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비슷... 하다니?”

 

 “나중에 설명 해드릴 테니까, 우선 하던 이야기, 마저 해주실래요? 언제 다른 사람이 된 거에요?”

 

 연연은 당황한 표정을 거두고 나를 바라보며 다시 자세를 잡았다.

 

 “한 번에 된 건 아니야. 처음은 2년 전이었어. 그 당시의 난 고등학교에 막 입학했을 때였어. 난 피아노를 옛날부터 좋아해서 피아노 동아리를 들어갔어. 난 상중하로 나누면 상에 위치하는 실력인 줄 알았는데, 고등학교에 오니 중하 정도더라. 우물 안 개구리였던 거지. 그래서 더욱 잘 치기위해 학원을 다녔어. 그런데 학원에서는 더더욱 못하는 과에 속했어. 난 걔들에게 열등감을 느끼고, 끝내 좌절하고 말았어. 학교도 안가고 밥도 먹지 않고, 방안에만 틀어박혀서 점점 초췌해지고 있었어. 그렇게 며칠이 지나다가 5일 째의 밤이었어.”

 

 ***

 

 “ㄴ아... 연아...”

 

 누군가 나를 부른다.

 

 “아빠야?”

 

 “연아... 연아...”

 

 “누구야?”

 

 “연아... 연아...”

 

 알 수 없는 목소리가 나를 계속 부른다. 무서웠다. 지금 집에는 나 ‘혼자’ 밖에 없기 때문이다.

 

 “연아... 연아...”

 

 “누구야! 누구냐고!”

 

 내가 소리를 지르자 나를 부르던 목소리가 멎었다.

 

 “... 사라졌나? 휴...”

 

 안도의 숨을 내뱉을 때였다.

 

 “이리로 와봐...”

 

 “흐읍...”

 

 황급히 입을 막았지만 작은 신음 소리가 새어 나왔다.

 

 “거기 있는 거 알아... 이리로 와...”

 

 난 무서웠다. 귀신인가? 알 수 없는 목소리가 오라고 했지만, 그곳으로 가면 안 될 거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 때였다.

 

 “피아노... 잘 치고 싶어?”

 

 움찔했다.

 

 “그걸 어떻게......”

 

 “‘내’가 잘 치게 해 줄게...”

 

 분명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무슨 수로 내가 피아노를 잘 치게 해준다는 건가. 그렇지만 내겐 초콜릿보다 달콤한 유혹이었다.

 

 그것의 형체는 보이지 않는다.

 

 환청일지도 모른다.

 

 귀신일수도 있다.

 

 나에게 해를 끼칠 수도 있다.

 

 그래도 피아노를 잃는 거 보단 낫다.

 

 내게 아직 가망이 있을 수도 있다.

 

 이건 기회다.

 

 “... 정말이야? 정말 내가 피아노를 잘 치게 해줄 수 있어?”

 

 “그럼... 당연하지... 학교, 학원... 그 어떤 곳에서도 너보다 잘 치는 사람은 없게 될 거야.”

 

 의심스러웠다. 하지만 실만큼의 가능성 밖에 없다고 해도, 난 그 가능성에 걸고 싶다. 난 피아노를 잘 치고 싶다.

 

 그 누구보다도 잘 치고 싶다.

 

 나는 침대에서 일어나, 소리가 들렸던 곳으로 조금씩 경계하며 걸어갔다.

 

 “그렇지. 여기야, 여기.”

 

 한 걸음 한 걸음 조심히 내딛었다. 불이 꺼진 상태라 앞이 잘 보이지 않았다. 그저 소리가 이끄는 대로 따라갈 뿐이다. 그리고 다다랐다. 그곳엔 아무것도 없었다.

 

 “역시 환청이었나? 휴...”

 

 안심을 하고 다시 침대로 돌아가려는 순간이었다.

 

 “왔구나?”

 

 나는 소리 없는 아우성을 질렀다.

 

 쿵- 쿵- 쿵- 쿵-

 

 온몸이 떨리기 시작하고 심장의 박동 수가 크게 늘어난 것이 느껴진다. 조심히 뒤를 돌아보았다. 그곳엔 거울 밖에 없었다. 그러나 거울 속에 있는 ‘내’가 나를 정면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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