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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연재 > 현대물
밸런스
작가 : 을해
작품등록일 : 2018.11.2

태어나서는 안 됐어야 할 남자의 끔찍한 반란.

세상의 불공평에 맞선 한 남자의 몸부림.

한날한시에 태어난 10명의 사람.각기다른 운명. 최악과 최고의 공존.
모든 것이 정해진 운명? 아니다. 운명은 빼앗는 것이다.

 
의심(2)
작성일 : 18-12-06 15:31     조회 : 268     추천 : 2     분량 : 3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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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토록 원했던 포근함이 다시 느껴졌다. 역시나 꿈이었었나. 현실처럼 생생했던 방금 전 일들은 모두 거짓이었는지 한순간 암흑이 되었다.

 

 신재혁은 또 다시 무중력 상태에서 떠다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고통은 없었고 오로지 온몸을 감싸는 안정감만이 느껴졌다.

 

 귓가를 간지럽히던 바람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넓게 펼쳐진 세상 또한 신기루를 본 것 마냥 사라져버렸다. 그럼 그렇지. 그건 역시 현실이 아니었다. 신재혁은 우주에서 방황하는 잔해물처럼 어디론가 계속 흘러갔다.

 

 그러다가 문득 생각이 피어나는데, 왜 아직도 의식이 있냐 말이다.

 

 ‘왜… 왜 안 죽는 거냐고!’

 

 하나부터 열까지, 한 살 때부터 죽음을 택한 그날까지 모든 일들을 기억하며 떠올렸다. 어느 하나 누락된 것 없이 겪었던 모든 일들을 기억했다. 의식은 아직 멀쩡했고, 생각까지 할 수 있었다.

 

 혼수상태에 빠지면 원래 이러는 것인가. 느껴지는 포근함은 고맙겠지만, 아직까지 살아있는 의식을 저 멀리 보내줬으면 좋겠다. 신재혁은 어떻게 하면 자신의 의식을 꺼버릴 수 있을지 생각해보았다.

 

 몸을 움직여 봤지만 움직이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눈을 뜨려 했지만 눈을 뜬 건지 감고 있는 건지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로 둘 다 캄캄한 암흑이었다. 점점 불안해 졌다.

 

 ‘죽지도 못하고… 이렇게 계속 있어야 하는 건 아니겠지?’

 

 감사히 느껴졌던 포근함마저 점점 고통스럽게 변하는 기분이었다. 아무 생각을 하지 않으려 노력해도 저절로 피어나는 생각들이 좀 사라져줬으면 좋겠다. 신재혁은 상상으로 발버둥 쳤다. 생각을 뒤죽박죽 혼란스럽게 하여 머리가 터지기를 바랐다.

 

 ‘제발… 제발 죽여줘…….’

 

 삶의 고통 속에서 벗어나기 위해 죽음을 택한 건데, 죽고나니 더욱 늪에 빠져 버렸다. 이런 경험은 생전 겪어 보지 못했는데 어떻게 빠져나가야 할지. 정말로 끝없는 나락 속에 빠진 기분이었다. 쥐어짜듯 뇌가 과부화가 걸리도록 노력한 결과 서서히 정신이 혼미해지고 있다는 걸 느꼈다.

 

 이제야 의식이 사라지고 있는 건가. 신재혁은 드디어 죽음의 끝에 도달한 거라고 생각했다. 이제 지옥 같았던 모든 기억들을 잊어버리고 완전한 죽음을 맞이할 때가 된 것이다.

 

 ‘어… 어?’

 

 그러나 뭔가 이상했다. 혼미해지던 정신이 몽롱함에 일렁거리더니 어느 한 지점에서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순식간에 그곳으로 빨려 들어가는데, 얼마나 빠른지 신재혁은 그만 눈을 감고 말았다.

 

 곧이어 빛이 신재혁의 몸을 감싸고, 눈을 감고 있었지만 주변이 엄청 밝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빨려 들어가는 듯한 느낌은 멈췄다. 신재혁은 두려움에 쉽게 눈을 뜨지 못했다. 빛은 점점 사그라지고 온몸의 감각이 돌아오고 있다는 걸 느꼈다.

 

 ‘혼… 혼수상태에서 깨어나고 있는 건가?’

 

 혼란 속에서도 정신은 역시나 멀쩡했다. 신재혁은 지금 이 상황이 혼수상태에서 깨어나고 있는 과정이라 생각했다. 서서히 주변의 소리까지 들려오기 시작했다.

 

 눈을 뜨면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알 수 있겠지만, 신재혁은 눈을 뜨고 싶지 않았다. 눈을 뜨면 다시 지옥 같은 세상이 보일 것만 같아 두 눈을 꾹 감고 있었다.

 

 “언제까지 잘 거야? 애들 학교 안 보내?”

 

 그러다가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중저음의 남성 목소리. 신재혁은 반사적으로 눈을 뜨고 말았다. 갑작스레 받아들인 빛에 의해 시선이 약간 뿌옇게 보였지만 이내 정상적으로 돌아왔다.

 

 온몸의 감각, 들려오는 소리, 처음 보는 낯선 천장. 신재혁은 누워있는 몸을 급하기 일으켜 세웠다.

