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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추리/스릴러
불안을 먹는 괴물
작가 : 신주
작품등록일 : 2018.11.1

흥신소를 운영하는 준월은 조직폭력배 두목의 의뢰로 실종된 여성을 찾아 나선다.

 
4. 대한영생회 (1)
작성일 : 18-12-07 01:52     조회 : 264     추천 : 0     분량 : 5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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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으로 오늘 이야기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윤설희는 그렇게 설교를 마치고 단상에서 내려갔다. 자리에서 일어나서 설희의 이야기를 듣던 몇몇 신도는 다시 자리에 앉았다. 이어서 단상 위에는 한 남자가 올라서고, 찬송가를 지휘하기 시작했다. 나는 적극적으로 노래를 따라불렀다. 최대한 다른 이들에게 눈이 띄도록 말이다.

 

  대한영생회의 예배는 생각만큼 이상하지 않았다. 사이비종교라고 하면 떠올릴 수 있는 일반적인 것들. 자신을 메시아라고 은유하는 교주와 무자비하고 폭력적인 간부, 옆에 보는 사람이 소름 돋을 정도로 맹신하는 광신도. 그러한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대한영생회의 예배가 일반적인 예배와 같다는 뜻은 아니었다. 우선 교주, 윤설희의 카리스마였다. 윤설희의 외모는 40대 정도로 보였지만, 또래의 이들에 비해 매우 고운 외모였다. 고귀하고 아름답게 늙은 모습이라고 할까. 그런 그녀가 단상 위에 서있기만 해도 생기는 아우라는 무시할 수 없었다. 그것에 더해, 그녀의 화법은 단언과 흑백논리로 가득 차 있었다. 신자에게는 약속된 축복을, 불신자에게는 지옥의 고통을. 그 한마디 한마디를 뱉는 그녀의 표정은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신과 자신에 대한 자신감으로 말이다.

 

  가장 이상했던 점은 결벽에 대한 그녀의 집착이었다. 그녀는 몸은 물론이오, 마음이 깨끗해야 천국에 갈 수 있다면서 교인들을 상대로 훈계하는 말을 뱉었다. 도덕적인 결벽, 자신의 용품이나 거주지에 대한 청결도 강조했다. 청소하라는 말을 너무나도 진지하게 외쳤기 때문에 웃음이 나올 것 같았던 적도 몇번인가 있었다.

 

  가녀린 체구에서 뽑는 카리스마는 단상 밑에 있는 백명이 넘는 이들을 단숨에 홀렸다. 몇몇 이들은 그녀의 숨소리마저도 경청하고 있었다. 광신도라 부를 만큼 광기가 서려있진 않았지만, 설희를 향한 그들의 집중은 실로 대단했다.

 

  나는 시계를 쳐다봤다. 지금쯤 태순이 한참 남훈에게 중간보고를 하고 있을 것이다. 벌벌 떨면서 말을 이어나갈 태순을 생각하기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지만 어쩔 수가 없었다. 이번 예배 참석은 겨우 얻은 기회였다.

 

 

 

  ▣

 

 

  대한영생회에 대한 정보는 인터넷에 전혀 없었다. 최근 교회가 SNS를 통한 전도에 힘쓴다는 점을 생각하면, 더 많은 전도자를 필요로 하는 신흥종교가 인터넷을 활용하지 않는다는 점은 의외였다.

 

  반면 오프라인에서 대한 영생회에 대한 정보를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윤종혁의 소개로 어렵지 않게 교인을 만날 수 있었다. 종혁에 의하면, 자신의 교회에 같이 다녔다가 서연과 함께 대한영생회로 교회를 옮긴 이라고 했다. 이름은 오희준.

 

  오준희과 만나고 나서 얼마간 지나서 대한영생회에 입교하고 싶다는 말을 꺼내자, 오준희은 난감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저희 교회에는 아무나 올 수가 없습니다. 성경에 대한 이해도가 높으신 분들만 모아서 예배를 진행하거든요."

 

  오준희의 말에 의하면 대한영생회는 자신이 다녔던 어떠한 교회와 비교해봐도 성경 공부에 대한 강도가 강했다고 한다. 수요일과 주말 예배가 끝나면 교인들이 남아서 자발적으로 성경 스터디를 진행한다고 할 정도였다. 그말을 들은 나는 솔직히 어처구니가 없었다. 사이비 주제에 성경공부라니. 그러나 오준희의 눈빛은 진지했고, 진실을 말하는 듯했다.

 

 "종혁 씨한테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요. 저도 좀 더 성경에 대해 깊이 공부하고 싶은데, 주변에 그렇게 열정적으로 하는 데가 없어요. 꼭 한번 예배라도 드리고 싶습니다."

 

  그런 말로 몇번이고 사정하며 부탁하니, 오준희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집사님한테 한번 물어보겠다는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대한영생회의 예배는 정말로 폐쇄적인 모양이었다. 며칠 뒤, 나는 오준희에게 예배를 찾아와도 괜찮다는 문자메시지를 받을 수 있었다. 하필이면 남훈에게 중간보고를 하기로 한 날에 말이다.

 

 

 

  ▣

 

 

 

  대한영생회의 점심은 맛이 없었다. 왠지 모르게 밥은 맛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를 품고 있었는데 막상 맛이 없는 걸 보니 아쉽기도 하고 그랬다. 뭐 어쨌거나 나는 그런 티를 내지 않으면서 오준희에게 오늘 들었던 윤설희의 설교에 대한 칭찬을 아낌없이 보냈다. 오준희의는 그런 내 칭찬을 듣고는 지지 않기 위해 경쟁하듯 칭찬을 내뱉었다.

 

  그렇게 내가 쓸데없는 말을 하는 데에 에너지를 쏟고 있을 때였다. 약간 기묘하긴 했으나, 정상의 범주에 있었던 교회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암시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갑자기 교회의 문이 쾅하고 열린 것이다.

 

  나는 물론이고, 맛없는 밥을 먹고 있던 백명이 넘는 교인들이 모두 문을 향해 고개를 옮겼다. 열린 문에서 나타난 것은 열리더니 중년의 남성이 나타났다. 줄무니 카라티에 불룩 튀어나온 배. 까진 머리와 무테 안경. 불품없는 중년의 남성이었다. 남성은 마치 누군가를 찾는 것처럼,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교인을 정신없이 살폈다. 수많은 이들이 자신을 쳐다보고 있었지만 기죽는 기색은 전혀 없었다. 그렇게 한참동안 교인을 살피던 남자가 소리를 쳤다.

 

 "제 아들을 돌려주세요!"

 

  거의 애원하는 듯한 남자의 목소리가 교회에 울렸다. 그러나 교인 중 그에게 답변을 하는 이는 아무도 없었다. 침입자는 그런 침묵이 원망스럽다는 듯이 교회를 찬찬히 살펴보더니, 상대적으로 앞에 있던 우리 테이블, 정확하게 말해서 나와 눈이 마주쳤다.

 

 "우리 아들 돌려달라고!"

 

  그 말을 외친 남자는 나에게 달려들었다. 나는 혀를 찼다.

 

 "뭐하시는 겁니까? 나가세요!"

 

  건장한 남성들이 나에게 달려들려고 했던 남자의 주위를 감쌌다. 결국 남자는 우리 테이블 근처에도 다가가지 못하고 남성들에게 저지당했다.

 

 "우리 아들 돌려달라니까!"

 

 "당신네 아들을 왜 교회에서 찾습니까?"

 

 "너네가 숨겼잖아!"

 

 "숨기지 않았습니다! 나가세요."

 

  건장한 남자들 사이에서도 짙은 눈썹을 지닌 사내가 굵은 목소리를 내며 중년의 남성에게 교회에서 나가라고 반복해서 외쳤다. 중년의 남성도 계속 아들을 돌려달라고 말했으나, 결국 주변에 있는 남성들에게 밀려나, 교회 밖으로 쫓겨났다.

 

  남성은 결국 그렇게 교회에서 사라졌지만, 어수선한 분위기는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몇몇 교인들이 명백히 동요하고 있었다. 그것은 나 또한 마찬가지였다. 사이비 종교에 잠입하는 거니, 이런 사건이 발생하지 않을까하는 막연한 상상은 있었다. 그러나 이렇게 느닷없이, 밥을 먹고 있을 때, 무엇보다 내가 상상한 장면이 그대로 현실에 나타나게 될 줄이야. 놀라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그러나 이 교회에서 동요하고 있는 이들은 소수였다. 대다수의 교인들은 남성이 나가자, 귀찮은 파리가 사라져서 안심이라는 듯한 모습으로 다시 식사를 재개했다. 그들에게 있어서 방금 일어난 일은 아무렇지 않은 듯했다.

 

 "쯧. 정신 나간 사람이 이런 깨끗한 곳에 오다니. 괜히 더렵혀졌잖아."

 

  내 앞에서 식사를 하고 있도 준희도 그랬다. 준희는 혀를 다시 한 번 차고 나서, 숟가락으로 김치국의 국물을 떠먹기 시작했다.