 

 “뭘 그렇게 급하게 일어나고 그래? 애들 빨리 학교 보내고, 점심에 거래처 사장님이랑 부부동반 약속 있으니까 어서 준비해. 내가 이따가 데리러 올게.”

 

 신재혁은 눈앞에서 혼자 떠들고 있는 남성의 말에 신경을 쓸 겨를이 없었다. 홀로 정장을 차려 입고, 선반 위에 놓여 진 차키를 들고 밖으로 나가든 말든 신재혁은 상관이 없었다.

 

 오로지 본인의 두 팔과 다리를 확인하고, 화장대에 있는 거울을 통해 자신의 얼굴을 확인 하는 게 우선이었다.

 

 “으… 으아악!”

 

 못생긴 남성의 얼굴에 이어서 이번에는 웬 여성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이것도 꿈인 건가. 신재혁은 길게 늘어진 머리카락을 만져보고 고개를 이리저리 돌리며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것도 잠시, 이미 한 번 겪어본 일이기에 충격에 빠져있는 건 한 순간이었다.

 

 “이… 이것도 꿈이겠지?”

 

 신재혁은 정신을 바로 잡고 이것 또한 꿈일 거라 생각했다. 화장대에 놓여 있는 각양각색의 화장품들을 만져보며, 현실과 다를 바 없게 느껴지지만 이건 그냥 꿈이라 생각했다.

 

 “엄마 밥 줘!”

 

 그때 누군가 방문을 열고 들어왔다. 초등학생정도로 보이는 남자아이. 방금 전 흘리듯 들었지만, 정장을 차려입고 있던 남성에게서 애들을 학교에 보내라는 말을 들었다.

 

 꿈일 뿐이지만 역시나 주변 인물들이 하는 행동이나 말들은 모두 현실처럼 생생했다.

 

 “밥은 무슨… 나도 현실에서 굶고 다녔는데. 밥 없어!”

 

 “밥 안 줄 거야? 아빠한테 또 일러야지! 엄마 바보!”

 

 난생 처음으로 밥을 달라는 말을 타인에게서 들은 신재혁이었다. 남자아이는 혓바닥을 내밀어 한껏 심술을 부리더니 밖으로 나갔다. 신재혁은 화장대의 거울을 다시 확인했다.

 

 ‘감찬욱’이라는 남성의 몸으로 꿈을 꿨을 때에는 얼굴이 못생겨서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지금 본인이 하고 있는 여성의 얼굴은 이제 보니 예쁘장하게 생겼다.

 

 방금 잠에서 깨어난 얼굴이라지만 이렇게 아름다운 여성은 난생 처음 보았다. 아마 길가에서 마주쳤다면 고백을 했을 정도였다.

 

 “근데 하다하다 여자의 몸으로 꿈도 꾸네.”

 

 신재혁은 긴 생머리를 계속 만지작거리며 신기해했다. 거울에 비친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이 진정 본인의 모습인지, 이리 보고 저리 보아도 한 눈에 반할 정도였다. 그러다가 순간 시선이 아래쪽으로 향하는데, 신재혁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아무리 꿈이라지만… 이건 아니야. 정신 차리자. 신재혁!”

 

 시선을 애써 다른 곳으로 돌려보지만, 시선이 계속 같은 곳으로 향하는 신재혁이었다. 32년 인생, 여성의 몸을 이렇게 자세히 본 건 처음이었다. 잠옷인지 속옷인지, 이제 와서 확인해 보니 옷차림이 무척이나 얇고 가벼웠다. 안이 훤히 비치는 옷은 입으나 마나 일터인데, 계속 보고 있자니 부끄러워질 뿐이었다.

 

 “엄마! 나 준비물 살 돈!”

 

 혼자만의 므흣한 감상의 시간을 방해 하듯, 아까 전 방에 들어왔던 남자아이가 다시 찾아왔다. 신재혁은 괜히 들킨 것만 같아 헛기침을 한 번 하고 남자아이에게 시선을 돌렸다. 언제 가방을 메고 왔는지, 손을 뻗어 무언가를 달라는 행동에 신재혁은 멀뚱멀뚱 거렸다.

 

 “돈 달라고! 돈!”

 

 남자아이는 신재혁이 멍하니 있자 다시 한 번 돈을 달라는 의사를 표했다. 본인한테 돈이 어디 있는지. 신재혁은 말없이 고개를 저었다.

 

 “아니… 아빠한테 어제 받아달라고 말했잖아! 몰라!”

 

 남자아이는 뭐가 그렇게 불만이 많은지 두 발을 쿵쿵 거리며 밖으로 나갔다.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리는 걸로 봐서는 아마 등교를 하러 완전히 나간 듯 했다. 이제 집에 아무도 없는 것인가. 신재혁은 다시 찾아 온 감상의 시간에 두근거렸다.

 

 “난 한 번도 본 적이 없는데… 과연 실제처럼…….”

 

 그러나 떨리는 손길이 자신의 몸으로 향하기 직전, 또 한 번의 훼방이 찾아왔다. 신재혁은 생전, 이렇게 짜증이 나던 순간이 있었을까 싶었다. 방 밖에서 누가 TV를 켠 듯, 뉴스 앵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집 안에 아직 누군가 남아 있는 건지. 신재혁은 확인하기 위해 거실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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