 

 

 

  ▣

 

 

 

  밥을 다 먹은 뒤, 교인들은 다시 예배를 한 강당으로 모여 제자리에 앉았다. 나는 2부 예배가 진행되나 싶어 기대를 했지만, 한참 뒤에 강당 위에 한 남자가 올라서더니, 마이크에 대고 한 말은 생각지도 못한 것이었다.

 

 "이것으로 금일 일정을 마치겠습니다."

 

  어차피 집에 갈 거면 밥 먹고 바로바로 가면 되지, 왜 밥을 먹고 다시 모인거지? 그런 생각이 든 찰나, 교인들에게 헌금통이 돌아가기 시작했다. 오호라. 밥까지 다 먹이고 헌금을 받는건가. 밥까지 먹으면 아무래도 헌금을 더 넣을 수밖에 없지. 감탄하고 있을 찰나.

 

 "그리고 저번에 말씀해드렸던 3박 4일 성경 캠프 접수도 받고 있습니다. 저번에 미처 신청을 못하신 분들의 추가 신청을 받고 있으니 원하시는 분들은 나와서 신청해주세요."

 

  강당 위에 있는 남자가 그렇게 말하며, PPT를 띄웠다. PPT에는 성경 캠프에 대한 간단한 소개와 함께 금액이 적혀있었다. 금액을 본 나는 놀랐다.

 

 [금액표]

 첫회이신 분 : 300만원

 2회차 : 150만원

 3회차 : 100만원

 4회차 : 50만원

 5회차이상 : 10만원

 

  300만원!? 이런 미친. 저딴 걸 누가 저 돈내고 참가하냐고 외치려고 했으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많은 꽤 많은 교인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강당 앞으로 나왔다. 모두 성경 캠프에 추가 신청을 원하는 이들이었다. 나는 말도 안되는 금액이라고 생각했는데, 점심식사 소동 때와 마찬가지로 대다수의 교인들은 당연하다고 여기는 금액인 듯했다. 나는 캠프에 대한 소개글을 읽어봤다. 성경에 대한 심도있는 이해를 원한다면 꼭 신청해라. 인생에서 가장 뜻깊은 경험이이자, 지옥과 천국을 판가름 짓는 기준이 될 것이다....? 완전 공포 마케팅이 따로 없었다.

 

 "오 선생도 캠프 신청하지 그래요? 저는 이번에 일정이 안 맞아서 신청을 못하는데, 캠프 들으면 너무 좋아요."

 

  옆에 앉아 있는 준희가 헌금통에 봉투를 집어넣으면서 나에게 말했다. 이제야 좀 사이비스러워지는 군. 준희에게 헌금통을 건네받은 나는 헌금 봉투를 집어 넣으면서 생각했다. ...평소 예배 분위기가 이렇다면 이런 분위기에서 진서연을 찾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3000만원이나 내는 캠프라면 뭔가 실마리가 있지 않을까. 하지만 300만원은 결코 적은 돈이 아니었다. ...경비신청하면 남훈이 처리해줄려나. 저번에 남훈이 보여줬던 서연에 대한 태도는 캠프를 5회차까지 신청해도 모든 경비를 다 내줄 듯한 모습이었다.

 

  잠깐 고민을 한 나는, 준희의 추천에 못이기는 모양새로 강당 앞으로 나섰다. 성과를 내려면 캠프 참여가 반드시 필요했다.

 

  "아이고. 또 오늘 처음 보는 분이시네요."

 

  강당 앞에 서있는 남자는 나를 보더니 살갑게 반겼다. 자세히 보니 아까 전에 찬송가를 부르게 했던 남자였다.

 

  "오늘 처음 예배드리셨나요. 어떠셨나요?"

 

  "아, 네 맞습니다. 예배 내용은 들은 대로 너무 좋았어요. 성경 캠프도 꼭 참석하고 싶은데요. 근데, 지금 당장 현금이 없는데 신청해도 괜찮을까요?"

 

  남자는 사람 좋은 미소로 대답했다.

 

  "다음 주에 예배 오실 때 현금 지참해서 와서 신청해주시면 됩니다. 다음 주가 마지막 신청기간이니까 잊지 말고 챙겨와주세요."

 

  말을 마친 남자는 나에게 악수를 건넸다. 나는 감사하는 말과 함께 남자의 손을 쥐었다. 사기꾼. 이 남자에게선 사기꾼의 냄새가 아주 짙게 풍겼다.

 

 

 

 

 

 

 

 
작가의 말
 

 글쓰다 깜빡 졸아버렸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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